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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그의 말을 들은 왕향금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끼고 있었다.

멍하니 있던 그녀는 고개를 들어보니 그 호형이라는 사람 뒤로 어젯밤 이태호에게 두들겨 맞은 세 놈이 서 있는 걸 발견했다.

그 놈들은 분노에 차 있는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놈들 중 서열이 가장 높은 지강은 한 발 앞장서며 입을 열었다. "왕향금 씨, 우리가 이렇게 빠르게 만나게 될 줄이야, 우리가 그쪽한테 맞았으니 대가를 치르게 해 주겠다고 호형이 장담하셨거든, 너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될 거야."

왕향금은 순간 호형을 바라보며 애원했다. "오빠, 어젯밤에 제가 손을 댄 것도 아니잖아요, 오빠의 부하들이 저한테 못된 짓을 하려고 하니까 일이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건데 왜 제 탓을 하고 그러세요?"

호형은 태연한 태도로 답했다. "왜 니 탓을 하면 안 되는데? 너가 우리한테 빚진 돈을 제때에 갚질 않으니까 너 찾아 다니느라 내 부하들이 얼마나 고생이 많았는데 너한테서 쌓인 피로를 풀려고 한 게 뭐 잘못된 일이야?"

호형은 곧장 말을 이어 갔다. "그리고 너가 소리만 안 질렀어도 누가 널 구하려고 들어오기나 했겠어? 당연히 아무도 몰랐을 테고 내 부하들도 얻어 터지진 않았을 테니까 안 그래? 들어와서 때린 그 놈, 너하고 아무 관련 없다고 맹세할 수 있어?"

"이건 너무 막무가내잖아요, 불릴대로 불려진 이자 때문에 내가 미친듯이 일하면서 갚아 나가는데도 줄어들기는 커녕 숫자가 점점 커지는 데 제가 뭘 어떻게 더 해야 돼요? 게다가 당신들이 서류에 명백하게 쓰여 있는 오프로의 이자를 마음대로 수정했으면서 뭘 그렇게 나몰라라 하시는 거예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진 왕향금은 이를 악물며 괴롭히는 걸 즐거움 삼아 사는 그 놈들을 노려 보았다.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던 왕향금은 곧장 검은 봉투를 테이블에 올려 놓고 봉투를 펼치며 말했다. "여기 봉투 안에 있는 돈은 전에 빌린 돈 천 백만원 정도에 조금 더 보탠 천 이백만 원이에요. 이젠 모든 빚을 다 갚았으니까 이만 가 볼게요."

꿍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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