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가 하는 얘기를 들은 여자 판매원은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애기라니요?"이태호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냉랭한 어조로 답했다. "옆에 있는 이 분은 제 사촌 누나거든요, 지금 무슨 막말을 하고 계시는거예요."그의 말에 몹시나 난처해진 왕향금 역시 얼굴이 붉어졌다."어머, 제가 실수를 했네요, 신혼집 구하러 온 부부인 줄 알았어요, 너무 죄송해요."말실수를 한 판매원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의 비주얼이 선남선녀마냥 멋지고 예쁘고 하니까 저도 자연스레 부부로 착각하게 됐어요.""사과 안 하셔도 돼요."이태호는 이내 미소를 짓고는 판매원에게 물었다. "저희한테 여기 이 모델하우스로 안내 부탁드려도 될까요?""그러게, 모델하우스를 먼저 보긴 해야지."왕향금도 뒤따라 말을 이었다."어머, 향금이 아니야? 사람 잘못 본 거 아니지? 너가 왜 여기에 있어?"바로 그때 하얀 양복을 입은 남자가 아릿따운 여인을 팔짱에 끼고는 이쪽으로 행하고 있었다.본인의 대학 동기인 걸 확인한 왕향금은 안색이 어두워졌다.바로 그때 당시 그녀를 따라다니며 구애를 하다 거절을 당한 백운비였다.대학 졸업 후에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뒤를 졸졸 따라다녔지만 끝내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그러다 우연히 왕향금이 술집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그는 괴상야릇한 태도로 사생활이 지저분하다는 둥, 재벌을 꼬시는 술집여자라는 둥, 각종 루머를 퍼뜨리며 모욕을 일삼았었다.그런 그의 행동에 왕향금은 그 당시 옹졸한 그의 구애에 응하지 않은 걸 너무 다행이라 여겨 시종일관 대수롭지 않은 태도로 임했다. 만약 그의 구애에 넘어 갔더라면 얼마나 끔찍했을까.허나 여기에서 이런 놈을 다시 만나게 되다니."너도 아파트 사려고 온 거야?"이마를 찌푸리고 있던 왕향금은 꼴보기 싫었지만 그래도 말을 이어 갔다.백운비는 그 여인을 품에 안으며 자랑이라도 하듯 답했다. "응, 사려고 온 게 아니라 이미 샀어, 계약금을 다 지불했거든."백운비는 빈정거리며 말을 덧붙였다
상대방의 말을 듣자 여자 판매원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방금 이태호와 왕향금의 거만한 모습을 보니 사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그녀는 하나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예상밖으로 상대방은 돈이 없었고, 그냥 놀러 온 것이었다. 만약 그렇다면 이건 시간 낭비 아닌가?"아이고, 술집 가서 술대접도 하네! 우리 운비가 그년이랑 만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안 그러면 땅 치고 후회했을 텐데. 그년이 저녁에는 금수저 놈들과 놀고 있었을 것이야!"그 여자는 비꼬는 태도로 말을 하며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이어 이태호한테 "네가 얘 남자친구야? 그러면 진작에 헤어지는 게 나아, 이런 여자들은 얼마나 많은 남자와 굴러봤는지 몰라!" 말했다.이 말을 듣자 이태호는 더 이상 못 참고 앞으로 나아가 상대방의 뺨을 후려쳤다."잘 때렸다!"원래 왕향금이 때리려고 했는데, 이태호가 먼저 나섰으니 그녀도 속 시원했다.생활고에 시달리지 않았으면 왜 술집에서 일하겠어?그는 돈을 위해서 몸을 파는 여자가 아니다. 비록 많은 유혹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지금 상대방은 그의 마지노선을 건드렸고 그는 단단히 화가 났다."네가 감히 날 때려?"그 여자는 믿을 수 없다는 어투로 말하면서 얼굴을 가렸다."누나한테 사과하지 않으면 이 홀에서 못 나가게 할 거야!"이태호는 무서운 기세로 차갑게 말했다.그러자 그 여자는 백운비의 등 뒤로 숨더니 "운비, 너, 너 나를 보호한다고 하지 않았어? 왜 아직도 서 있어?"라고 물었다."네 누나였구나. 감히 내 여자를 때려. 가만 안 둘 거야!"깜짝 놀란 백운비는 정신을 차리자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아쉽게도 백운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힘이 없는 나약한 선비고 기껏해야 수수한 사무직이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이태호를 상대할 수 있겠어.이태호가 백운비의 주먹을 잡고 힘을 살짝 주니 백운비는 아파서 주저앉고 말았다."아이고, 아이고, 살려주세요. 아파요!"백운비는 주저 앉았고 아파서 눈물을 흘렸다."너 너무 약한
"내가 왜 꺼져야 하는데? 나는 이미 사과를 했고 너희들이 집을 살 능력이 있는지 지켜볼 거야!"그 여자는 수모를 당했다고 생각해 이런 곳에서 자존심을 찾고 싶어했다.왕향금은 이태호에게 말했다. "이태호, 내 카드는!"이태호는 바로 카드를 왕향금에게 주었다. 왕향금은 여 판매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모델하우스 볼 필요 없고 6층에 있는 집 한 채를 주세요. 전액 지불이면 몇십만 원 좀 깎아주죠?""좋아요. 그럼 총 삼 억 원이고, 여기 카드로 결제해 주세요. 제가 계약서를 준비하겠습니다."여자 판매원은 아주 기뻤다."설마, 삼 억 원을 전액 지불한다고?"백운비는 일어서서 잘난 척을 하고 왕향금이 자신을 버린것에 대해 후회하기를 바랬다. 만약에 자기를 버리지 않았으면 지금은 집도 있고 좋은 생활을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그러나 삼 억 원을 전액 지불한다는 소리에 어안이 벙벙했다.그 여자도 멍하니 있다가 왕향금이 정말 카드를 긁는 걸 보고 바로 백운비에게 눈짓을 하고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휴!"모든 것이 해결된 후 왕향금이 다가와서 기지개를 피면서 이태호한테 "드디어 복수했네, 백운비가 자꾸 나를 모욕해서 나 오랫동안 참았는데, 아까 초라한 모습을 보니 정말 통쾌했어"라고 말했다."가자, 이제 집도 다 샀으니 만족하시죠? 참, 너 아직 차 없지? 차도 한 대 뽑으러 가자!"이태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렇게 말했다."응, 그래, 어쨌든 이 돈을 쓰기 시작했으니 2천만 원짜리 차 한 대 더 뽑고 나머지 돈으로 장사를 작게 하자!"건물 로비를 나온 후 왕향금은 남은 돈을 어떻게 쓸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아이고, 하현우, 봐 봐, 저기 이태호 아닌가?"친구와 함께 집을 보러 온 정희주는 이태호를 발견하자마자 하현우한테 말했다.옆에 있던 하현우는 이태호라는 세 글자를 듣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그는 주먹을 불끈 쥐더니 "저놈 여기서 뭐 하는 거야?"라고 말했다.친구 중 한 명이 대답했다. "여기 와서 뭘 하겠어
하현우의 표정은 너무 안 좋았다.그는 잠시 생각하고 입을 열었다. "다음에 병원 가서 진찰받고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자."그러자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서문옥에게 이 씨 가문 도련님이 우리를 도와 이태호를 죽여줄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야!"라고 말했다.정희주는 그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 씨 가문 도련님은 꽤 괜찮은 명문 세가의 도련님이고 평소에 우리랑 접촉할 기회도 없는데. 서문옥한테 맡겨볼 수밖에 없지. 지난번에 서문옥이 찾아갔는데 일이 있다고 밥 먹으러 나오지도 않았어. 어휴, 이태호가 이렇게 골치 아플 줄이야, 서문옥 네의 경호원들조차 상대하기 힘들어하니!"하현우도 동의하며 말을 이었다. "그러게. 저놈은 운도 좋군, 그날 마침 이태호가 용의당 범용 어머니의 병을 고치는 걸 도와줬지. 안 그러면 범용 같은 인물도 얘를 돕지 않을 것이고, 일이 지금 이 지경으로 되진 않았을 거야!"여기까지 하고 하현우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계속 말을 이어갔다. "어쨌든 나중에 하 씨의 고수들이 그렇게 많이 있으니 이태호가 아무리 대단해도 감당 못하지. 아니다, 우리가 운이 없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정희주는 말했다. "지난번에 범용이 신문옥 집안 주인한테 이태호를 건드리지 말라고 했었지. 안 그러면 가만 안 둔다고. 이제 우리는 도련님한테 의지할 수밖에 없어. 그래도 명문 세가의 도련님인데 돕겠다고 하면 범용의 눈치를 볼 필요 없어.""응, 그래도 괜찮은 명문 세가라면 용의당이 그리 두려운 것이 아니지, 충분히 맞설 수 있어. 설령 도련님이 이태호을 죽였다고 해도 범용은 어쩔 수 없어!"하현우는 머리를 끄덕였다.이때 뜻밖에도 하현우의 전화가 울렸다.전화를 받은 후 하현우는 미친 듯이 기뻐하는 모습을 드러냈다."드디어 좋은 소식이 왔구나!"하현우는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무슨 소식이야?"정희주는 그 말을 듣고 흥분하면서 말했다. "설마 이태호 이 자식이 차에 치여 죽은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좋
"이 씨 도련님, 제 이름은 하현우입니다. 이쪽은 제 약혼녀 정희주입니다!"이 씨 도련님이 오시는 걸 보고 하현우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 몸을 약간 숙여 비위를 맞춰주었다.이영호는 정희주를 한 번 쳐다보더니 눈빛이 반짝였다. 정희주는 정말 미인이구나. 어쩐지 하현우가 갖은 방법을 써서 이 여자를 이태호한테서 뺏어오려는지 알 것 같네.이 여자는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쁘고 가슴도 꽤 크지만 신수민과 비교하면 살짝 느낌이 부족하지.특히 신수민의 온화하고 점잖고 고귀한 아우라는 흔히 있는 것은 아니였다."허허, 자네가 하현우라고? 자네 알지! 며칠 전 결혼식 때 이태호가 결혼식장에서 한바탕 난리를 쳐서 하 씨 집안이 망신을 당했잖아. 지금 적지 않은 세가 집안의 자제들이 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하하!"이영호는 경망스러웠고 이 말을 할 때도 하현우의 심정을 조금도 꺼리지 않았다."그러게요, 이태호 그 자식.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하현우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 "그날은 저도 어이가 없었어요. 우리가 태수까지 불렀는데 용로가 나타나서 이태호를 도와줄 거라 생각도 못 했죠. 이전에 이태호가 용로를 구해준 적 있더라고요, 어이가 없죠?"옆에 있던 정희주는 말을 붙였다. "원래 용 씨 집안은 이태호랑 더는 관계없거든요. 서문옥 아가씨와 함께 이태호를 정리하려는 참에 용의당에서 이태호를 도와줬어요.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태호가 범용의 늙은 하녀 병을 고쳐줬대요. 그래서 범용이 도와준 거예요."이영호는 하현우, 서문옥, 정현주를 보면서 물었다. "그래서 못 이기니까 나한테 찾아왔어?"이 세 사람은 순간 난처해서 말문이 막혔다.잠시 침묵이 흐른 후에야 서문옥은 입을 열었다. "도련님, 사실 저희는 도련님 편을 들고 있어요. 신수민 같은 미녀는 도련님을 만나야죠. 이태호는 감옥살이를 해본 사람인데 의술과 운이 없었으면 진작 죽었죠!""그래, 가자, 우리 먹으면서 얘기하자!"이영호는 당연히 상대방의 꿍꿍이를 알고 있었고 이 세 사람이 찾아오지 않더라
하현우와 정희주는 눈을 마주치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고 안색이 좋지 않았다.서문옥과 통화했을 때는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 지금 이영호의 태도를 보니 도와주고 싶어 하는 것 같지 않았다. 하현우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도련님과 이태호는 큰 갈등이 없지만 지금 신수민은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신수민 같은 미녀가 정말 이태호랑 사귄다면 도련님은 정말 좋은 인연을 놓치실 거예요."이영호는 입가를 실룩하다가 말했다. "그건 걱정 마, 걔는 나를 못 이겨. 나 이미 신수민 부모님에게 18억 원 예물을 주겠다고 약속했어. 그때 가서 신수민 부모님은 딸을 설득할 거야. 게다가 가난뱅이 이태호는 그 낡은 집에서 사는데 신 씨 집안에서 허락할까?"이때 서문옥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도련님, 소식이 영 늦는 거 같군요. 지금 이태호가 사는 집은 그 낡은 집이 아니라 우리 집보다 더 좋은데요!""그럴 리가? 자네 그때 운이 좋아서 용담 별장 지역에다 집을 사지 않았나? 우리 집은 사고 싶어도 못 샀는데."이영호는 살짝 당황했다.이태호가 정말 별장에서 살고 있으면 신 씨 집안은 신은재를 봐서라도 이태호를 받아들일 수 있다.그러자 하현우는 즉시 말했다. "이태호 그 녀석은 운이 좋아요. 용로를 구한 후 용로는 보답한다고 용담 별장 구역의 별장을 선물로 주었지요. 그 녀석은 이제 집과 차가 있어서 어쩌면 신 씨 집안의 태도도 달라질 수 있어요.""흥, 그래도 나와는 비교가 안 돼. 아무래도 난 이 씨 가문의 도령이고 외아들인데 신분과 지위가 비교되겠어? 게다가 이런 내가 아이까지 낳은 신민수를 괜찮다고 하는데 신 씨 집안에서 오히려 나한테 고마워해야지. 신 씨 집안에서 눈이 멀지 않는 이상 나를 선택해야지."이영호는 콧김을 흘리며 말했다.자기의 신분 지위에 자부심이 있는 이영호를 보니 정희주는 어이가 없었다.하지만 여자의 직감으로 봤을 때 신수민은 돈을 좋아하는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신수민이 정말 돈을 좋아한다면 이
"신수민은 고집이 쎄. 아이를 위해서 사랑도 희생할 수 있어. 괘씸한 것!"잠깐 생각을 한 후 이영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만약 지금 내가 이태호를 죽여버리면 신수민이 나를 미워할 수도 있지. 그러면 가능성이 더 없어지지."이영호가 화가 나 얼굴이 파랗게 질린 것을 보자 하현우는 속으로 기뻐하며 그들이 찍은 사진을 이영호에게 보여주었다. "도련님, 이것 보세요. 이태호는 결코 고분고분하지 않아요. 겉으로는 신수민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만 뒤에서는 다른 여자랑 사귀고 집 보러 다녀요!""정말이야?"이영호는 자세히 살펴보더니 즉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태호 이 놈 진짜 나쁜 놈이네. 감히 신수민의 감정을 속이고 나를 놀려?"정희주도 말을 덧붙였다. "그래요. 이태호랑 사귀어 봐서 제가 제일 잘 알아요. 겉으로는 성실한 것 같지만 결코 좋은 사람은 아니에요. 그건 그렇고, 이 차 봐요. 아우디 A8 같은데, 누구 차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가 돈 많거나 이태호가 돈 생겨서 좋은 차 타고 여자를 스폰하고 있는 거겠죠!"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정희주는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물었다. "만약 이 차가 이태호 것이 아니라면 그 여자 것이에요. 그러면 이태호는 여자 스폰 받고 있다는 거죠. 아닌가요?"하현우는 이 말을 듣자마자 이마를 탁 치고 말했다. "그래, 내가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을까? 이 차는 아마 이태호의 차가 아닐 거예요. 걔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렇게 비싼 차를 살 수 없겠죠? 내가 보기에 그 자식 스폰 받고 있어요!""어쨌든 좋은 사람은 절대 아니라는 거죠."이태호는 벌떡 일어났다. "안 먹어.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속아 넘어가는 걸 보니 짜증 나 죽겠어. 신 씨 집안에 가서 신수민 부모님께 딸이 남자에게 속고 놀아나는 것을 알려야겠어!""맞아요. 맞아요. 신 씨 집안사람들이 알면 도련님이 손을 쓰지 않아도 이태호의 다리를 부러뜨리겠죠!"하현우는 눈을 번쩍 뜨면서 말을 이었다. "신수민도 이 사실을 알면 이태호를 떠날 거예요. 5년의
"하하, 정말 좋네요. 아우디 A8을 타고 나가서 쇼핑하니 좋네요!"이때 밖에서 돌아온 신수민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또 네 한량 친구들이랑 놀러 갔니?"신영식은 웃으며 말했다.그 말을 듣자 신수연은 이렇게 말했다. "흥, 전에 내가 가난하다고 상대하지 않던 두 놈이 찾아왔어요. 내가 모욕하니 초라하게 가더라고요. 그리고 여전히 사이좋은 친구 몇은 오늘 내가 맛있는 식사를 대접했는데, 다들 내가 이렇게 좋은 차를 타고 있다고 부러워했어요."그러자 소지민이 말했다. "또 하루가 지난 걸 보니 이태호가 의술이 좋아서 전에 돈을 벌었나 봐. 지금 얘가 약속한 90억 결혼 예물 돈이 빨리 입금하면 좋겠다. 그때 되면 우리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 거니!"."어머님, 댁에 계십니까?"이때 밖에서 이영호의 목소리가 들렸다.이영호의 목소리에 소지민은 순간 얼굴을 찡그렸다. 이태호가 출소하기 전, 그녀는 딸을 반드시 이영호와 결혼하게 할 것이라고 자랑했고, 이영호가 18억의 결혼 예물 돈을 주기를 기다렸기 때문이다.지난 2년 동안 이영호는 올 때마다 귀한 차나 옥팔찌 같은 것들을 선물로 주었고, 소지민은 매번 웃으면서 받았다.이제 신씨 집안의 할머니와 가족들은 이태호를 사위로 인정하고 있어 이영호를 대하기가 쑥스러워졌다."아니면 내가 먼저 숨을까?"소지민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며 신영식을 바라보았다."언제까지 피하겠어, 빨리 명확하게 말해야지!"신영식은 소지민을 보고 다소 기분이 좋지 않은 듯 말했다. "애초에 내가 선물을 좀 적게 받으라고 했지.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이제 잘 됐다, 너도 부끄럽지?"소지민은 어이가 없어 제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이영호는 들어오면서 씩씩거렸다. "너무 화나네요!""도련님, 무슨 일이죠? 귀하신 분인데 왜 화가 이렇게 나셨죠?"소지민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비위를 맞추었다."도련님, 차 드세요!"신수연도 가방이나 립스틱 같은 걸 많이 받아서 이영호한테 차를 따라주었으나 표정은 좀 이상했다.
육무겸이 마음이 동한 듯한 표정을 보이자 조정운은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신소문은 밑진 장사를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가 신소문에 찾아오기 전에 이미 충족한 준비를 하였다.그래서 마교와 관련한 얘기를 해준 것이었다.태일종의 문 앞에서 선우정혁에게 제압당한 후 조정운은 이미 이성을 반쯤 잃은 상태였다.그는 이태호를 반드시 죽이겠다는 생각에 신소문에게 합작을 제안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은 일어서서 대전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그리고 풍씨 가문도 이태호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 같소. 그때 가서 우리는 풍씨 가문도 끌어들일 수 있소. 우린 성왕이 4명이고 유명성지까지 합세하면 선우정혁의 실력이 아무리 강해도 이기지 못할 것이오!”조정운의 제안에 육무겸은 마음이 동해서 고개를 끄덕이었다. 전에 그는 선우정혁의 실력이 두려워서 선뜻 태일종에게 손을 쓰지 못했다.그러나 방금 조정운이 백수산맥의 일에 대해 말한 후, 육무겸의 마음속에 움츠리고 있던 야심이 불같이 활활 타올랐다.일단 태일종을 무너뜨리면 수많은 자원은 신소문으로 하여금 또 한 명의 성왕급 수사를 양성하기에 충분했다. 그때 가서 신소문은 천남의 제일 세력으로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더욱 중요한 것은 조정운이 말한 이 방법은 믿음성이 있고 안전해 보였다.성공하든 실패하든 이태호는 절대로 도망칠 수 없게 된다.이태호가 백수산맥의 마수(魔修) 유적에 갔다면 유명성지의 사람은 절대로 놓치지 않고 조사할 것이다.마수는 워낙 생각을 가늠하기 어렵고 사람을 쉽게 죽이기에 이태호가 혼돈 마수(魔手)를 가졌든 말든 중요하지가 않았다.여기까지 생각한 육무겸은 싱긋 웃으면서 일어서서 말했다.“그렇다면 난 이 거래를 하겠소.”그가 보기엔 이 일은 신소문에게 이득만 있고 위험이 없는 일이었다.이번 작전이 실패하더라도 제안한 자는 조정운이고 신소문과 관련이 없었다. 그러나 일단 성공해서 이태호가 죽으면 심운을 위해 복수한 셈이다.유명성지가 태일종을 적대시하여
이태호가 이렇게 대단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태일종에서 수많은 자원을 공급받을 수 있어서 아마 10년 이내에 꼭 성왕 경지로 돌파하게 될 것이다.이것은 육무겸이 가장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원래 태일종은 8급 성왕 경지의 선우정혁이 있어서 신소문을 제치고 천남 4대 종문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이후에 이태호도 성왕 경지로 된다면 신소문은 더 이상 따라잡을 기회가 없을 것이다.천남 4대 종문의 서열은 천남에 있는 각 종문의 자원 분할과 관련이 있다.서열이 높은 종문일수록 더 많은 자원을 얻을 수 있고, 자원이 많을수록 종문 제자들의 실력도 더 강해지게 된다.바로 이런 경쟁 상황에서 천남의 4대 종문은 줄곧 겉으로는 사이좋게 지낸 척하였지만 암암리에 보물을 쟁탈하기 위해 싸웠다. 그래도 이런 규칙에 따라서 수천 년 동안 무사하게 지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에 의해 이 균형이 깨졌으니 육무겸이 어찌 초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심사숙고한 후 육무겸은 고개를 들어 조정운을 보면서 물었다.“어떻게 합작할 생각이오?”이에 조정운은 입꼬리를 올렸다.육무겸은 밑진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기에 그는 충분히 준비하고 찾아왔다.조정운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 같이 태일종을 무너뜨립시다!”육무겸은 벌떡 의자에서 일어나서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조정운, 우리 신소문을 너무 높게 평가한 것 같군!”태일종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면 그가 진작에 손을 썼지 여태까지 가만히 있겠는가?당시 태일종이 창건됐을 때 천남의 4대 종문에서 자원을 쟁탈하기 위해 서로 싸웠다.게다가 태일종은 중주의 태일성지를 등지고 있고 역대 종주들도 강대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수천 년 동안 싸운 끝에 오늘날의 국면을 형성하였다.태일종은 절대로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육무겸의 반문에 조정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태일종이 태일성지를 등지고 있다고 해도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오.”“우리 조씨 가문의 한 선조가 백수산맥을 탐색
육무겸이 관심을 보이자 조정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신소문이 선우정혁이 두려워서 자기와 손을 잡지 않을까 봐 걱정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엄숙하게 말했다.“육 문주, 솔직히 말하겠소. 지난번에 그쪽 신소문의 천교 심운이 죽은 사실도 신소문 내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을 것으로 생각하오.”이에 육무겸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반문하였다.“조 도우, 그게 무슨 말이오?”거래하자면서 왜 남의 아픈 곳을 들추는 거지?조정운의 말처럼 당시 천교 심운이 격살된 사실이 알려지자 신소문은 발칵 뒤집어졌다.많은 장로가 나서서 태일종을 찾아가서 따지자고 하였다.육무겸도 극도로 화가 났지만 고려야 할 것이 많아서 억지로 참았다. 그렇지 않으면 조정운처럼 사람들을 데리고 태일종에 찾아갔을 것이다.지금 조정운이 사실을 대놓고 까밝혀서 얘기하니까 육무겸이 아무리 눈치가 없더라도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챘다.비록 얼마 전에 7급 성왕 경지로 돌파해서 실력이 많이 올랐지만 감히 선우정혁 앞에 가서 건방을 떨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래서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조정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에 조정운은 웃으면서 턱수염을 어루만지면서 침착하게 말했다.“육문주, 일단 진정하시오. 내가 이번에 확실히 거래하기 위해 찾아 왔소. 이태호 저놈은 흉악하고 거만해서 우리 두 가문의 천교를 죽였소. 저희 조씨 가문은 반드시 이 원수를 갚을 것이오.”조정운은 손가락으로 의자의 손잡이를 두드리자 둔탁한 뚝뚝 소리가 났다.“난 육 문주와 같이 그놈을 제거하고 싶소.”이 말을 들은 육무겸의 얼굴이 굳어지면서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조 도우는 자기 좋은 생각만 하네.”이태호는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이며 선우정혁이 아낀 제자였다. 그를 죽이는 것은 쉽지만 신소문이 필연코 선우정혁의 노여움을 감당해야 했다.그가 이태호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성왕급 수사가 손을 쓴다면 선배가 후배를 죽이면 안 된다
이 중년 남자는 금실로 수놓은 청색 장포를 입었고 구름을 수놓은 자금색 장화를 신었으며 기질이 비범하고 마치 소나무처럼 몸이 반듯하였다. 그의 네모난 얼굴은 노랗고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여 대략 50여 세 되어 보였고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하며 걸어갈 때 머리카락이 저절로 펄럭거렸다.그리고 걸음걸이가 바람처럼 빠르고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주변의 공간이 비틀어지고 흔들리는 것 같았다. 조정운은 대전에 걸어온 남자를 보자 속으로 놀라워했다. 그는 상대방의 내공이 깊어서 짐작할 수 없는 장엄감을 느꼈다.이런 느낌은 오직 선우정혁에서만 느낀 적이 있었다.예전에 그는 육무겸과 교제한 적이 있었다. 상대방의 내공이 자기보다 높지만 그래도 6급 성왕 경지였는데 8급 성왕 경지인 선우정혁과는 차이가 컸다.그러나 지금 육무겸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은 선우정혁처럼 지극히 공포스러운 느낌을 주었다.속으로 놀란 조정운은 급히 일어서서 인사하였다.“육 도우, 내공이 또 정진하신 것을 축하하오.”이에 육무겸은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조 도우, 과찬이오. 조금 정진했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오.”그의 말에 조정운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육 도우는 지금 7급 성왕 경지로 돌파했소?”“얼마 전에 기연을 만나서 돌파하게 됐소.”육무겸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7급 성왕 경지로 돌파한 소식을 듣자 조정운은 크게 기뻐했다.신소문은 4대 종문에서 가장 특별한 문파였다. 문주 육무겸, 부문주 진원길 두 성왕을 갖고 있었다.기타 태일종, 청허파, 묘음문은 모두 성왕이 한 명뿐이었다.원래 실력이 거의 엇비슷했지만 이번에 육무겸이 7급 성왕 경지로 돌파해서 신소문의 서열이 필연코 높아질 것이다.흥분된 마음을 억누르고 조정운은 일어서서 육무겸에게 포권을 취하면서 찾아온 이유를 말했다.“육 문주, 이번에 이태호에 대해 상의하기 위해 찾아왔소.”“이태호?!”육무겸은 듣자마자 눈에서 섬뜩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이태호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지난번에 신소문의 천교
한편으로, 태일종에서 떠난 조정운의 안색이 공포스러울 정도로 어두워졌고 험상궂게 변했다.그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꾹 참으면서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였다.이번에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가 대부분 출동했고 성왕 경지인 자기도 같이 왔는데 망신만 당하고 돌아갈 줄이야!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의 가슴에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그는 하늘을 향해 분노에 차고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다.“태일종!!! 선우정혁, 이 원한을 꼭 잊지 않고 언젠가 꼭 복수할 테다!”이때 조시환은 조정운의 옆으로 다가가서 어두운 안색으로 물었다.“가주님, 정말 이렇게 이태호를 놔두실 겁니까?”이번에 조씨 가문이 망신당한 것에 대해 가문의 대장로인 조시환도 분통이 터질 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선우정혁은 성왕급 수사이고 태일종의 봉주들도 그처럼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갖고 있었다.오직 기대할 수 있는 건 조정운 밖에 없었다.그러나 조정운도 선우정혁의 상대가 되지 못해서 바로 밀리면서 철퇴할 수밖에 없었다.“놔준다고?” 조정운은 미간을 찌푸렸고 험상궂은 얼굴에 음침한 냉소를 지었다.“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가 헛되이 죽게 할 수 없지.”비록 그는 선우정혁의 실력이 두렵지만 그렇다고 이태호를 놔주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자기 가문의 천교와 장로가 격살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 또 태일종 앞에서 꽁무니를 뺐다. 아마 지금 이 일이 온 천남 지역으로 퍼졌을지도 모른다.조씨 가문이 이렇게 큰 망신을 당했는데 어떻게 쉽게 내려놓을 수 있겠는가?조정운은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듣자 하니 신소문도 이태호와 원한이 있다고 하더군. 이번에 신소문으로 가서 육 문주의 도움을 청할 생각이네!”전에 창망산맥에서 보물을 쟁탈하는 과정에서 이태호는 신소문의 천교를 격살하여 신소문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선우정혁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태호는 벌써 죽었다. 신소문은 절대로 이런 피맺힌 원한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
“이번에 우리가 이 도우를 위해 그 조씨 가문과 완전히 원수가 되었네.”“...”이태호는 9대 봉주들을 차례대로 바라보면서 정중한 기색으로 말하였다.“봉주님들의 호의를 절대로 잊지 않고 명심하겠습니다.”같은 시각에 허공에 있는 선우정혁도 천천히 내려왔다.그는 이태호의 옆에 와서 덤덤하게 말했다.“됐어. 넌 다치지 않았다면 요광섬에 돌아가. 이곳의 일은 내가 마무리할게.”이제 성공 전장이 열릴 날이 보름도 남지 않았다. 그는 이태호가 최상의 상태로 참가하기를 바랐다. 이태호가 천교들이 가득 모인 성공 전장에서 높은 순위를 얻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그냥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결과였다.어쨌든 지금 이태호는 이미 태일성지의 예비 제자로 되었고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면 중주의 태일성지로 갈 수 있었다.이태호의 자질을 봐서 몇 년 후에 아마 중주에서 명성을 크게 얻을 것이다.“종주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선우정혁의 말을 들은 이태호는 웃음을 거두고 포권을 취하면서 정중하게 인사했다.이태호의 감사에 선우정혁은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고맙긴. 넌 태일종의 제자이니 보호해 주는 거야. 설마 내가 조씨 가문의 편에 서겠어?”한 종문의 종주로서 당연히 자기의 제자를 보호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인심이 흩어지고 신망을 잃게 되며 사람들을 이끌기 어렵게 된다.게다가 조씨 가문은 그다지 강하지 않고 고작 천남의 이류 세력가인데 감히 이 선우정혁 앞에서 안하무인격으로 건방을 떨어?그래도 그는 천남의 으뜸 세력인 태일종의 종주이고 중주의 태일성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방금 조정운을 당장 죽이지 않는 것은 그가 인의를 다한 결과이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감동했다. 그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하늘로 날아올라 요광섬으로 돌아갔다.각 봉주와 장로들도 연달아 각자의 거처로 돌아갔다.저 멀리 낭패한 모습으로 떠나는 조씨 가문 수사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현장의 많은 제자는 오늘의 일을 웃음거리로 생각했다.“쳇! 조씨 가문이 우리
조정운이 외친 소리에 원래 기세등등했던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잇달아 제정신으로 돌아왔다.맹동석 등 세 사람과 싸우고 있던 조시환은 들고 있는 영보가 금빛을 발산하였고 거대한 기운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보름달 모양의 기류를 형성하였다. 맹동석 등이 기류를 피한 틈을 타서 조시환은 재빨리 빠져나와서 조정운 옆으로 후퇴하였다.잠깐 싸우는 동안에, 원래 노기등등했던 수십 명의 조씨 가문 장로들은 모두 상처를 입었다. 특히 대지에 검기로 가득 찬 골짜기를 보자 조정운의 얼굴이 숯처럼 어두워졌고 음침해졌다.그는 이번에 총 80여 명의 조씨 가문에 있는 대부분의 장로를 데리고 왔다.내공이 가장 높은 조시환, 8급 성자급 장로 두 명 외에 나머지 장로들은 모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더욱 조정운을 화나게 한 것은 방금 이태호가 또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 두 명을 격살하였다.이 두 장로는 내공이 그다지 높지 않고 3급 성자 경지이지만 그의 앞에서 죽인다는 것은 그의 체면을 구기는 것과 같았다.그러나 아무리 불쾌하더라도 지금 조정운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이태호를 노려보기만 했다.선우정혁의 실력은 원래 그보다 많이 높았다. 계속 싸운다면 조씨 가문의 장로들은 물론이고 자기도 여기서 한을 품고 죽을 수 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은 음침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하늘에 있는 선우정혁을 바라보면서 콧방귀를 뀌었다.그 전에 조정운은 자신이 직접 나섰으니 선우정혁은 성왕 경지인 자신의 체면을 봐서 이태호를 내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선우정혁은 이태호를 감쌀 뿐만 아니라 이태호를 지키기 위해 조씨 가문과의 싸움도 불사했다.일이 이 지경으로 된 이상, 조정운은 선우정혁을 협박해서 이태호를 내놓으라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가 핏줄이 불끈 솟아오를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는 힘을 풀었다.그러고 나서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가문 사람들에게 말했다.“철퇴!”조정운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바로 빛으로 변해서 하늘로 사라졌다.풀이
조씨 가문의 두 성자급 장로도 재빨리 상응한 방어 수단을 꺼내서 경상만 입었다.두 사람은 입가에 흐른 피를 닦은 후 다시 기운을 내서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죽어라!”이를 본 이태호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고 기혈이 끓어오르면서 하늘로 치솟는 검의를 내뿜었다.다음 순간, 그의 단전 내에 있는 혼돈 검영이 불쑥 이태호의 손에 나타났다.그 작은 검이 나타나자마자 태일종문에 있는 제자들의 장검이 일제히 윙윙거렸고 스스로 칼집에서 나오면서 허공을 맴돌았다.손에 혼돈 검영을 쥔 이태호의 눈빛에 살기로 가득 찼고 주변의 수많은 천지의 힘은 빠르게 검 속에 들어갔다.천지의 힘이 검 속에 들어갈수록 작은 검이 내뿜은 기운도 점점 공포스러워졌고 혼돈 현황의 빛을 띠었으며 검의가 쩌렁쩌렁 굉음을 울렸다.“참하라!”이태호가 큰 소리를 지르면서 혼돈 검영을 날렸다.“촤르륵!”검이 빠르게 날아갔고 스쳐 지나가는 공간은 예리한 검빛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지면서 어두침침한 허무를 드러냈다.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작은 검이 점점 허황해 보였다.숨을 한번 쉰 사이에, 혼돈 검영은 반달 모양의 아치형 황금빛 검빛으로 변해서 허공을 갈랐다.숨을 두 번 쉰 사이에, 아치형 황금빛 검빛이 점점 커지면서 순식간에 백 장이나 커졌다.숨을 세 번 쉰 사이에, 온 하늘이 검빛에 물들어 황금색으로 변했다. 검빛 아래에 있는 조씨 가문의 두 장로는 개미처럼 보잘것없이 보였고 도망치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검빛에 의해 피안개로 되었다.“콰르릉!”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길이가 만 장이나 된 골짜기가 대지에 나타났다.잔여 검의는 골짜기에서 솟아오르면서 주변의 모든 것을 날카롭게 잘라버렸다.고공에서 선우정혁과 싸우고 있는 조정운이 이태호가 자기 가문의 장로 두 명을 격살한 것을 보자 눈에는 살기로 가득 찼고 마치 시체 더미와 피바다에서 걸어 나온 것처럼 짙어 보였다.그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소리쳤다.“이태호!”조정운이 한눈판 순간, 그의 귓가에 차가운 웃음소리가
제대로 선우정혁의 한방을 먹은 조정운은 평소와 다름이 없는 표정을 지었다.반대로 주변에 있는 수십 명 조씨 가문의 장로들은 광풍에 휘날려서 비틀거리면서 쓰러질 뻔했다.조정운은 몸이 움찔거렸고 손을 휘젓자 9척이나 긴 자금색 긴 창이 불쑥 그의 손에 나타났다.이 긴 창은 전체가 흰색 화염으로 불타올랐고 번갯불이 번쩍이면서 사람들에게 숨 막힌 느낌을 주었다.이것이 발산한 기운의 파동만으로도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고 붕괴하게 할 수 있는 최상급 영보였다. 병기를 꺼낸 조정운의 기세가 더 높이 치솟아 올랐다. 조정운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선우정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선우 종주, 그럼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다음 순간, 조정운의 그림자가 번쩍거리면서 긴 창을 들고 반원 모양을 그리면서 선우정혁을 향해 거세게 내리찍었다.이를 본 순간 선우정혁은 여전히 태연자약하게 8급 성왕의 기운을 내뿜었고 손바닥에 현광을 모아서 덮쳐온 조정운을 향해 손을 내밀고 공격했다.그러자 조정운을 단번에 날려버렸다.이 공격에 형성한 충격파로 인해 땅바닥에 지름이 수 리나 되는 구덩이가 생겼다.조정운이 날아간 것을 보자 선우정혁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지었다.“4급 성왕인 주제에 감히 내 앞에서 건방을 떨어?”그는 말을 마치고 나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정운 앞으로 다가갔다.조정운의 반응도 엄청나게 빨랐다. 그는 선우정혁이 앞에 오는 것을 보자 곧바로 손에 들고 있는 긴 창을 거세게 휘두르니 섬뜩한 빛줄기를 내뿜으면서 주변의 공간을 꿰뚫었다. 이와 동시에, 두 성왕급 수사가 이미 싸우기 시작한 것을 보자 조씨 가문의 조시환은 음침한 눈빛으로 인파 속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고 대갈일성하였다.“이태호 이놈아, 죽어라!”그러고 나서 그는 황금색 칼을 들고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으면서 살기등등하게 이태호를 향해 덮쳤다.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각자의 영보를 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태일종 제자들이어, 나를 따라서 진법을 보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