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두식도 딱히 숨기지 않고 여실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열흘만 지나면 8월 15일이니까."노인이 잠시 골몰하더니 남두식에게 말했다. "정말로, 순양지체를 찾은 사람이 없습니까?"대답이 없는 남두식을 보고 노인이 잠시 말을 잃더니 덧붙였다. "다른 방도는..."남두식이 그를 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다 알아서 해결할 테니. 자기 딸이 죽으러 가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사람은 없지."노인이 고개를 주억이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두식은 다시 먼 곳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 사형의 제자가 곧 도착할지도 모르겠네. 최대한 빨리 오라 이르긴 했는데..."노인이 한순간에 미간을 찌푸리더니 물었다. “종주, 사형이 더 있습니까?”남두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재능은 내 평생을 바쳐도 따라잡지 못할 텐데 나보다 먼저 수련을 시작했으니. 그는 이미 떠났어.”“수명이 끝나 가신 건가요? 종주,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노인이 멈칫하더니 남두식에게 조심스레 전한 말이었다.“상심? 그는 죽은 게 아니라 선계로 날아간 거야.”남두식의 말에 놀란 노인의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못한 채 이리저리 날뛰었다. “이럴, 이럴 수가… 존황의 내공에 도달했다는 자도 들어 보지 못했는데, 선계라니. 설마 그곳에 가서 보물은 얻은 건가.”남두식은 그저 웃더니 말했다. “자세한 상황은 나도 모르겠네. 아주 어렸을 때 한 번밖에 보지 못했으니까. 스승님을 뵈러 왔을 때 스승님께서 그 재능은 아무나 함부로 비교할 수 없다 하셨는데... 세속 생활이 좋은 건지 금방 하산했다. 스승님이 수명을 다해 돌아가실 때가 돼서야 한 번 돌아왔는데 그때의 내공도 내가 감히 우러러보지도 못할 수준이었지.""그러니까, 그 제자가 돌아온다는 말씀이십니까?"노인은 종문의 대장로였다. 그리고 남두식은 이태호에게 호기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데 그의 제자면 또 어떠랴.남두식이 고개를 끄덕이고 얘기했다. "돌아오는
"와! 여기는 용성연합국의 지도에 없는 곳이죠?"나흘이 지나자 비검은 거대한 숲의 상공을 부유하고 있었다.이곳은 모두에게 미지의 구역이었다."네, 숲의 영기가 용성연합국의 도시보다 열 배 짙다 해도 믿겠어요. 그래서 이곳에 강한 요수가 많다던데. 심지어 숨겨진 가문이나 어떤 종문들도 이 주변에서 수련을 한다 들었어요."백정연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여보, 장시간 비행해서 힘들 텐데 잠시 쉬었다 가는 건 어때?"신수민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가 앞을 유심히 보더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산봉우리를 가리켰다."그럼 저 산봉우리에서 한 시간 남짓만 쉬었다 가지."말을 마치자마자 방향을 틀어 그곳으로 향했다.잠시 휴식을 취한 이태호 무리가 출발하려는 순간 멀리서 몇십 명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저 사람들, 어느 종문의 제자인가?"류서영이 날아오는 사람들을 보더니 이태호에게 말했다."옷차림을 보아하니 맞는 것 같네요."이태호가 잠시 고민하더니 모두에게 전했다. "어느 종문의 사람일지 모르니 멀어지면 다시 가도록 하지.""왜요?"백지연이 미간을 한껏 좁힌 채 물었다. 출발할 채비를 하라더니 갑자기 의견을 바꿔 버리니.이태호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백지연과 범용 등 의아해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내 비검은 무려 9급 영기인데, 저자들이 이걸 보고 탐내면 어떡해?”백지연이 큰 깨달음을 얻은 듯 크게 말했다.“아, 맞네요! 근데 저 자들이 만약 풍월종 같은 종문의 제자들이면 딱히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 않나요? 장로나 종주도 오빠에게 상대가 안 될 텐데.”여기까지 들은 이태호가 잠시 뜸 들이더니 일렀다.“수가 많지는 않지만 비행 속도가 결코 느리지는 않아. 아마, 내공이 적은 사람들은 아닐 거야.”신수민이 듣고 공감했다.“그래. 일 크게 벌이지 않는 게 제일이지.”"사형, 산꼭대기에 사람이 있습니다!"상대방이 몇백 미터 남짓을 남기고 지나치려 할 때 그중 수염 난 사람이 중년의 남자에게 보고했다.중년 남자는
상대방은 정신력으로 살짝 훑더니 바로 거두어들였다.이태호도 그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허허, 이놈들은 우리가 산수나 은세 가문의 사람들인 줄 알고 우리를 안중에도 두지 않을 거야. 우리가 모두 모 종문 제자의 옷을 맞춰 입고 있다면 감히 이렇게 거리낌이 이러진 않을 거야.”백지연도 고개를 끄덕였다.“상관없어요. 우린 저자들이 떠난 후 가면 돼요.”“하지만 당장 떠날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백정연은 그들을 관찰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기분 나쁜 예감이 들었다.“사형, 왜 그래요?”정신력으로 관찰하던 중년 남자가 멍하니 있자 다른 한 남자가 호기심에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이에 이호원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 단지 이렇게 많은 미녀를 본 적이 없어서 그래, 하나같이 타고난 재능이 뛰어난데 중요한 건 한둘이 아니라 한 무리야.”그 말을 들은 콧수염도 마음이 흐뭇해져서 즉시 자신의 정신력을 풀고 염설아 등에게로 향했다.“쯧쯧, 미인이구먼, 게다가 하나같이 여신이야.”그 말을 들은 콧수염은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감빨며 눈빛이 뜨거워졌다.“사형, 갑시다, 여러분 딴생각 하는 거 아니죠?”젊잖아 보이는 제자 한 명이 그 이호원을 향해 말했다.이호원은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짓더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태호 일행을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사제들, 저 사람들은 내공이 낮지 않을지도 모르고 알 수 없는 보물을 지니고 있을지도 몰라. 여기 사방 백 킬로미터 안에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어. 만약 우리가 그들을 죽이고 보물을 빼앗는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콧수염은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이호원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그들이 몸에 지닌 영초나 사물 반지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분명히 알아차렸다. 몸에 지닌 물건은 그들의 눈에 들 만한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여기 있는 사람들은 십여 명의 무황 내공의 강자를 제외하고, 모두 8급이나 7급 무왕
이호원은 모두가 동의하는 것을 보고 비밀을 지키자고 약속했다. 그러고 나서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사람들을 데리고 그들을 향해 날아갔다.“왜 안 가고 날아왔지?”그들을 본 염설아는 안색이 어두워졌다.이태호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들 중 몇 명은 4, 5급 무황의 내공이고, 한 명은 7급 무황이야. 나머지는 7, 8급 무왕인데 이 자식들은 종문에서도 내공이 낮은 편은 아닐 거야.”이태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하지만 상대가 우리를 노리고 사람을 죽인 후 보물을 빼앗으려는 목적이라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짓이야.”“설마, 그냥 길 물어보러 온 거 아닐까요?”백지연은 잠시 생각한 뒤 쓴웃음을 지었다.“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잖아요.”신수민이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그 정도는 아닐 거야. 한두 명이 길을 모른다면 몰라도 수십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길을 모른다는 게 말이 돼?”“헤헤, 나는 오히려 그들이 우리를 공격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내공을 연달아 돌파했는데 아직 공격할 기회가 없네요. 진작부터 내 실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열두 명의 당주 중 가장 높은 내공을 가진 김석현은 떠나기 며칠 전에 이태호가 준 단약으로 다시 한번 돌파했다. 그래서 지금 그는 이미 9급 무황의 내공에 도달했다.8품 무황의 내공을 지닌 류서영도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김석현 씨, 내공이 그렇게 높으면 굳이 나설 필요가 없지 않아요? 이태호 오빠 말 못 들었어요? 상대는 내공이 가장 높은 사람이 겨우 7급 무황이라잖아요. 아무래도 내가 나서는 게 좋을 것 같아요.”그런데 그때 연희도 웃으며 한마디 했다.“서영 씨, 서영 씨도 이미 8급 무황이잖아요, 내 생각엔 서영 씨도 아닌 것 같아요. 기회를 나에게 줘요. 나는 7품 무황이니 딱 좋아요, 그리고 범용과 전창민 세 사람과 한두 명 더 도와주면 충분해요.”연희 등이 앞을 다투어 싸우기를 원한다는 걸 상대편 사람들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이태호가 웃으며 입을 열었
“쯧쯧, 예뻐요, 다 너무 예뻐요. 선배님, 우리는 사람이 좀 많잖아요, 그러니 두세 명씩 나눠야 할 것 같아요. 하하.”콧수염은 침을 꿀꺽 삼키며 음탕한 표정으로 말했다.한성연은 이런 상대방의 이런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앞으로 한 걸음 나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왜 안 가고 돌아왔나 했더니 색마들이었구나. 종문의 얼굴에 먹칠하고 있어.”“하하, 이 계집애 마음에 들어. 이따 나한테 양보해 줘.”그러자 상대편에서 한 노인이 나서서 껄껄 웃었다.한성연은 비꼬는 듯한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말했다.“양보? 내가 보기엔 네가 나한테 죽임을 당할 것 같은데? 이 꼬락서니로 우리한테 달려든다고? 자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범용은 주먹을 불끈 쥐고 상대를 노려보며 말했다.“성연 동생, 저들과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고 그냥 죽여버려.”“쯧쯧, 산수들이 감히 우리 노요종의 제자들에게 큰소리치다니.”두목 이호원은 차갑게 웃으며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이태호는 종문에게 미움을 사고 싶지 않지만 상대방의 모습을 보니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손봐줘야 할 것 같았다.이태호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여자와 가족을 건드리는 것이 가장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정연아, 노요종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어?”백정연은 고개를 저었다.“정말 처음 듣는 종문이에요. 하지만 저들의 태도를 보니 이 종문의 제자들도 내공이 낮지 않은 것 같은데 좀 큰 종문이 아닐까 싶어요.”“하하, 우리 노요종을 못 들어봤다고?”이호원은 이태호 일행이 그들의 종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을 보고 더욱 기뻐했다. 이런 무식한 사람이니 분명 산수일 것이다.산수 정도라면 내공도 높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조금 있으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산수 정도라면 다른 종문의 미움을 살까 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됐다.그는 크게 웃고 나서 입을 열었다.“우리 노요종은 단지 잘나가는 종문일뿐 아니라 이류 종문이야. 너희가 미움을 살 수 있는 그런 종문이 아니란 말이야.”
“6급 무황, 6급 무황의 내공을 지닌 강자도 있다니!”콧수염이 눈을 비비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장청아도 한 발짝 앞으로 나와 기세를 펼쳤다.“말도 안 돼. 6급 무황이 또 한 명 있다고?”맞은편에 있는 노요종 제자들은 이 상황에 하나같이 눈이 휘둥그레진 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산수가 아니었단 말인가?게다가 이런 내공을 지는 사람 한 명만이라도 골치 아픈데 지금 세 명이나 나타났다.“헤헤, 나도 한번 싸워보고 싶어요!”백지연은 주먹을 쥐며 3급 무황의 기세를 뽐냈다.“지연 씨, 지연 씨는 내공이 너무 낮으니 나설 필요 없어요. 이런 일은 우리에게 양보해요.”서중산이 한발 앞서 기세를 풀었는데 그는 7급 무황의 내공이었다.“뭐야! 이번에는 7급 무황이야?”서중산의 내공을 본 이호원은 놀라서 멍해졌다. 이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나와도 무황의 내공을 지닌 강자라니, 게다가 내공이 좀 낮은 사람이 3급 무황이라니 어이없었다.“헤헤, 무왕 내공을 지닌 자들을 내가 맡으면 안 될까요?”백지연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젠장, 저자들은 모두 강자야.”제자 한 명이 멍해 있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젠장, 이 사람들 어떻게 된 거예요? 여기서 가지도 않고 우리를 기다리더니, 하나같이 내공이 그렇게 높았다고요? 일부러 우리에게 덫을 놓은 거예요?”“”그만해, 저자들은 내공이 너무 높아, 빨리 뛰어!”다른 제자들도 깜짝 놀라며 뛰쳐나갔다. 그자들의 내공은 그들을 완전히 짓밟을 수였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단 말인가?아쉽게도 이렇게 많은 강자를 상대로 그들이 도망갈 기회는 없었다.백지연 일행은 곧 그 뒤를 쫓아갔다. 한껏 전투를 기대하고 있던 그들은 조금도 봐주지 않고 자신의 무기를 펼치며 곧 상대방 몇십 명을 죽였다.“이류 종문의 제자들이 이렇게 뻔뻔할 줄은 정말 몰랐어.”땅 위의 시체들을 바라보며 이태호가 중얼거렸다.백정연은 담담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마 우리가 배경도 없는 산수인 줄 알았을 거예요. 게다
“이놈들의 시체는 신경 쓰지 말라는 거지? 어차피 이쪽에는 아무도 없으니 우리가 빨리 이곳을 떠나면 문제없을 거야. 조금 있으면 분명 요괴들이 잡아먹을 거야.”신수민은 잠시 생각해 본 후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이태호는 곧 손바닥을 펴 비검을 꺼낸 후 앞을 향해 내던졌다.“가자, 최대한 빨리 여기를 떠나야 해. 이 근처에는 아무도 없으니 아무도 우리가 한 짓인지 모를 거야.”비검은 곧 모두를 태우고 출발해 빠르게 앞으로 날아갔다.“뭐가 두려워요, 그들은 단지 이류 종문의 제자들일 뿐이잖아요. 헤헤, 우리는 곧 일류 종문에 가입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상대 종문 사람들이 우리가 한 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감히 와서 따지지 못할 거예요.”백지연은 비검 위에 앉아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한 노인이 어두운 표정으로 화를 버럭 냈다.“내 말을 의심하는 건가요?”이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상대방이 알게 되면 나중에 길에서 우리를 귀찮게 할까 봐 그래.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거 아니겠어? 게다가, 우리는 아직 종문에 가입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먼저 종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겠어?”신수민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자기, 난 여전히 걱정돼. 은재의 내공이 그렇게 낮고 아직 이렇게 어린데 누군가의 반발을 불러일으킬지 모르겠어.”이태호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그제야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사숙은 종주야. 누군가 반대한다고 해도 무효야. 게다가 은재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무왕이 되었으니 내공이 낮지는 않아. 나중에 은재의 천부적인 재능으로 강자가 되는 것도 조만간 있을 일이야.”이태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만약 누군가 심하게 반대한다면 내 4품 중급 연단사의 신분을 폭로할 거야. 내 이 신분을 알고 난 후 누가 감히 입을 다물지 못하는지 두고 볼 거야.”“하하, 그래요, 오빠 신분이 나오면 아무도 함부로 말하지 못할 거예요, 하하, 4품 중급 연단사, 그
이태호는 웃으며 손을 내밀어 인사했다.“여러분, 우리는 천청종 종주 남두식을 찾으러 왔습니다.”“허허, 웃기는 자식이군, 우리 종주를 아느냐? 넌 누구야?"그 남자는 그 말을 듣고 껄껄 웃기 시작했다.또 다른 제자 한 명이 물었다.“너희들 좀 봐, 산수에 세상 물정 모르는 꼬맹이들이 어떻게 어떻게 우리 종주님을 안다고 그래?”한 꺽다리도 말을 보탰다.“감히 우리 종주님의 이름을 부르다니,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죽고 싶은 사람은 너희인 것 같은데? 이분이 누군지 알아? 허허, 이분의 미움을 사려 하다니? 너희들 앞으로 살아남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어. 이분은 너희 종주의 사질이시다.”그러자 상대의 말에 화가 잔뜩 치밀어 오른 백지연이 앞으로 나서서 한마디 했다.“사질?”꺽다리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웃으며 말했다.“계집애야, 너무 큰소리치면 안 돼. 우리 종주께 무슨 사질 같은 것이 있다는 걸 들어본 적이 없어. 거짓말하지 마.”“너...”백지연은 이를 악물고 주먹을 쥐었다.상대는 백지연이 주먹을 쥐자 물러날 생각 없이 호통쳤다.“왜 그래? 싸우고 싶어? 여기는 천청종이다, 너희가 감히 손을 쓴다면 살고 싶지 않다는 거나 다름 없을 것이다.”“자기, 이, 이걸 어쩌지?”신수민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렇게 산 앞에 도착해서 들어갈 수 없을 줄이야.이태호도 눈살을 찌푸린 채 다른 쪽을 보더니 갓 안으로 날아가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저 사람들도 천청종의 제자가 아닌데 어떻게 날아갈 수 있는 거야?”꺽다리가 대답했다.“아, 저 사람들은 저쪽 편전에 가서 무예를 겨루려는 거야. 최근에 제자들을 모집하고 있거든. 지금은 저쪽만 당신들 같은 산수들이 지나가는 것을 허락할 수 있어. 이쪽은 주전으로 가는 길이라 우리 종문의 제자들이 아니면 갈 수 없어.”“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지?”그때 마침 지나가던 한 노인이 이쪽 상황을 보고 바로 날아와 물었다.그러자 꺽다리 등이 공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나 장로님, 이 산수들이 종주를 만
종문 앞.허공에 선 선우정혁은 온몸에서 기운이 들끓었고 그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저절로 펄럭거리면서 휘날렸다. 그는 10리 밖에서 멈춰선 작은 산만한 은백색 비행선을 바라보았다.비행선에 있는 조정운은 선우정혁이 나타난 것을 보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포권을 취하고 나서 말했다.“선우 도우를 뵙습니다.”조정운은 성왕 경지의 대능력자이지만 4급 성왕 경지라 선우정혁보다 한참 뒤떨어져서 예를 갖추고 먼저 인사했다.비행선에 있는 수십 명의 살기등등한 조씨 가문의 장로들을 보자 선우정혁은 그들이 찾아온 이유를 모른 척하면서 물었다.“어쩐 일로 왔지? 우리 태일종과 싸우러 왔는가?”조정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이태호가 자기 가문의 천교와 장로를 죽인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했다. 그러고 나서 조정운은 당연하듯이 말했다.“선우 도우, 저는 그냥 이태호 저놈만 원합니다. 저놈을 죽이지 않으면 한을 풀 수가 없습니다!”그의 말은 곧바로 태일종 내에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특히 종문 제자들이 이태호가 조씨 가문의 천교와 몇몇 성자급 장로를 죽였고 마지막에 9급 성자 경지인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자 태일종이 발칵 뒤집어졌다.“헐! 이 장로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하신 거야?”“성자급 장로를 세 명이나 격살한 후 마지막에 내공이 9급 성자인 조시환의 손에서 도망쳤다고?”“와, 이 사형은 정말 괴물 따로 없네. 이제 얼마 지났다고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마저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한 거지?”“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까지 찾아와서 2급 성자 경지인 이 사형을 처치하려고 하다니. 이건 천남 수행계에서도 전혀 없었던 일 거야.”“...”경악을 금치 못한 제자들에 의해 종문이 떠들썩해졌다.요광섬에서.신수민 등 여인들은 연공방에서 폐관 수련 중인 이태호를 바라본 다음 종문의 고공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놀라움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들은 이태호가 며칠 전에 천지의 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간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사건이 있
4대 종문과 3대 가문은 천남 지역의 패주로서 그들의 제자를 감히 건드리는 자가 거의 없었다.실력이 동등한 세력이라도 상대방이 소속된 세력의 체면을 어느 정도 봐줄 것이다.이로써 조씨 가문의 가주 조정운이 자기 가문의 천교와 몇몇 장로들이 죽은 소식을 듣고 얼마나 화났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 눈썹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종주님, 조씨 가문에게 이 일은 그냥 오해라고 설명하면 안 될까요?””그가 말하자마자 제6봉의 봉주 윤하영은 벌떡 일어나서 패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종주님, 저희 태일종은 태일성지의 하급 세력이고 천남의 우두머리인데 조씨 가문을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요? 그냥 무시하세요.”옆에 있는 제5봉의 연태건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창망산맥에 갔을 때 이태호는 신소문의 천교를 격살해서 우리 태일종은 신소문과 이미 원수를 맺었는데 이번에 또 조씨 가문을 건드렸습니다. 조씨 가문과 신소문의 성왕이 손을 잡으면 큰 문제가 될 겁니다.”연태건의 말을 들은 맹동석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연 봉주, 무슨 말이야? 그럼 조씨 가문의 성왕이 찾아온다면 우린 제자를 순순히 내줘야 한단 말인가?”맹동석에게 꾸중을 들은 연태건도 난감한 기색을 띠면서 급히 손사래를 쳤다.“그런 뜻은 아니네. 다만 실사구시대로 얘기할 뿐이야. 만일 그 조씨 가문의 성왕이 정말 직접 나서서 신소문과 손을 잡으면 우리 태일종이 아마...”연태건은 뒷말을 잇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뜻을 알아챘을 리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이태호가 상대방을 죽인 행위가 너무 무모했다고 여겼다. 그냥 상대방이 다치게 했으면 종문에게 이렇게 큰 폐를 끼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기는커녕, 이태호가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조씨 가문의 성왕이 그렇게 만만한가?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연태건의 말에 안색이 어두워졌다.특히 이태호와 같은 배
잠시 후, 조씨 가문의 상공에서 조정운은 음침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꼿꼿이 비행선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출발 준비를 한 수십 명의 조씨 장로들을 바라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나와 같이 태일종에 갑시다.”지금 조정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조씨 가문의 체면은 이번에 백수산맥에서 발생한 일로 인해 완전히 구겨졌다.천교뿐만 아니라 장로 세 명이나 죽었다.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조씨 가문은 천남 4대 종문과 같은 최정상 세력이 아니지만 그래도 성왕급 수사가 있는 대가문이었다. 온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 이태호에게서 낭패를 보았다.지난 창망산맥에서 이태호는 조광학의 팔을 잘랐다. 이에 조씨 가문은 화났지만 동부 유적지에서 일어난 일은 젊은 세대들 간의 싸움이기에 성왕급 수사가 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조씨 가문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이번에도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개나 소나 조씨 가문의 머리 위에서 날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조정운은 태일종에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비행선을 몰고 별똥별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의 눈에 섬뜩한 살기를 띠었다....이와 동시에.태일종의 제1봉 대전에서 선우정혁은 상석에 앉았고 그의 좌우 양쪽에는 9대 봉주들이 모였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선우정혁의 정중한 표정과 동료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무슨 심각한 일이 일어났음을 눈치챘다.왜냐하면 대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종주는 9대 봉주를 이곳에 불러서 논의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맹동석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종주님, 종문에 무슨 큰일이 생겨서 저희를 이곳이 부르신 겁니까?”맹동석의 말에 주변에 있는 다른 봉주들도 일제히 선우정혁을 바라보았다.그들도 속으로 똑같은 의문을 품었다.의자에 앉은 선우정혁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에 확실히 큰일이 있어서 자네들을 부른 거네.”그러고 나서 그는 이태호가 백수산맥에서 천지의
조씨 가문의 산소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조정운은 조시환의 보고를 들은 후 손을 세게 의자의 손잡이에 내리치자 손잡이는 순식간에 가루로 부서졌다.“간덩이가 부었군!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세 명이나 참살하고 도망쳤다니! 우리 조씨 가문은 안중에도 없군!”의자에 앉아 있는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자기의 아들이 격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는 가장 먼저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 그리고 10여 명의 장로를 파견했다. 이태호를 추격하고 포위했지만 이태호가 마지막에 도망쳤다.그야말로 조씨 가문에게 극심한 모욕감을 안겨 주었다.조정운이 어찌 화나서 펄펄 뛰지 않을 수 있겠는가?주변에 모인 장로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이태호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올랐다.“가주님, 우리 직접 태일종에 찾아가서 선우정혁보고 이태호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정운아, 소주와 몇몇 장로들이 이대로 헛되이 죽게 할 수 없네!”“가주님, 차라리 태일종과 싸웁시다! 전에 태일종이 신소문의 천교도 죽였으니 마침 우리는 이 기회에 신소문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지지하는 자도 있고 반대하는 자도 있었다.바로 이때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한 노인이 일어서서 말했다.“가주님, 심사숙고하셔야 합니다. 대장로의 보고에 따르면 이태호는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쳤습니다. 천남의 각 종문에는 이런 보물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태호는 태일종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으니 중주 성지에 있는 천교라 할지라도 이자보다 더 뛰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허공전송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중주의 성지, 아니면 동황의 세가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셋째야, 남의 사기를 부추기고 자신의 기세를 꺾지 마!”성격이 불같은 장로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소. 삼장로는 이태호에게 놀라서 정신이
천리 밖에 있는 한 고요한 평원의 상공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번쩍거렸고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높이가 1장 되는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 이윽고 한 청년 남자가 그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이 청년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다. 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였다.다행히 대허공전송부는 그를 낯선 곳으로 전송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이 평원은 그가 알고 있는 곳으로 태일종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는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영단 두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강력한 약효는 영기로 변해서 그의 육신에 퍼졌고 어긋난 오장육부와 파손된 경맥을 회복시켰다.“아까 정말 위험했어. 하마터면 조시환의 손에 죽을 뻔했네.”이태호는 신식을 체내에서 거둔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9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 정말 강대했다. 조시환의 일반 공격에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고 심지어 전송부를 부숴버리고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이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을 아직 실컷 구경도 못했는데 바로 조시환의 앞에서 사용했다.“빌어먹을 조씨 가문!”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파서 욕설을 퍼부었다.“앞으로 조씨 가문보고 천배 갚게 할 거야.”대허공전송부는 성왕급 대능력자가 제련한 옥부였다. 천남 지역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산수(散修)들도 얻기 힘든 보물이었다.그러니 이태호가 어찌 조씨 가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체내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잡생각을 그만두었다.‘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쫓아올 수 있으니 일단 종문으로 돌아가자.’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두 시진 후, 이태호는 태일종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태일종은 구름을 꿰뚫고 우뚝 솟은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웅장하고 험준하며 영기가 그윽했다.태일종의 구역에 들어선 이태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곧바로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요광섬에
한편, 조시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어? 아직 안 죽었네?”그는 9급 성자급 수사로서 지금은 성왕 경지의 문턱에 이르렀다.조시환의 육신은 이미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갔다. 그의 혈액은 황금색으로 되었고 육신의 힘은 진룡과 견줄 수 있으며 태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 조시환은 조씨 가문의 대장로로서 과거에 수많은 2급 성자급 수사를 참살하였다.이태호가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일지라도 기껏해야 3급 성자급 수사와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그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조시환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시환은 놀라움을 뒤로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태호를 비웃었다.“이제 또 무슨 수단이 있는지 보자!”이제 방어 영보의 도움이 없는 이태호는 조시환에게 있어서 덩치가 조금 큰 개미에 불과했다. 그가 힘을 쓰면 바로 짓밟아 죽일 수 있었다.이와 동시에.힘겹게 조시환의 치명적인 공격을 막아낸 이태호도 상황이 안 좋았다. 그의 몸은 큰 산에 부딪힌 것처럼 아팠고 오장육부의 위치가 어긋났으며 피를 토하였다. 그는 심각한 내상을 입어서 체내의 영기가 거의 정체되었다.이태호는 전송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당장 전승부를 부숴버렸고 원신으로 주변에 있는 천지의 힘과 연결하였다.대허공전송부가 부서진 순간에 주변의 공간이 파멸되면서 공간 통로가 생겼다.주변의 공간이 불안정해졌고 이태호의 앞에 수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본 조시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태호가 방금 부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챘다.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대… 대허공전송부?!”조시환은 깜짝 놀랐지만 이태호를 향해 주먹 공세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나 이미 허공의 힘에 감싼 이태호는 곧장 주변의 공간을 찢어서 산골짜기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이태호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 믿기지
순식간에 주변 10여 리에 있는 허공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고 수많은 거미줄 같은 공간의 틈새가 나타났다.깨진 틈새에서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서 어둡고 허무한 공간을 드러냈다.조시환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거렸고 살기가 극에 이르렀다. 이태호의 종적을 알게 되고 나서 조시환은 곧바로 날아왔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마자 조보성이 격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엄청난 충격을 받은 조시환의 분노가 최고조로 차올랐고 이태호에 대한 살기가 더욱 깊어졌다.조보성이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인데 또 이태호의 손에 죽다니!조시환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는 강렬한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네 이놈! 오늘 내가 꼭 네 놈을 죽일 거야!”조시환은 이를 갈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9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팽배한 영기가 빛기둥처럼 뿜어져 나왔고 허공에서 공포스러운 굉음을 냈다.격렬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래와 자갈을 휩쓸고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격렬한 음폭 소리가 들려왔다.위기가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주저 없이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바로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주입하였다.손바닥만 한 현황종이 ‘땡’ 소리를 내면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우렁찬 종소리를 냈고 사방에서 들끓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은 순식간에 진압되어 가루로 되었다.이어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내려오면서 이태호의 주변에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조시환이 날린 주먹 공격들이 현황종의 보호캡에 부딪히면서 보호캡이 흔들렸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은 이태호를 훨씬 능가했기 때문이다.보잘것없는 중급 영보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현황종에서 도자기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청아가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태호는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균열이 촘촘히 난 것을 발견했고 수시로 깨질 것처럼 보였다.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조보성은 용처럼 강한 기운을 발산한 긴 창을 휘두르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그의 창법이 강력하고 화산을 꺾을 기세를 내뿜었으며 창살은 진룡처럼 스쳐 지나가는 모든 물건을 부숴버렸다.주변의 공간마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고 찢어져서 수많은 거미줄 같은 틈새가 나타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조보성은 이태호의 눈앞에 다가왔다. 이태호의 안색이 확 변했고 적소검을 들고 앞으로 내리찍자 천 장이나 높고 금선(金線)과 같은 검기가 생성되면서 허공을 가르며 덮쳐온 창끝을 내리쳤다.“챙! 챙!...”하늘에서 병기가 격돌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번 부딪힐 때마다 생성한 거대한 충격파는 마치 여름의 천둥소리와 같은 굉음을 냈다.주변 수 리 내에 있는 대지나 골짜기를 모두 초토화시켰다.조보성은 이태호와 싸울수록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이미 전력을 다했으나 이태호는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다.오히려 이태호가 날린 일격에 그가 창대를 쥐고 있는 손아귀가 아팠고 온몸의 기혈이 솟구쳐 올랐다.조보성은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고 또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신보다 경지가 높은 수사와 싸울 수 있는 천교의 특성 때문에 일반 수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이 점을 알아챈 조보성은 조시환이 올 때까지 이태호를 붙잡으려고 하였다.이태호도 조보성의 의도를 눈치챘다.그의 신식은 수십 리 밖에서 엄청난 기운을 내뿜으면서 빠르게 이쪽으로 날아온 10여 명의 수사가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그래서 이태호는 속으로 더욱 초조해졌다.‘젠장! 이대로 가다간 내 체내의 영기가 바닥이 날 거고 오래 버틸 수 없어! 일단 이 사람을 해결한 다음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치자!’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팠다. 대허공전송부를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바로 사용해야 한다니.그러나 지금 전투 중에 있어서 정신을 분산시켜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그가 들고 있는 작은 산봉우리와 같은 현황봉이 점점 커지면서 웅장한 신산(神山)으로 되어
조부성은 허공에 서서 이태호가 자신의 기습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의아해했다.자신의 내공은 3급 성자 경지이고 또 몰래 습격한 것인데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한순간에 반응하기 힘들 것이다.이태호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을 느끼면서 조부성의 표정이 굳어졌고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창망산맥에서 돌아온 가문 장로들과 제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그때 이태호는 8급 존황 경지의 수사에 불과했다.그러나 그는 두 달 만에 2급 성자 경지의 수사로 되었다.조부성은 수련 속도가 이렇게 빠른 수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이와 동시에.긴 창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한 이태호도 지금 이 백수산맥의 곳곳에 조씨 가문의 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내가 소홀했군. 조씨 가문의 반응이 이렇게 빠른 줄은 몰랐어. 반나절 만에 2천 리 밖에서 여기로 찾아왔다니.’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적소검과 현황 이화봉 두 영보를 바로 꺼냈다.영보를 꺼내서 계속 싸우겠다는 자세를 취한 이태호를 보면서 조보성의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고 냉소를 흘리면서 말했다.“이태호, 순순히 항복하면 살려줄 수 있어!”조보성은 거만하고 경멸한 말투로 말했지만 실은 이태호를 감히 무시하지 못했다.어쨌든 2급 성자 경지의 조명곤과 조해룡이 모두 이태호의 손에 죽었으니까.그는 말하면서 몰래 영패로 수십 리 밖에 있는 조시환에게 연락하였다.수십 리 밖의 비행선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조시환은 갑자기 허리에 찬 영패의 진동을 느꼈다.그가 신식으로 영패를 한번 훑어보고 나서 눈을 번쩍 뜨고 갑판에서 벌떡 일어섰다.“드디어 찾았군!”조시환은 흥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곧바로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조보성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동시에 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정보를 받고 급속히 날아왔다....산골짜기 상공에서. 영보를 꺼낸 이태호는 조보성의 말을 듣고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이태호는 헛소리하지 않고 온몸의 검의를 내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