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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Author: 손이영
“가져가!”

간단한 한마디였지만 거부할 수 없는 압박이 느껴졌다.

온다연은 고개를 숙이고 여전히 카드를 받지 않았다.

유씨 가문에서 10년을 지낸 그녀는 유강후가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이런 사람은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통제했고 호의 속에 잔인한 가시에 숨겨져 있다.

그의 평범한 말 한마디로 온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다르게 보게 할 수 있다.

또한 마찬가지로 가벼운 말 한마디로 죽기보다 못 하게 할 수도 있다.

수년 동안 온다연은 그것을 경험하지 못해 본 것이 아니다.

유강호의 “이곳을 네 집처럼 생각해”란 말에 온다연은 마치 피난처를 얻은 것 같았었지만, 자기더러 “유씨 가문과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한 말 때문에 몇 년 동안 괴롭힘을 당했다.

유강후는 호의를 마음대로 주었지만 단호하게 거두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그의 동정심은 은혜이지만 괴롭힘이기도 했다.

온다연은 더 이상 그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

왜 유강호가 갑자기 다시 친절하게 대해주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공기 중에 퍼지는 위험한 기운이 그녀를 도망치고 싶게 만들었다.

하지만 온다연의 직감은 카드를 받는 것이 좋을 거라고 말했다.

온다연은 입술을 깨물고 카드를 받았다.

“고마워요, 삼촌.”

유강호는 그녀의 행동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유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다면 생각하면 학교 근처에 더 좋은 집을 구해.”

유강호의 말투는 담담했다.

“고양이를 새로 사도 돼.”

고양이?

온다연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3년 전, 오랫동안 키우던 고양이가 누군가가 악의로 놓은 약을 먹고 죽었는데 하필 그때 유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외출하고 유강호만 집에 남아있었다.

당시 온다연은 인생에서 가장 큰 용기를 내어 울면서 의사를 불러 고양이를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유강호는 곧 숨을 거두려는 고양이를 무심하게 쳐다보고는 자리를 떠났다.

온다연은 생명에 하찮게 생각하는 듯 무관심으로 가득 찬 그 차가운 표정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고양이는 죽었고 유강호는 곧 M 국으로 떠났다.

그렇다면 방금 유강호가 한 말은 그때의 일을 보상하려고 한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

주먹을 쥐었다 다시 펴면서 온다연은 일부러 덤덤한 척 말했다.

“괜찮아요. 사실 기억이 잘 안 나요.”

너무 억지로 행동한 게 티가 났는지 유강후는 살짝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때는 내가 급해서...”

“삼촌.”

처음으로 온다연이 먼저 그의 말을 잘랐다.

“전 예전의 기억이 거의 없으니 그 일은 다시 언급하지 마세요.”

온다연은 ‘거의’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예전의 기억이 거의 없다고?

유강호가 얇은 입술을 천천히 깨물자 원래도 차가웠던 기운이 더욱 낮아진 듯했다.

빛과 어둠 사이에서 공기는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로 물든 것 같았다.

위험하지만 닿고 싶게 말이다.

한참 지나 유강후는 입을 열었다.

“늦었으니 가서 쉬어.”

온다연은 사면을 받은 듯 불끈 쥔 주먹을 마침내 풀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인사하고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잘 자요.”

유강호의 시선이 닫힌 문으로 향했다.

문 뒤에 있는 소녀가 어떤 당황한 표정을 지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도 새끼 짐승처럼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을 것이다.

“잘 자요”라고 말하던 온다연의 부드러우면서도 겁먹은 목소리를 떠올리자 유강후의 차가운 눈빛이 갑자기 모호한 색으로 물들었다.

다음 날 일어나 보니 비는 이미 그쳤다. 유강후는 방에서 나오자마자 이권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을 보았고 손에는 종이봉투에 싸인 아침 식사를 들고 있었다.

이권은 신발을 갈아 신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다연 양은 왜 이렇게 일찍 갔어요?”

단추를 채우던 유강호는 급히 멈췄다.

갔다고?

“그리고 다연 양이 쓰레기통에 금색의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봤는데 호기심에 살펴보니 은행 카드였습니다.”

유강후는 순식간에 표정을 변하며 차가운 눈빛으로 이권의 손에 쥐어진 은행 카드를 바라보았다.

어젯밤 자신이 온다연에게 주었던 카드였다.

감히 그것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유강후는 천천히 눈을 가늘게 떴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분노가 서서히 솟구쳐 올랐다.

그렇다. 유강호가 선물한 물건이 쓰레기로 버려진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온다연의 대단한 용기에 유강후는 그녀가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보고 싶었다.

이때 이권이 덧붙였다.

“그건 그렇고. 도련님, 지난번에 요청하신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날 밤 그 사람은 다연 양이 맞았어요.”

그리고 망설이다가 계속 말했다.

“다연 양은 미드나잇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유강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숨을 내쉬며 살기를 드러냈다. 주변 공기마저 위험한 기운으로 물들었다.

이권은 오랫동안 유강호를 따랐지만 그가 말 한마디 때문에 표정이 확 바뀌는 것은 처음 봤다.

하지만 감히 그 이유를 묻지 못했다.

집에서 4, 5일 동안 쉬자 온다연은 마침내 몸이 회복했다.

온다연은 간단히 짐을 싸고 제일 병원으로 갔다.

주희는 온다연이 온 것을 보고 매우 기뻐했다.

“누나, 며칠이나 저를 보러 오지 않았잖아요.”

온다연은 주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일하느라 바빴어. 우리 주희가 이제 의사 말을 잘 들을 만큼 커서 누나가 훨씬 더 편해졌어.”

주희는 온다연이 가져온 수프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말했다.

“누나, 정말 저한테 맞는 골수를 찾을 수 있어요?”

온다연의 눈빛은 애매했지만 곧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연히 가능하지. 지금 정보가 워낙 발전했으니 당연히 가능할 거야.”

주희는 덧붙였다.

“그럼 다음 주 우리 형 기일에 누나와 같이 가고 싶어요. 작년에 제가 아파서 가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이때 온다연의 휴대폰이 울렸고 확인해 보더니 말했다.

“주희야, 난 학교로 돌아가야 해.”

그러자 주희는 온다연에게 윙크하며 말했다.

“형수님,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다 나으면 형수님을 먹여 살릴게요.”

온다연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얼굴을 꼬집었다.

“꼬맹이가 또 큰소리치네. 빨리 나아. 내일 보자.”

학교로 돌아와 보니 오늘의 임무가 학교 제약 그룹 투자자를 맞이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연두색 한복이 온다연의 볼륨감 있는 몸매를 감싸고 있었고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는 청록색 비녀로 뒤쪽에 고정되었다.

전체적으로 매력적이었으며 우아함도 넘쳤다.

임혜린은 온다연의 허리를 찌르며 말했다.

“야, 너 또 살이 빠졌네. 돈 때문에 목숨은 신경 쓰지도 않는 거 아니야? 주한이 죽은 지 몇 년이 지났고 너희는 그냥 친구 사인데 왜 그렇게 너 자신을 힘들게 해.”

임혜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온다연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주한의 죽음은 너 때문만이 아니야. 네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

그녀가 말할 때 검은색 벤틀리 몇 대가 천천히 시야에 들어왔다.

문이 열리자 학교 선생님들에게 둘러싸인 기세가 남다른 남자들이 온다연의 눈에 보였다.

고급 소재의 흰색 셔츠는 남자의 튼튼하고 가는 허리를, 검은색 바지는 길게 뻗은 다리를 감싸고 있었고 그 모습은 고상하며 위풍당당했다.

온다연은 눈빛이 흔들리더니 재빨리 눈을 내리깔았다.

유강후?

유강후가 경천 제약의 투자자였다고?

이때 유강호가 차가운 눈빛으로 시선을 피하는 온다연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한복을 입고도 드러난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에 눈이 닿자 그의 눈빛에는 차가움이 더해졌다.

사람 속에 숨어 있어도 온다연은 유강후의 시선이 느껴져 저도 모르게 치마를 잡아당기며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곧 유강호는 온다연에게 다가왔다.

그의 차가운 시선이 온다연에게 멈췄고 그녀의 하얀 목이 드러난 것을 보자 갑자기 유강후는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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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다연은 꼼짝도 못 하고 눈을 감고 못 들은 척했다. 유강후는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갑자기 허리를 굽혀 그녀를 안아 올렸다.온다연은 놀라서 심장이 멎을 것 같았고 그녀가 막 눈을 뜨려고 하자 유강후는 다시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그는 온다연을 침대 안쪽으로 조금 옮긴 후 신발을 벗고 그녀 옆에 누웠다. 병원의 침대는 매우 작았다. 두 사람은 불편하게 누워 있었다. 특히 온다연은 유강후를 매우 두려워했다.유강후의 카리스마와 그의 체향이 공기 속을 가득 채웠다. 온다연이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그의 냄새로 가득했다. 유강후의 몸은 그녀의 등에 달라붙었고 온다연은 그 열기로 인해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하지만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고 나무처럼 굳어있었다. 온다연은 유강후가 그녀의 침대에 누울 거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이런 작은 병원 침대에 말이다. 유강후는 결벽증이 있지 않았던가?온다연은 긴장해서 울고 싶었고 손바닥은 땀으로 흥건했다.하지만 유강후는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뉴스를 보기 시작했고 문자도 몇 개 보냈다.시간은 그렇게 1분 1초 지났고 온다연은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하다가 약의 작용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긴장이 풀리면서 몸이 나른해지자 그녀의 손은 자기도 모르게 유강후의 무릎 위로 미끄러져 떨어졌다. 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가늘고 작고 부드러웠다. 그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손을 유심히 쳐다보았다.손톱은 짧았고 매니큐어 같은 것을 바르지 않아 깨끗해 보였다. 손가락은 통통했고 귀여웠다.이때 온다연이 갑자기 손을 빼갔고 몸을 뒤척이며 유강후에게 얼굴을 대고 돌아누웠다. 그리고 손과 발도 그의 몸에 걸치면서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하니야, 기다려...”그녀의 머리카락은 여전히 젖은 상태로 얼굴에 붙어있었다. 머리카락이 검었기 때문에 얼굴이 유난히 하얘 보였다.온다연의 이목구비는 유난히 예뻤고 피부도 하얗고 입술 옆에 보일락 말락 하는 점마저도 매력적이었다.그런데 두 눈은 수줍게 생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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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다연은 더 긴장하며 고개를 푹 숙이고 말까지 더듬었다.“아니에요. 거짓말 아닌데요.”그녀가 한 말은 사실이다. 온다연이 13살 때부터 심미진은 그녀를 거의 상관하지 않았다. 그녀가 아프다는 일을 언급하지 말든지 결과는 마찬가지이다.사실 유하령이 온다연의 배를 찰 때 심미진은 아마 내장을 다쳤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심미진은 온다연에게 4만 원을 주면서 스스로 진료소를 찾아가 보라고 했다. 그리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 후, 온다연은 유씨 저택에 거의 돌아가지 않았고 심미진에게 자기가 괴롭힘을 당한 일도 말하지 않았다.게다가 3년 전 유강후와 그 일이 있고 난 뒤 유하령은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온다연을 더욱 미워하게 되었다.유하령은 그녀의 머리채를 뽑고 뺨을 때리고 밥에 압정을 넣고 침대에 작은 동물까지 던졌다. 게다가 몇 번은 깡패들을 찾아 그녀를 골목에 틀어박고 죽을 때까지 때렸다. 그러면서 온다연의 내장은 더 심하게 다치게 되었다.지금 생각해 보니 그녀가 이렇게 된 것은 유강후와 관계가 있는 것 같았다.그런 생각에 온다연의 눈은 더 아래로 처졌고 도시락을 쥔 손도 가볍게 떨리기 시작했다.갑자기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던 유강후는 잡고 있는 그녀의 턱을 놨다. 그러자 온다연의 얼굴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생겼다.피부가 이렇게 부드럽다고?유강후의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그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아, 나는 누가 나한테 거짓말을 하는 게 제일 싫어.”그러자 온다연이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삼촌, 저 거짓말 안 했어요.”그렇게 말하며 온다연은 손을 앞으로 옮기면서 도시락으로 유강후의 손목을 스쳤다.그러자 도시락의 뜨거운 온도에 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온다연의 손바닥을 보자 이미 빨갛게 덴 것을 발견했다.화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도시락이 이렇게 뜨거우니 분명 엄청 아팠을 것이다.유강후의 눈빛은 더 차가워졌고 턱선은 더 날렵해졌다.“다연아, 안 아파? 아니면 아픈 걸 잘 참는다고 생각해?”그러면서 유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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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10화

    “꿈에서 제가 얼어붙을 듯한 방에 갇혀 있었어요. 너무 추워서 거의 죽을 뻔했는데 대표님이 나타나 저를 구해 주셨어요. 그리고 낯선 남자와 할머니가 저를 때리려 했는데 정말 무섭고 무자비했어요.”온다연은 고개를 갸웃하며 유강후를 쳐다봤다.“강 대표님은 대체 제게 어떤 사람이었나요? 왜 제 꿈에 자꾸 대표님이 나오는 거죠? 그것도 전부 나쁜 일들에서만요.”유강후는 속이 쓰린 듯 온다연을 한참 동안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네 남편이었다고 하면 믿을래?”온다연은 얼굴이 순간 빨개지더니 곧장 베개를 들어 유강후를 향해 던지며 화를 냈다.“정말 너무 싫어요! 그런 농담 하나도 안 웃기거든요!”유강후는 아침에 안심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마음이 서서히 무거워졌다.그는 온다연을 배신한 적은 없었지만 그녀가 입은 상처 대부분이 자신과 얽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유하령은 감옥에 갔고 유자성은 척박한 사막으로 발령이 났으며 강혜숙은 분노 끝에 중풍에 걸렸다. 하지만 그것으로 온다연이 받은 상처가 치유될 리 없었다.그리고 자신 또한 유씨 가문의 사람이었으며 그들과 같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어떻게 해야 온다연이 과거의 상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어쩌면 온다연의 기억 상실은 하늘이 준 새로운 기회일지도 몰랐다.유강후는 떨어진 베개를 주워 온다연의 등 뒤에 놓으며 낮게 말했다.“농담이었어. 하지만 우리가 전에 알던 사이였던 건 사실이야. 사실을 난 예전에 당신 팬이었거든.”그는 온다연의 침대 옆에 앉아 과거를 떠올리며 천천히 이야기를 꺼냈다.“처음 너를 알게 됐을 때, 너는 아직 어린 소녀였어. 나는 너보다 여덟 살이나 많았지. 너에게 다가갈 수 없어서 마음을 억누르며 매일 네가 빨리 성인이 되기만을 기다렸어.”온다연은 그의 말을 듣고 멍해졌다.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고 목까지 붉게 물들었다.온다연은 말을 더듬으며 겨우 말했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유강후는 온다연의 얼굴에 흐트러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09화

    유강후는 침묵했다.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온다연이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사람들은 시간이 상처를 치유한다고 말하지만, 유강후는 시간이 모든 진실을 드러낸다고 생각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어떤 일이 닥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하지만 단 한 가지, 온다연을 절대 놓을 수 없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안심은 유강후의 어두운 얼굴을 보고 더는 그를 곤란하게 하지 않기로 했다.“다연이가 깨어났어요. 한 번 가서 봐주세요. 강 대표님이 준 약 효과가 대단했나 봐요. 꾸준히 복용하면 건강이 훨씬 좋아질 것 같아요.”잠시 말을 멈췄던 안심이 다시 입을 열었다.“다연이 일에 관해서만큼은 제가 쉽게 넘어갈 수 없어요. 지금 강 대표님이 다연이를 만나는 걸 허락하는 건, 강 대표님이 다연이를 진심으로 아낀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에 다연이를 상처 준 적이 있다면, 제 딸이 그런 사람과 함께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겁니다.”유강후는 눈에 깊은 어둠을 띤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진 사모님, 진 씨 부부에 관한 이야기를 저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두 분께도 젊은 시절이 열렬히 사랑했던 순간들이 있었다고요. 결국 두 분은 함께하시게 됐잖아요. 저와 다연이 사이에 오해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제 평생을 바쳐 다연이에게 보상할 겁니다. 저는 절대 다연이를 놓지 않을 겁니다.”말을 마친 유강후는 병실로 들어갔다.온다연은 침대 머리에 기대고 있다가 문소리가 들리자 엄마인 줄 알고 부드럽게 말했다.“엄마, 밤새 저 돌보시느라 눈이 빨개지셨잖아요. 얼른 가서 쉬세요. 그러다 예뻐지지 못하면 어쩌려고요.”유강후는 아무 말 없이 다가가 온다연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기운이 좋아 보여요. 약 효과가 정말 뛰어난 것 같네요.”유강후는 곽혜진이 준비한 약이 이렇게 효과가 좋을 줄은 몰랐다. 보통 이런 상태에서 6~7일은 회복이 어려울 만도 한데 온다연은 하룻밤 만에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08화

    유강후는 깊이 숨을 들이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안심은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유강후의 대답은 온다연과의 관계를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었다.안심은 자신의 직감이 이렇게 정확할 줄은 몰랐다.안심의 표정은 점점 더 차갑게 굳어졌다.“3년 전, 다연이가 발견됐을 때 온몸에 상처투성이였고 폐 감염이 심각해 거의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병원에서 한 달을 누워있다 깨어났죠. 하지만 다연이의 몸과 마음은 심하게 망가져 있는 상태였어요. 말을 하지도 않았고 아무도 믿지 않았어요. 특히 밤이 되면 상태가 매우 나빠져 여러 차례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죠.”안심은 온다연이 처음 돌아왔던 모습을 떠올리며 울컥했다.“다연이는 우리의 진심에 대해서 여러 번 물으며 의심했어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자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했죠. 우리가 어떤 질문을 해도 대답 대신 눈물만 흘리며 모든 감정은 거짓이라고 되풀이했어요. 염지훈의 설명에 따르면, 양부모의 학대로 이런 일이 생겼다고 해요. 그 집안은 남아선호 사상이 강해서 다연이가 큰 상처를 받았죠. 결국 전문 심리치료사의 도움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최면을 통해 과거를 조금씩 잊게 하면서 다연이가 지금처럼 정상적인 상태를 되찾을 수 있었어요.”“강 대표님, 우리는 다연이가 H국에서 겪은 일을 조사해 보려고 했지만 동남아가 아닌 그곳은 우리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했어요.”“지금 우리는 그저 다연이가 더 이상 아프지 않고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양부모가 다연이에게 준 상처는 우리가 평생을 바쳐도 다 회복시키지 못할 만큼 크니까요. 그래서 저는 다연이가 과거를 떠올리지 않길 간절히 바라요.”안심은 유강후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강 대표님이 정말 다연이의 과거를 알고 있는 연인이나 친구였다면, 다연이가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왜 바다에 빠진 겁니까?”“왜 과거를 떠올리기만 해도 그렇게 고통스러워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07화

    그때, 이권이 서둘러 안으로 들어왔고 손에는 두 병의 약을 들고 있었다.그 약은 며칠 전, 곽혜진이 준 것이었지만 유강후는 온다연에게 줄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유강후는 약을 받아 한 병에서 한 알을 꺼내 직접 입에 넣고 삼켰다.그리고 조용히 말했다.“이 약은 다연이를 위한 겁니다. 다연이의 몸이 회복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일정 기간 복용하면 건강이 많이 좋아질 거고 지금 복용시키면 더 빨리 깨어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진수현은 화를 내며 말했다.“네가 준 물건 받지 않아. 당장 나가!”유강후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진 회장님, 혹시 곽 의사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지금 이 근처 섬에서 비밀 실험을 진행 중인 분입니다.”“이 약은 곽 의사가 직접 준 겁니다. 온다연을 위해 특별히 지은 약이고 매우 귀한 약입니다.”진수현은 잠시 분노를 억누르고 두 병의 약을 노려보며 말했다.“그 약이 진짜라는 걸 누가 증명하지? 다른 사람들은 이 약 한 알을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인데, 어떻게 두 병이나 구했지?”유강후는 사실대로 말했다.“우리 가문의 어르신께서 곽 의사 가문과 오래된 인연이 있으십니다. 저 역시 곽 의사의 남편과 약간의 교분이 있고 마침 이 근처에 머물고 있다고 하셔서 이렇게 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유강후는 약을 안심에게 건네며 말했다.“진 사모님, 이 약을 한 알씩 다연이에게 복용시켜 주시길 바랍니다.”진수현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듯했지만 안심이 그를 막았다.“이 약에는 문제가 없어요. 방금 강 대표님께서도 우리 앞에서 직접 복용하셨잖아요. 곽 의사의 약은 정말 구하기 힘든데, 강 대표님이 이런 약으로 우리를 속일 리는 없다고 생각해요.”안심은 약병에서 두 알을 꺼내 냄새를 맡아보았다.약에서는 은은하고 깊은 향이 풍겼으며 어딘가 신비롭고 오래된 느낌이 담겨 있었다.안심은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가 온다연에게 약을 먹였다.유강후는 옆에서 안심이 온다연에게 약을 먹이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06화

    진수현의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그는 유강후의 옷깃을 거칠게 잡아당기며 분노로 손을 떨었다.“너만 믿고 다연이를 맡겼는데, 이렇게밖에 못 지켜?”그는 한 대로 분이 풀리지 않는 듯, 몇 대를 연달아 유강후에게 날렸다.유강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 주먹을 고스란히 받아냈다.진수현이 지쳐 멈춘 뒤에야 유강후는 고개를 들어 피가 맺힌 입술을 닦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 잘못입니다. 어떻게 저를 때리셔도 할 말 없습니다.”진수현은 분노로 가득 차 외쳤다.“꺼져! 너 같은 인간은 내 딸 옆에 있을 자격 없어!”유강후는 천천히 일어나 복잡한 눈빛으로 온다연이 누워 있는 침대를 바라보았다.그 눈빛에는 죽음의 문턱을 넘은 듯한 충격과 악몽에서 깨어난 듯한 혼란, 그리고 뼛속까지 서려 있는 강렬한 냉기가 뒤섞여 있었다.그는 침대에 누워 있는 온다연을 바라보며 마치 얼음 속에서 갓 끌어올려진 사람처럼 싸늘한 기운을 내뿜었다.진수현은 그런 유강후의 모습을 보고 점점 더 화가 치밀어 큰 소리로 말했다.“꺼져!”유강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진수현을 바라봤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진수현은 본능적으로 섬뜩함에 숨을 들이마셨다.그는 평생 수많은 사람을 만나왔지만 유강후의 눈빛처럼 차갑고 독기 어린 눈은 본 적이 없었다.그 눈빛은 마치 독을 품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날카로웠다.이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냉혹한 사람들이 있지만 유강후처럼 속까지 독을 품은 사람은 대개 큰일을 이루는 자들이었다.진수현은 그런 유강후가 자신을 도발한다고 느끼며 분노를 참지 못하고 다시 주먹을 들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안심이 그의 손을 잡아 멈췄다.“수현 씨, 그만해요!”안심은 유강후를 한 번 쳐다보고 그의 눈에 담긴 깊은 고통을 읽어냈다.안심은 과거에 진수현과 함께했던 고난의 시간을 떠올리며 잠시 그에게 연민의 마음을 품었다.“강 대표님이 실수한 건 맞지만 강 대표님의 잘못이 아니에요. 다연이를 해치려던 사람이 따로 있었고 지킨다고 지킬 수 있었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05화

    온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었고 얇은 원피스 하나만 입은 온다연은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한참 동안 몸부림치며 버티다가 결국 지쳐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울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마치 세상에 버림받은 사람처럼 아무도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절망했다.다행히 냉동창고가 워낙 커서 온도는 서서히 떨어졌다. 온다연은 근처에서 비닐을 찾아 몸에 감고 여러 개의 상자를 겹쳐 그 안으로 들어갔다.임시방편으로 약간의 효과는 있었지만 점점 더 내려가는 온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온다연은 추위에 몸을 떨며 서서히 저체온증 상태에 빠져들었다.희미한 의식 속에서 그녀는 부모님의 다정한 얼굴이 떠올랐다. 그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닿을 수 없었다.온다연은 과거에 일을 기억할 수 없었지만 부모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떠나고 나면 부모님은 살아갈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부모님의 얼굴이 점점 흐려지더니 이내 염지훈의 얼굴로 변해갔다.온다연은 마음속으로 그에게 작별을 고하며 말했다.‘미안해요, 정말 노력했지만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어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줄 좋은 여자를 만나길 바라요.’마지막으로 모든 기억이 한 남자의 얼굴로 바뀌었다.그는 온다연을 품에 안고 있었고 얼굴에는 온 세상을 잃은 듯한 고통과 혼란이 가득했다.그 모습은 너무나 우스꽝스러웠다. 평소 강압적이고 완벽해 보이던 그의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니 온다연의 가슴이 아파왔다.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만지고 싶었지만 손조차 들 수 없었다. 그렇게 온다연은 서서히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냉동창고의 문이 열렸을 때, 안에는 흐트러진 냉동 물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분명 누군가 의도적으로 물건들을 망가뜨린 흔적이었다.이 모습을 본 유강후와 그의 일행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고 서둘러 창고 안으로 뛰어들었다.냉동창고는 수백 평에 달하는 큰 공간이었고 그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04화

    “꺼져!”유강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안윤희는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두 손을 꽉 쥐었다.“강 대표님, 제 동생에게 마음이 있더라도 저한테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건 너무하지 않나요...”안윤희는 고개를 떨구고 단단히 결심한 듯 말했다.“저는 강 대표님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 동생은 이미 약혼한 상태입니다. 두 분은 어울리지 않아요. 오히려 제가 강 대표님에게 더 어울리는 사람입니다...”“닥쳐!”유강후는 갑자기 몸을 돌려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안윤희를 노려보았다.“이게 마지막 경고야. 다시 한번 내 앞에서 잔머리 굴리다간 네 인생 끝날 줄 알아.”유강후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위험한 기운을 내뿜었다.“네가 다연의 사촌 언니라고 해서 그냥 넘어가 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 그리고 오늘 너, 정말 꼴사나웠어.”안윤희는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서 있다가 곧 눈물이 차올랐다.“강 대표님, 제가 뭘 했다고 이렇게 심한 말씀을 하세요?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유강후는 냉정하게 대답했다.“내 앞에서 불쌍한 연기는 집어치워. 고작 그 정도 수준의 속임수로 날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유강후는 날카롭게 쏘아붙였다.“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말을 마친 유강후는 안윤희에게 눈길 한 번 더 주지 않고 자리에서 떠났다.안윤희는 분노로 얼굴이 새파래지며 들고 있던 술잔을 바닥에 내던지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온다연, 오늘 밤, 이 배에서 네가 얼어 죽는다면 네 주위를 맴돌던 남자들이 어떻게 할지 궁금하네.”갑판 위에서는 유강후의 사람들이 몇 번이나 온다연을 찾았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게다가 그동안 배에 이착륙한 비행기도 없었으니 온다연은 여전히 이곳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유강후는 점점 더 시끌벅적해지는 현장을 바라보며 점점 속이 탔다.‘왜 나를 이렇게까지 피하는 걸까? 단지 한 번의 키스 때문에 이렇게까지 나를 멀리하는 걸까?’그때 경호원이 다가와 보고했다.“대표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03화

    “찰싹!”유강후는 순간 멍하니 서서 뺨을 만졌다. 마음 한구석이 씁쓸했다.이제 키스 한 번 할 때마다 뺨을 맞아야 하는 걸까?하지만 오늘은 충분히 만족스러웠으니 나름대로 값어치가 있었다.그러나 온다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온다연은 유강후를 힘껏 밀어내고 테이블에서 내려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저를 존중할 생각은 하지 않나요?”또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건가?온다연은 마음 깊은 곳에서 서러움과 실망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온다연은 흐르는 눈물을 닦고는 재빨리 방을 뛰쳐나갔다.유강후는 쫓아가지 않고 온다연이 사라진 곳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짙은 어둠이 드리웠다.온다연은 언제나 향기롭고 사랑스럽게 그의 앞에 서 있었다. 너무 순하고 부드러운 모습이라 그를 자꾸만 시험에 들게 했다.유강후는 그녀를 겁주려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방금 온다연은 분명히 놀라고 겁먹은 모습이었다.‘이대로는 안 돼.’온다연은 아직 너무 연약했다. 모든 것을 갑자기 받아들일 만큼 강하지 못했다.유강후는 아무 말도 없이 한참 동안 그 자리에서 서 있다가 천천히 문밖으로 나갔다.복도는 텅 비어 있었고 온다연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밖을 보니 어느새 비는 그쳤고 밤하늘은 순수한 벨벳 같은 짙푸른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커다란 보름달이 하늘에 떠 있었고 달빛은 보석처럼 맑고 아름다웠다.아름다운 밤하늘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홀에서 나와 갑판으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하지만 온다연이 곁에 없으니, 유강후에게 이 모든 풍경은 빛을 잃은 듯 아무 의미가 없었다.유강후는 친구인 연시온과 건성으로 대화를 나누면서도 시선은 사람들 속에서 온다연을 찾고 있었다.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온다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날 피하는 건가?’만약 온다연이 계속 자신을 피한다면 며칠 동안 온다연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강후는 점점 초조해졌다.그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들고 있던 와인 잔을 흔들었다. 그리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02화

    유강후는 두 손으로 테이블을 짚고 온다연을 완전히 품에 가둔 자세를 취했다.방 안의 조명은 밝지 않아 분위기에 묘한 긴장감을 더했고 이 자세는 지나치게 상상을 자극했다. 온다연은 순간 빠르게 뛰는 심장을 억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장난치지 마세요. 재미없어요.”유강후는 고개를 숙여 온다연의 반쯤 내려간 눈꺼풀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길고 곱슬진 속눈썹은 마치 날갯짓하는 나비처럼 끊임없이 떨렸고 그 모든 움직임이 유강후의 마음을 흔들었다.유강후는 몸이 본능적으로 긴장됐다.너무 오랫동안 그녀의 달콤함을 참아왔기에 더 이상 버티는 것이 힘들었다.“장난치는 거 아니야, 다연아. 난 너한테 항상 진심이었어.”유강후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낮고 거칠었으며 손은 그녀의 붉은 입술 위로 미끄러져 갔다.온다연은 드레스와 어울리는 매트한 질감의 클래식 레드 립스틱을 발랐다. 부드러운 벨벳 같은 색감은 그녀의 하얀 피부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그녀의 외모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조명 아래 온다연의 모습은 마치 그림 속에서 걸어 나온 작은 요정처럼 정교하고 아름다웠다.유강후의 목소리는 더 깊어졌다.“이 립스틱 색깔, 너에게 너무 잘 어울린다. 정말 아름다워.”그의 나지막한 속삭임은 연인의 달콤한 대화처럼 분위기를 더욱 아찔하게 했다.온다연은 도망치고 싶었지만 유강후의 품에 완전히 갇혀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게다가 그의 숨결이 너무 가까이 느껴져서 온다연은 점점 힘이 풀리고 말았다.온다연은 가늘게 숨을 내쉬며 유강후의 손을 치우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만하세요.”유강후는 손을 다시 뻗어 온다연의 입술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말했다.“이 립스틱 색상, 내가 전부 사버릴 거야. 앞으로 전 세계에서 너만 이 색을 쓸 수 있게.”유강후 목소리는 더욱 낮고 거칠어졌고 그의 몸에서 느껴지는 열기도 점점 더 강렬해졌다. 온다연은 한발 물러서며 말했다.“강 대표님, 제발 놔주세요...”유강후는 온다연의 말을 끊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유강후라고 불러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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