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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잠시 후 소형 헬리콥터 한 대가 병원 옥상에서 빠르게 이륙해 하늘로 사라졌다.

이곳은 유강후의 개인 병원이라 헬리콥터의 이착륙이 잦았기에 이번 이륙도 특별한 주목을 끌지 않았다.

헬리콥터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후에야 이권이 말했다.

“셋째 도련님, 그 조직은 십 년간 심혈을 기울여 쌓아 오신 것입니다. 그 가치는 말로 다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유강후는 먼 하늘을 보며 말했다.

“양준구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준구가 이토록 나를 신뢰하며 아기를 맡겼으니 계정 하나쯤은 별것 아니야.”

이권이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유강후가 가로막았다.

“다연이는 깼어?”

이권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직 아닙니다. 장 집사가 막 만든 아침 식사를 가져왔으니 조금 드시죠.”

유강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 쪽으로 향했다.

병실에 들어서자 온다연이 침대에 기대어 멍하니 앉아있는 게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유강후를 보자 약간 더 정신이 들었는지 먼저 그의 품에 얼굴을 묻으며 작게 속삭였다.

“어디 갔었어요?”

유강후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좀 일 있어서 회사에 갔었어. 왜? 나 보고 싶었어?”

온다연은 고개를 저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환청이 들리는 것 같아요.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했거든요.”

그녀는 유강후의 옷자락을 잡고 불안한 듯 물었다.

“정말 솔직하게 말해 줘요. 아기 지금 어떻게 된 거예요?”

유강후는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안심시켰다.

“많이 좋아졌어. 아까 가서 그웬 박사와 얘기했는데 아기도 조금 더 자랐고 상태도 훨씬 안정됐대.”

온다연은 금세 기운을 차리며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럼 문밖에서라도 아기를 한 번 더 볼 수 있을까요?”

유강후가 대답이 없자 급해져서 말했다.

“한 번이면 돼요! 딱 한 번만!”

하지만 의외로 유강후는 바로 동의했다.

온다연은 믿을 수 없었다.

“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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