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후는 그녀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참지 못하고 살짝 고개를 숙여 붉어진 그녀의 귀 끝을 가볍게 깨물며 속삭였다. “더한 것도 이미 했는데 이 정도는 괜찮잖아?” 그는 그녀를 들어 올려 세면대 위에 올려놓고 젖은 머리카락을 천천히 정성껏 닦아주며 말했다. “그리고 네가 내 아기를 낳아주었으니 내가 직접 돌봐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아기가 언급되자 온다연의 눈에 작은 반짝임이 더해졌다. 그녀는 기쁜 듯이 말했다. “빨리 먹고 우리 가서 문밖에서라도 아기를 잠깐 봐요.” 그녀가 아기를 기대하는 모습이 어딘가 가슴 아팠던 유강후는 손을 그녀의 부드러운 뺨에 올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연아, 앞으로도 우리에겐 아기가 더 생길 거야.” 온다연은 그의 말이 어딘가 이상하게 들려 긴장된 눈빛으로 물었다. “혹시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죠?” 유강후는 그녀를 바라봤고 눈빛에는 슬픔이 담겨있었다.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 나중에 아기가 더 많이 생길 거라고. 너도 아기를 무척 좋아하지 않아?” 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었다. “아기들은 너무 귀여워요. 정말 착하고 사랑스러워요.” 유강후는 그녀의 귀에 속삭이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우리 두 명 더 낳을까?” 그의 따뜻한 숨결이 온다연의 목덜미를 간지럽히자 그녀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 “세 명은 너무 많지 않나요?” 유강후는 부드럽게 그녀를 유혹하듯 말했다. “아니야. 내 아기는 네가 낳아줘야만 해. 그러니까 몸을 잘 회복하고 우리 함께 노력하자.” 온다연은 얼굴이 더욱 빨개졌고 목까지 빨개졌으며 부끄러운 듯 작게 말했다. “제발 그만 말해요...” 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강후가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덮으며 깊은 키스를 나눴다. 공간 안은 속삭임과 그의 낮고 부드러운 유혹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한참 후 유강후의 품에 안겨 나온 온다연은 입술이 빨갛게 부풀고 한쪽이 살짝 트여 있었다. 죽을 한 입 마셨지만 아픈 듯이
그러면서 유강후는 온다연을 안고 병실 밖으로 나섰다. 온다연은 문 앞에서 간호사가 입을 가리고 몰래 웃고 있는 걸 보고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몸부림쳤다. “내려줘요! 저 혼자 걸을 거예요!” 그러나 유강후는 온다연을 절대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팔에 힘을 더 주며 차가운 눈길로 간호사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웃기나?” 간호사는 깜짝 놀라 급히 고개를 저었다. 유강후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우리 얘기 소문내는 소리 한 번이라도 더 들리면 다들 일하지 말고 나가요!” 간호사는 겁에 질려 고개를 들지 못한 채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온다연은 작게 속삭이며 말했다. “너무 무섭게 굴어요!” 유강후는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내가 아무에게나 이렇게 참을성이 많을 거라 생각해?” 그는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서 얼마 안 가 아이가 있는 병실 앞에 도착했다. 이번엔 그웬의 표정이 이전보다 부드러워 보였다. 그는 다소 어눌한 한국어로 말했다. “온 아가씨, 아이 상태가 많이 나아졌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는 온다연을 바라보는 눈에 깊은 동정과 연민이 묻어 있었다. 그러나 유강후가 경고하는 눈빛을 보내자 다시 냉정을 찾았다. “오늘은 여기서 조금 더 오래 볼 수 있지만 안에 들어가지는 마세요. 아직 인큐베이터를 떠나기엔 이릅니다.” 온다연은 문에 기대어 거의 눈도 깜빡이지 않고 인큐베이터 안을 들여다보았다. 인큐베이터가 커진 듯했고 특수 제작된 투명 덮개를 통해 안의 작은 존재가 제법 뚜렷하게 보였다. 정말 조금은 커진 것 같았다. 아직 빨갛고 몸에 여러 관이 꽂혀 있어서 구체적인 모습은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온다연은 그저 가슴 벅찬 기쁨을 느꼈다. 눈도 깜빡이지 않고 아이를 바라보며 잠시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가득 차 있었다. 온다연은 두려움과 긴장감에 휩싸였다. 두 번이나 꾼 악몽이 그녀를 절망의 끝으로 몰아넣었고 그동안 이 아이를 잃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도 현대 의학
유강후의 눈동자에 잠시 고통의 기색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웬이 그러는데 이전 검사 결과가 약간 부정확했을 수도 있대. 아기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약간 더 컸던 것 같아. 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성장이 더뎠을 뿐이고 지금의 특별한 환경에서는 아기가 좀 더 빨리 자랄 수 있는 것 같아...” 유강후 본인도 이 말이 믿기지 않았지만 온다연은 그의 말을 믿었다. 그렇지만 온다연은 여전히 의문스러워했다. “병원 검사도 이렇게 부정확할 수 있나요?” 유강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모든 건 그웬의 말을 따르자. 그는 이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니까.” 온다연은 어딘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지만 아기가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게 느껴졌다. 그 후 그녀는 주희를 보러 갔다. 주희는 여전히 혼수상태에 있었고 의사에 따르면 내출혈이 심해서 최소 보름 정도는 지나야 깨어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래도 다행히 제때 치료받아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온다연은 그제야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모든 일이 점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며칠 뒤, 드디어 섣달그믐날이 찾아왔다. 유강후는 온다연을 데리고 전통 한옥으로 돌아갔다. 강해숙도 함께였다. 작은 전톡 한옥은 소란스럽지 않았지만 무척이나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노란색 전등 불빛이 커다란 창문을 통해 흰 눈으로 덮인 마당을 따스하게 물들였다. 저녁 식사는 풍성하게 차려졌고 장화연이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리를 준비해왔다. 그녀는 또 직접 담근 과일주까지 꺼내놓았다. 온다연은 한 입 맛보자마자 과일 향이 가득한 달콤한 맛에 빠져들었고 그만 술잔을 놓지 못했다. 그러다 결국 한 잔을 비우고는 장화연에게 술을 더 따라달라고 졸라댔다. 유강후는 온다연의 얼굴이 붉어지자 곧바로 그녀의 술잔을 빼앗아 더 이상 마시지 못하게 했다. 온다연은 아무 말 없이 촉촉한 눈망울로 그를 바라보며 약간의 간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유강후의 얼굴을 차갑게 변했
이때 강해숙은 몇 개의 붉은 봉투를 꺼내어 테이블 위에 놓았다. “새해라 선물은 준비하지 못했지만 대신 세뱃돈을 준비했어.” 그러고는 가장 큰 봉투 하나를 꺼내 장화연에게 내밀며 말했다. “장 집사, 이건 당신 거야. 강후와 온다연을 잘 보살펴줘서 고마워.” 장화연은 눈가가 살짝 붉어지며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강해숙은 다시 가장 두툼한 봉투를 뽑아 온다연에게 건넸다. “온다연, 이건 너한테 주는 거야.” 온다연은 잠시 멍하니 있더니 이내 마음 깊은 곳에서 복잡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몇 년 동안 세뱃돈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세뱃돈을 받은 건 아마도 십수 년 전 일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손을 옷에 여러 번 닦아내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봉투를 받아 들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강 대표님.” 봉투는 묵직했고 안에 무언가 꽉 찬 느낌이었다. 온다연은 살짝 열어보니 두툼한 현금 다발과 몇 장의 금색 신용카드가 들어 있었다. 온다연은 낮게 속삭였다. “강 대표님, 이건 너무 많아요.” 강해숙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많지 않아.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직접 사. 난 요즘 젊은 사람들 취향을 잘 모르거든.”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덧붙였다. “이 카드는 내가 따로 준비한 거야. 유강후가 막으려 해도 소용없으니 마음껏 써.” 유강후는 얼굴을 찌푸리며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 온다연에게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주시는 거예요?” 강해숙은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약간 불만 섞인 어조로 말했다. “네가 뭘 알아? 네가 모든 걸 준비해도 온다연에게 필요한 게 없을 것 같아?” 그녀는 온다연을 한 번 바라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연아, 강후가 뭐라 하든 신경 쓰지 마. 이 카드는 강후와 무관해. 사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 사. 너는 우리 강 씨 가문의 며느리야. 건물 하나 사는 것도 별일 아니니까.” 온다연은 고개를 숙이고 눈가가 살짝 붉어지며 작게 속삭였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강해숙이 다시 방에 들어왔다. 그녀는 잠시 아들을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 나와 보겠니?” 유강후는 온다연을 조심스럽게 옆에 눕히고 담요를 덮어주었다. 그녀가 여전히 손에 꼭 쥐고 있는 세뱃돈을 빼내려 했으나 온다연이 너무나 단단히 쥐고 있어서 몇 번을 시도해도 안 되자 결국 포기했다. 아들이 미련 가득한 눈빛으로 온다연을 쳐다보는 모습을 본 강해숙은 가늘게 한숨을 쉬며 조용히 말했다. “여기서 얘기하자.” “아이의 일은 언제 온다연에게 말할 생각이니?” 유강후는 온다연을 내려다보며 부드럽게 그녀의 뺨을 쓸어내리며 아주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번 생엔 절대 알지 못할 거예요.” 강해숙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양준구의 일에 너무 깊이 관여하지 말아라. 그쪽은 상황이 복잡해서 한 번 발을 들이면 무사히 빠져나오기가 힘들어.” 유강후는 담담하게 답했다. “저는 제 선을 지킬 겁니다.” 강해숙은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 “네가 뭘 하든 내가 간섭할 순 없지만 절대로 강 씨 가문을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네 외할아버지도 이젠 연세가 꽤 되셔서 너더러 빨리 손주를 안겨달라고 하시니...” 그녀는 잠들어 있는 온다연을 한번 흘끗 바라보고는 말을 멈췄다. 한참 침묵이 흘렀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다시 물었다. “결혼 날짜는 정해졌니?” 유강후는 짧게 답했다. “다연이가 퇴원하면 바로 혼인신고를 하고 이후에 결혼식을 할 예정입니다.” 강해숙은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녀는 소파 쪽으로 가더니 길고 가느다란 담배를 한 개비 꺼내어 불을 붙였다. 한참 후, 그녀는 낮게 속삭였다. “미래 그룹 본사를 북아메리카로 옮기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유강후는 대답하지 않고 온다연의 등을 천천히 두드려 주었다. 강해숙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그건 간단한 일이 아니야. 네가 정말로 그렇게 할 생각이라면 서둘러 계획해야 해. 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너를 많이 도와줄 수는 없
온다연은 한참 동안 말없이 그를 안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조용히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그 강한 심장 박동 소리를 들었다. 이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저씨, 이게 정말인가요?” 오늘 하루 동안 일어난 모든 일이 마치 꿈같이 느껴졌다. 얼음 같은 세상에 오래 머물다가 갑자기 따뜻한 방으로 들어와 따끈한 음식을 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너무나도 오랜 시간 외로움에 익숙해져 있던 그녀에겐 마치 한낱 환상처럼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부드러운 손으로 유강후의 허리를 감싸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정말 오랫동안 누구와 함께 새해를 보내본 적도 같이 불꽃놀이를 본 적도 없어요. 설날에 세뱃돈을 받아본 것도 언제가 마지막인지 기억이 안 나요. 마지막으로 받은 건 아마도 주...” “아저씨, 저 정말 행복해요. 오늘이 참 좋아요.” 그녀의 말은 마치 작은 바늘들이 그의 가슴에 하나씩 박히는 것처럼 아프게 다가왔다. 그는 온다연에게 자유로운 삶을 준다고 생각했었지만 오히려 그 자신이 그녀를 지독한 악몽 속으로 떠밀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그녀의 곁에 머물러 준 사람은 다름 아닌 다른 남자였다. 그 남자는 그녀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아 유강후조차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는 온다연을 더 강하게 끌어안고는 그녀를 꼭 안은 채 다급하게 입을 맞추고 싶어졌다. 마치 그렇게 해야만 그녀가 자신의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온다연은 손을 입술 위에 대며 막았다. “안 돼요. 양치도 안 했는데!” 그때, 밖에서 또다시 불꽃놀이가 시작되는 소리가 들렸다. 온다연이 고개를 들어 다시 불꽃을 보려 하자 유강후가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만 봐. 우리 방에 가자.” 그는 불꽃놀이 따위는 이제 보이지 않길 바랐다. 더 이상 주한이라는 이름이 떠오르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안 돼요, 조금만 더 보고 싶어요!” “안 돼. 착하지. 방에 가서 양치하자!” “아저씨, 안 돼요..
유강후는 온다연이 도망칠 틈을 절대 주지 않았다. 그녀를 단단히 무릎 위에 고정하고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을 다시 한번 깊게 물었다. 고통에 온다연은 가볍게 몸을 떨었다. “으... 조금만 부드럽게... 너무 아파요…” 유강후는 그녀의 부드러운 허리를 힘껏 감싸며 가빠진 숨소리로 속삭였다. “다연아, 내가 누군지 말해봐.” 그의 단단한 손이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고 깊은 눈빛이 그녀를 사로잡고 있었다. 온다연은 그의 강렬한 시선과 동작에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숨이 가빴다. 그녀는 입을 열어 힘겹게 대답했다. “유강후... 아저씨 유강후잖아요...” 그는 그녀의 손을 자신의 손에 얹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다른 사람은 절대 생각하지 마. 오직 나만 생각해, 알겠어?” 온다연은 그의 강한 손길에 놀라 손을 재빨리 빼려 했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고 부드럽게 그녀의 귀를 물었다. “다연아, 내가 누구라고?” 몸이 자연스레 떨리며 온다연은 대답했다. “유강후!” “틀렸어!” 하지만 그는 그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그녀의 귓불을 살짝 물고 속삭였다. “그게 아니야. 넌 ‘내 남자’라고 해야지.” “다시 대답해 봐. 내가 누구라고?” 그녀는 그 몇 글자가 입에서 떨어지지 않아 입술을 세게 물었다. 유강후의 손아귀 힘은 더욱 거세졌고 그녀의 허리를 잡아 아래로 눌렀다. 몸에 닿는 온도에 그녀는 두려워졌고 유강후에게 애원했다. “안돼요. 아저씨, 이러지 마요.” 그는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착하지? 얼른 얘기해 봐, 내가 네 남자라고. 말하면 안 할게.” 그녀는 차마 그 말을 입에 담을 수 없었고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눈앞이 흐릿한 게 곧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유강후는 그녀의 표정에 잠시 흔들렸지만 이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 그때, 온다연은 저항을 포기하고 그를 받아들였다. 유강후는 온다연의 마음속에 자신의 존재를 깊이 새기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자신의 것이라는 걸 인지할 수
그는 해열제를 가져와 그녀에게 먹이고 뜨거운 물과 우유도 마시게 했다. 그녀의 얼굴은 열이 올라 분홍빛이 돌았고 눈빛은 흐릿했지만 그는 결코 그녀를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그녀를 아래에 눕히고 나직하게 계속 그녀에게 물었다. “다연아, 내가 누구라고?” 온다연은 열로 인해 몸이 불편하고 졸리기도 했지만 그가 계속 강요하는 바람에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몇 마디 말도 여러 번 반복하니 점점 더 쉽게 대답하게 되는 것 같았다. 그녀는 희미한 의식으로 답했다. “유강후...” 그는 그녀의 귀를 살짝 깨물며 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래, 유강후는 누구지? 너한테 어떤 사람이야?” 온다연은 몸을 살짝 떨며 대답했다. “남자... 내 남자…” 그러나 유강후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그녀를 유혹했다. “너의 남자는 누구야?” 온다연은 반사적으로 그에게 답했다. “유강후…” 유강후는 마치 보상이라도 하듯 그녀에게 가볍게 입 맞추며 말했다. “다시 말해봐. 너의 남자는 누구야?” “유강후…” 마치 의도적인 훈련처럼 여러 번 반복하며 연습을 계속했다. 결국 그 답이 그녀의 영혼에 각인된 듯이 익숙하게 되었다. 밤이 거의 밝을 때까지 유강후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온다연은 오후까지 푹 잠을 자고 나서 전날 밤의 일을 떠올렸다. 그리고 유강후를 피하기 시작했다. 그가 다가오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고개를 숙이며 한쪽으로 숨기 바빴다. 정면으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그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대답하지 않았다. 정말 그가 너무 몰아붙일 때만 방으로 숨어버렸다. 유강후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전날 밤에 너무 강하게 몰아붙여서 이런 반응이 나온 걸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았다. 그녀가 여전히 주한을 마음속에 담아두는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다. 그녀의 몸과 마음은 그의 흔적만으로 가득 채워지고 그의 낙인이 찍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날 밤 같은 훈련을 반복해서 계속할 생각이었다. 그녀의 영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