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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식은땀이 이내 캐미솔과 이마를 적셨고 복부에서 간헐적으로 경련이 일었다.

마치 뭔가를 알려주려는 듯 며칠 동안 없었던 태동이 갑자기 나타났다.

배 속의 태아가 초조한 듯 심하게 움직였다.

통증은 온다연을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끌어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아랫배를 누른 채 한 손으로 메일과 컴퓨터를 닫았다.

허둥지둥하다 컴퓨터가 바닥에 떨어지며 밖에 있던 사람의 주의를 끌었다.

문 앞에서 지키고 있던 간호사가 뛰어 들어왔다. 그녀는 온다연이 흥건히 식은땀을 흘린 것을 보고 즉시 이상함을 감지했다.

“온다연 씨, 어디 불편하세요?”

온다연은 아픔을 가까스로 참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배가 너무 아파요. 빨리 의사를 불러주세요.”

말하는 사이에 그녀는 끈적끈적한 것이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다.

간호사는 깜짝 놀라 황급히 뛰쳐나갔고, 잠시 후 온다연은 응급실로 옮겨졌다.

유강후는 응급실 문이 닫힌 후에야 도착했다.

그는 안에서 나오는 간호사를 붙잡고 화를 냈다.

“어떻게 된 거예요?”

그는 겨우 30분 정도 자리를 비웠을 뿐이고 온다연도 계속 침대에 가만히 있었는데 왜 갑자기 유산한다는 거지?

그 간호사는 마침 온다연을 지키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녀는 유강후가 화를 내자, 해고되는 줄 알고 놀라서 벌벌 떨며 말했다.

“저, 저도 몰라요. 제가 문 앞에서 지키고 있을 때, 온다연 씨는 줄곧 안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컴퓨터가 바닥에 떨어져서 제가 들어가니 배가 아프다고 했어요...”

이때 또 다른 의사 두 명이 심각한 표정으로 황급히 걸어 들어갔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유강후는 갑자기 숨이 잘 안 쉬어지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몸도 조금씩 차가워지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천천히 확산해 하나하나의 뼈마디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는 전에 없던 무력감을 느꼈다.

그는 태산이 눈앞에서 무너져도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천성적으로 침착한 사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연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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