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염씨 가문의 두 형제도 뛰어난 인재다. 첫째 염지호는 마케팅 귀재로, 유강후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다.한편, 세계 최고 명문대 금융학과를 나온 둘째 염지훈은 여신그룹의 배후 조종자라는 소문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신그룹의 많은 중요한 결정이 그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한다.뛰어난 가정 배경과 우월한 외모 덕분에 염지훈은 경원시 재벌집 아가씨들의 쟁탈 대상이 되었다.그런 사람이 유씨 가문의 아가씨를 버리고 아무것도 없는 고아와 결혼하려 한다고?맨 먼저 정신을 차린 유하령이 소리 질렀다.“뭐라고요?”염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이게 이해하기 어려운 말인가요? 다연과 결혼하고 싶어서 결혼 얘기를 하러 왔다고요.”그는 뭔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깜박했네요. 이모님은 다연과 인연을 끊었고, 지금은 유강후 씨가 돌보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럼, 예물은 유강후 씨에게 드려야 하나요?”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하령이 미친 듯이 온다연에게 달려들었다.“온다연, 나쁜 년! 네가 감히 염지훈 씨를 꼬셔? 어찌 감히 내 사람을!”“그 엄마에 그 딸이라더니, 남자 꼬실 줄밖에 모르는 쌍년!”그녀는 화가 나서 얼굴이 일그러진 채 온다연을 때리려고 달려들었지만 경호원이 즉시 제지했다.그녀는 곧바로 따귀 한 대를 얻어맞고 바닥에 쓰러졌다.유강후가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유하령은 울음을 터뜨리더니 온다연에게 손가락질하며 욕했다.“작은 아빠는 왜 저년 편만 들어요? 다 보셨잖아요. 저년이 염지훈 씨를 꼬셨어요. 염지훈 씨를 꼬셨다고요.”“저년이 잘못했는데 왜 저를 때리세요?”이때 염지훈이 입을 열었다.“유하령 씨, 그건 오해예요. 제가 다연에게 첫눈에 반했고, 제가 좋아하는 거예요. 다연이 저를 꼬셨다고 말하는 건 가당치 않아요.”하지만 유하령은 전혀 믿지 않고 울면서 말했다.“그럴 리 없어요. 당신이 어떻게 저년에게 반할 수 있죠? 남자를 유혹할 수 있는 저 얼굴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이 보석들도 그럭저럭 괜찮은데, 몇 세트를 합치면 가치가 200억 넘어요.”염지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강후가 매섭게 중간에서 잘랐다.“염지훈, 1분 시간을 줄 테니 물건을 가지고 꺼져.”염지훈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적은가요?”유강후는 이마에 핏줄이 튀어 오르고 눈이 빨개졌다.“꺼져!”염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차분하게 말했다.“유 대표님이 다연의 삼촌이라서 체면을 세워 드린 거예요. 온다연은 이제 성인이기 때문에 나와 결혼할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거든요. 당신이 나한테 물러가라고 해도 소용없어요.”말을 마친 그는 온다연을 쳐다보았다.온다연은 병상에 앉아 극히 복잡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다연아, 동의해? 네 생각은 어떤지 말 좀 해봐.”온다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지훈 씨, 미쳤어요?”염지훈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미치지 않았어. 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 알아.”그때 갑자기 입구 쪽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잠시 후, 염지호가 사람들을 데리고 뛰어 들어왔다.그는 살벌하고 난폭한 기운을 내뿜는 유강후의 눈빛을 보고 순식간에 등골이 오싹해졌다.유강후와 어린 고아의 이야기는 그 바닥 사람들이 모두 다 아는 비밀이다.게다가 한이준한테 들은 바로는, 그 어린 고아가 임신해서 유강후가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염지호가 직접 축하 선물을 고르러 가려는 찰나에 동생이 예물을 들고 그 고아와 결혼하겠다고 나섰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는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급히 달려왔지만 여전히 한발 늦었다.마구 덤비는 동생이 벌써 유강후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염지훈은 염지호가 온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형, 외국에 있는 거 아니었어? 왜 돌아왔어?”염지호는 염지훈의 머리를 쥐어박더니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따라 나와.”체면이 깎인 염지훈은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형, 나는 결혼 얘기 나누러 왔어. 이렇게 그냥 갈 수 없어.”염지호가 호통쳤다.“따라 나오라고. 내 말이 안 들려?”
염지호는 몸이 굳어졌지만 이내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그래, 돌아가서 잘 가르칠게. 정말 미안해.”그러고 나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눈짓했다.“더 망신당하기 전에 빨리 치워.”그들 일행은 물건을 챙긴 후 서둘러 걸어 나갔다.이때 모든 사람의 시선이 온다연에게 집중됐는데, 오직 심미진만 넋 놓고 예물을 지켜보다가 염씨 집안 사람들이 멀리 사라져서야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유강후를 힐끗 쳐다보더니 그가 자기를 보지 않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다연아, 너 언제부터 염지훈과 그런 사이가 됐어? 염지훈이 하령의 남자친구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왜 그랬어?”이 말을 들은 온다연은 화가 나다 못해 웃음이 나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심미진, 누구나 당신처럼 부자만 보면 달려드는 줄 알아? 그리고 내가 누구랑 어떻게 지내든지 당신이 무슨 상관인데? 지금 무슨 신분으로 나를 가르쳐?”심미진은 아직도 그 거액의 예물을 생각하고 있었다.도시 중심의 아파트 20여 채와 상가 10여 개면 적어도 수백억의 가치가 있을 텐데. 이 좋은 일이 원래는 그녀의 것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온다연과 사이가 멀어졌다.‘안 그랬으면, 오늘 그 예물들이 내 앞에 오는 건데.’그녀는 대단한 자존심을 가진 유씨 가문이 절대 염씨 집안과 혼인을 맺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면 온다연이 염씨 집안에 시집갈 가능성이 크다.그녀는 온다연의 이모이고 유일한 가족이므로 그 예물들은 당연히 그녀의 것이다.며칠 전에 인연을 끊었지만 어릴 때부터 쭉 봐온 아이다.온다연은 성격이 온화하고 다루기 쉬우며 혈육 간의 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심미진은 온다연을 다시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다고 100% 확신했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녀는 부드러운 말투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얘가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는 너의 이모이고 유일한 가족이야. 당연히 이모의 신분으로 너를 가르치는 거지.”온다연이 말하기 전에 유강후가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왔다.“당신은 그
유강후는 차가운 눈빛으로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빙 둘러보더니 마지막에 유자성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또박또박 말했다.“내가 바로 형이 말한 그 애비 없는 자식의 아빠야.”마른하늘에 천둥이 치는 것 같은 소리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현장은 자신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조용했다.몇 분이 지나서야 최금영이 몸을 부르르 떨며 입을 열었다.“강후야, 그 말은...”유강후는 표정이 극히 담담했다.“네, 제 아이입니다. 날씨가 좀 따뜻해지면 온다연과 결혼식을 올릴 생각입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최금영이 버럭 화를 냈다.“안 돼.”유강후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동의하지 않아도 소용없어요. 할머니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라 통보하는 거예요.”최금영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그녀는 원래 온다연 그년을 혼내서 유하령 대신 분풀이하려고 찾아온 것이었다.그런데 유강후가 제 입으로 온다연이 임신했고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말할 줄이야.이 소식은 외계인이 지구에 침입했다는 것보다 더 이해할 수 없었다.유씨 가문의 자랑인 유강후는 지혜와 재주가 뛰어나고 장래가 한없이 밝다. 그런 그가 어찌 아무것도 없는 고아와 이런 관계를 맺을 수 있단 말인가?틀림없이 저년이 유강후를 유혹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유강후의 신분으로 어찌 저런 천한 년을 마음에 둘 수 있겠는가?그녀는 온다연 앞에 막아선 경호원들에게 손짓했다.“너희들 비켜. 저 천한 년이 또 무슨 여우 같은 재주를 배워 강후를 유혹했는지 봐야겠어.”경호원들은 유강후의 명령만 따르기에 최금영의 명령을 아예 무시했다.경호원들이 자신을 상대하지 않자, 최금영은 더욱 화가 나서 소리 질렀다.“비켜. 너희들은 귀가 없어?”이때 온다연이 입을 열었다.“아저씨, 경호원들을 한쪽으로 비키게 해주세요. 할 말이 있어요.”유강후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경호원들이 한쪽으로 비켜섰다.모든 유씨 집안 사람의 시선이 그녀의 배에 집중됐다. 온다연은 그런 시선
유씨 집안 사람들이 깜짝 놀라 허둥지둥하는 가운데 심미진이 급히 다가가 최금영을 부축했다.최금영은 숨을 헐떡이며 유강후와 온다연에게 손가락질했고, 부들부들 떨면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마치 유강후와 온다연이 무슨 큰 죄를 지은 것처럼.심미진이 급히 그녀의 등을 두드려 진정시켰다.몇 분 후에야 최금영은 숨을 가다듬고 온다연을 가리키며 말했다.“너를 절대 유씨 집안에 들이지 않을 거니까 포기해.”온다연은 무슨 우스운 말을 들은 것처럼 피식 웃었다.“내 아이는 유씨 성을 가지지 않을 거예요. 더러워서 싫어요.”“너!”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최금영은 잠시 더 험한 말로 온다연을 욕하지 못해 얼굴이 시뻘게졌다.온다연이 또 무슨 말을 하려 하자, 심미진이 그녀를 말렸다.“다연아, 할머님을 여기서 죽일 작정이야?”“할머님에게 사과해, 어서.”온다연은 그녀를 상대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유강후에게 말했다.“아저씨, 저는 피곤해서 이 사람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아요. 가라고 하세요. 앞으로도 이 사람들을 보고 싶지 않아요.”유강후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알았어.”그는 돌아서서 유자성을 바라보았다.“형, 이만 가세요. 안 가면 경호원을 불러 끌어낼 거예요.”유자성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애써 화를 참으며 말했다.“강후야, 일이 이 지경이 됐으니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야 하지 않겠니? 온다연은 어쨌든 네 형수 조카딸이야. 너희 둘이 결혼하면 우리 유씨 가문이 웃음거리가 돼...”“그건 형이 신경 쓸 일이 아니에요.”유강후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의 말을 잘랐다.“온다연은 가족이 없고 누구의 조카딸도 아니에요. 다연이 누구랑 결혼하든 유씨 집안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그의 말투는 극히 차가웠다.“남의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있으면 형의 아들과 딸이나 잘 간수하세요. 이 상태로는 민준에게 유씨 가문의 회사를 넘겨줄 수 없어요. 민준이 정말 경영의 길로 갈 수 없다면, 새로운 길을 찾아주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유하령이 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유강후는 M국에 있었던 몇 년 동안 많은 산업에 투자했으며 그 규모가 이미 미래그룹과 비슷하다고 한다.하지만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강후가 강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라는 것이다.그리고 강씨 가문은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유명한 재벌 중 하나이며, 일국 경제를 조종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크다.그러니 후계자인 유강후의 몸값은 가늠할 수 없다.유씨 가문도 회사를 더러 가지고 있지만, 유강후가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나 되는가?그녀는 원래 유강후에게 기대서 평생 호의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온다연 때문에 유강후는 이제 더 이상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카드까지 정지시켰다.그녀가 지난달 눈독 들였던 한정판 가방과 차도 아직 사지 못했다.‘이는 모두 온다연 그 천한 년의 잘못이다.’이제 온다연은 염지훈을 가로챘을 뿐만 아니라 유강후의 아이까지 가졌으니 앞으로 유하령의 처지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유하령의 시선은 독사처럼 온다연의 얼굴에 닿았다가 다시 담요를 덮은 그녀의 배로 내려갔다. 대담하고 악독한 생각이 불쑥 떠올랐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주먹을 불끈 쥔 채 나지막이 말했다.“작은 아빠, 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하지만 저를 버리지는 마세요. 제가 고칠게요...”그녀를 상대할 마음이 없는 유강후는 직접 유자성에게 말했다.“당장 나가세요. 안 그러면 경호원을 불러 쫓아낼 거예요.”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서 유자성도 기진맥진했다. 그는 온다연을 빤히 들여다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모든 것은 아버지가 돌아오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강후야, 너무 극단적으로 행동하지 마.”말을 마친 그는 화가 나서 기절할 뻔했던 최금영을 부축해 밖으로 나갔다.떠나기 전에 심미진은 달갑지 않은 듯 온다연을 쳐다보며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유강후의 매서운 눈빛에 놀라서 그만뒀다.유씨 집안 사람들이 떠나자 병실은 즉시 조용해졌다.유강후는 온다연의 귀밑머리를
그런 생각을 하며 유강후는 인내심 있게 말했다.“가구는 고르기 싫으면 그만둬. 커튼과 침구는 밝은색으로 하는 게 어때?”온다연은 여전히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더욱 눈빛이 어두워진 유강후는 거의 빌붙는 말투로 말했다.“그럼, 아기방은 어떤 색으로 페인팅하고 싶어? 노란색으로 할까?”온다연이 마침내 손을 움직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마세요. 아기를 아저씨에게 맡기지 않을 거예요.”유강후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손등에 핏줄이 선명한 것으로 볼 때, 애써 참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그는 온다연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말을 이어갔다.“정원에 화단을 설계하고 있는데, 이곳에 어울리는 해바라기 모종을 보내오라고 했어. 잘 관리하면 겨울에도 꽃이 필 거야.”온다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나지막이 말했다.“해바라기를 낭비하지 마세요, 아저씨.”말하고 나서 그녀는 눈을 감고 유강후의 어떤 말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유강후는 모노드라마 주인공처럼 계속 말했지만 끝까지 대답을 듣지 못했다.온다연이 계속 그를 무시할 줄 알았는데, 이튿날 그에게 컴퓨터를 가져다 달라고 했다.요즘 그녀는 휴대폰을 쓰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항상 플랫폼에서 스타들의 콘서트를 관람했다.특히 주혜성이라는 신인 톱스타에게 푹 빠진 것 같다.그녀는 하루 중 태반을 그 스타의 동영상을 보는 데 썼다.그의 콘서트는 물론 최근에 찍은 드라마, 예능, 심지어 광고까지 몇 번씩 반복해서 봤다. 보면서 가끔 웃기도 했다.유강후는 지금까지 그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다. 진짜 큰일 났다.그는 겉으로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처럼 평온하고 차분해 보였다. 심지어 그녀가 콘서트를 볼 때 옆에서 노래를 잘 부른다고 칭찬하기도 했다.하지만 뒤에서는 질투심이 폭발해 주혜성의 배경을 낱낱이 캤다.알고 보니, 그는 남씨 가문 아가씨 남하윤의 남자친구였다.나이가 18-19세에 불과하지만 범접할 수 없는 고결한 분위기와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여린 느낌이 있어 처
이번에 입원한 후, 유강후는 그녀를 유난히 감시했고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불안한 듯 대부분 자기가 직접 지켰다.그래서 온다연은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간만에 기회를 얻은 그녀는 자신의 메일 계정에 로그인했다.요 며칠 전화를 할 수 없는 까닭에 그녀는 임정아와 메일로 연락했다.임정아가 보낸 메일이 몇 통 있었다. 별일은 없고, 그냥 그녀를 도와 매입한 주식과 펀드가 꽤 수익을 냈다는 것과 유하령이 최근 악평이 자자하다는 소식이었다.온다연은 간단히 몇 마디 답장한 후 로그아웃하려다가 이전에 사용한 적이 있는 계정을 발견했다.그녀가 이전에 주한과 연락할 때 사용했던 계정인데, 주한이 죽은 후 그 계정을 한 번도 열지 않았다.잠시 넋 놓고 있던 그녀는 5년 만에 처음 그 메일에 로그인했다.메일함을 열자마자 600-700통의 읽지 않은 메일이 떴다. 광고 메일을 제외한 나머지는 놀랍게도 모두 주희가 보낸 것이었고, 가장 최근에 보낸 건 오늘 아침이었다.클릭해서 열어보니 전부 ‘왜 연락이 없냐’, ‘나를 잊은 것이 아니냐’, ‘주한을 잊은 것이 아니냐’, ‘유강후를 멀리하라’라는 내용이었다.온다연은 몇 통만 보고 메일을 닫은 후 답장을 보냈다.[나는 잘 지내고 있어. 걱정하지 마.]그녀는 ‘자신을 잘 돌보라’고 쓰려 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주희는 지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남하윤이라는 아가씨가 주희를 무척 좋아하는 듯하다.남하윤이 챙겨주고 있으니 그는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있을 것이다.그의 병도 당연히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주희는 더 이상 그녀의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을 듯하다.그녀는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주희가 다 커서 기뻤고,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아 슬펐다.잠깐 망설이다가 온다연은 잠겨 있는 폴더를 열었다.그 안에는 그녀와 주한이 주고받은 1,000여 통의 메일과 1,000여 장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이는 그 시절의 사소한 일상에 관한 기록이다.이전에 여러 번 봤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