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91화

유강후는 그가 찾아온 이유를 짐작한 듯 서슬 퍼런 눈빛으로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여기 너를 반기는 사람이 없으니 꺼져.”

염지훈은 넥타이를 바로잡더니 어쩌다 정색하며 말했다.

“오늘은 당신이 반기지 않아도 어쩔 수 없어요. 죄송합니다.”

그는 방 안의 사람들을 빙 둘러보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저는 오늘 결혼 얘기를 나누러 왔어요.”

모두가 놀라 멍해졌고, 방 안이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온다연만 극히 복잡한 눈으로 염지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최금영이 노기등등하여 입을 열었다.

“우리 하령을 너한테 못 줘.”

“며칠 전 언론에 우리 하령과는 그저 장난이고 노이즈 마케팅일 뿐이라고 말했잖아. 이제 와서 결혼 얘기를 하겠다고? 유씨 가문이 우스워? 네가 결혼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물릴 수 있다고 생각해?”

옆에 있던 유하령은 놀랐다가 기뻐하며 급히 말했다.

“할머니, 저는 좋아요...”

최금영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가로챘다.

“바보 같은 계집애, 왜 이렇게 진중하지 못해? 정말 좋아도 안 그런 척해야지. 애를 먹이지 않으면 너의 소중함을 몰라. 너는 어쨌든 유씨 가문의 귀한 딸이야. 저 녀석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작은 가문이 아니라고.”

“내 말 듣고 얌전히 있어.”

유하령은 미칠 듯이 기뻐서 즉시 대답하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지만 할머니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꾹 참았다.

이때 유자성이 입을 열었다.

“염지훈, 우리 유씨 가문도 명문가야.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며칠 전에 파혼하겠다고 했다가 이제 와서 결혼하겠다고? 너무 애들 장난으로 생각하는 거 아니니?”

염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유씨 집안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가 오늘 결혼 얘기를 꺼낼 상대는 유하령이 아니다.

솔직히 그는 설명하기 싫었다. 하지만 심미진이 온다연의 이모이자 유자성의 아내라는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말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는 옷매무시를 정리한 후 진중하게 말했다.

“이전에 어른들 사이에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