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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염지호는 몸이 굳어졌지만 이내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그래, 돌아가서 잘 가르칠게. 정말 미안해.”

그러고 나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눈짓했다.

“더 망신당하기 전에 빨리 치워.”

그들 일행은 물건을 챙긴 후 서둘러 걸어 나갔다.

이때 모든 사람의 시선이 온다연에게 집중됐는데, 오직 심미진만 넋 놓고 예물을 지켜보다가 염씨 집안 사람들이 멀리 사라져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유강후를 힐끗 쳐다보더니 그가 자기를 보지 않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다연아, 너 언제부터 염지훈과 그런 사이가 됐어? 염지훈이 하령의 남자친구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왜 그랬어?”

이 말을 들은 온다연은 화가 나다 못해 웃음이 나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심미진, 누구나 당신처럼 부자만 보면 달려드는 줄 알아? 그리고 내가 누구랑 어떻게 지내든지 당신이 무슨 상관인데? 지금 무슨 신분으로 나를 가르쳐?”

심미진은 아직도 그 거액의 예물을 생각하고 있었다.

도시 중심의 아파트 20여 채와 상가 10여 개면 적어도 수백억의 가치가 있을 텐데. 이 좋은 일이 원래는 그녀의 것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온다연과 사이가 멀어졌다.

‘안 그랬으면, 오늘 그 예물들이 내 앞에 오는 건데.’

그녀는 대단한 자존심을 가진 유씨 가문이 절대 염씨 집안과 혼인을 맺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 온다연이 염씨 집안에 시집갈 가능성이 크다.

그녀는 온다연의 이모이고 유일한 가족이므로 그 예물들은 당연히 그녀의 것이다.

며칠 전에 인연을 끊었지만 어릴 때부터 쭉 봐온 아이다.

온다연은 성격이 온화하고 다루기 쉬우며 혈육 간의 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심미진은 온다연을 다시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다고 100% 확신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녀는 부드러운 말투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얘가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는 너의 이모이고 유일한 가족이야. 당연히 이모의 신분으로 너를 가르치는 거지.”

온다연이 말하기 전에 유강후가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왔다.

“당신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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