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그도 잘못이 있었다.그해, 그녀를 직접 데려와서 키우지 않은 것이 그의 가장 큰 실수였다.나중에 정당한 명분을 얻기 위해 그는 온다연이 유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그 말은 그녀가 괴롭힘을 당하는 원인이 되었다.심지어 그녀가 17살이 되던 해, 그 사건 이후 그녀를 데려가지 않은 것도 그의 잘못이었다. 그로 인해 그녀는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이 모든 게 그의 잘못이었다.하지만 그는 보상할 것이다. 그녀에게 온 세상을 다 줄 것이다.그는 입을 열고 나지막이 말했다.“다연아, 그때는 내가 잘못했어...”그때, 온다연이 갑자기 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아저씨, 우리 이제 끝내요.”온다연은 마치 중요한 결정을 한 듯 차가운 표정으로 무겁게 말했다.“우리 더 이상 얽히지 말고 끝내요. 너무 힘들어요!”그녀는 유강후가 자신에게 어떤 감정이 있는지 알지 못했고 또 알고 싶지도 않았다.그들 사이는 애초부터 하늘과 땅처럼 다르지 않았던가?그는 세상의 정점에서 태어나 권력과 사랑을 모두 누리며 자라난 사람이었다.반면 그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사랑도, 어머니의 사랑도 받지 못한 채, 가족이라는 의미조차도 모른 채 자라왔다.그에 대한 작디작은 사랑과 동경마저도 어둠 속에서 피어난 비열한 감정이었다.하늘과 땅처럼 다른 두 사람이 더 얽힌다고 좋은 결말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유강후는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가슴을 찢는 듯한 고통이 서서히 마음속에서 차오르기 시작했다.그는 온다연이 진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한 말은 전부 그녀의 진정한 생각이었다.그러나 그는 결코 그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온다연은 그의 것이다. 영원히 그에게만 속할 것이고, 언제나 그의 곁에 있어야 한다.그녀는 그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고 그의 손안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녀를 잘 지켜주지 못했다.그녀는 너무 많은 상처와 고통을 겪었고 이제는 아무도 믿지 않게 되었다.지금 그녀는 분명 그의 품 안에, 그의
하지만 지금은 모든 착각이 깨졌다.그녀는 이미 모든 걸 계획했고 한 걸음 한 걸음 오늘에 이르렀다. 심지어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유하령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안겼다.게다가, 그녀는 의심스러운 증거 하나 남기지 않고 완벽하게 빠져나왔다.그녀는 너무 똑똑했다. 너무 똑똑해서 그녀의 모든 행동이 그의 통제 밖에 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그렇다면, 둘 중 진짜 사냥꾼은 누구인가?하지만, 그건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그녀가 자기 곁에 머물러 주기만을 바랐다.감정이 없으면 함께 만들어가면 된다.그녀가 아이를 원한다면 많이 낳으면 되는 일이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온다연이 입을 열었다.“아저씨, 이 아이는 나에게 주세요.”그녀의 목소리에는 간절한 부탁이 담겨 있었다.“아저씨는 다 가졌잖아요. 당신을 위해 아이를 낳아주겠다는 여자도 많은데 그냥 이 아이는 나랑 다투지 말고 양보해주면 안 될까요?”잠시 멈추고 그녀는 다시 말했다.“아저씨가 나랑 이 아이를 다툰다면 우린 평생 원수로 지낼 거예요. 난 아저씨와 원수가 되고 싶지 않아요.”유강후의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그는 가까스로 목소리를 가라앉히며 말했다.“왜 다퉈야 하지? 이건 우리 아이잖아. 우린 계속 함께할 거야. 화 풀어. 날이 좀 풀리면 우리 결혼하자. 난 이미 신혼집도 준비해놨어. 영운산에 마련했는데 분명 네 마음에 들 거야.”온다연은 눈을 들었다. 그 속에는 차가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난 아저씨랑 결혼 안 해요. 유강후, 당신은 내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에요.”유강후는 그녀를 안은 팔을 서서히 조이기 시작했다. 그 힘은 통제력을 잃은 듯 점점 강해졌다.공기 속에는 어딘가 비정상적인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그의 눈동자가 서서히 붉게 물들어 갔다.“그렇다면, 네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지?”온다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없어요.”유강후는 다시 낮게 물었다.“그럼 예전에는 있었던 거야?”온다연은 대
그는 그녀를 너무 꽉 껴안아서 온다연은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그녀는 몇 번이고 몸을 비틀어보았지만, 그의 힘이 너무 강해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의 큰 손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고 그 압박감에 피부는 찢어질 것 같았다.게다가 그가 침묵하자 차 안의 분위기는 더욱 답답했고 손도 점점 더 세게 조여왔다.결국, 그녀는 참지 못하고 그의 손가락을 뜯어내기 시작했다.하나하나씩 뜯어냈지만, 그는 다시 움켜잡았고 그 힘은 아까보다 더 강했다.온다연은 그가 자신의 배를 조일까 봐 걱정됐지만, 그의 손을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몇 번의 시도 끝에 온다연은 화가 나서 그의 목을 깨물었다.화가 나고 급한 마음에 있는 힘껏 깨물었기에 잠깐 사이에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유강후는 여전히 손을 풀지 않았다.그는 눈을 감고 미동도 없이 그녀가 자신을 깨물도록 내버려 두었다.그녀가 입을 떼기까지 그는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그의 무표정한 얼굴을 바라보며 온다연은 힘으로 맞서는 방법은 통하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다. 이렇게 해서 이 남자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잠시 생각하다가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부드러운 입술이 닿자 유강후의 몸은 눈에 띄게 경직되었다.그녀는 눈을 감고 그의 키스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천천히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과연 그는 천천히 그녀를 놓아주었다.하지만 그의 손은 그녀의 허리에서 떠나지 않고 가볍게 그녀의 배 위에 얹혀 있었다.동시에 그는 그녀의 입술을 덥석 머금고는 주도적으로 탐닉하기 시작했다.금세 온다연은 숨이 막힐 정도였지만 그의 손이 아랫배에 더 큰 힘을 가할까 봐 그를 밀어내지 못했다.하지만 이곳은 차 안이었기에 차가 몇 번 흔들리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그 모습은 마치 그녀가 그에게 완전히 의존하는 것처럼 보였다.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는 도저히 숨을 쉴 수 없어 그를 밀쳐냈다.온몸의 기운이 빠져 그녀는
그녀는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이 며칠 동안, 그녀는 계속 아이의 첫 태동을 기다렸던 것이다.아이 상태가 안 좋다는 걸 알고 있었던 그녀는 태동이 없을까 봐, 아니면 자연스럽게 유산될까 봐 너무 불안했다.걱정으로 밤새 잠을 못 이룰 때도 많았다.하지만 오늘 이 작은 생명은 다른 건강한 4~5개월 아이들처럼 움직였고 그 생명력도 꽤 강해 보였다.그녀는 그의 옷을 꽉 잡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는 이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유강후는 그녀를 꼭 안으며 대답했다.“아니야, 난 절대 그런 말 한 적 없어.”눈물이 북받친 온다연은 그의 과거 잘못을 지적했다.“아저씨는 이 아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잖아요. 그것도 여러 번이나!”“만지지 말아요! 만지는 게 싫어요!”온다연의 목소리는 점점 더 갈라졌고, 빨개진 눈으로 흥분된 감정에 휘말린 채 도저히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그녀는 그의 몸을 힘껏 몇 번 때리고는 다시 배 위에 손을 얹었다. 목이 메어 흐느끼는 소리가 더 커졌다.유강후의 마음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녀의 우는 모습에 그의 마음은 너무 아팠다.그는 그녀에게 키스해주며 눈물을 닦아주었다.“울지 마, 착하지.”“내가 잘못했어, 다 내 탓이야. 이제 울지 마...”온다연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계속 울었다. 그의 옷은 이미 눈물로 흠뻑 젖어 있었다.유강후는 그녀를 안으며 처음으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녀가 너무 작고 연약해서 그는 차마 힘껏 안아주지도 못했다. 혹시라도 너무 세게 안으면 다칠까 봐 걱정됐던 것이다.하지만 그녀의 배 속에는 그녀보다 더 약하고 작은 생명이 있었다.그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들 모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지 몰랐다.순간 주성원의 말이 그의 머릿속에서 맴돌며 그의 마음을 어지럽혔고 동시에 희망을 품게 했다.그는 다시 조심스럽게 그녀의 아랫배에 손을 얹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아, 이 아이가 만약...”“만약은 없어요!”온다연은 고개를 번쩍 들며
염지훈은 유강후를 흘끗 쳐다보았다. 유강후는 아주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도발적으로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고개를 돌려 온다연에게 말했다.“너랑 단둘이 얘기하고 싶은데 네 아저씨더러 자리 좀 피해 주라고 하면 안 될까?”온다연은 유강후 앞에 다가갔다.“나 지훈 씨와 따로 얘기하고 싶어요.”유강후가 반대할까 봐,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난 저 사람을 이용했어요.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러니 제대로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딱 이번 한 번뿐, 더는 저 사람을 만나지 않을 거예요.”유강후는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온다연은 입술을 깨물며 다시 말했다.“아저씨가 반대해도 난 갈 거예요.”유강후의 시선이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 머물렀고 눈빛은 차갑고 어두워졌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가 풀었다.오랜 침묵 끝에, 그는 무언가 결심한 듯 차분하게 말했다.“가. 근데 너무 멀리 가지 말고 너무 오래 걸리지 마. 넌 쉬어야 하니까.”온다연은 대답하지 않고 염지훈과 함께 차에 올랐다.검은 험머가 멀어져갈수록 유강후의 눈빛은 더욱 어두워졌다.차가 거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그는 손짓했다.마당 안에서 곧바로 경호원이 달려 나와 물었다.“도련님.”유강후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그 차를 바라보며 말했다.“앞에 있는 애들한테 계속 감시하라고 해. 염지훈 그 녀석이 다연에게 손이라도 대면 바로 목을 비틀어 버려!”그는 잠시 멈추더니 말을 이었다.“절대 놓치지 마. 놓치면 너희도 돌아오지 마!”경호원은 그의 차가운 말에 몸을 떨며 간신히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도련님!”염지훈과 온다연은 근처의 한 카페에 차를 세웠다.룸에 앉자마자 염지훈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유강후가 때린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스스로 부정하며 말했다.“아니야, 그럴 리 없어. 그 사람은 너한테 잘해주던데. 널 때리진 않았을 거야. 근데 얼굴은 왜 이렇게 부었어?”그러면서 몸을 앞으로 내밀며 그녀의
온다연은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염지훈은 그녀를 잠자코 보다가 다시 말했다.“근데 네 말이 맞아. 난 결혼할 마음이 없어. 그런 오만방자한 아가씨는 정말 별로이거든. 하지만 염씨 가문은 확실히 집안이 좋은 여자가 필요하지.”그는 혀를 차면서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보기엔 네가 적합한 결혼 상대인 것 같아. 유씨 가문에서 지위가 없지만 그래도 유강후 밑에서 자랐으니까. 밖에서 말하기도 나쁘진 않지.”염지훈은 온다연을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마지막에 시선은 그녀의 여전히 부은 얼굴에 두었다.“생김새도 마음에 들어. 오늘 얼굴이 부었지만 아름다움에 영향이 없어.”온다연은 미간을 찌푸렸다.염지훈은 농담조로 말한 것 같지만 농담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저한테 수작 부리지 마세요. 저희는 어울리지 않아요.”이에 염지훈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난 마침 아내가 필요하고 너도 그 변태 유강후에서 벗어나고 싶잖아.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걸. 그렇지 않으면 너도 유강후랑 살다가 변태 될 수 있어.”온다연은 말없이 그를 쳐다보았다.염지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지루한 듯이 라이터를 만지작거렸다.하지만 아무도 보지 못한 테이블 아래에 있는 그의 다른 손은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한참 지나서 온다연은 입을 열었다.“저 때문에 파혼하게 돼서 죄송해요. 하지만 유하령과 결혼하지 않는 것이 염씨 가문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제가 지훈 씨를 도와줬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지훈 씨를 이용한 일과 퉁치는 걸로 하시죠. 다시는 저를 찾지 마요.” 온다연은 말을 마치고 벌떡 일어나서 떠나려고 하였다.염지훈은 그녀를 불러 세웠다.“난 진심이야. 유씨 가문에 너와 결혼하겠다는 혼담을 꺼내고 싶어.”온다연은 멈춰 섰지만 뒤돌아보지도 않았다.“저도 진심이에요. 저희는 어울리지 않아요. 지훈 씨, 사실대로 말씀드릴게요. 늦어도 내년 봄에 저는 경원시를 떠나서 다시 돌아오지 않
차가 멀리 나갔으나 그 사람은 여전히 끈질기게 쫓아왔다.경호원은 참다못해 말하였다.“다연 씨, 정말 멈추지 않을 겁니까?”온다연은 손에 땀이 찼으나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그 사람을 만나면 유강후에게 혼날 거예요. 보너스를 받고 싶지 않아요?”경호원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집에 도착한 후 유강후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는 바로 그녀를 도와서 외투를 벗고 안아서 욕실로 들어갔다.그는 그녀를 욕조에 내려놓고 말없이 능숙하게 그녀를 씻어주었다.온다연의 일에 대해 유강후는 어떤 집념이 있는 것 같았다. 그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절대로 남에게 맡기지 않았다.오늘은 예전과 달랐다.온다연을 씻어줄 때 그의 손은 그녀의 배를 오랫동안 어루만졌다.태동을 다시 느끼고 싶은 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온다연이 반항할 때까지 아무런 반응도 얻지 못했다.온다연은 유강후가 자기의 배를 만지지 못하게 그의 손을 내쳤다.목욕을 마치고 나서 유강후는 온다연을 안고 테이블에 올려놓고 헤어드라이로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했다.“이 냄새는 마음에 들어?”온다연은 이미 욕실의 청결 제품은 모두 상쾌하고 숲의 향과 비슷한 은은한 향으로 바꾼 것을 발견했다. 그녀가 전에 온라인에서 구매한 그 기초화장품의 냄새와 비슷했다.당연히 마음에 들었다.그러나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유강후가 하는 데로 하였다.그녀의 반응은 그가 예상한 것과 같았다.유강후는 온다연에게 대답을 강요하지 않았다. 단지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온다연은 머리카락이 다 마를 때까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유강후는 바디로션과 크림을 꺼내서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게 하였다.“이 냄새를 좋아해?”크리미한 텍스처에 은은한 자몽향이 나서 맡으면 힐링되는 기분이 들었다.“임산부전용 제품이야. 네가 좋아하는 브랜드는 나중에 다시 쓰자.”그러나 온다연은 여전히 반응하지 않았다. 마치 벙어리 인형과 같았다.유강후는 기초화장품을 조금조금씩 발라주었고 새 옷을 가져다 입혔다.아주 부
온다연은 대답하지 않고 그냥 약간 헐떡거리면서 숨을 가쁘게 쉬었다.유강후는 그녀의 입술을 문질렀다. 부드러운 촉감에 그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온다연은 유강후가 또 키스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그녀를 안고 욕실에서 나왔다.식탁 위에는 이미 온다연이 좋아한 음식들이 놓여 있었다.그녀의 위가 안 좋아서 요리는 흔히 물렁물렁할 정도로 끓여야 했고 조미료도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었다. 음식은 맛이 있지만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오늘의 요리는 예전과 달라 보였다. 때깔이 선명하고 조미료도 많이 넣어서 매우 맛있어 보였다.유강후는 그녀를 편안한 쿠션이 있는 의자에 앉혔다.“음식이 맛있는지 먹어 봐. 오늘 새 셰프가 왔거든.”그는 잠깐 멈추었다가 이어서 말했다.“네가 예전에 묵었던 곳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구한 셰프야.”온다연은 눈을 내리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식탁 밑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유강후는 그녀가 평소에 즐겨 먹는 음식을 집어서 작은 도자기 그릇에 놓고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먹어 봐.”온다연은 젓가락을 움직였다.아무리 유강후에게 반항을 하더라도 뱃속의 아이로 장난을 칠 수 없었다.정성껏 만든 요리가 아니라 차가운 반찬이라도 그녀는 먹을 것이다.사실 그녀는 며칠 전부터 미각을 잃었다. 무엇을 먹어도 다 똑같은 맛이었다.그래서 그녀는 오늘 차린 음식이 맛있는지 없는지를 전혀 알 수 없었다.온다연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유강후의 눈빛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래서 고개를 돌려 장화연에게 말했다.“셰프의 월급을 올려줘.”그는 말하고 나서 앉았다.그러나 한 요리를 먹을 때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맛이 이상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셰프가 식초를 넣어서 신맛이 강했다.온다연은 신맛이 나는 음식을 먹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식초를 조금 넣어도 그녀는 먹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신맛이 필요한 요리일 때는 모두 레몬즙으로 대체했다.지금 온다연은 신맛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그가 집어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