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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정말 웃기기도 하지. 당신은 내가 이런 꽃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이 꽃을 보면 바람피우는 남자가 생각나요. 그날의 당신처럼요! 내가 아픈 걸 알면서, 내가 그렇게 빌었는데 다른 여자를 보러 갔잖아요.”

그녀는 고개를 들고 차가운 시선으로 유강후를 바라보았다.

“그때 내 눈에 당신이나 우리 아빠가 똑같았어요.”

유강후는 주먹을 꽉 쥐었다가 다시 천천히 풀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안 좋아한다는 거 왜 안 알려준 거야?”

온다연이 풉하고 웃었다.

“알려주면 어쩔 건데요?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옷을 입게 하고, 싫어하는 옷을 입게 하고 그런 화장품들을 쓰게 하잖아요. 어느 것 하나 내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요. 나도 반항해봤지만, 당신이 그때마다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나요? 제품의 회사를 망하게 하고 결국 당신의 뜻을 따르게 만들었잖아요!”

그녀는 한번 한숨을 내쉬고 이어서 얘기했다.

“유강후 씨, 당신은 정말 최악의 남자예요.”

그 말을 끝으로 방에는 다시 정적만 남았다.

이 싸움에 승자는 없다.

두 사람 다 많은 상처를 입었다.

한참 있다가 유강후가 입을 열었다.

“마음에 안 드는 물건은 버려. 꽃도 뽑고 네가 좋아하는 거로 심을게.”

얼마나 주먹을 꽉 쥐어서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였다. 그의 감정을 억제하느라 노력 중인 것 같았다.

그리고 최대한 부드러운 말투로 말하려고 애썼다.

“네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를 심자. 응?”

“싫어요!”

온다연은 차갑게 얘기했다.

“이런 누추한 곳에 해바라기를 심을 생각 절대 하지 말아요!”

말을 마친 온다연은 침대에 기대서 벌을 기다리듯 눈을 감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벌은 내려지지 않았다. 그저 유강후가 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온다연은 눈을 뜨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이곳을 떠나야 한다. 무조건 떠나야 한다.

조금만 버티면...

그 일만 처리되면 바로 떠날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강후가 다시 돌아왔다.

그는 손에 작은 그릇을 들고 있었는데 안에 담긴 건 계화탕이었다. 위에는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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