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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유강후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강제로 온다연의 고래를 돌렸다.

“왜 피하는 거지?”

온다연은 그의 손을 떼어내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아저씨, 아파요. 정말로 아프단 말이에요.”

나무 그늘 아래 불빛은 어두워졌고 그녀의 눈빛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그녀의 작고 나른한 목소리만 들려왔다. 꼭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오늘은 안 돼요. 아파요...”

그녀는 이 거리에서 그와 키스하고 싶지 않았다. 행복했던 기억이 가득했던 이 거리에 불쾌한 기억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유강후는 손을 내렸다.

“어느 식당에서 밥 먹고 싶어?”

온다연은 시선을 내리깔며 음료수만 만지작거렸다.

“제가 가고 싶은 식당은 그리 호화로운 곳은 아니에요. 혹시 아저씨가 싫으시면 안 가도 돼요.”

그 식당은 그녀와 주한이 자주 가던 식당이었다. 방금 그 일로 그녀는 식당 주인이 또 그녀를 알아볼까 봐 조금 겁이 났다.

지금은 주한이가 제일 좋아했던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으니 그와 함께 마시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로 만족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유강후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어느 식당인데?”

온다연은 다소 뜻밖이었던지라 자심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냥 다른 식당 가요. 생각해보니 그렇게까지 먹고 싶은 건 아니에요.”

운전대를 잡고 있던 유강후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어느 식당인데?”

온다연은 앞을 보았다. 앞쪽 모퉁이에 예전에도 있었던 커다란 회화나무가 보였다.

저도 모르게 주한이 떠올랐다. 주한은 커다란 회화나무 아래에서 쉬는 것을 아주 좋아했기 때문이다.

“저 앞쪽 모퉁이에 골목이 있을 거예요. 차로 들어가긴 힘든 길이에요. 그러니까 그냥 다른 곳으로 가요.”

유강후는 차에서 내렸다. 트렁크에서 양털 목도리를 꺼내 온다연에게 꼬옥 둘러준 뒤 자신은 옷깃을 세웠다.

“걸어가자.”

말을 마친 뒤 그는 온다연의 손을 잡아 자신의 주머니 안으로 쏙 넣었다.

거리는 30, 40년 정도의 역사가 있었던지라 조금 낡았다.

비까지 내리고 있어 길은 아주 미끄러웠고 조금만 방심하면 넘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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