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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온다연은 조수석에 앉아 고개를 돌린 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유강후의 말은 귓등으로 흘려보내는 것 같았다.

이 거리에서 그녀는 몇 년 동안 살았다. 곳곳에서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설령 유씨 집안으로 들어가 살았다고 해도 그녀는 거의 매일 이곳으로 왔다.

물론 그때는 주한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이 거리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지라 어느 골목 벽에 벽돌이 몇 개 떨어졌는지도 알고 있을 정도였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항상 그녀의 곁에 있어 주던 사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주한은 4년 전 악랄한 그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주한이 눈을 감게 되었을 때 그의 나이는 고작 17살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주한은 영원히 눈을 감게 되었다. 그리고 주한을 죽게 만든 인간들은 멀쩡히 살아 있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들고 있던 음료수를 꽉 잡았다. 얼마나 세게 잡았는지 손등에 핏대가 드러났다.

‘주한, 내가 꼭 복수해줄게!'

멍 때리는 그녀의 모습에 유강후는 차를 세웠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던지라 춥기도 했고 습하기도 했다. 거리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차는 나무 그늘에 세웠던지라 불빛이 어두웠다.

동시에 차 안의 분위기는 어둡고도 위험하기도 했다.

유강후는 온다연의 고개를 억지로 돌리며 빤히 보았다.

“말해 봐. 예전에 다른 남자랑 이 거리를 걸었어?”

말을 마친 그는 온다연을 빤히 보았다.

만약 온다연이 세심한 사람이었다면 유강후의 손끝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는 온다연이 그런 적 있다고 말할까 봐 두려웠다.

예전의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고 신경 쓰지도 않았다.

10년 전 그가 바꿀 수 없었던 그때, 그녀가 유난히도 힘들었던 그때, 조금 전 그 사장이 말한 것처럼 그녀에게 따듯함을 준 남자애가 있는지 궁금했다.

만약 있었다면 그 남자애는 영원히 그녀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살게 될 것이다.

그는 그녀의 마음 속에 다른 사람이 들어 살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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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미현
356회인데 아직도 도망을 안갔어.ㅋㅋㅋ 아무래도 500회쯤 들어와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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