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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유강후는 검은색 옷을 입고 입구에 서 있었다. 아주 장엄한 분위기를 뿜으면서 말이다. 도무지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이었다.

그의 표정은 아주 차가웠다. 눈빛 또한 냉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는 시선으로 구멍이라도 뚫을 것처럼 온다연을 빤히 바라봤다.

누가 봐도 사장의 말을 들은 반응이었다. 그 모습에 온다연은 손끝이 약간 떨렸다. 주한이 좋아하던 음료수를 산 것만으로 알아보게 될 줄은 몰랐다.

이 편의점은 주한이 자주 오던 곳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와서는 음료수 두 병을 사 왔다. 사정이 좋아진 다음에는 근처의 식당에 가서 좋아하는 음식을 주문하기도 했다.

온다연이 이곳에 안 온 지는 4년 정도 되었다. 이쯤이면 사장도 잊을 줄 알았는데 결국 대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그녀는 음료수를 꽉 잡은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 잘못 보셨다고요. 저 여기 처음 와요.”

유강후를 발견한 사장은 잠깐 멈칫했다. 그리고 다시 온다연을 바라봤다. 그녀의 창백한 안색과 떨리는 손끝을 보고, 사장도 무언가 눈치챈 듯했다.

“아, 그러네요. 제가 사람을 잘못 봤어요. 그 아가씨가 지갑을 두고 갔는데, 빨리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 몇 번째 잘못 알아보는지 몰라요.”

온다연은 한시름 놓으며 결제하려고 했다. 이때 유강후가 다가와서 물었다.

“어떤 지갑이요? 보여주실 수 있어요?”

사장은 잠깐 멈칫하다가 온다연을 바라봤다.

“아가씨 남자 친구예요?”

온다연은 음료수를 꽉 잡은 채 대답했다.

“네!”

사장은 자기 생각에 더욱 확신했다. 온다연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약간의 동정이 서려 있었다.

그는 웃으면서 서랍에서 지갑을 꺼냈다.

“이 지갑이에요. 혹시 근처에서 본 적 있으면 알려줘요. 얼핏 보면 여기 아가씨랑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요. 안에 사진이 있거든요.”

유강후는 말없이 지갑을 펼쳤다. 갈색 지갑 안에는 잔돈과 카드가 있었다. 그리고 자그마한 사진도 있었다.

사진 속의 여자는 온다연과 비슷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얼굴은 작고 피부는 뽀얀 것이 온다연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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