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49화

작가: 손이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온다연은 유강후의 품에 가만히 안겨 있었다. 큰 눈은 약간 찌푸린 채 로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로비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수군대고 했었다. 특히 고씨 집안사람은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몰랐던 것이다.

그들은 분명히 고유정과 봉현수의 약혼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이찬영이 누구란 말인가?

설명을 듣고자 로비를 한참 돌아다녔지만 봉씨 집안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저택 도우미만 있었다.

이때 사회자가 또다시 말했다.

“다음으로 고유정 씨와 이찬영 씨의 행복한 순간을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로비의 스크린에는 고유정과 낯선 남자의 사진이 떴다. 남자는 키가 크지 않았다. 얼굴도 못생겨서 차마 봐줄 수 없을 정도였다.

의논 소리는 더욱 커졌다. 고승철은 안색이 확 변하면서 대뜸 사회자의 멱살을 잡았다.

“봉씨 집안사람 어디 있어? 왜 한 명도 안 보이는 건데? 봉현수는 또 어디 있어? 오늘은 현수랑 내 딸의 약혼식이야. 이제 와서 다른 남자로 바꾸는 건 무슨 뜻인데? 무슨 뜻이냐고?!”

이때 장하그룹의 회장 봉태식이 위층에서 내려왔다.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승철을 바라봤다.

“저희는 한 번도 고유정 양을 며느리로 들인다고 한 적 없어요. 댁의 귀한 따님은 알아서 챙기세요.”

고승철은 불끈 화를 내며 손가락질했다.

“뭐요? 사람을 이런 식으로 갖고 노는 게 어디 있어요? 제 딸이 뭐 어때서요? 집안 좋지, 학벌 좋지, 가정 교육도 잘 받았지, 어디가 모자라요?”

“가정 교육을 잘 받아요? 그럼 보여드려야겠네요. 그 잘난 따님이 어떤 일을 했는지.”

그는 손뼉을 쳤다. 그러자 스크린에는 두 사람이 엉켜 있는 영상이 재생되었다. 남자는 끊임없이 움직였고, 여자는 교태로운 소리를 냈다.

“빨리! 더 빨리! 아아, 찬영 씨!”

현장은 갑자기 술렁거렸다. 어떤 사람은 핸드폰을 들어 올려 촬영하기 시작했다.

봉태식은 차가운 표정으로 고승철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게 댁 따님의 실체예요. 지금도 저택 3층에서 이찬영이라는 남자랑 같이 있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350화

    “독한 녀석들!”봉현수는 계단 손잡이를 잡고 피식 웃었다.“그러게 왜 밖에서 서자를 키우셨어요. 따님을 아주 잘 키운 덕도 있겠죠. 건드려서 안 되는 사람을 건드리면 이렇게 되는 거예요.”그는 또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아, 그리고 잃으신 건 무한테크의 지분뿐이 아니에요. 부동산도 동산도, 아무것도 없어요. 물론 빚은 많겠네요. 오늘의 식사가 최후의 만찬이 될 것 같은데 배불리 먹어 두세요. 내일부터는 빚에 시달리게 될 거예요. 그리고 이찬영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요? 마약에 미친 사람이에요. 더러운 병도 있어서 따님을 병원에 데려가는 게 좋을걸요.”봉현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께는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립니다. 사과의 뜻으로 떠나실 때 선물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겠어요.”사람들은 이제야 고유정의 더러운 사생활 때문에 오늘의 파국이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때 고유정이 휘청거리며 3층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봉현수를 보자마자 눈물을 터뜨리기 시작했다.“현수 씨, 내 얘기 들어줘요. 누가 나한테 약을 먹였어요. 제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라고요. 누가 나한테 악감정을 품은 게 분명해요. 나는 주스 한 모금에 정신 잃고 끌려갔었어요.”봉현수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도우미에게 말했다.“그 방은 적어도 10번은 반복 소독하세요. 이 여자가 지나갔던 곳은 전부 소독해줘요. 그리고 고씨 집안사람은 이만 내보내 줘요. 귀한 손님들 기분을 망치면 안 되니까요.”고씨 집안사람들은 걸인처럼 밖으로 내던져졌다. 로비는 시끄러웠던 것도 잠시 금세 다시 원래의 분위기로 돌아갔다.경원에는 이런 변화가 끊임없이 일어났다. 한 시간 전만 해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던 사람이 바닥에 처박혔다고 해도 놀란 건 없다. 고씨 가문의 결말 역시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봉현수는 밖으로 밀려 나가는 고씨 집안사람을 바라보고 있다가 위층에 올라가려고 했다. 이때 집사가 후다닥 달려와서 말했다.“도련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351화

    장화연은 여자를 힐끗 보기만 했다. 그리고 한결같이 담담한 표정으로 온다연에게 말했다.“도련님이 싫어하시는 분입니다. 같이 있던 걸 들키면 또 벌을 받으시게 될 겁니다.”“알아요. 저는 모르는 사람인데 무슨 사관이에요. 아저씨가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기다리는 것뿐이에요. 말 한마디 안 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요. 저 진짜 추워서 그래요.”장화연은 이제야 밖으로 나갔다.여자는 소파에 털썩 앉아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러고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단속이 심하네요. 다연 씨를 많이 좋아하나 봐요. 이런 인생 놔두고 왜 힘든 길을 가려고 해요? 유씨 집안이랑 대체 얼마나 척을 졌길래.”온다연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물건은 이미 전해줬어요. 근데 왜 온 거예요? 아저씨가 의심할 수도 있어요.”그녀는 천천히 몸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정아 씨는 너무 눈에 띄어요. 여기 들어왔던 것도 분명히 들킬 거예요.”임정아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미소를 지었다.“무서워요? 저는 그냥 뭐 좀 주러 왔어요. 정아 씨 아저씨한테는 너무나도 보잘것없는 거라 발견하지 못할 거예요.”온다연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안 했다.“고유정 씨 영상은 어떻게 퍼뜨릴까요?”“그럴 필요 없어졌어요. 어차피 고씨 가문은 재기하지 못해요. 제가 가만히 있어도 욕은 충분히 먹을 거예요. 이효진 씨 일만 계속 퍼뜨려주면 돼요.”임정아는 피식 웃으며 온다연을 훑어봤다. 그러고는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정말 연예인 할 생각 없어요? 이 정도 조건이면 무조건 잘 될 텐데.”온다연이 대답하지 않자 그녀가 말을 이었다.“근데 이런 얼굴로 그런 일을 저지를 줄은 몰랐네요. 이효진 씨 자살 기도를 몇 번이나 했는지 알아요? 이런 모습 유강후 씨한테 들켜도 괜찮겠어요?”그녀의 말은 가시처럼 온다연의 심장에 박혀서 통증을 유발했다. 온다연은 시선을 떨어뜨리며 대답했다.“정아 씨가 신경 쓸 일이 아니에요. 아저씨가 곧 돌아올 테니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352화

    온다연은 몸을 뒤로 빼서 임정아의 손길을 피했다.“빨리 가요. 저한테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을 테니까요.”임정아는 작게 한숨을 쉬며 온다연의 손에 소형 카메라를 쥐여줬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툭툭 치면서 물었다.“주희랑은 어떤 사이에요?”온다연은 고개를 홱 들었다.“네? 주희요?”임정아는 그녀의 반응이 마음에 드는 듯 미소를 지었다.“아는 사이 아니에요?”온다연은 다소 경직된 말투로 대답했다.“알고 싶은 게 뭐예요?”“연예인 되겠다고 우리 회사에 들어온 신인데, 생긴 건 나름 괜찮았어요. 욕심이 많고 마음이 급한 게 문제지만요. 요즘 또 사고를 쳐서 다연 씨가 아는 사람이면 도와주려고 했어요.”그녀는 온다연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모르는 사람이면 말고요.”온다연은 주먹을 꽉 쥐며 입술을 깨물었다. 대답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임정아는 눈썹을 튕기더니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지금은 일단 원래 계획만 실행하죠. 서류들만 찍어주는 걸로. 다른 생각이 있으면 또 연락해요.”그녀는 문을 힐끗 보면서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이젠 진짜 가야겠어요. 유강후 씨가 돌아오네요. 참... 그리고 경고하는데 나은별 씨 조심해요. 다연 씨가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도 전혀 못 당하겠더라고요. 유강후 씨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목숨이 걸린 문제니까 조심해요.”말을 마친 그녀는 향수 냄새를 휘날리며 밖으로 나갔다. 문을 열고 나가면서는 유강후와 딱 마주쳤다.그녀는 놀란 척 눈을 크게 뜨며 그의 팔을 잡으며 교태를 부렸다.“대표님, 이런 데서 다 만나네요. 저 오늘 행운의 날인가 봐요.”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피하며 미간을 찌푸렸다.“비켜요.”악의와 혐오가 담겨 있는 말이었다.임정아는 잠깐 멈칫했다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온다연을 힐끗 바라봤다.“새사람 생겼다고 옛사람 잊은 거예요. 매정해라.”유강후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온다연을 향해 걸어갔다. 온다연은 먼저 쪼르르 거리를 좁혀서 그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353화

    온다연은 고개를 들며 부족하지만 받아주려고 했다.이런 일에서 그녀는 별로 적극적이지 않다. 특히 밖에서 받아준 적은 더욱 없었다. 유강후는 가슴속에서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다.그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벽에 밀어붙이더니 더 깊게 탐하기 시작했다. 늘 그랬듯 절대적이고 강압적으로 말이다.온다연은 금방 호흡이 딸려서 낑낑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강후의 호흡은 점점 더 거칠어졌다. 그녀는 견디다 못해 손을 뻗어서 그를 밀어내려고 했다.“아, 안 돼요... 사람 있어요...”유강후는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물러나지 못하게 했다.“누가 감히 우리를 본다고 그래?”그의 목소리는 잔뜩 잠겨 있었다. 온다연은 조금 전과 같은 상황에 놓일까 봐 있는 힘껏 그를 밀어냈다. 그러나 손이 붙잡히면서 그마저도 못 하게 되었다.뜨겁게 입을 맞추던 두 사람은 문밖에 사람이 있는 것도 몰랐다. 암울한 눈빛은 안경 뒤에서 두 사람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장화연이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 다음에야 상대는 몸을 돌려서 떠났다.장화연이 들어왔을 때 두 사람은 이미 떨어져 있었다. 유강후는 장화연에게서 외투를 받아 온다연에게 걸쳐주었다.“배고프지 않아?”온다연의 입술은 잔뜩 부어 있었다. 그녀는 유강후가 또다시 다가올까 봐 두려운 듯 슬금슬금 거리를 벌렸다.“조금요. 아저씨, 저희 외식 안 한 지 한참 됐어요. 오늘은 밖에서 먹으면 안 돼요?”유강후는 온다연을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겼다. 그녀와 떨어져 있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그는 훨씬 진정된 목소리로 물었다.“뭐 먹고 싶어?”“전에 살던 곳 근처에서 먹고 싶어요. 그래도 될까요?”온다연은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라도 거절당할까 봐서 말이다.그녀는 또 금방 말을 보탰다.“안 간 지 한참 돼서 약간 그리워요. 그리고 그쪽도 나름 괜찮은 식당이...”거절당할까 봐 조심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렸다.“내 앞에서 조심스러워할 필요 없어. 너 혼자 허락 없이 가는 거 아니면 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354화

    온다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여자가 어디까지 도망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잡혀 오는 일은 없었으면 했다.봉씨 집안사람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특히 봉현수는 구린 구석이 꽤 많아 보였다.온다연이 침묵에 잠긴 것을 보고 유강후의 말투는 더욱 차가워졌다.“넌 절대 따라 배우지 마. 만약 지난번과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난다면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온다연은 고개를 숙이며 아무 말도 못 했다.차량 뒷좌석에서 유강후는 두 사람 사이의 빈 공간을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가까이 와서 앉아.”온다연은 입술을 깨물며 천천히 유강후에게 다가갔다. 그것도 답답한 듯, 유강후는 손을 뻗어 그녀를 잡아당겼다.“내가 말했지. 문에 붙어서 앉지 말라고.”말을 마친 그는 그녀를 안아서 자기 무릎에 앉히려고 했다. 그녀는 황급히 뒤로 뺐다.“안 돼요!”유강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막강한 아우라에 그녀는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손가락만 꼼지락댔다.“오늘은... 키스를 너무 많이 했어요. 입술이 아프다고요...”유강후의 눈빛은 이제야 부드러워졌다. 그러나 목소리는 한결같이 차가웠다.“이리 와. 내가 봐줄게.”온다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유강후는 어린아이를 안듯이 가볍게 그녀를 안아 올려 무릎에 앉혔다. 그러고는 턱을 잡고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입 벌려 봐. 까졌는지 확인할게.”온다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거절했다.“싫어요. 또 키스하려는 거죠.”여린 목소리는 애교를 부리는 것 같기도, 반항하는 것 같기도 했다. 유강후는 깊어진 눈으로 손에 힘을 줘서 그녀의 입술을 벌렸다.입 안쪽은 약간 까져 있었다. 붉게 달아오른 것이 보기만 해도 아파 보였다.“더 크게 벌려 봐. 안엔 어떤지 보게. 심각하면 약 발라야 해.”여기서 말을 안 들으면 그는 힘만 더 줄 것이다. 그래서 온다연은 순순히 입을 더 벌렸다.다행히 상처가 깊은 곳까지 생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강후가 그녀의 입속을 바라보는 눈빛은 점점 깊어졌다.그는 그녀의 혀를 잠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355화

    유강후는 검은색 옷을 입고 입구에 서 있었다. 아주 장엄한 분위기를 뿜으면서 말이다. 도무지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이었다.그의 표정은 아주 차가웠다. 눈빛 또한 냉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는 시선으로 구멍이라도 뚫을 것처럼 온다연을 빤히 바라봤다.누가 봐도 사장의 말을 들은 반응이었다. 그 모습에 온다연은 손끝이 약간 떨렸다. 주한이 좋아하던 음료수를 산 것만으로 알아보게 될 줄은 몰랐다.이 편의점은 주한이 자주 오던 곳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와서는 음료수 두 병을 사 왔다. 사정이 좋아진 다음에는 근처의 식당에 가서 좋아하는 음식을 주문하기도 했다.온다연이 이곳에 안 온 지는 4년 정도 되었다. 이쯤이면 사장도 잊을 줄 알았는데 결국 대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그녀는 음료수를 꽉 잡은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사람 잘못 보셨다고요. 저 여기 처음 와요.”유강후를 발견한 사장은 잠깐 멈칫했다. 그리고 다시 온다연을 바라봤다. 그녀의 창백한 안색과 떨리는 손끝을 보고, 사장도 무언가 눈치챈 듯했다.“아, 그러네요. 제가 사람을 잘못 봤어요. 그 아가씨가 지갑을 두고 갔는데, 빨리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 몇 번째 잘못 알아보는지 몰라요.”온다연은 한시름 놓으며 결제하려고 했다. 이때 유강후가 다가와서 물었다.“어떤 지갑이요? 보여주실 수 있어요?”사장은 잠깐 멈칫하다가 온다연을 바라봤다.“아가씨 남자 친구예요?”온다연은 음료수를 꽉 잡은 채 대답했다.“네!”사장은 자기 생각에 더욱 확신했다. 온다연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약간의 동정이 서려 있었다.그는 웃으면서 서랍에서 지갑을 꺼냈다.“이 지갑이에요. 혹시 근처에서 본 적 있으면 알려줘요. 얼핏 보면 여기 아가씨랑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요. 안에 사진이 있거든요.”유강후는 말없이 지갑을 펼쳤다. 갈색 지갑 안에는 잔돈과 카드가 있었다. 그리고 자그마한 사진도 있었다.사진 속의 여자는 온다연과 비슷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얼굴은 작고 피부는 뽀얀 것이 온다연과 마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356화

    온다연은 조수석에 앉아 고개를 돌린 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유강후의 말은 귓등으로 흘려보내는 것 같았다.이 거리에서 그녀는 몇 년 동안 살았다. 곳곳에서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설령 유씨 집안으로 들어가 살았다고 해도 그녀는 거의 매일 이곳으로 왔다.물론 그때는 주한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그녀는 이 거리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지라 어느 골목 벽에 벽돌이 몇 개 떨어졌는지도 알고 있을 정도였다.다만 유감스럽게도 항상 그녀의 곁에 있어 주던 사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주한은 4년 전 악랄한 그들에게 죽임을 당했다.주한이 눈을 감게 되었을 때 그의 나이는 고작 17살이었다.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주한은 영원히 눈을 감게 되었다. 그리고 주한을 죽게 만든 인간들은 멀쩡히 살아 있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들고 있던 음료수를 꽉 잡았다. 얼마나 세게 잡았는지 손등에 핏대가 드러났다.‘주한, 내가 꼭 복수해줄게!'멍 때리는 그녀의 모습에 유강후는 차를 세웠다.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던지라 춥기도 했고 습하기도 했다. 거리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차는 나무 그늘에 세웠던지라 불빛이 어두웠다.동시에 차 안의 분위기는 어둡고도 위험하기도 했다.유강후는 온다연의 고개를 억지로 돌리며 빤히 보았다.“말해 봐. 예전에 다른 남자랑 이 거리를 걸었어?”말을 마친 그는 온다연을 빤히 보았다.만약 온다연이 세심한 사람이었다면 유강후의 손끝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그는 온다연이 그런 적 있다고 말할까 봐 두려웠다.예전의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고 신경 쓰지도 않았다.10년 전 그가 바꿀 수 없었던 그때, 그녀가 유난히도 힘들었던 그때, 조금 전 그 사장이 말한 것처럼 그녀에게 따듯함을 준 남자애가 있는지 궁금했다.만약 있었다면 그 남자애는 영원히 그녀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살게 될 것이다.그는 그녀의 마음 속에 다른 사람이 들어 살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357화

    유강후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강제로 온다연의 고래를 돌렸다.“왜 피하는 거지?”온다연은 그의 손을 떼어내며 시선을 내리깔았다.“아저씨, 아파요. 정말로 아프단 말이에요.”나무 그늘 아래 불빛은 어두워졌고 그녀의 눈빛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그녀의 작고 나른한 목소리만 들려왔다. 꼭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였다.“오늘은 안 돼요. 아파요...”그녀는 이 거리에서 그와 키스하고 싶지 않았다. 행복했던 기억이 가득했던 이 거리에 불쾌한 기억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유강후는 손을 내렸다.“어느 식당에서 밥 먹고 싶어?”온다연은 시선을 내리깔며 음료수만 만지작거렸다.“제가 가고 싶은 식당은 그리 호화로운 곳은 아니에요. 혹시 아저씨가 싫으시면 안 가도 돼요.”그 식당은 그녀와 주한이 자주 가던 식당이었다. 방금 그 일로 그녀는 식당 주인이 또 그녀를 알아볼까 봐 조금 겁이 났다.지금은 주한이가 제일 좋아했던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으니 그와 함께 마시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로 만족했다.그러나 뜻밖에도 유강후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어느 식당인데?”온다연은 다소 뜻밖이었던지라 자심 고민하다가 말했다.“그냥 다른 식당 가요. 생각해보니 그렇게까지 먹고 싶은 건 아니에요.”운전대를 잡고 있던 유강후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어느 식당인데?”온다연은 앞을 보았다. 앞쪽 모퉁이에 예전에도 있었던 커다란 회화나무가 보였다.저도 모르게 주한이 떠올랐다. 주한은 커다란 회화나무 아래에서 쉬는 것을 아주 좋아했기 때문이다.“저 앞쪽 모퉁이에 골목이 있을 거예요. 차로 들어가긴 힘든 길이에요. 그러니까 그냥 다른 곳으로 가요.”유강후는 차에서 내렸다. 트렁크에서 양털 목도리를 꺼내 온다연에게 꼬옥 둘러준 뒤 자신은 옷깃을 세웠다.“걸어가자.”말을 마친 뒤 그는 온다연의 손을 잡아 자신의 주머니 안으로 쏙 넣었다.거리는 30, 40년 정도의 역사가 있었던지라 조금 낡았다.비까지 내리고 있어 길은 아주 미끄러웠고 조금만 방심하면 넘어질

최신 챕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22화

    유자성이 차가운 얼굴로 문 앞에 나타나더니 경호원들을 향해 손짓했다.“유씨 저택으로 데려가요.”경호원이 망설였다.“문 앞의 경호원이 검문하면 어떡합니까?”유자성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아버지의 지시라고 말해요. 그 사람들이 감히 아버지 명령을 거역하지 못해요.”“네!”이때 밖에서 누군가가 말했다.“유자성 씨,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유자성은 혼수상태에 빠진 유강후를 힐끗 보고는 나지막이 말했다.“얼른 데려가요. 그 다음 일은 할머님이 지시하실 거예요.”말하고 나서 그는 유재성의 병실에 들어갔다.유재성은 안색이 그리 좋지 않았고, 병색을 띠었지만 전반적으로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그는 유자성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정색하며 말했다.“또 강후에게 전화했어? 그냥 잔병이고 고질병이야. 2-3일 지나면 퇴원할 수 있어. 강후가 바쁠 텐데 방해하지 마.”유자성은 뜨거운 물을 따라서 그에게 건네주며 웃었다.“아버지, 걔가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아들이잖아요. 방금 전화했더니 비서가 받더라고요. 지금 국내에 없고 며칠 후에야 돌아온대요. 강씨 집안에 볼일이 있나 봐요.”유재성은 약간 실망한 기색을 보이더니 한참 후에야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너희 두 형제가 얼마 전 마찰이 있었다던데, 강후가 돌아오면 내가 화해시켜 줄게. 친형제 사이에 분란이 생기면 안 돼야. 계속 이대로 나가면 유씨 집안에 조만간 큰 문제가 생길 거야.”유자성은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걔가 남을 위해...”“그건 강후의 선택이야.”유재성은 언짢은 얼굴로 유자성의 말을 잘랐다.“누구와 결혼하는지는 강후 자신의 선택이야. 형이라는 사람이 축하는 못 할망정 방해하다니. 그게 말이 돼?”유자성은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나지막이 말했다.“걔는 이제 우리 집안일을 전혀 상관하지 않고 하령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에요.”“하령이 어렸을 때 그 고아와 약간의 마찰이 있었는데, 무슨 엉뚱한 소리를 들었는지 모든 잘못을 하령에게 돌리고 있어요. 그것 때문에 하령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21화

    온다연은 그의 손을 반대로 잡았다.“혼인신고는 하루 이틀 늦출 수 있어요. 아버님이 더 중요해요. 그리고 그분은 다른 유씨 집안 사람들과 달라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유씨 가문이 무너지든 말든 그녀는 관심이 없다.하지만 유재성은 유강후의 친아버지다. 게다가 집에 있는 시간이 극히 적어 그녀와 마주칠 기회도 거의 없었으니 유하령이 그녀를 괴롭히게 방임한 유자성과 달랐다.유강후의 눈빛은 유난히 어두웠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재빨리 차에 올라탔다.차에서 이권이 입을 열었다.“셋째 도련님, 강 대표님께 알릴까요?”유강후는 잠시 침묵하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 어머니는 아버지 소식을 듣고 싶지 않으실 거야.”이권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유강후는 생각에 잠겨 창밖을 보다가 문득 입을 열었다.“아버지 사무실에 전화해서 정말 귀국했는지 확인해 봐. 너무 공교로운 것 같아.”이권은 즉시 전화를 걸었고, 연결된 후 몇 마디 하더니 전화를 끊었다.“사무실에서 회장님이 어제 귀국하셨고, 아파서 지금 병원에 있다고 합니다.”유강후는 얼굴을 찡그리더니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이권이 또 입을 열었다.“참, 영상을 올린 사람을 찾았는데, 자기가 아무 생각 없이 올렸고 이렇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줄은 몰랐다고 잡아떼고 있어요.”유강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건 간단해. 지금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것은 뒤에 있는 사람이 두려워서야. 우리가 그쪽보다 더 무섭고 더 위협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말하지 않을 수 없어.”이권이 고개를 끄덕였다.“각 플랫폼에서 인기 댓글과 동영상을 삭제하면서 이미 열기가 식었어요. 댓글 알바들도 우리 쪽의 맹렬한 반격에 꼼짝달싹 못 하고 있고, 일부는 신상까지 털려 아우성이에요.”“주희가 올린 영상도 한몫했어요. 열광적 팬들이 물고 놓지 않아 악성 댓글 작성자들이 뭇매를 맞았나 봐요.”유강후는 표정이 극히 차가웠다.“배후에 있는 자는 잘 숨는 게 좋을 거야. 누군지 알게 되면 내가 죽고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20화

    유강후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나지막이 말했다.“오늘 휴대폰을 안 쓰기로 했잖아.”온다연이 잠시 머뭇거렸다.“아직 외출하지 않았으니 한번만 볼게요. 중요한 사람이 아니면 받지 않으면 되죠.”유강후는 성큼성큼 방에 들어가 온다연의 휴대폰을 집어 들더니 안색이 흐려졌다.“왜 염지훈에게 네 전화번호가 있어?”온다연은 미간을 찌푸렸다.이 휴대폰 번호는 그녀가 퇴원한 후 유강후가 특별히 새로 개통한 것이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염지훈이 어떻게 아는 거지?온다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유강후가 수신 버튼을 눌렀다.염지훈의 둔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연아, 괜찮아? 인터넷에서...”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유강후가 쌀쌀하게 잘라버렸다.“염지훈, 참 낯짝이 두껍구나. 우리 곧 결혼해. 나를 자극하지 마. 매번 네 형의 체면을 봐서 넘어가 줄 수는 없어.”염지훈이 코웃음을 쳤다.“유강후 씨, 낯짝이 두꺼운 건 당신이에요. 아저씨라는 명분으로 떳떳하지 못한 마음을 숨겼잖아요. 왜 그렇게 친절하게 온다연을 곁에 두는가 했더니 그런 더러운 마음을 숨기고 있었네요. 당신이 강요한 거죠?”유강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렇더라도 너하고는 상관없어. 다시는 우리 앞에 얼쩡대지 마.”그는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온다연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는 휴대폰 전원을 끄고 침대에 던져버렸다.아침을 먹을 때, 온다연은 혼인신고 후 기념사진을 찍을 생각에 약간 뒤숭숭했다.그래서 대충 먹고 수저를 내려놓았다.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우유와 계란찜을 그녀 앞으로 밀었다.“조금 더 먹어.”이때 장화연이 휴대폰을 들고 들어왔다.그녀는 다급한 기색을 띠며 말했다.“셋째 도련님, 본가에서 전화가 왔는데, 아버님이 갑자기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대요.”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디가 편찮으시대요? 해외 방문 중이었는데, 귀국하셨어요?”장화연이 대답했다.“뇌경색인데, 지금 병원에 계시다고 합니다.”유강후는 손을 멈추었다.“심각하시대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19화

    게다가 방금 뜨거운 사랑을 나눈 까닭에 얼굴에 옅은 홍조가 올라와 천진하고 아리따워 보였다.유강후는 한참 지켜보다가 또다시 숨이 가빠지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꼬맹이는 그런 것에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그 자그마한 양지옥 열쇠를 만지작거렸다.“진짜 예쁘네요. 언제 산 거예요?”유강후는 그녀의 가느다란 손을 잡고 그 열쇠를 만지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산 것이 아니야.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거지.”온다연이 깜짝 놀랐다.“그렇게 비싸요?”유강후는 열쇠에 새겨진 정교한 무늬를 어루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옛날에 왕이 쓰던 옥인데, 큰돈을 들여 낙찰받은 후 최고의 수공예 장인을 모셔다 3년에 걸쳐 완성한 거야.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물건이지.”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뽀뽀하더니 정색하며 말했다.“이건 강씨 집안 여주인의 물건이라 강씨 집안 여주인만 사용할 수 있어.”“이 열쇠는 강씨 집안 금고 열쇠야.”온다연이 화들짝 놀랐다.“이건 너무 귀중한 물건이라 받을 수 없어요.”그녀는 말하면서 목걸이를 풀려고 했다.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눈을 가늘게 뜨며 경고했다.“네가 감히 풀면 그 손을 분질러버릴 거야.”온다연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이건 너무 귀중한 물건이에요, 아저씨...”그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우주그룹은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재벌 그룹 중 하나이며 경제력이 탄탄해 한 나라의 경제를 어느 정도 조종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그런 우주그룹의 금고 열쇠를 그녀가 어찌 감히 받겠는가.“풀어서 넣어두는 게 좋겠어요.”유강후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안 돼. 적어도 오늘은 꼭 착용해야 해. 오늘은 우리가 혼인신고 하는 날이잖아. 오늘부터 너는 내 아내야. 즉 강씨 집안의 여주인이 되는 거지. 앞으로 매일 재무에 관한 지식을 가르쳐 줄 거야. 덩치가 큰 강씨 가문을 관리하려면 장부를 보는 법과 자산관리를 배워야 해.”온다연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유강후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키스했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18화

    유강후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참을 수 없어도 참아야 해.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온다연은 지려 하지 않았다.“고쳐야죠. 계속 이러면 제가 어느 날 정말 견딜 수 없어 아기를 데리고 떠날 수도 있어요.”그녀의 허리를 잡은 큰손에 갑자기 힘이 실리고, 몸이 앞으로 확 끌려가 유강후의 다부진 몸에 찰싹 붙었다.그의 목소리에서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온다연, 다시 또 이런 말을 하면 정말 화낼 거야.”온다연은 수그러들지 않았다.“화를 내면 어쩔 건데요?”유강후는 실눈을 짓더니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받쳐 들고 나지막이 말했다.“이렇게 벌을 내릴 거야.”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을 깨물었다.곧 가쁜 숨소리가 전체 공간을 채웠다.온다연은 뒤에 있는 서랍장 때문에 옴짝달싹 못 했다.그녀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그의 강력한 공세를 견뎠다.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저번에 서재에서 관계를 가진 이후로 유강후는 신대륙이라도 발견한 듯 그녀가 만족할 수 있게 힘 조절과 수위 조절을 완벽히 해냈다.그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게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만족시켰다.그는 그녀의 귓불을 가볍게 깨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이래도 떠날 거야?”온다연은 모든 신경이 그의 몸에 집중돼 사고력을 잃은 듯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아니, 떠나지 않을 거예요...”유강후는 만족스러운 듯 그녀에게 더 큰 보상을 해주었다.온다연은 거의 통제력을 잃고 또 그의 옷을 더럽혔다.다 끝나고 그의 옷이 얼룩덜룩해진 것을 본 그녀는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의 몸에서 내려올 힘조차 없었다.유강후는 그녀의 몸이 달아올라 옅은 분홍색을 띠는 것이 좋고, 그녀가 자기 손에서 피어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수줍어하거나, 참지 못하거나, 약간 요염한 모든 것이 그의 것이다.그는 땀에 젖은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넌 이런 게 좋아?”온다연은 방금 방탕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니 부끄러워 감히 대답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17화

    온다연은 불만스러운 듯 볼에 바람을 넣고 눈살을 찌푸렸다.“이건 공평하지 않아요. 왜 아저씨는 휴대폰을 쓸 수 있는데, 저는 안 돼요?”너무 귀여운 모습에, 유강후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볼을 꼬집으며 나지막이 말했다.“알았어. 오늘은 업무용 휴대폰만 쓸게, 됐지?”몇 개 대기업을 관리하는 그에게 휴대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온다연은 당연히 잘 알고 있다.중요한 일이 있을 때, 유강후의 전화가 연결이 안 되면 금융시장에 꽤 큰 파문이 일 수도 있다.온다연은 조금 걱정됐지만 기쁘기도 했다.그녀는 살짝 기대하는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오늘 하루 종일 같이 있을 거예요?”그동안 유강후는 아침과 저녁에만 집에 있었고, 낮에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하루 종일 같이 있는다니 약간 기대가 됐다.유강후는 그녀에게 뽀뽀했다.“하루 종일 나와 함께 있고 싶어?”온다연은 귀 끝이 빨개졌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아기도 함께했으면 더 좋을 텐데.”아기도 곧 돌아온다는 생각을 하니 그녀는 기쁨을 금치 못했다.“가족은 원래 같이 있어야 하는 거예요.”어려서부터 부모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그녀는 그런 가슴 쓰린 아픔을 알기에 자기 아이에게 똑같은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아이가 커가는 것을 곁에서 지켜볼 것이며, 모든 고요한 밤과 희망찬 아침을 함께할 것이다.유강후도 이 아이를 몹시 아끼는 것 같고, 그녀가 지금까지 잃은 것들을 여기서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유강후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지막이 말했다.“그런 걸 간절히 원해?”온다연은 그의 가슴에 기댄 채, 기대 어린 눈빛으로 중얼거렸다.“이건 저의 모든 희망이에요. 아저씨, 저는 지금 너무 행복해요. 아기도 있고 아저씨도 있는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에요. 저 같은 사람도 이런 걸 가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아저씨, 고마워요. 아저씨도 아기를 위해 큰 노력을 했어요. 아기를 지켜내지 못했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16화

    그는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맑고 깨끗한 목소리로 말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주혜성이고 오늘 실검에 오른 온다연의 죽마고우입니다. 우리 둘은 같이 자랐고, 거의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습니다. 온다연은 마음이 고운 사람이었고 상간녀가 될 리 없습니다.”그는 잠시 멈추었다가 말을 이었다.“온다연과 그 남자들의 이야기는 모두 누군가가 지어낸 헛소문입니다.”수줍게 웃는 그의 눈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제가 오랫동안 쫓아다녔는데도 온다연은 저를 받아주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늙은 남자에게 반할 수 있겠습니까?”“제가 그 남자들보다 못생겼을까요? 그래서 그 남자들을 선택하고 저를 선택하지 않았을까요?”“온다연과 그 아가씨가 실랑이를 벌인 데는 뭔가 오해가 있는 게 분명합니다. 게다가 그 영상은 편집된 것입니다. 영상을 올린 분께서 전체 영상을 공개하시길 바랍니다. 일부만 공개해서 오해를 유발하지 마시고요.”“조금만 생각해 보면 헛소문이라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여러분, 법을 지키는 좋은 시민이 되십시오.”말을 마친 그는 카메라를 향해 천천히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그 모습은 성에서 걸어 나온 왕자처럼 우아했다.유강후는 동영상을 꺼버렸다. 그는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이 자식이 이런 방식으로 온다연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하다니.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건지 모르겠다.주씨네 형제는 둘 다 정말 성가시다.이때 온다연이 침실에서 나왔다.그녀는 천천히 걸어와 뒤에서 유강후를 끌어안더니 맹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아침부터 뉴스를 봐요?”유강후는 숨을 깊이 들이마신 후 돌아섰다.그는 온다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지막이 말했다.“잘 잤어? 점심까지 자겠다고 하지 않았어?”온다연은 얼굴을 그의 손에 비비며 피곤한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또 악몽을 꿨어요.”“무슨 꿈인데?”“꿈에 아기가...”그녀는 말을 멈추었다.왠지 모르지만 그녀는 자꾸 아이가 없어지는 꿈을 꾼다. 게다가 꿈속의 아이는 유강후와 똑 닮았다. 그녀는 꿈속에서 너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15화

    나은별은 전화기 너머에서 울기 시작했다.“강후 씨, 내가 한 게 아니야. 내가 바보도 아니고, 이렇게 뻔한 짓을 왜 하겠어?”“믿어줘. 정말 아니야. 강후 씨, 어려서부터 같이 자란 나에게 이 정도의 믿음도 없어?”유강후가 침묵을 지키자, 나은별이 울면서 말했다.“온다연 씨가 나를 오해하고 때렸어도 나는 온다연 씨한테 화풀이하지 않았어. 어쨌든 강후 씨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강후 씨 체면을 봐서라도 온다연 씨에게 손을 대지는 않아.”“내가 당장 해명 영상을 올려서 온다연 씨의 누명을 벗겨줄 테니 의심하지 마.”유강후는 휴대폰을 꽉 쥔 채 쌀쌀하게 말했다.“나은별, 이 일이 너랑 상관없기를 바랄게.”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었다.이권이 가자마자 한이준에게서 전화가 왔다.“어떻게 된 거야? 지금 일이 너무 크게 번졌어. 여론이 너무 한쪽으로 기울어서 악성 댓글을 아무리 삭제해도 계속 올라와.”“실시간 검색어를 최대한 삭제하고 있지만 이미 널리 퍼져서 덮기는 어려울 것 같다.”“뒤에서 누가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게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빨리 퍼질 수 없어.”유강후는 휴대폰을 잡은 채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덮어야 해. 악성 댓글 작성자 아이디를 전부 기록해. 헛소문을 퍼뜨렸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지.”그는 전화를 끊고 즉시 몇몇 대형 SNS와 동영상 사이트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들 중 몇 명은 평소에도 미래그룹과 사업상 접촉이 많은 터라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실시간 검색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다른 몇 명은 유강후와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미래그룹처럼 덩치가 큰 거대기업이 먼저 손을 내미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어쨌든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은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 점점 밀려나다가 점차 실시간 검색어에서 사라졌다.하지만 유강후는 방심하지 않고 동향을 예의 주시하라고 부하에게 시켰다.잠시 후 이권이 누군가가 댓글 알바를 고용해 인터넷에서 온다연의 과거를 캐기 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14화

    집에 들어선 후, 유강후는 시원한 연고를 가져와 온다연에게 발라주었다.그런데 장화연이 어쩌다 이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 온다연은 한순간 얼굴을 들 수가 없었고, 밥도 먹지 않고 숨어 있었다.유강후도 너무 후회되어 그녀를 끌어안고 한참을 달랬다.저녁에 아기 보러 병원에 갈 때까지 이 상황은 계속됐다. 아이의 상태가 좋아진 것을 보고 온다연은 그제야 겨우 화를 풀었다.이튿날 아침 유강후가 침실에서 나오니 이권이 벌써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셋째 도련님, 인터넷을 좀 보세요. 온다연 씨가 인터넷 스타가 됐어요.”유강후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인터넷 스타라니, 무슨 소리야?”이권은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건넸다.“일단 보세요. 제가 처리하고 있긴 하지만, 실검을 세 번이나 눌렀는데도 상황이 정리가 안 돼요.”‘상간녀가 보석 가게에서 본처를 때렸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가 있었고, 그 아래에 비슷한 댓글이 가득 달렸다.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동영상을 열었다.어제 온다연이 보석 가게에서 나은별과 싸우는 장면이었다.동영상만 보면, 확실히 온다연이 먼저 때렸다. 게다가 온다연은 날뛰고 있고, 나은별은 한 번도 반격하지 않은 채 처참하게 맞는 모습이었다.동영상은 온다연이 나은별을 때리는 데서부터 시작돼 조아영이 그녀를 끌어낼 때까지 1분여 동안 지속됐다.중간에 편집 흔적이 전혀 없어 딱 봐도 원본 영상이었다.‘좋아요’가 600만 개 이상, 리트윗이 300만 개 이상에 달하고, 댓글 창은 온통 욕하는 말들로 도배됐다.[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상간녀가 이렇게 대놓고 날뛰어도 되는 거야?][이건 너무 심하잖아. 상간녀가 누군지 신상 털어!][진짜 뻔뻔스럽군. 유부남을 꼬신 주제에 감히 이렇게 날뛰다니. 이 여자와 부모의 신상을 털어 온 가족이 고개를 쳐들고 다니지 못하게 해야 해.][본처가 진짜 나약하네. 내가 저 여자라면 그 자리에서 상간녀 머리를 부숴버렸을 거야.][상간녀가 어려 보이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