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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속도다, 확실히 실력은 있네요.”

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무대 위의 10명의 선수가 모두 캐빔을 호시탐탐 노려보고 있었지만 감히 먼저 달려드는 사람은 없었다.

요즘 훈련에서 캐빔의 강력함과 잔혹함이 인상적이어서 마음속에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했다.

열 명이 함께 달려들면 캐빔을 이길 수도 있다는 건 알지만 먼저 달려드는 사람은 반드시 죽는 것이다.

누구도 먼저 죽고 싶지 않았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목숨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칠 어리석은 짓은 안 하고, 이 10명에도 그런 사람은 없었다.

10명의 권투선수는 모두 관망하며 먼저 죽은 재수 없는 놈을 골라내기 위해 캐빔이가 먼저 출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캐빔은 흉포하게 웃으며 새빨간 혀를 내밀어 아랫입술을 핥았다. 10명의 선수를 보는 눈길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보는 눈길이었다.

“헉!”

캐빔의 입에서 짐승 같은 울부짖음이 터져 나왔고, 두 다리에 힘을 주어 땅을 밟자 몸이 포탄처럼 튀어나갔다.

건장한 백인 남자가 캐빔의 첫 번째 타겟이 되었다. 백인 남자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손을 번쩍 내저으며 캐빔을 향해 내리쳤다.

노여움의 행동에 따라 다른 아홉 명의 권투선수는 기회를 잡은 들늑대처럼 함께 움직이며 캐빔을 향해 돌진했다.

모두가 움직이는 순간, 앞으로 달려가던 캐빔은 갑자기 몸을 돌려 허공에 호를 그리며 오른편으로 달려온 마른 흑인을 향해 어깨를 들이받았다.

갑자기 동선이 바뀌어 모든 권투선수의 계획이 흐트러졌고, 포위당하던 권투선수는 잠시 당황했다.

이때 캐빔은 마른 흑인의 가슴에 심하게 부딪혔다. 마른 흑인은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마른 흑인 허공에서 피를 마구 뿜으며 링에서 떨어졌을 때 이미 숨이 끊어졌다.

일격필살 후 캐빔은 계속 움직이며 팔을 뻗어 한쪽에 있는 금발의 백인을 잡았다.

금발의 백인은 황급히 뒤로 물러서서 자신이 캐빔의 팔로 덮인 범위 밖으로 나간 것을 지켜보고 비로소 걸음을 멈추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금발 백인은 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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