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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이강현은 캐빔을 향해 두 손바닥을 흔들었다. 이강현의 손놀림에 따라 캐빔의 비명이 들려오고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동반되었다. 경기장에서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오싹할 정도였다.

‘이게 거만하기 짝이 없는 그 캐빔이냐?’

‘정말 개처럼 맞고 있어, 개도 이렇게는 비참하지 않을 거야!’

“톰슨, 잘 보고 있어!”

이강현의 마지막 손바닥이 캐빔의 등을 두드리자 캐빔은 줄이 끊어진 연처럼 링 아래로 떨어졌다.

퐁당!

톰슨 앞에 넘어진 캐빔은 입을 벌려 피를 뿜어냈고, 피가 톰슨의 바짓가랑이와 신발에 튀어 새빨갛게 물들였다.

톰슨은 몸을 떨며 엉덩이를 움직이며 조심스럽게 옆자리로 몸을 옮겼다. 처참하기 그지없는 노여움으로부터 자신을 멀리하고 싶었다.

“정말 대단해, 이런 무술이 있다니.”

톰슨은 애써 웃음을 짜내면서 말했다.

정중천은 한숨을 쉬었다. 일순간 기염을 토하며 그동안의 걱정을 싹 날려버린 기분이었다.

“톰슨 씨, 그렇게 긴장하고 겁먹을 필요 없어요. 이 선생은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다치게 하지 않아요.”

톰슨 얼굴이 굳어졌다.

‘무고하지 않다고? 여태까지 계속 이강현을 노리고 있었는데 만약 이강현이 진실을 알게 된다면 날 죽도록 패는 거 아니야?’

“알, 알았어, 긴장해서 그러는 거야, 빨리 캐빔이를 의무실로 데려가 살릴 수 있는지 확인해 봐.”

톰슨이 손을 흔들자 주위에서 지켜보던 선수들이 몰려와 함께 캐빔의 처참한 모습을 가까이서 보았다.

이틀 동안 캐빔에게 당한 선수들은 지금 모두 기뻐서 계속 캐빔을 바라보고 있었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척추도 부러진 것 같아, 앞으로 자유롭게 움직이기가 힘들 거야.”

“캐빔은 너무 건방진 게 탓이야, 사람은 그래도 좀 조용히 하는 게 좋아, 저 이 선생님처럼, 링에 올라가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진작 시작하면 움직임이 맹렬해.”

“맞아, 앞으로 이 선생 보면 비켜가는 게 상책이야.”

선수들은 수군수군 한바탕 지껄였다. 캐빔의 숨은 점점 가팔라졌고 완전히 구제불능이 되었다.

이강현이 이긴 것을 본 진효영은 흥분하며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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