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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크루프는 차를 몰고 서울 교외로 가서 강변에 차를 세웠다.

강변의 굽이길에서 한 사람이 앉아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의 모습은 꽤 수척해 보였다. 반쯤 하예진 머리는 뒤통수에 꽁쳐있었고 강변에 꼼짝 않고 앉아있었다.

바짝 마른 뒷모습을 본 크루프는 침을 꿀꺽 삼키고 눈빛에는 두려운 기색이 스쳤다.

크루프가 국제적으로 유명한 그룹의 최고경영자이긴 하지만 자신의 생사를 좌우지할 수 있는 눈앞의 늙은이에 대해 끝없는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마른 노인의 신분에 대해 크루프는 잘 모른다. 단지 이 노인이 자기 사장의 사장의 사장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원래 크루프는 마른 노인을 만날 자격이 없었지만, 고씨와 합작하는 일을 맡았기 때문에 계층의 장벽을 허물고 자신의 지위보다 몇 층이나 높은 인물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크루프는 옷을 정돈하고 순례하는 심정으로 마른 노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노인 뒤의 반 미터 떨어진 곳에서 걸음을 멈추고 몸을 굽혀 말했다.

“팔어르신, 안녕하세요, 저는 크루프입니다.”

“음.”

팔어르신은 비강으로 소리를 내 크루프의 말에 대답했다.

크루프는 허리를 좀 더 굽혀 황송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고씨가문과 연락을 취해서 고운란과 보충협의를 체결했어요.”

“음.”

“그다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팔어르신께서 지시를 내려주셨으면 합니다.”

“이강현은 만났냐?”

팔어르신은 여전히 눈을 감고 말했다.

“네 만나긴 했지만 이강현과 직접적인 교류는 하지 않았습니다. 보아하니 왕래하기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는 고씨가문에서 조금 난감한 위치에 처해있는 듯합니다.”

크루프는 이강현을 만났을 때의 장면을 회상하면서 자신이 묘사한 것이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하하, 난감한 것뿐이겠는가? 고씨가문의 데릴사위로 들어가서 병신취급받았으면 병신처럼 살 것이지 왜 이 난리를 쳐가지고.”

크루프는 팔어르신이 한 말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말은 팔어르신만이 알 수 있었다. 이강현이 용후와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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