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서명지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했다.‘오랜 라이벌이 여기까지 쫓아오다니. 게다가 고씨와 합작하겠다고?’라이벌의 출현으로 인해 서명지훈은 이상한 기운을 맡았다. 그는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민국 등인은 멍해졌다. ‘지금 여기서 서명지훈과 합작 얘기 중인데 국제 유명 기업에서도 합작 얘기하러 오다니, 설마 하늘이 고씨에게 번창하고 발달할 기회를 주신 건가?’속으로 좋은 꿈을 꾸고 있던 고민국은 입이 귀까지 찢어졌다.“그리고 김해의 많은 부동산 업자들도 같이 와서 이 선생에게 사과하겠다고 합니다.”비서의 말에 고민국 마음속의 아름다운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이 선생에게 사과한다는 말을 들은 고민국의 마음속에는 짙은 그림자로 가득했다.얼마 전 서울 남 씨 가주가 이강현에게 사과하러 온 장면이 고민국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왜 또 이강현에게 사과하려는 사람이지? 이 병신 같은 놈이 뭔 재주가 있다고 모두들 그에게 사과하려는 거지? 이건 말이 안 되잖아.’고민국은 정신이 혼돈해졌다. 고건강 등인의 얼굴색도 아주 보기가 좋지 않았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모두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이강현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운란을 향해 눈을 깜박였다.고운란은 마음이 갑자기 평온해졌다.서명지훈은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고민국 씨, 당신은 나와 합작할 생각이 없는 건가요? 감히 내 라이벌 기업에 연락하다니!”“그…… 그런 거 아니에요. 난 절대로 현휘의 사람과 연락하지 않았어요. 이건 오해예요. 비서, 당장 가서 현휘의 사람들이랑 무슨 개뿔 부동산 사람들 모두 쫓아내!”고민국이 고함지를 때 회의실의 문이 크게 열리더니 호건빈이 하리화 등인, 그리고 금발에 푸른 눈의 외국인 2명을 데리고 회의실로 들어왔다.“너희들은 누구야? 여긴 우리 고씨의 회의실인데, 너희들이 어떻게 함부로 침입할 수 있어? 모두 꺼져!”고민국은 급한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서명지훈은 외국인 중 키가 크고 마른 사람을 쳐다보더니 표정이 일
‘이건 절대 평범한 일이 아니야. 이강현은 틀림없이 대단한 신분과 배경을 가지고 있어. 크루프의 선지자가 그를 여기까지 인도했다잖아!’고운란은 멍하니 이강현을 바라보며 정신이 황홀해 이강현과 크루프가 말하는 선지자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이강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여 크루프의 인사를 받아들였다.호건빈이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나가 웃으며 말했다.“이 선생, 안녕하세요. 난 하 씨 가문의 애원을 거절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데리고 이 선생에게 사죄하려고 왔어요. 이 선생에게 양해를 구합니다.”“우리가 아들을 잘 못 가르쳐서 방생한 일인데도 아들을 도와 복수할 생각만 했어요.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잘못입니다. 이 선생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우리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하리화는 말을 마치고 나머지 부동산 업자들을 데리고 이강현에게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서명지훈은 보면 볼수록 화가 났다. 그는 이 모든 게 이강현이 일부러 자신에게 무안 주려고 설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씨가문은 이렇게 합작하는 건가요? 상업의 엄숙성이 없잖아요!”고민국은 감히 망설이지 못하고 어두운 얼굴로 하리화 일행을 향해 말했다.“여러분, 오늘은 먼저 떠나 주십시오. 지금 저희와 서명 대표님이 상담 중이라서요.이강현 그 병신에게 사죄하려면 우리의 상담이 끝난 후에 다시 이야기합시다.”크루프는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빙그레 웃으며 비서에게 손을 내밀었다.비서는 재빨리 서류가방에서 서류 하나를 꺼내 크루프의 손에 넣었다.“이 선생, 서명이 당신에게 불공경한 듯 하니 내가 교육을 좀 하겠어요. 위대한 선지자께선 내가 당신을 도와 서명을 교육하기만 하면 행운이 우리 현휘그룹에 임해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크루프는 허리를 살짝 구부리며 말했다.서명지훈은 갑자기 눈을 붉혔다.‘아직 이강현이 나한테 무릎을 꿇지도 않았는데 라이벌이 뛰쳐나와 이강현을 돕다니. 이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야.’“크루프! 네가 이강현 같은 병신과 결탁하다니, 정말 창피
고흥윤은 서명지훈이 떠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원래 그들과 합작을 해서 고씨가문에서 가장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현실은 그의 빱을 호되게 후려쳤다.정신을 차린 그의 모든 분노는 이강현에게로 향했다. 그 병신만 아니었다면 서명지훈이 떠나지 않을 텐데!노기등등한 고민국은 회의실로 돌아와 이강현을 노려보며 소리쳤다.“이제 만족하냐? 네가 이 사람들을 찾아와 합작을 망진 거지? 넌 우리 고씨가문이 발전하는 게 싫은 거니?”이강현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고흥윤을 상대하지 않고 고운란에게 자기 옆에 앉으라고 손짓했다.고운란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이강현의 곁으로 가서 앉았다.이강현은 호건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호건빈은 바로 알아차리고 웃으며 말했다.“저희와 크루프 씨는 합작을 방해하러 온 게 아니라 성심성의껏 고씨와 합작하러 온 겁니다.“당신들이 무슨 합작을 할 수 있습니까? 서명지훈이 우리에게 제출한 조건이 얼마나 후한지 알기나 해요?”고흥윤은 여전히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투덜거렸다.크루프의 비서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말했다.“우리 현휘와 고씨가문의 합작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휘는 고씨가문에게 현휘 산하의 모든 약품과 보건품을 생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5년 동안 수권 비용을 면제할 뿐만 아니라 기술을 제공하고, 당신들이 각종 생산 라인을 건설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고흥윤는 순식간에 멍해졌다. 현휘가 제시한 합작조건은 서명지훈보다 더 후했다.고민국의 어두운 얼굴은 순식간에 기쁨으로 변했고, 일어서서 크루프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손을 내밀어 크루프와 악수를 했다.“크루프 씨, 안녕하세요. 제가 귀한 손님을 너무 소홀히 대했네요. 크루프 씨가 합작 때문에 온 줄은 몰랐습니다. 어서 앉으세요. 고씨가문의 모든 합작 협상은 제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얘기를 나눠보시죠.”크루프가 왜 이런 조건을 내걸었는지 고민국은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단지 자신의 신분을 통해 크루프와 합작 협의를
고운란은 놀라 작은 입을 살짝 벌린 채 이강현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이강현의 귀에 다가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아마도 김해 부동산 업자들이 초대한 것 같아. 장추영이 사고가 나자 그들이 놀라서 목숨을 걸고 우리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 거겠지.”이강현은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마음속으로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내 기억으론 현휘그룹도 용문의 산업이었는데. 단지 용후가 장악한 자산에 속해있었던 거지.’‘하지만 지금 현휘그룹의 최고경영자가 여기까지 찾아와서 우릴 돕는다?’이강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것 같았다.그리고 예전에 진성택이 보냈던 소식과 연결해보면, 용후가 한성에 올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지. 그렇다면 이 크루프가 용후의 수단 중 하나 일지도 몰라.마음속으로 분석한 이강현은 일단 크루프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지켜보기로 결정했다.고운란은 하리화 일행을 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가지런히 허리를 굽히며 웃었다.“그럼 고씨가문에선 준비가 다 되었습니까? 저와 고운란 씨가 계약을 해도 되겠습니까?”크루프는 고민국을 보고 재촉했다.하지만 고민국은 거절할 용기가 없었다. 가슴 아프지만 고씨가문의 발전을 위해 그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운란아, 어서 와서 크루프 씨와 계약해.”고민국은 거짓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고운란은 망설이며 옆에 있는 이강현을 보았다.이강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말고 가서 계약해.”그 말을 들은 고운란은 왠지 마음이 놓였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고운란의 마음속에 있는 이강현의 이미지는 이미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크루프와 고운란은 빠르게 계약을 마치고 서로 악수를 했다.크루프는 웃으며 말했다.“계약이 완료되었으니 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 며칠 후에 시간 되면 운란 씨를 연회에 초대하겠습니다. 꼭 와주시기 바랍니다.”“꼭 그럴게요.”고운란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크루프가 비서를 데리고 떠나자 고민국 등인은 상
“공업용 지가 좋을 것 같은데 내 아내의 명의로 넘겨. 그리고 너희는 아들 데리고 빨리 김해로 돌아가. 앞으로 내 눈앞에 띄지 말고.”이강현이 사과를 받자 하리화 일행은 잠시 안도의 숨을 내쉬며 직원들에게 모든 수속을 고운란에게 넘기게 했다.고청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고운란에게 줄 순 없지. 이건 가족의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왜 고운란 개인에게 줘야 하는데?”고흥윤은 맞장구를 쳤다.“그렇지. 이것은 가족의 자산이야. 고운란, 넌 대국관이 있어야 해. 이렇게 큰 땅을 네가 가져도 소용이 없잖아.”이강현은 코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정말 이 땅을 고씨 가문에게 넘겨야 한다고 생각해?”하리화는 냉담한 얼굴로 고씨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가 아직 여기 있는데 무슨 소리예요? 이 땅은 우리가 이 선생에게 주는 사죄선물입니다. 고씨가문에서 이렇게 뻔뻔스럽게 나오신다면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김해 모든 부동산계는 이 선생의 명령을 받들 것입니다.”“그러니 고씨 가문도 적당히 하세요. 이 선생과 운란 아가씨를 건드렸다간 김해 부동산계의 적이 되는 겁니다.”김해 부동산 업자들이 입장을 밝히자 고청아와 고흥윤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고민국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웃으며 말했다.“아이들이 철이 없어서 그러니 상대하지 마세요. 그쪽이 땅을 누구에게 주든 저희와 상관 없습니다.”고운란은 하리화의 수하들과 인수인계를 마치고 토지에 관한 문서를 한가득 들고 불안한 얼굴로 이강현의 곁으로 돌아갔다.이강현은 일어서서 말했다.“운란아, 우린 가자.”이강현은 고운란을 데리고 떠나니 호건빈 일행도 따라서 떠났다. 회의실에는 고씨 사람들만 남았다.고민국은 어두운 얼굴로 담배를 꺼내 묵묵히 불을 붙여 피우기 시작했다.“아버지, 고운란이 현휘가 계약하고 또 그렇게 큰 땅을 받았는데, 우린 보고만 있어야 하다니요. 그냥 이렇게 넘어갈 순 없어요.”고흥윤은 눈을 붉히며 말했다.“흥분하기는. 이런 일은
이강현은 웃으며 말했다.“우리 솔이 보러 갈까? 의사에게 상황을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오늘 솔이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자.”고운란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마침 나도 솔이가 보고 싶어.”그들은 줄곧 질주해 병원에 도착했다. 주차한 후 두 사람은 병원에 가서 먼저 솔이를 치료하는 주치의를 찾았다.의사는 이강현과 고운란을 보더니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 그는 이 두 사람이 원장과 아는 사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두 분 안녕하세요, 솔이 보러 오신 거죠? 일단 앉아서 차 좀 드세요.”“네,솔이 보러 왔어요. 요즘 솔이의 상황을 좀 알고 싶어서요. 혹시 놀이터에 데리고 가도 되나요? 아이가 병원에 입원한 지 너무 오래돼서 답답해할 것 같아서요.”고운란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지금 솔이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골수 이식 수술이 끝난 지도 한동안 지났어요. 현재 수술 후 회복이 양호하고 관찰기에 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위험하고 자극적인 종목은 피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롤러코스터, 바이킹 같은 거 말이에요.”의사는 자세히 소개하고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나서 고운란과 이강현을 입원구역으로 보냈다.인형을 안고 입원구역 복도를 거닐던 솔이는 고운란과 이강현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달려왔다.“엄마 아빠, 드디어 왔네요. 난 또 엄마아빠가 날 버린 줄 알았어요.”솔이는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고운란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솔이를 안았다.“우리 솔이 착하지. 요즘 엄마랑 아빠가 너무 바빠서 널 보러 자주 오지 못했어. 엄마 아빠가 솔이한테 미안해.”“괜찮아, 난 그냥 엄마 아빠가 너무 보고 싶었어. 아빠 안아줘.”이강현은 솔이를 안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솔아, 오늘 엄마 아빠랑 놀이공원에 갈까?”솔이는 눈을 번쩍 뜨더니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응. 나 놀이공원 가고 싶어. 지금 가?”“그래, 지금 가자.”이강현은 솔이를 안고 밖으로 걸어갔다.솔이는 신나서 이강현의 목을 껴안고 그의 얼굴에 뽀뽀를
노부인은 자기 손자밖에 몰라, 이강현에게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신랄하고 매몰찬 말투로 말했다.이강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손자에게 오냐오냐 하는 노부인에게 전혀 호감이 없었다.“솔아, 우린 좀 떨어져 있자.”이강현은 솔이를 끌고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러자 노부인에게 잡혀있던 남자아이의 얼굴엔 분노로 가득했다. 이강현이 솔이를 데리고 뒤로 물러나는 것에 불만을 품은 남자아이는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할머니, 손 놓으세요. 저는 동생과 놀러 갈 거예요.”노부인은 미간을 찌푸리고 남자아이를 달래며 말했다.“가난한 집 여자애랑 뭐 놀게 있다고 그래? 할머니랑 놀이공원에 가서 재미있게 놀자.”“싫어, 난 동생과 놀 거야, 할머니가 가지 못하게 하면 할머니를 때릴 거야.”평시에 오냐오냐하게 키운 남자아이는 소리를 지르면서 손바닥을 흔들어 노부인의 허벅지를 두드렸다.노부인은 통증에 손을 놓고 어쩔 수 없이 말했다.“그럼 조심해, 가난한 집의 애가 다치지 못하게.”“그럴 일 없어.”남자아이의 흥분이 가득 찬 눈빛으로 솔이를 향해 돌진했다.솔이는 놀라서 고함을 지르며 이강현의 손을 꽉 잡았다.“아빠, 난 쟤랑 놀기 싫어.”이강현은 솔이를 안고 달려드는 남자아이를 노려보았다.남자아이는 이강현의 눈빛을 무시하고 고개를 들어 이강현에게 높이 안긴 솔이를 바라보았다.“너 쟤 내려놔, 나랑 놀게. 그렇지 않으면 내가 우리 아버지보고 널 죽이라고 할 거야.”남자아이가 손을 뻗어 이강현을 가리키며 말했다.이강현은 차가운 얼굴로 노부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주머니, 손자 간속하지 않으면 제가 대신 교육할 거예요.”노부인은 냉소하며 말했다.“허허, 내 손자를 교육하다니, 네가 간덩이가 부었구나! 나도 아까워서 내 손자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않는데. 네가 감히 내 손자에게 손을 대면 너희 가족 모두 끝장날 줄 알아!”“맞아, 너희 가족은 모두 끝장날 거야, 우리 아빠는 이철이야!”남자아이는 고개를 쳐들고 으쓱거리며 말했다.솔이는 이강현의 품에
남자아이는 울부짖으며 눈물을 닦았다. 그의 할머니는 마음이 아파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이강현이 솔이를 안고 상점으로 가는 것을 본 노부인은 벌떡 일어섰다.“손자야, 넌 여기 서 있어. 할머니가 복수해 줄게. 아무도 우리 손자를 괴롭힐 수 없어.”노부인은 이미 분노로 이성을 잃었다. 게다가 노부인은 어릴 때부터 억지스러운 성격이라 분노가 머리까지 치밀어올라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고 이강현을 향해 돌진하면서 억지 부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노부인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겨 손을 들어 솔이의 얼굴을 할퀴려고 했다. 그리고 노발대발하며 말했다.“너 이 새끼가 감히 내 손자에게 손찌검을 하다니, 내가 네 딸 얼굴을 망가뜨릴 거야!”이강현은 허리를 돌려 솔이를 안고 노부인을 피했다. 화가 난 이강현은 한 발로 노부인의 무릎을 걷어찼다. 그러자 노부인은 이강현의 앞에 풍덩 무릎을 꿇었다.“그만하지? 손자를 잘 교육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쫓아와서 행패를 부려?”이강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노부인은 멍하니 있다가 굴욕감이 치밀어 올랐다. 화가 나서 얼굴이 벌게진 노부인은 땅에 누워 이강현의 오른쪽 종아리를 껴안고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사람 때려요. 젊은이가 뻔뻔스럽게 늙은이를 때려요. 이 늙은이를 때렸을 뿐만 아니라 내 손자도 때렸어요. 정말 사람이 아니야. 누가 와서 도리를 따져주세요.”노부인은 제멋대로 울부짖기 시작했다.매표소에 줄을 서있던 일부 사람들은 눈길을 돌렸지만 와서 구경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고 그 누구도 노부인을 도와주지 않았다. 왜냐면 줄 서있던 사람들은 방금 모두 노부인의 손자에게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이었다.아무도 와서 구경하지 않는 것을 본 노부인은 마음이 불안해졌다.‘매번 효과가 있던 수법이 오늘 효력을 잃다니.’“이게 무슨 세상이냐. 공평한 말을 해주는 사람도 없네. 내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다니. 난…… 콜록콜록, 안 되겠어.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혀서 숨을 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