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천이 실눈을 뜨고 장추영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너희들 어떻게 비웃었는데? 조롱을 하고 나면 또 뭘 하려고?”박성재는 정중천이 화가 난게 분명하다고 생각하고는 정중천의 비위에 맞게 행동하려고 애썼다. 정중천과의 관계가 가까워지면 앞으로의 업무는 한성에까지 확장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조롱을 하는건 기본이고 그 놈한테 무릎 꿇고 천 할아버지한테 싹싹 빌게 할거에요.”정중천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장추영을 보고 물었다.“넌? 넌 어떻게 할 셈이야?”장추영은 정중천의 정서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눈치챘다.“천 할아버지, 제 생각엔 그냥 마음 가는대로 훈계하면 된다고 생각해요.”“어떻게 마음대로 훈계할건데?”“그건…….”장추영이 한참을 심사숙고한 후에야 말했다.“손바닥으로 주둥이를 오십대 정도 때리면 되지 않을까요?”정중천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호건빈을 끌어당기며 말했다.“건빈아, 내가 너한테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정중천은 호건빈을 끌고 이강현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장추영을 비롯한 사람들은 정중천이 하는 행동이 의심스러웠다.다들 정중천의 행동만 보고 있었다. 정중천이 직접 나서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였다.정중천이 이강현 앞에 다가가 서더니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이선생님, 안녕하세요.”고운란은 공손한 태도로 인사한느 정중천을 보고는 이 모든것이 다 진성택 덕분이 아닐가 싶었다.장추영을 비롯한 사람들은 제자리에 굳어서는 어찌할바를 몰라했다.‘정중천이 저런 찌질한 놈한테 저렇게 공손한 태도로 인사를 해? 저 놈 도대체 뭐야?’장추영은 박성재의 옷깃을 움켜쥐고 말했다.“네가 나한테 준 파일 가짜였잖아, 너 나 죽일려고 그래?”“아, 아니에요, 그 자료는 모두 쟤, 쟤가 준거에요.”박성재가 남검봉을 가리키며 말했다.남검봉은 머리가 하얘져서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장추영 뒤에 서있던 건장한 사내들이 남검봉의 목덜미를 잡고는 장추영앞에 앉혀놓았다.“저 사람 도대체 누구야?”장추영이 물었다.하리춘을 비롯한 사람들이 남검
남검봉은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쩍 벌렸다. 정중천이 모든 사람들을 보고 이강현한테 사과해라고 할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들이 남검봉의 예상을 벗어났다.하리춘과 재벌들의 눈길이 일제히 박성재를 향했다. 박성재의 태도를 보고싶었기 때문이다.어리벙벙해난 박성재는 정중천을 보더니 또다시 눈길이 이강현한테로 향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강현과 정중천의 관계를 이해할수가 없었다.정중천이 존경하는 사람이면 틀림없이 엄청 잘나가는 재벌이거나 재벌 2세일것이다.하지만 이강현은 그 둘중 하나도 들어맞는것이 없었다. 평범한 옷차림에 동행하는 경호원들도 없었기에 다들 평범한 인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추영이 형, 어떡해?”박성재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장추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강현한테 사과하는건 불가능한 일이었다.여기 자신의 영역 김해에서 일반인한테 사과하는건 장추영한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정중천의 요구라고는 하지만 지금의 장추영은 정중천의 부하가 아닌 정중천과 동등한 자리에 앉아있는 꽤 명망 높은 인물이었다.“천 할아버지, 전 당신을 존경하지만 저 사람한테 사과하라고 하시는건 좀 아니지 않나요?”장추영은 정중천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장추영은 이 모든것이 정중천의 계략이라고 생각했다.정중천의 안색도 어두워졌다.“추영아, 너한테 사과하라고 하는건 널 돕기 위해서야, 네가 지금 사과만 하면 지난 일은 없던 일이 될거야, 너 이 선생님의 미움을 사면 앞으로 부딪칠 곤난이 많을거야.”호건빈은 정중천의 말에서 이 일이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제가 곤난에 부딪치게 될거라고요? 저 놈때문에요? 제가 저 찌질이를 두려워할리가 있겠어요? 천 할아버지, 저 놈이 누군지 알려주시고 사과를 받아내시든지 하는게 순서 아닌가요?”장추영은 이강현이 자신을 놀래킬만한 신분이나 배경을 갖고 태여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박성재는 막무가내로 밀고 나가는 장추영을 보고 한마디 덧붙였다.“천 할아버지, 제가 죽더라도 사인은 알고 죽어야지 않겠어요? 저 놈이 도대체 누군지
정중천이 차감게 내뱉었다.장추영을 비롯한 사람들이 정중천을 노려보았다. 장추영이 지시만 내리면 정중천과 맞붙을 기세였다.호건빈이 웃으며 말했다.“장추영, 박성재, 후배자식들이 선배말 거역하는거야? 너희들 오늘 이 선생님한테 사과 안 하시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안흘거다.”호건빈의 말을 들은 장추영과 박성재의 얼굴색이 변했다.정중천 하나면 붙어볼만도 한데 호건빈이 정중천을 돕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호건빈은 김해의 갑부였는데 그의 인맥이 닿지 않는곳이 없었다.비록 호건빈은 늘 소박하게 다녔지만 김해 땅에서 호건빈 한마디면 다들 쩔쩔 매군 했다.“호 아저씨, 진심이세요?”장추영이 이를 악물고 물었다.“호건빈이 고개를 치켜들고 말했다.“나는 한 입으로 두 말하지 않는다.”“아저씨 왜 저런 놈을 돕겠다는거에요? 저 놈 한성 3류가족의 데릴사위라니까요, 아저씨 저런 놈 돕고다닌다는 소문이라도 돌게 되면 창피하지 않겠어요?”장추영이 쉴 틈도 없이 속사포를 쏘아댔다.호건빈이 담담하게 말했다.“천 할아버지가 그렇게 알기 쉽게 설명했는데도 알아듣지 못하는 너희들이 멍청하지 않겠니? 김해 후배들 아직 철이 덜 들었구나.”호건빈의 한마디에 장추영, 박성재를 비롯한 사람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박성재는 먼저 사과부터 하고 마지막에 원석을 경매할때 이강현과 한번 붙어보리라 생각했다. 그때가 되면 정중천과 호건빈도 뭐라고 하지 못할것이다.계속 이렇게 대치상태에 처해있었다간 김해와 한성에서 제일 높으신 분들이 손이라도 잡게되면 장추영은 뼈도 추스리지 못할것이다.박성재는 팔로 장추영을 툭 쳤다.장추영은 이를 악물고 화를 가라앉혔다.“천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사과하라고 하시니까 우리의 옛정을 보아 사과는 할겁니다, 하지만 오늘 이후로 우리는 다시 보지 않는겁니다.”호건빈이 피씩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장추영의 어리석은 행동에 답답해났다.“그래, 앞으로 우린 모르는 사이야,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해!”정중천이 쌀쌀한 태도로 말했다.“무릎을 꿇어라고
무릎을 꿇을지 안 꿇을지는 퍽 난감한 문제였다.장추영의 시선이 정중천과 호건빈한테로 향했다가 나중에는 이강현의 몸에 멈춰섰다.이강현은 개의치 않는다는듯이 담담하게 앉아있었다.장추영은 이강현의 두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지만 공포감은 찾아볼수가 없었다. 오히려 자신을 비웃는것만 같았다.이강현한테 장추영은 그저 하찮은 개미일뿐이지만 정중천이 자신의 앞에서 아첨을 떨려고 하니 정중천에서 표현할 기회를 준것 뿐이었다.이강현의 비웃음에 장추영은 불쾌했지만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이번의 사과로 정중천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되었지만 저 놈한테는 득이 되는 일이었다.장추영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겨우 이강현한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어요.”“성의가 없네요.”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정중천은 발로 장추영의 다른 무릎을 밟았다. 장추영의 무릎뼈에서 끼익 하고 소리가 났다.“내가 예전에 너한테 어떻게 가르쳤는지 다 잊은거니?”정중천이 차갑게 말했다.장추영은 이강현을 보며 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에야 제대로 기억하네요.”장추영은 두 무릎을 꿇은 자세로 있었다.박성재는 이 광경을 보고 놀라 식은땀을 흘렸다.‘김해에서 명성이 자자하신 분이 이런 굴욕을 당하다니, 심지어 한쪽 무릎도 아닌 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니.”남검봉은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내 공허한 눈빛으로 남검봉을 바라보았다.하리춘을 비롯한 사람들도 모두 이를 악물었다.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가 타올랐다.장추영은 이 시각 이강현의 모습을 자신의 머리속에 박제했다.이어 장추영은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이 선생님, 오늘 제가 무례했습니다, 천 할아버지가 세우신 가족 규칙에 따라 칼로 저의 몸을 베는것으로 사죄하겠습니다.”칼로 몸을 베겠다는 말에 고운란은 몸을 돌려 장추영을 등졌다. 이강현은 고운란이 눈을 피하자 웃으며 말했다.“보는 눈도 많고 걸리적거리니 여기서 그럴 필요는 없어.”장추영은 낯빛이 파래졌다. 무릎을 꿇는것도 모자라 칼로
정중천은 경명의 웃음을 지었다.‘네가 건드린 사람이 용문 작은 도련님인것도 모르고 나대다니.’정중천이 장추영을 경매장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장추영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호건빈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박성재를 보며 말했다.“이제 너희들 차례야.”하리춘이 입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우린 그냥 몇마디 거들었을 뿐이에요, 우린 사과만 하면 되요.”“맞아요, 우리 그냥 머리나 조아리고 사과만 하면 되요.”백천리가 긴장해하며 말했다.박성재는 마음속의 공포와 분노를 짓누르며 이강현을 보고 외쳤다.“여긴 김해야, 천 할아버지가 널 잠시는 보호해줄수 있겠지만 평생 널 감싸줄수는 없을거야, 여기에서 멈추는게 좋을거다.”“너? 사과할 마음이 없는거지?”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오늘 천 할아버지랑 호 아저씨가 있어서 그런거지 너딴 놈이 뭐라고 내가 널 두려워해? 나랑 내가 할래?”박성재가 말했다.“좋아.”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박성재는 이강현이 이렇게 쉽게 승낙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이강현이 박성재를 보며 말했다.“내기는 네가 하고 싶은거로 해, 하지만 일단 네가 지면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장추영이 사과하는 방식대로 세번 꿇고 아홉번 머리 박고 세번의 칼부림으로 몸에 여섯개의 구멍을 내야 할거야.”“성재 형, 자신있어? 지면 칼로 몸을 베야 하는거잖아.”백천리가 박성재의 팔을 잡으며 물었다.박성재가 머리를 끄덕였다. 오늘 경매하기로 한 원석은 전문가가 와서 본 원석이었다. 그 전문가는 이 바닥에서 유명한 베테랑이었기에 잘못 볼리가 없었다.박성재도 사전에 이 원석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옥석경매에서 내놓을 비취원석은 수많은 원석들중에서 최고급이었다.“걱정하지 마.”박성재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박성재의 끄덕 없는 모습에 하리춘을 비롯한 사람들은 모든 희망을 박성재한테 걸었다.“걱정하지 마. 네가 이기면 우리 네 말대로 사죄할게, 하지만 우리가 이기면 너도 그 방식대로 우리한테 사죄해야 할거야.”“
“너 딱 기다려, 그때 가서 발뺌하지 말고 네가 진걸 인정해야 해, 호 아저씨가 증인이 되어줄테니.”말을 마친 박성재는 하리과 함께 떠났다. 남검봉도 머뭇거리더니 박성재의 뒤를 따랐다.박성재가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자 호건빈이 초조하게 말했다.“이 선생님, 9호 원석은 이번 원석들중 품질이 가장 좋은 원석이에요, 많은 전문가들이 다녀갔는데 모두들 9호 원석이 최상급이라고 하셨어요.”호건빈의 말을 들은 고운란이 이강현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이강현, 이번엔 확실이 너무 무모했어.”이강현은 경매장 수첩을 훑어보더니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날 이길순 없을거야.”호건빈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강현의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것인지 궁금했다. 경매장 모든 원석은 호건빈이 직접 들여원 원석들인지라 호건빈이 잘 알았다.“이 선생님, 이 원석들 제가 직접 들여온 원석들이에요, 제가 잘 안다는 뜻이죠, 제 경험이 사람을 속이지는 않을거에요.”이강현이 머리를 끄덕이며 평온하게 말했다.“네 알고 있어요, 호 사장님 고맙습니다.”“아이고.”호건빈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정중천이 이강현 곁으로 다가오며 말했다.“그 사람들 다 간거에요? 장추영 저 놈 야망이 너무 커서는 원.”호건빈이 정중천을 잡고 아까 일어난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천 할아버지, 제가 마음을 다하지 않은게 아니라 이 선생님께서 제 말을 듣지 않으세요.”호건빈이 퍽 난감한듯 말했다.“괜찮아, 이 선생님이 이긴다고 하면 꼭 이길수 있을거야.”호건빈은 정중천이 무엇때문에 이강현을 철석같이 믿는지 알수가 없었다.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바쁘실텐데 일들 보세요, 여기 서있지들 마시고.”정중천은 이강현이 고운란과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는걸 캐치했다.“이 선생님, 우린 앞에 앉아있을테니 필요한거 있으시면 절 부르시면 됩니다.”말을 마친 정중천이 호건빈을 거느리고 앞에 있는 좌석에 착석했다.“정말 자신 있는거야?”고운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자신 있으
고운란은 퍽 난감한듯 이강현을 쳐다보았다. 아까 일어난 일들을 어떻게 최순한테 털어놓아야할지 몰랐다.“친구 만나러 갔어요.”이강현이 말했다.최순은 이강현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이강현의 뒤통수를 갈겼다.“내가 정말 너 때문에 못살아, 너랑 같이 다니면 얼마나 쪽팔리는지 몰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날 놀려먹지 못해서 안달인지 알기나 해? 얼굴이 깎여서는 원.”“엄마, 그러지 마.”고운란이 이강현을 감쌌다.“넌 평생 이 찌질이 감싸면서 살아야 할거야, 이 놈이 뭐가 좋다고.”고건민이 최순을 끌어당기며 말했다.“그만해, 사람들 보잖아, 집에 가서 얘기해.”최순이 이강현을 노려보았다.…….경매센터 주차장에는 칼로 몸을 벤 장추양이 부하들에 의해 벤츠 안으로 실려들어갔다.박성재는 장추양의 피를 철철 흘리는 모습에 식은땀을 흘렸다.박성재는 자신이 이강현과 내기를 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추양 형, 형은 걱정하지 말고 병원에 가서 잘 치료해, 여긴 나한테 맡겨, 내가 꼭 복수해줄게.”장추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난 그 놈 가만두지 않을거야, 내가 당한 수모 두배로 돌려줄거야.”“내가 그 찌질이랑 내기 했어, 내가 이기게 되면 그 놈 집안 작살을 내주자.”장추영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너희들은 이강현 그놈만 생각해, 정중천과 호건빈은 내가 알아서 할게.”“알겠어, 너희들 얼른 추영 형 병원으로 모셔.”박성재는 벤츠가 떠나는걸 보고서야 경매중심으로 돌아왔다.“추영 형 정말 비참해보인다, 그래도 성재 형이 대단해, 관건적인 시간에 그런 결정을 내려 추영 형 복수를 해줄수 있게 되었어.”“그 놈 아주 작살을 내줘야 해, 앞으로 우리 앞에 얼씬도 못하게 말이야.”하리춘을 비롯한 사람들은 이강현을 죽여 후환을 없애리라 마음 먹었다.남검봉이 박성재 곁에 다가가 말했다.“성재 형, 이따 우리 그 놈이랑 같이 앉아있을게, 이강현한테 무슨 일 생기면 우리가 형한테 보고올리는거야.” “하하하, 검봉이 그 생각 좋은것 같아, 경매 시작하
남검봉이 천 할아버지에 대해 얘기하자 고건민과 최순이 일제히 남검봉을 바라보았다.“검봉아, 네가 말한 천 할아버지 혹시 한성에 그 천 할아버지 말하는거니?”고건민이 꽤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네, 바로 그 분이에요, 아까 이 찌질이가 천 할아버지랑 인사를 나누길래 이상해서요.”남검봉이 직설적으로 말했다.고건민과 최순의 안색이 변했다. 최 할아버지 생일잔치에서도 정중천이 이강현한테 공경스러운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었다.고건민과 최순의 표정을 보고 남검봉이 의아스러운듯 물었다.“아저씨, 아줌마, 왜 그러세요?”“검봉아, 아무것도 묻지 마라, 예전에 이강현이 천 할아버지를 조금 도운적이 있어, 천 할아버지랑 그렇게 각별한 사이는 아니란다.”고건민은 남검봉이 캐물을라 걱정되어 얼버무렸다. 이강현과 정중천 그리고 진성택 세 사람의 관계에 대해 고건민 부부는 늘 궁금해했다.세 사람의 관계를 뭐라 설명하기도 모하니 그냥 얼버무리는게 나았다.최순이 이강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이강현의 관자놀이를 매섭게 찔렀다.“넌 천 할아버지를 뵜으면 인사라도 올리는게 아니라 지금 뭘 하고 있는거야?”남검봉은 최순이 이강현을 대하는 태도에 의문이 들었지만 더는 묻지 않았다.남검봉은 정중천이 장추영한테 짓누르기 위해 이강현을 이용한거라고 생각했다.남검봉이 이강현을 째리더니 이내 고운란을 보며 말했다.“운란아, 이따 마음에 드는 물건 있으면 나한테 말해줘.”“난 별로 마음에 드는거 없어.”고운란이 차갑게 내뱉었다.최순이 고운란의 팔을 툭 치며 말했다.“너 왜 그렇게 멍청한거야? 검봉이가 주겠다고 하면 넙적 받는것이 아니라 사양은 왜 하는거야?”“필요도 없는 물건을 받아서 뭐하게요.”고운란이 싱겁게 말했다.최순은 한숨을 내쉬었다.경매가 시작되자 모든 사람들이 시선이 모두 일제히 스크린에 집중되었다.박성재는 하리춘을 거느리고 맨 앞자리에 앉아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경매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짧은 시간내에 많은 옥기를 사들였다.박성재가 백천리한테 귓속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