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김해에서 여러 사람들한테 다리를 놓아주는 일은 박성재가 늘 해온 일이라 어렵지 않았다.“사람 한 놈 손 좀 봐줘.”남검봉이 말했다.“누가 너 건드린거야? 아니면 네 여자 좋아하는 놈이라도 만난거야? 그 놈 자료 좀 줘봐, 내가 한번 혼내줄게.:“자료는 내가 금방 보내줄게, 옆에 같이 다니는 아가씨는 건들지 말라고 해.”남검봉이 신신당부했다.박성재가 풀어놓은 사람들이 고운란을 보고 눈이 돌기라도 하면 그땐 돌이킬수 없는 비극이 될지도 모른다.박성재는 남검봉이 남편 있는 여자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적이 있었다.남검봉의 마음을 앗아간 사람이 누군지 궁금했는지라 박성재는 직접 나서기로 결심했다.“그럼 내가 직접 가볼게, 남자한테만 손 댄다고 약속할게, 여자는 건드리지 않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박성재의 말을 들은 남검봉은 고맙다는 말을 담긴채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박성재한테 자료를 넘겨주었다.박성재는 부하들 여섯명을 불러 함께 가기로 결심했다.“여자 덕에 살아가는 찌질이라, 재미있겠는데.”박성재는 중얼거리며 제왕호텔로 향했다.박성재는 부하들한테 사진을 넘기며 말했다.“제왕호텔에 있는 애들한테 이 놈 감시해라고 말해.”“알겠습니다.”소식이 전달되기 빠르게 제왕호텔에 있는 애들한테서 이강현 종적에 대한 보고가 들어왔다.“이강현 지금 호텔 옆에 있는 꽃 파는 시장에 있다고 합니다.”“가속 페달 밟아, 얼마나 예쁘게 생긴 여자인지 내가 한번 봐야겠어.”박성재는 일단 예쁜 여자인지만 확인되면 남검봉의 당부도 무시한채로 데려가 장추영한테 선사하리라고 마음 먹었다.차는 어느새 꽃 시장에 들어섰다. 차에서 내린 박성재는 뒷짐을 지고는 순찰하러 나온 사자마냥 꽃 파는 시장에로 들어섰다.시장 사람들은 박성재를 보고 인사하기에 바빴다.박성재는 시장 사람들의 인사는 무시한채 이강현과 고운란을 찾기에 바빴다.눈 빠른 부하가 이강현의 뒷모습을 가리키며 말했다.“형님, 저기 저 사람인것 같아요.”“가
“당신들 뭐야?”고운란이 당황해하며 물었다이강현이 고운란의 앞에 막아서며 박성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박성재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고운란을 쳐다보았다.“진짜 예쁘게 생겼네.”박성재는 남검봉이 사랑에 미쳐 날뛰는 이유를 알것 같았다. 이런 미모를 가진 여자라면 누구든지 그럴만했다.이 미인을 장추영에게 선사하면 자신의 사업에 큰 도움이 될거라 믿었다.“아가씨, 두려워 하지 마세요, 우린 다 좋은 사람이에요, 난 친구의 부탁으로 아가씨 옆에 있는 그 놈 처리해주러 온거에요, 제 곁으로 오세요, 다치지 않게 제가 보호해 드릴게요.”박성재가 말했다.“고작 이놈들이야?”이강현이 말했다.이강현이 열명도 넘게 쓰러뜨리는 모습을 보았던 고운란은 별로 당황하지 않았다. 주위에 있는 여섯명은 손쉽게 넘어뜨릴거라 생각했다.“너 같이 허풍 잘 떠는 놈은 내가 또 처음 보네.”박성재는 이강현이 허풍 잘 떠는 바보일뿐만아니라 머리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무조건 무릎 꿇고 싹싹 빌었을것이다.부하들도 여자 덕에 먹고사는 남자는 용서할수가 없었는지라 으르렁 거렸다.“너 같이 자기 밥벌이도 못하는 놈이 우리가 누군줄 알고 떠드는거야? 김해시에 있는 사람이라면 우릴 모르는 사람이 없을텐데.”“아가씨 얼른 비켜요, 우리 성재 형이나 잘 돌봐요, 이런 찌질이 곁에 있으면 언젠가는 후회할거에요.”박성재는 코 파던 손을 이강현한테 튕기며 말했다.“내가 용서를 빌 기회를 줄게, 지금이라도 나한테 기여와서 내 신발 핥으면 내가 봐줄게.”“꿈깨.”이강현이 말했다.“난 분명히 너한테 기회 준거다, 네가 기회를 걷어찬거야. 너 진짜 죽고싶은거구나, 김해에서 내 말 거역할 사람은 없어, 얘들아, 저 놈 혼 좀 내줘.”박성재는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부하들은 이강현 옆에 붙어있는 고운란이 퍽 난감했다.고운란이 이강현 옆에 떨어져 있었으면 달려들었을텐데 이강현 옆에 꼭 붙어있는 고운란이 다칠가봐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이강현은 부하들이 머뭇거리는 이
“정말 바보야. 네가 이렇게까지 죽고 싶다면 우리가 본때를 보여 줄게.”“감히 성재형 기분을 상하게 하다니. 넌 피떡이 될 때까지 맞을 거야. 그리고 성재형 신발 바닥이나 핥을 준비해!”그의 여섯 명 부하가 입을 삐죽거리며 주먹을 휘둘러 이강현을 때리기 시작했다.“조심해.”고운란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비록 강현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지만 고운란은 여전히 강현이 걱정되었다.박성재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강현을 힐끗 보더니 고운란을 향해 걸어갔다.“아가씨, 이 병신같은 남편이 뭐가 좋다고, 나와 함께하면 국제 최고의 명품들을 마음대로 살 수도 있고 별장, 외제 차까지 선물해 줄 수 있어. 절대 남한테 빌빌대는 일도 없을 것이고.”박성재는 입이 닳도록 말했다. 이전에 자기가 명품 가방, 명품 옷을 선물하기만 하면 여자들이 좋아 방방 뛰었다고. 박성재는 자신이 이렇게 후한 조건을 내걸었으니 고운란이 자신을 선택할 것이라 확신했다.그러나 고운란이 점점 뒤로 물러서더니 점점 다가오는 박성재를 긴장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봐, 왜 말을 안 해, 너 이 가난뱅이 남편, 저놈과 함께라면 아무 미래도 없어. 하지만 나랑 함께라면 다르지. 김해에서 알아주는 인물이라도 나 박성재를 무시하지 못하지.”박성재는 계속 자신의 인맥을 자랑했다. 이렇게 하면 고운란이 완전히 넘어올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고운란은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박성재를 전혀 상대하지 않았다.고운란을 바라보던 박성재의 얼굴도 굳어졌다. 그러고는 말했다.“이쁜이, 내 체면은 생각하지 않는 건가? 그럼 어쩔 수 없지. 본때를 보여줄 수밖에. 너도 결국에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될 거야. 하하하.”뻥!한 명의 부하가 이강현에게 차여 날아가 박성재의 발아래에 떨어졌다.박성재는 걸음을 멈추고, 쓰러져 꼼짝도 못 하는 부하를 보며 얼굴이 갑자기 확 바뀌었다.“너희 이 쓰레기들, 여섯 명이 한 명을 때려눕히지 못하다니! 지금 당장 이 나약해 빠진 놈을 죽여! 나와 이 이쁜이 대화를 끼어들지 말고!”
“놀라지 않았어, 오히려 네 걱정이 됐어.”고운란이 웃으며 말했다.이강현이 고운란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 그러고는 당황해하는 박성재를 바라봤다.그의 부하들은 모두 이강현에게 맞아 의식을 잃었고, 박성재는 극도로 두려워하며, 도망치려 했지만 앞에는 이강현이 있고 뒤에는 막다른 골목이라 도망갈 수 없었다. 박성재는 깊게 후회했다. 이강현이 이렇게 잘 싸울 줄 알았다면, 단지 6명만 데리고 가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해서든 장추영을 찾아 180명 정도 빌려야 했었다.후회 다음에는 분노, 박성재는 남검봉이 제공한 정보가 확실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어떻게 기둥서방이 될 수 있을까? 그의 싸움 능력만으로도 새로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형제님, 나는 박성재라고 해. 김해에서도 꽤 이름이 있는 사람이지. 방금 일은 모두 오해야. 우리처럼 강호를 떠도는 사람들은 여전히 일선에 남아 있어. 앞으로 만날 수도 있으니 이 일은 그냥 이렇게 지나가는 게 어때?”박성재는 세상 물정을 거들먹거리며, 만약 더 이상 안 되면 장추영의 이름을 내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김해 지역에서는 아무도 장추영의 미움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사죄는 해야죠.”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박성재는 얼굴이 붉어졌다. 지금까지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었기 떄문이다. 전에는 다른 사람이 괴롭힘을 당한 후 박성재에게 용서를 빌었다.“이건 좀 도가 지나치지, 너도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았잖아. 오히려 내 부하들이 너에게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어. 병원비도 어마어마 들 거야. 하지만 네 체면을 봐서 병원비도 너한테 요구하지 않았잖아.”이강현이 차갑게 웃으며 혼수상태에 빠진 여섯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당신도 저놈들과 똑같네요.”박성재는 분노가 끓어올랐다. 자신을 모욕하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는가? ‘설령 네가 나를 때릴 수 있다 하더라도 여기는 김해다. 한성이 아니라!’“너는 강한 사람이지만, 나 박성재를 무시할 정도는 아니야. 김해
“재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큰 불운이 닥칠 거예요. 박성재가 장추영에게 한마디만 하면 저 타지인은 끝없는 고문을 받게 될 겁니다.”“하지만 박성재가 얻어맞는 것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네요. 맨날 기고만장해서 다녔는데, 이번에 당하는 모습을 보니 통쾌하기 그지없네요.”가게 주인들이 한창 의논할 때 이강현이 고운란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박성재는 일어서려 했지만 허리통증때문에 일어설 수 없었다.분노한 박성재는 멀지 않은 곳의 가게 주인들을 향해 소리쳤다.“모두 뭐해! 빨리 와서 부축하지 않고, 병원으로 옮겨!”가게 주인들은 분분히 달려가 박성재를 부축했다. 그러고는 차를 몰아 박성재를 병원에 데려다 주었다.……김해제일병원 병동.방금 허리 재활을 마친 박성재가 침울한 얼굴로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박성재는 남검봉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제일 먼저 장추영에게 연락했다.장추영은 한 명의 부하를 데리고 병원에 들어갔다.병원의 의료진, 환자와 환자의 가족들은 장추영의 모습을 보자마자 길을 비켰다. 장추영은 박성재의 병상 앞에 섰다. 장추영은 침대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두려움에 떠는 박성재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너 이게 뭐야? 김해에서 너를 이런 식으로 다루는 사람이 있다니, 대단한 외지인인데?”장추영도 총명한 사람이었다. 잠시 사색하더니 박성재가 틀림없이 타지인에게 미움을 샀다는 것과 또 타지에서 온 사람은 독한 사람이라는 것을 단번에 파악했다.“개뿔도 없는 놈이 뭐가 대단하겠습니까? 그냥 가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놈의 아내가 이뻐서 데려가려고 했는데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놈이 싸움 기술이 꽤 좋았고 그 덕분에 저와 제 부하들이 기절하고 말았죠.”박성재는 남검봉에 관한 일은 장추영에게 털어놓지 않았다. 어떤 일은 말을 덧붙일수록 오판하기 쉽다. 만약 남검봉의 자세한 정보를 장추영에게 말해준다면 장추영이 근심걱정으로 그득찰수 있기 때문이다.“얼마나 예뻐? 정말 예쁘면 사람 시켜서 뺏어오라고 하면 그만이야.”장추영이 조금도
이강현과 고운란은 꽃 시장을 나와 잠시 산책을 했다. 경매회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자 둘은 호텔로 돌아갔다.고건민 부부와 남검봉은 호텔 로비에 앉아 있었다. 이때 이강현과 고운란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최순이 팔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강현이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무사한 것을 보고 남검봉은 의아해 났다.‘이게 무슨 상황이지?’‘박성재가 이강현을 처리하지 않았나?’‘아니면 이강현이 박성재를…….’남검봉은 고개를 저었다. 박성재 영역에서 이강현이 박성재를 해쳤다면 반드시 박성재 사람들에게 맞아 죽었을 것이다.‘그런데 이강현은 왜 아무렇지 않게 돌아왔을까?’남검봉의 머리에 의문표가 떠올랐다.이 시점에서 박성재에게 전화해서 상황을 물어보는 것은 좋지 않아 보였기에, 남검봉은 경매에 참여할 때 상황을 물어보려고 생각했다. 최순은 얼굴을 찡그리며 다가오는 이강현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어디 갔던 거야? 방에 있지 않고?” 최순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엄마, 잠시 근처에서 산책했을 뿐이예요, 그래도 늦지 않았잖아요.” “넌 말하지 마.” 최순이 강현을 노려보며 화난 듯 말했다. “너는 허구한날 돌아다니면서 사고만 치는 놈이 운란을 데리고 나가? 너가 운란이랑 돌아다녀봤자 운란한테 뭘 사줄 수 있니?”“남들은 아내를 데리고 나가면, 아내에게 명품 옷이나 화장품을 사 주는데, 너는 아무것도 해줄수 있는게 없잖아, 내 일평생 너 같은 남자를 본 적이 없어.” 강현은 머리를 숙이고 말하지 않았다. 남검봉이 웃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화 내지 마세요. 내일 제가 운란을 데리고 옷 사러 갈게요. 샤넬, 구찌, 프라다, 모든 명품 브랜드를 다 사줄겁니다.” 최순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헛수고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역시 남검봉이 눈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강현보다 훨씬 낫다고 느꼈다.그런데 운란이 차가운 얼굴로 거절했다.“그럴 필요 없어. 나는 그런 명품 옷을 입지 않아. 나한테 안 어울려.”“운란! 너 왜 이렇게 고지식해?
김해시에 전문적인 경매장이 있다는 점, 이 점 때문에 성내의 많은 문화 물품 경매는 모두 김해시에서 진행된다. 김해시에는 경매장도 아주 많다. 이번 경매회는 김해의 유명한 경매대왕 호건빈이 주최한 것이다.“이 호건빈으로 말할 것 같으면 경매계에서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원래 넝마주였는데, 점차 수거한 골동품을 경매에 내놓으며 20년 동안 골동품계의 거물로 평가될 정도로 소문이 자자하죠.”남검봉은 고건민과 담소를 나누었다. 화검봉이 고건민이 골동품을 수집하기 좋아한다는 점을 알고 일부러 고건민이 흥미를 느끼는 화제를 골라 말했다.“호건빈, 잘 알지, 골동품 시장에서 그를 본 적이 있다. 그때 당시에도 거기서 꽤 유명하였었지. 우리 성에서 수집했는데, 아무도 호건빈을 능가하지 못했어.”“그리고 듣기론 호건빈이 김해 갑부가 되었다고 하더군. 김해에서는 지위가 제일인데 소장가로 활동하면서 갑부가 된 케이스는 아마 호건빈 한 사람뿐이야.”고건민은 남검봉과 즐겁게 수다를 떨었다. 최순은 고운란의 팔을 잡고 계속 강현과 이혼하라고 조언했다.하지만 고운란은 끊임없이 눈빛으로 이강현을 위로하며 자신은 그럴 생각이 없음을 알려주었다. 고운란의 따뜻한 눈빛에 이강현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차가 빠르게 달렸고, 김해 경매센터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주차장에 많은 고급 차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남검봉의 BMW가 외제차 옆에 놓이자 남검봉의 차가 평범해보였다.이강현과 다른 사람들은 차에서 내려 호화롭게 건설된 김해 경매센터를 바라보고 있다.김해 경매센터는 궁전의 형태를 본떠 지어져 있었으며, 고급스럽고 화려하게 보였다. 석양 아래에서 황금빛으로 빛나기도 하였다.“이 센터는 호건빈이 투자하여 건설한 것입니다. 경매센터 건설에만 7,8천억이 투자되었다고 합니다.” 남검봉이 웃으며 말했다.“이강현, 잘 들어. 네가 7,8천억을 벌었으면 하는 마음은 일도 없어. 한 달에 5,6백만원이라도 벌 수 있다면 정말 감지덕지겠어.”최순이 비꼬아 말했다.이강현은 웃더니 고개를 숙
김해 경매센터 홀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있는데 홀의 3분의 2는 프리뷰홀이고 나머지는 크기가 다른 여러 경매홀이 자리잡고 있었다.경매장에서는 매번 경매할 물품들을 3~5일 동안 예비전시장에 내놓는데 경매품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예비전시장에 가서 먼저 볼수 있었다.어떤 사람들은 전문가와 함께 동반하여 경매품에 대한 진위와 품상 그리고 가치 등을 감정하기도 했다.고건민은 경매에 참가하려는 생각보다는 구경하러 오고싶은 마음이 더 컸다.요즘 정교한 전옥과 비취들 가격이 폭등하는 바람에 고건민은 감히 구매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하지만 값 싼 물품들은 고건민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앗다.고건민은 예비전시장에 놓여 있는 물품들을 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남검봉은 고은란과 이강현을 경매홀로 이끌었다.“예비전시장에는 볼것이 별로 많지가 않아, 홀에 경매품에 관한 수첩 있어, 그거 보면 돼.”“운란아, 너랑 아저씨 그리고 아줌마가 마음에 들어하는 물건 있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경매에서 따내줄게, 날 어려워하거나 사양하거나 그런거 절대 하지 마.”말을 마친 남검봉이 이강현을 힐끗 보며 조롱하는 어조로 말했다.“나 너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어, 네가 갖고 싶은건 너절로 돈 벌어서 사도록 해, 하지만 네가 한평생 힘들게 번 돈으로 살수 있는 물품은 없을거야.”고운란이 이강현의 손을 쓰다듬었다.이강현은 고운란을 향해 웃으며 남검봉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남검봉은 이강현과 고운란의 알콩달콩한 모습에 가슴이 답답해났다. 남검봉은 당장이라도 이강현과 고운란이 잡고있는 손을 떼어놓고 싶었다.경매장에 들어서니 김해 2세들처럼 보이는 젊은 남녀들이 홀 중앙에 모여있었다.그중 몇명이 이강현을 비롯한 세 사람들을 힐끗 보고는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다시 이야기에 집중했다.“그거 들었어? 성재 형 오늘 허리를 삐끗했대, 이따 성재 형 들어오시면 형 기분 좀 풀어드려야겠어.”“성재 형 허리 삐끗한게 아니라 과로한것 때문에 허리가 나빠진것 같아, 성재 형 오면 내가 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