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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아침 막 떠오르는 해에 황금색으로 물 들린 하늘의 구름은 하루를 금방 시작한 이들에게 무한한 희망을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희망을 품고 고운란은 오늘도 힘차게 차를 몰고 회사로 향했다.

하지만 산산조각이 난 회사 강화유리 대문을 본 순간 그 희망은 그대로 대문과 함께 산산조각이 났다.

‘큰일 났어!’

딴생각할 겨를도 없이 고운란은 재빨리 차에서 내려 회사로 뛰어 들어갔다.

회사 안은 온통 난장판이었고, 도처에 정체 모를 도구로 부서진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고운란은 순간 놀라서 얼굴색이 창백해졌다. 훼손된 정도를 봐서는 범인이 극악무도한 강도들일 게 분명했다.

그녀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 신고하려고 했다. 그런데 마침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니 노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노백이 그녀를 보며 입을 벌리고 웃자 얼굴에 난 지네 모양의 칼자국도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지네가 살아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쁜이, 네가 바로 고운란이지? 나 너무 오래 기다렸단 말이야."

"당, 당신 누구야? 왜 우리 회사를 때려 부순 건데?"

고운란이 말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신고하고 싶었지만 휴대폰을 들고 있는 손이 떨리고 있어 숫자도 제대로 누르지 못했다.

"발버둥은 그만 치고. 내 말을 잘 들으면 고생은 덜 할 거야. 난 종래로 말 듣지 않는 여인을 불쌍히 여기지 않거든."

노백이 말하면서 성큼성큼 고운란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고는 독수리가 병아리를 잡듯 고운란의 뒷덜미를 덥석 잡았다.

그러다 공포에 질린 고운란이 발버둥 치자 노백이 두툼한 손을 들어 고운란의 얼굴 앞에 대고 흔들었다.

"계속 발버둥 쳐 봐, 내가 바로 이 도톰한 손으로 뺨을 날려줄 거야."

굳은살이 온통 박힌 남자의 손을 본 순간 고운란은 조용해졌다.

노백은 그제야 고운란을 데리고 회의실로 갔다. 회의실의 책상과 의자는 이미 구석으로 밀려났고 커다란 방에는 고씨 가문의 가족과 회사의 고위층 직원들이 가득 웅크리고 있었다.

고운란은 단번에 고민국, 고건강, 고흥윤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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