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식 저러고도 인간이야?!’금강공을 몸에 익힌 덕분에 피부가 철인처럼 단단한 노백인데 지금 이강현에게 피를 토할 때까지 맞고 있다니.한기가 발바닥으로부터 이마까지 솟구치는 느낌이 든 노백의 두 사제는 저도 모르게 눈길을 마주쳤다. 그러다 한참 망설이더니 결국 노백을 구하러 가기로 했다.그러나 이때의 노백은 이미 의식을 반잃은 상태가 되었다. 이강현이 그를 의자에 앉히고는 웃으며 말했다."여기에 앉아서 내가 네 사제들을 어떻게 죽여주는지 잘 보고 있어. 너희 가족들, 한 명도 빠짐없이 같이 보내줄게."노백의 입가에서는 끊임없이 선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극심한 고통에 얼굴까지 찌그러진 노백은 몸속의 뼈가 얼마나 많이 부러졌는지 그조차도 알 수 없었다. 그냥 온몸의 뼈가 다 부스러진 것 같았다.‘이 자식, 정말 너무 독하잖아.’노백이 속으로 이강현을 평가했다.노백의 두 사제가 동시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다리가 살짝 떨리고 있는 그들은 순간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삼재진도 사용했고, 목숨으로 목숨을 바꿀 의지도 취했는데 아무런 효과도 없었으니 그들은 더 이상 이강현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이강현이 방금 노백을 공격하는 기세만 봐도 두 사람은 그들이 상대를 잘못 건드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래서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 두 사람이 발을 내디디자마자 이강현이 공중을 날아올라 두 사람을 발로 쓸어버렸다.안전하게 착지한 이강현이 경멸하는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노백의 두 사제는 순간 피를 토했다. 이강현의 일격에 큰 부상을 입은 게 분명했다."형님,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사실 저희도 부탁을 받고 온 겁니다. 저희도 돈을 벌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입장이라고요. 그러니 살려주십시오.""저 집에 늙은 어머니와 여덟 살짜리 아이가 있어요.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누가 이런 짓을 하겠습니까?"두 사제의 거짓말에 이강현이 차갑게 한번 웃더니 바로 두 사람의 목덜미를 걷어차 그들을 혼수상태에 빠뜨렸다.그러고는 빠른
고운란을 안착시킨후 이강현은 회의실로 돌아가 머리를 푹 숙이고 있는 노백앞으로 다가갔다.노백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다 죽어가는 사람처럼 풀이 죽어있었다.이강현은 노백의 머리카락을 잡고 그의 머리를 들어올렸다.힘겹게 이강현을 올려다보는 노백의 눈에는 끝없는 후회로 가득 차 있었다."말해."이강현의 입에서 나온 간단한 두 글자에는 아주 큰 위압감이 느껴졌다.노백은 알고있었다. 지금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남,남문빈입니다. 남문빈이 천만원의 가격으로 당신과 부인을 납치해 서울에 있는 자신에게 보내달라고 했습니다.""남문빈!"이강현의 눈에 살기가 번졌다.이강현은 남씨 가문의 일이 종결 된 줄 알고 그들을 전멸시킬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남문빈이 벌인 일들을 알게 된 이강현은 당장이라도 남씨 가문을 몰살하고 싶었다.선을 넘은 것도 모자라 다시 흑수를 고운란에게 뻗다니, 이것만은 이강현이 절대로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좋아, 목숨은 살려줄테니 앞으로 사람 구실 좀 해. 다시 한 번 나쁜 짓 하다 나한테 들키면 그땐 죽을줄 알아."노백의 머리카락을 잡고 있던 이강현은 손을 놓고 회의실에서 나갔다.고흥윤는 해당 부서 사람들을 데리고 이강현의 곁을 지나 곧바로 회의실로 달려갔다.그러자 노백 일행이 모두 끌려나가 차로 이송되었다.고흥윤는 이강현을 쳐다보며 한심하다는듯이 말했다."정말 사고뭉치가 따로없군. 사무실로 따라와. 우리 아버지랑 그분들이 모두 널 만나려고 기다리고 있어.""난 그럴 시간이 없어.아내를 돌봐야 되 거든"이강현은 단호하게 거절했다."돌보기는 개뿔, 네 아내는 벌써 가 있으니 너만 빨리 오면 되."고흥윤는 손을 뿌리치고 가버렸다. 이강현은 하는수없이 고흥윤의 뒤를 따라 고민국의 사무실을 향해 걸어갔다.고민국은 언짢은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고, 고건강은 격분해서 고운란을 훈계하고 있었다."넌 도대체 그 병신 남편이랑 뭘 하자는 거야? 가족들을 다 죽여야 속이
고건국은 책상 위의 재떨이를 집어 들고 화가 나서 이묵의 발밑에 던졌다.쾅!유리 재떨이가 온 바닥에 산산조각으로 깨졌다.“네가 뭔데! 도대체 누구를 건드린 거야? 이렇게 큰일을 저질렀으니 반드시 우리에게 말해야 해! 네가 처리한다고? 이 멍청한 놈, 너는 기껏해야 싸움이나 할 줄 알지, 뒤처리는 개뿔!”고건국은 한바탕 노발대발하며 화풀이를 했다.이묵은 담담하게 웃었다.“말해 봤자 놀라고 두려워만 할 뿐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니 오히려 이것이 당신들을 위한 최선이죠.”고흥위는 이묵의 모습을 보더니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질렀다. “이 쓸모없는 놈이 아직도 시치미를 떼고 있다니! 이렇게 큰일을 저지르고도 모른 체 하는거야? 죽여버려도 성차지 않을 놈!”“고운람! 너는 너의 쓸모없는 남편을 잘 단속해. 빨리 입을 열고 모든 일을 토로하라고 해. 이는 너희 둘만의 일이 아니라 온 가족의 생명과 안전에 관계되는 큰일이야!”고흥위의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가득 차 있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틀림없이 멘탈이 무너질 것이다. 자초지종을 파악한 후 해결책을 찾아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해결하는 방법은 당연히 고운람과 이묵을 협박하여 사과하는 것이고, 그래도 안 될 경우 심지어 그들을 직접 넘겨준 다음 재협의도 가능하다.고운람은 마음속으로 이묵의 생각에 동의했다. 구양 사장의 일을 겪은 후 고운람은 더는 이런 친척들의 추악한 몰골을 마주 하고 싶지 않았다. 어떤 일이든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이 친척들의 비상 카드 역할을 하는 것보다 낫다.“이 일은 이묵과 함께 책임지고 처리하겠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당신들에게 연루되지 않을 테니 안심하세요.”고운람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젠장! 봐주니까 끝이 없네! 정말 우리가 너희들을 혼내지 못할 것 같아?!”고흥위는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고건국은 콧방귀를 뀌며 고흥위를 위해 한마디 던졌다.“운람, 너희들에게 말할 기회를 줄 테니, 만약 이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내가 무례하다고 탓하지 마라
고민국 일행이 떠나자 고운란은 이강현의 손을 잡고 애틋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정말 해결할 수 있어?""당연하지." 이강현은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조심해. 회사가 이렇게 된 마당에 큰아버지랑 사람들이 모두 떠났으니 나는 적어도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뒷수습을 해야 되."고운란은 여전히 회사의 업무를 걱정하고 있었다. 만약 고운란까지 손을 놓아버린다면 회사 전체가 휴업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업무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기때문이었다.파산 직전이었던 회사를 지금까지 이끌고 오느라 고운란은 아주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그렇기에 자신의 심혈이 수포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이강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갈게. 회사는 천천히 정리하면 되.조급해할 필요 없어.""알았어, 기다릴게."고운란이 이강현을 살짝 밀자 이강현은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갔다.고운란은 걸어가는 이강현의 뒷모습을 보며 두 손 모아 마음속으로 묵묵히 만천신불에게 이강현의 평안을 빌었다.이번에 가서 이강현이 얼마나 많은 좌절을 겪을진 모르지만,적어도 고운란은 그가 자신을 위해 가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운란은 눈물을 훔치고 사무실에서 나와 직원들에게 사무실을 정리하고 파손된 사무용품들을 다시 구매하라고 분부했다.이강현은 회사에서 나와 휴대전화를 꺼내 진성택에게 전화를 걸었다."도련님, 저희 쪽은 이미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용후께서......"진성택은 주절주절 용후의 일을 보고하려고 했지만 이강현이 그의 말을 끊었다:"서울 남씨 가문의 모든 자료와 남문빈의 현재 위치를 조사해."이강현의 차가운 목소리를 들은 진성택은 마음이 철렁 했다.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저에게 곧 자료가 올 겁니다.진성택이 옆에있던 비서에게 분부하자, 비서는 곧바로 노트북을 들고 진성택의 곁으로 왔다."도련님, 남씨 가문이 그래도 실력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주로 지하사업을 경영하고 있는데 대부분 산업이 엔터테인먼트쪽입니다. 상장영화회사를 지
귀가 막혔어?허파에 바람 들었어?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모르겠어? 잘 못들었니,내말?이묵에 게 다가 간 경비원은 시큰둥한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들고 있던 진압봉을 흔들어 이묵을 내쫓으려 했다.이묵은 냉소적으로 손을 내밀어 진압봉을 잡은 경비원의 손을 잡은 뒤 손을 힘껏 비 틀어 경비원의 손목을 부러뜨렸다."아!"경비원은 돼지 멱따는 소리로 울부짖었고, 이묵가 손을 떼자 재빨리 뒤로 도망을 쳤다.나머지 경비원들은 상황이 잘못되자 잇달아 앞으로 나와 이묵을 에워쌌다."시발! 용정에 와서 소동을 일으키고, 너 줄을래? 여기 누군 바닥인지 몰라?”룽팅( 龍 亭 )의 뒷심은 소시( 蘇 家 )야,감히 소시 구역에서 날뛰다니, 온 가족을 죽이려는 거야?"빨리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고 무릎을 꿇어라, 그렇지 않으면 천만 다행이다!"10 여 명의 경비원이 으르렁거리며, 손에 든 고무 진압봉이 모두 이묵을 가리키며, 말도 다 하기 전에 이묵을 때 리려고 하였다.이묵은 자신을 에 워싼 경비원을 향해 "죽기 싫으면 비켜라"고 경멸하는 눈빛을 보 냈다.씨! 아직도 날뛰고 있어? 올라가, 죽여라!"경비원들이 일제히 손을 내저으며 이묵은 두 손을 흔들었다.팔뚝이 허공에 무수한 잔영을 드리우는 걸 보면 이묵은 마치 무수한 팔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경비원들이 비명을 지르며 손에 든 진압봉들이 줄줄이 떨어져 나가는데 , 아무도이묵을 맞히지 못하는 경비원들의 눈에는 이묵이 귀신처럼 보여 이묵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경비원의 손목을 모두 부러뜨린 이묵은 그제서야 손을 멈추고 비명을 지르는 경 비원을 싸 늘한 눈빛으로 계속 바라보았다."꺼져."황공한 경비원들은 허둥지둥 도망쳤고, 손목이 부러져 전화 통화 능력도 없었다. 도망간 경비원들 마음속에 는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이묵은 룽팅회소로 발걸음을 옮겼고, 회관 입구에 서 접대를 맡은 영빈들은 모두 얼굴이 흙빛이 되어 리머를 바라보았다.한 리 더가 무 전기 를 들 고
남문빈의 명령이 떨어지자 남문빈이 있는 룸 옆의 네 개의 룸에서 대량의 경호원들이 쏟아져 나왔다.남문빈이 노백을 쭉 경계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경호원을 배치한 것도 사실은 노백을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다.하지만 기다렸던 노백은 오지 않고 이강현이 먼저 찾아올 줄이야.그래서 남문빈은 마침 부하 경호원들에게 이강현을 처리하라고 할 생각이었다.CCTV를 통해 경호원들이 룸에서 쏟아져 나오는 화면을 지켜보던 남문빈은 입가에 음산한 웃음을 지었다."오늘은 누가 와도 무릎을 꿇어야 되. 호랑이라면 엎드려야 하고 용이라면 몸을 서리고 있어야 해. 문제는 노백 쪽에서 어떻게 이강현이 서울로 올 수 있도록 방임한 거지?"남문빈은 중얼거리며 노백 쪽 상황을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그는 노백의 전화번호를 찾아내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누구 찾으세요?"전화기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남문빈은 미간을 찌프리며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물었다."노백전화 아닌가? 당신은 누구지?”"여긴 해당 부서인데 노백은 납치사건으로 인해 수감되었어요. 하지만 현재 부상이 너무 심해 잠시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쪽은 혹시 노백 가족분이세요?"전화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고 있던 남문빈은 이게 너무 비현실적으로느껴졌다.노백이 이렇게 빨리 잡혔다고?게다가 부상이 심하다니,이게 다 무슨소리야?병왕이 손을 썼을때도 노백을 잡지 못했는데, 어떻게 서울에서 잡힐 수가있어?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이지?남문빈은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한기를 느끼며 머릿속으로 이강현이 싸우던 장면을 떠올렸다.그러자 모든 의문들이 풀린 것만 같았다.이강현이 노백보다 더 강하다고?그렇겠지.그렇지 않고서야 노백이 잡혀갈 리가 없잖아.남문빈은 마음속으로 자문자답하면서 검은 옷차림으로 구석에 앉아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검은 옷차림에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소파에 앉아 쿨쿨 자고 있는 남자가 바로 남문빈이 고가로 영입한 무도의 고수였다.소문에 의하면 그가 동영의 절세 고수였던 합기도
“어딜 가려고? 꿇으란말 못 들었어?”“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니야? 맛이 간거 같은데? 내가 또 이런 놈들 족치는 전문가란 말이지, 이 놈이랑 어떻게 재미있게 놀지 생각 좀 해봐야겠어.”경호원들이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들었다.“비켜.”이강현은 칼을 빼든 경호원들을 보며 말했다.“좋은 말 할때 비켜.”“죽을라고 이게, 얘들아, 저 놈 족쳐.”화가 치밀어오른 경호원들이 칼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이강현은 눈 깜짝 할 사이에 경호원 뒤로 달려가 두 손으로 목덜미를 잡아당겼다.이강현은 날렵한 솜씨로 경호원들의 목을 격타하여 망설임없이 경호원들의 목을 비틀었다.이강현이 그들에게 주는 교훈이었다.남문빈과 경호원 팀장은 스크린속에서 펼쳐지는 장면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목덜미를 어루만졌다.“어떻게 생각해?”남문빈이 물었다.“아주 독한 녀석이네요. 오늘 이강현과 붙은 경호원들 목은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봐요.”경호원 팀장은 이강현이 목을 격타한 솜씨로 이강현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수 있었다.“자네보다도 더 센 놈인가?”경호원 팀장이 침묵했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이강현의 거침없는 손놀림에 경호원 팀장은 이강현이 자신보다는 아주 많이 뛰여난 사람이란걸 알고 있었다.경호원 팀장이 비슷하다고 말하려다가 남문빈이 저 놈과 맞장 떠보라고 할가봐 동영을 먼저 올려보내는것이 좋겠다고 대답했다.“제가 보기엔 전 저놈한테 안 될것 같습니다. 저 놈은 노백과 같은 급일듯 합니다.”남문빈이 머리를 끄덕이며 테이블에 있는 담배를 손에 들었다.“노백이라……. 노백도 저 놈한테는 안될걸?”“뭐요?”경호원 팀장이 놀랐다.‘얼마나 강한 놈이기에 노백도 안된다고 하는걸까?’동평야가 나타나기 전까지 경호원 팀장은 지금까지 노백을 이길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일로 경호팀 팀장의 견식이 짧다고는 말할수 없었다. 많은 무림고수들은 쉽게 종적을 나타내지 않는 법이므로 대단한 고수들을 모르는것이 당연했다.“아까 노백한테 연락해봤는데 어떤
동평야는 단잠에 빠져있던 상태에서도 다른 사람의 기척만 들리면 번쩍 눈을 뜨군 했다.이 모든것이 사람들한테 쫓기우면서 형성된 습관 같은것이었다. 이런 습관들이 없었더라면 동평야는 지금까지 살아있지 못했을것이다.동평야는 남문빈과 경호팀 팀장의 대화소리에 잠을 깼다. 동평야가 눈을 떠보니 스크린에서 몸다툼하는 장면이 보였다.동평야는 스크린을 보며 피씩 웃었다.“사장님, 저 놈이 바로 사장님 원쑤에요? 사장님 아래에서 일하는 경호원들 실력이 말이 아닌데요? 저 놈들 주는 돈 다 나한테 주면 안돼요? 제가 더 열심히 할게요.”남문빈이 웃으며 동평야에게 담배를 건넸다.“돈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네 실력만 보여준다면야 얼마든지 줄수 있어. 저 놈은 네 테스트 상대라고 해두자.”동평야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너무 쉬운데요, 사장님은 제가 저 놈 머리 깨부수는것만 지켜봇ㅔ요.”동평야는 신심가득한 표정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동평야가 보았을때 스크린속 이강현의 실력은 자신의 발꿈치도 따라가지 못했다.“하하하, 난 그럼 오랜만에 네 실력 좀 봐볼게, 네가 진짜 저 놈 머리를 들고온다면 내가 월급 두배로 올려줄게.”“고맙습니다.”동평야는 일어서서 자신의 옷매무시를 정리했다.스크린에서의 이강현은 이미 현장에 있는 모든 경호원들을 쓰러뜨렸다. 바닥에 누워있는 경호원들은 시체마냥 꿈쩍도 하지 않았다.이강현은 서서히 고개를 들어 cctv를 바라보며 목을 긋는 행동을 보였다.도발이었다.남문빈의 표정이 굳었다. 노백의 실패와 경호원들의 실패가 이강현의 실력을 증명해주고 있었다.“준비해.”남문빈이 경호원 팀장한테 말했다.경호원 팀장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허리춤에서 총을 꺼냈다.총을 잡아쥔 경호팀 팀장은 마음이 한결 안정되는듯 싶었다.아무리 날뛰는 사람일지라도 총 앞에서는 속수무책일것이다. 동평야가 실패하면 경호원 팀장이 마지막으로 나설것ㅇ다.남문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왼쪽은 무림고수, 오른쪽은 총을 잘 다루는 경호팀 팀장, 이강현이 신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