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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서울, 황가1호회의실.

제일 호화로운 방 안,

남문빈이 다리를 꼬고 손에 든 시가에 불을 붙였다.

"최신 아바나 최고급 시가야. 노백, 한번 피워 봐."

남문빈의 맞은편에 앉은 노백은 피둥피둥 살이 쪄있는 남자였고 얼굴에는 흉악한 지네 같은 칼자국이 나 있었다. 그리고 머리가 다 빠진 정수리에는 6개의 동그란 향 흉터가 있었다.

노백은 각지를 돌아다니며 범죄를 저지르는 흉악범으로 일찍이 소림무승이었다고 자칭했다. 그러다 후에 소림의 규칙을 견디지 못하여 몇 명의 사형제를 데리고 산에서 내려와 흉악범으로 직업을 바꾸었다고 한다.

노백이 진짜 무승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잘 모르지만, 확실히 남다른 싸움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 남문빈이 잘 알고 있었다.

"시가는 당신 같은 부자들이 잘난 척할 때나 피우는 거고, 나처럼 가난한 사람은 홍탑산을 피우는 걸 좋아해."

노백이 품에서 홍탑산을 꺼내 입에 물고는 말을 이어갔다.

"무슨 일이 있으면 그냥 말해. 우리 오늘 처음 만나는 것도 아니고. 서로에 대해 알 건 다 아는 사이잖아."

남문빈이 듣더니 웃으며 서류 봉투 하나를 노백에게 던졌다.

그러자 노백이 서류를 꺼내 한번 훑어보았다. 전부 이강현에 관한 자료였고, 맨 뒷장에는 고씨 가문에 대한 프로필도 첨부되어 있었다.

"그 사람이 내 조카를 때렸어. 네가 도와줘야 할 것 같아. 그의 아내 고운란이 그의 약점이야. 나의 요구가 높지는 않아. 고운란을 납치하고 이강현에게 본때를 보여줘. 그리고 그들 부부를 데리고 나한테로 와."

말하고 있는 남문빈의 눈에는 증오의 빛이 번쩍였다.

이에 노백이 의아해하며 남문빈을 향해 물었다.

"너도 유명한 효웅이고 밑에 수하가 엄청 많잖아? 왜 하필 나에게 이렇게 간단한 일을 부탁하는 거야?"

"아니, 그 녀석이 전혀 간단하지 않아. 내가 대처할 수 있는 놈이었으면 너 같은 강도를 찾지도 않았어."

남문빈이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강현한테서 받은 좌절은 너무 체면을 짓밟는 일이라 차마 입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노백이 듣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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