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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고건민이 신문 한 장을 들고 열심히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귀는 쫑긋 세운 채 이강현의 대답을 들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고운란도 소파에 앉아 이강현을 주시하며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강현이 물을 따르며 입을 열었다.

"그냥 전에 병원에서 잠깐 도와준 적이 있었어. 난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진성택이 계속 고맙다면서 무조건 보답해야 한다고 그러더군."

이강현의 표정을 관찰하고 있던 최순이 이강현의 술술 대답하는 모습에 다시 물었다.

"네가 뭘 도와줬는데? 그렇게 큰 갑부가 너한테서 도움받을 일이 뭐가 있다고?"

"진성택의 어린 손자가 병원에만 있으면 엄청 울어댔거든요. 하지만 제가 달래기만 하면 금방 울음을 그쳤죠. 어머님도 아시다시피 어르신들은 손주가 우는 걸 제일 마음아파 하시잖아요. 그래서 그날 진성택이 저더러 각종 검사와 치료를 마칠 때까지만 그의 손자와 함께 있어달라고 부탁하더군요."

이강현이 진지하게 해석해 주었다.

그러자 듣고 있던 최순이 침묵을 지켰다. 이강현이 확실히 아이들과 잘 맞긴 했다. 게다가 어르신들이 손주를 지극히 아끼는 것도 인지상정이었고.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것이 합리적이었다.

이때 고건민이 신문을 한 번 털고는 내려놓았다.

"강현아, 좋은 기회가 생겼을 때 잘 잡아야 하는 법이야. 진성택과의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고. 그래 봬도 진주의 갑부인데."

‘진주의 갑부’를 말할 때 고건민이 일부러 강조를 했다. 그러면서 깊은 뜻이 묻은 듯한 눈빛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이에 최순도 덩달아 말했다.

"맞아. 진성택이 너에게 감사의 마음을 품고 있는 이 기회를 빌려 진성택과 잘 지내야 해. 한가할 때면 그의 손자 보러도 가고, 진성택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네, 알겠습니다."

이강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

그런데 이때, 고운란이 이강현의 팔을 한 번 살짝 당기고는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 이에 이강현도 뒤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방문을 닫고 웃으며 물었다.

"여보, 할 말이 있어?"

고운란이 굳은 표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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