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도련님은 뼈가 부러진 듯한 고통을 호소하며 온몸이 아파났다."여태 이런 상대를 만나본 적은 없는데, 감히 날 상대로 이렇게 손을 쓰다니...”끼익...그때 방 문이 열리더니 큰 소리에 놀란 로비 매니저가 경비원들을 데리고 나타났다.도련님의 처참한 모습을 확인한 홀 지배인은 다행이다 싶어 한숨 돌렸다."선생님, 괜찮으신거죠?"홀 지배인은 이강현을 바라보며 몸을 굽혀 공손하게 물었다."난 괜찮아. 이 자식들이 소란 피운거야. 당장 내쫓아.” 이강현은 차갑게 말했다."네, 선생님."로비 매니저는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았고, 이내 경비원에게 손을 흔들자 한 무리의 경비원들이 뛰어들어 놈들을 잡았다."미친. 너 당장 잘리고 싶어? 너 우리가 누군지 몰라? 방금 소 도련님이 이강현한테 폭행 당한거라고. 잡아갈거면 이강현을 잡아가야지.”이때 고흥윤이 소리쳤다."뭔 소 도련님이고, 유 도련님이고 나는 하나도 몰라. 내가 모시는건 오로지 우리의 vip고객인 이강현 선생이거든. 우린 그 분을 위해서 성심성의껏 봉사를 해야해. 됐고 얼른 이 놈들을 내쫓아내. 그리고 다시는 레스토랑에 반걸음도 못 들어서게 해!"경비원들은 즉시 놈들을 끌고는 밖으로 향했다. 제대로 한 방 맞아 얼굴이 붉어진 소 도련님은 화가 잔뜩 나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너희들 딱 기다려. 내가 조만간 너희들을 다 죽여버릴거야.” "감히 나의 몸에 손을 대? 고운란, 이강현, 너희들 모두 내 손에 죽을 줄 알아!"그렇게 놈들의 비명 소리는 점점 멀어져갔다. 경비원에 의해 문어귀로 끌려간 후, 경비원들은 놈들을 거침 없이 걷어찼다. 그러자 놈들은 맥없이 높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큰 길에서 비명을 질렀다."흥! 고작 너희 같은 쓰레기들이 우리 가게의 귀한 손님을 방해해? 두번 다시 와서 소란 피우면 그땐 너희들 목숨을 바쳐야 할거야.” 이때 홀 매니저는 큰 소리로 입구의 경비원에게 명령했다.“알겠습니다. 절대 vip손님들이 방해 받는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경비원은 단호하게
한편 레스토랑 밖에 있던 고흥윤과 하빈은 겨우겨우 일어서고는 고통을 호소하며한켠에 쓰러진 소 도련님을 함께 부축했다.어마어마한 통증으로 도련님은 몸에 힘을 주지도 못해, 마치 종이장처럼 나풀나풀해졌다. 그리하여 고흥윤과 하빈은 젖 먹던 힘을 다하여 그를 차까지 부축했다.뒷좌석에 눕혀진 소 도련님은 겨우 숨을 헉헉 골랐고, 상태가 좋아보이지는 않았다."도련님, 괜찮으세요? 힘드시면 제가 병원에 모셔다 검사라도 해 볼까요?”고흥윤은 친절하게 말했다.그 순간 만큼은, 고흥윤은 마음속으로 소 도련님을 친아버지로 생각하기로 했고 실제로 아버지를 모시듯이 대하기로 했다. "고작 이 정도 가지고 병원은 왜 가. 나 좀 쉬고나면 괜찮아질거야. 좀 있다가 사람 찾아서 그 자식 좀 잡아와.” 소 도련님이 병원에 가고 싶지 않아하자 다소 걱정된 고흥윤은 하빈과 눈빛을 오고갔다.그러자 알아들은 듯한 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도련님 말대로 하자. 사람 적은 곳으로 데려가서 쉬게끔 하자고. 도련님의 현재 상태로서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상한 소문이라도 돌게 될거야.” 고흥윤은 그제서야 소 도련님이 왜 병원에 가고 싶지 않다 했는지 알게 되였다. 만약 병원에 가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게 된다면 그건 소 도련님의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게 될테니까."그래. 내가 알기로는 이 옆에 있는 작은 클럽에 드나드는 사람이 별로 없어. 거기로 가자.” 곧이어 고흥윤은 차를 몰고 클럽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방을 잡은 후 하빈과 함께 소 도련님을 부축하여 방으로 들어갔다.소 도련님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누워 아파서 온몸을 웅크리고는 입으로는 끊임없이 이강현을 저주했다."그 개자식, 내가 반드시 그 놈을 죽이고야 말거야! 생포도 아니라 반드시 죽여버릴거야.”"도련님, 일단 푹 쉬세요. 아니면 뭐라도 좀 드실래요?"고흥윤은 그의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이 상황에 뭔 음식이 넘어가. 하빈, 당장 핸드폰이나 갖고 와. 내가 사람 찾아서 이강현을 죽여버릴거야. 그리고 그
소 도련님은 그제서야 잔뜩 신났다. 머릿 속에는 온통 고운란을 데리고 맘대로 놀 생각에 들떠있었다. 한편 고흥윤은 이렇게 생각했다.그래도 이렇게 옆에서 조금이라도 아부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 만약 나도 이강현처럼저 사람한테 찍힌다면 나도 곧 저렇게 처참하게 당하겠지?전화를 마친 소 도련님은, 이젠 소문빈이 자신의 오른팔이 되어 도움을 준다 하니 더이상 걱정이 없었다. "흥, 그러게 왜 감히 나한테 도발하고 난리야. 자기 목숨만 아깝지.” "소 도련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이번에야말로 이 강현 그 자식 제대로 혼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젠 더이상 큰 소리도 못 칠테고 이 바닥에서 영영 떠나게 됐네요.” 고흥윤은 다짜고짜 또 아부를 하기 시작했다."고운람 그 년도 내가 가만히 놔두지 않을거야. 전에 듣자하니, 그 여자도 강성 그룹이랑 합작했다면서?"소 도련님이 물었다."맞아요. 그 여자는 아마 원나잇으로 강성 그룹 계약을 받아낸거예요. 이젠 더이상 몸이 깨끗한 여자도 아니라 도련님께서 같이 데리고 놀기도 불편할 수가 있어요.”소 도련님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원나잇으로 계약을 바꾼거라... 그럼 이젠 내가 그 계약을 끝내버리게 만들어야지. 그리고 고운란 그 여자는 반드시 나한테 무릎을 꿇어야 계약을 다시 맺을 수 있게 만들거야.” "도련님 정말 대단하세요. 이렇게 단번에 그 자식 약점을 잡아내다니. 이젠 그 놈은 도련님께 손이 닳도록 빌어야만 하는 운명이 됐네요.”"얼른 가서 맛있는 음식이나 만들고 와. 이제 곧 삼촌이 올테니까. 오늘 밤 제대로 파티를 보내야지.”소 도련님은 웃으며 말했다."아, 제가 곧 준비하겠습니다."고흥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는 얼른 나가서 음식과 술을 준비시켰다. 한편 마음속에는 벌써 이강현과 고운란이 소 도련님에 의해 짓밟혀지는 장면을 상상했다.한편 하늘 타워 레스토랑 룸 안에서는 이강현과 고운란이 한창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이강현은 와인잔을 들고는 정겹게 말했다."운란아,
어느덧 집에 도착했고, 고운란은 차를 안정적으로 주차 자리에 세우려던 순간 이강현의 휴대 전화가 갑자기 윙윙거리며 진동하기 시작했다.화면을 확인한 이강현은 곧바로 전화를 받고는 말했다."어르신, 무슨 일이에요?""제가 웬만하면 연락 안 드리려 했는데, 이번엔 좀 까다로운 일이 생겨서요. 혹시 시간 되시면 지금 인차 황정 클럽에 오실 수 있으신가요?” 정중천의 목소리가 비교적 초조한걸 보아하니 일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이강현은 난감하단 눈빛으로 고운란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고운란은 웃으며 말했다."일 있으면 가봐. 그래도 일찍 집에 들어와야 돼?""친구한테 일이 좀 생겨서... 우선 내가 너를 집에 데려다 주고 다시 가볼게."곧이어 이강현은 고운란을 집으로 데려다주었고, 둘은 집 앞에서 헤어진 뒤 이강현은다시 택시를 타고 황정 클럽으로 향했다.정중천 수하의 인솔 하에 이강현은 정중천이 있는 룸으로 들어갔다.한창 이마를 만지작거리고 있던 정중천은 얼른 일어섰다."오셨군요. 먼저 이 초대장을 좀 보세요."정중천은 탁자 위에 놓인 초대장을 이강현에게 건네주었다.이강현은 초대장을 들고 확인했다. 디자인이 정교한 초대장에는 많은 내용이 적혀 있지는 않았다. 단지 챔피언 링이라는 네 글자와 시간, 장소만 적혀 있었다."이게 무슨 뜻이에요? 누가 어르신이랑 결투를 하겠다고 이런걸 보낸거예요?” 이강현은 어이 없어 웃으면서 초대장을 탁자 위에 던지고는 나른하게 소파에 앉았다."이건 지하 큰손들이 보낸 초대장이에요. 그 놈들이 이번 토너먼트를 조직한거고요. 토너먼트를 통해서 한성의 지반을 다시 나누려는 것 같아요. 제가 들은 소문으로는 이번 기회를 빌어 큰손들이 한성의 지반에 손을 대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토너먼트도 어찌 보면 하나의 핑계라고 할 수도 있죠."근심 가득한 정중천의 얼굴은 짙게 어두워져 마치 누군가한테 괴롭힘이라도 당한 듯이 패기가 보이질 않았다.“그래서 이번 링은 제가 반드시 가야만 해요. 만약 가지 않
“구지 그렇게 번거로울 필요가 없어, 자네가 한사람 파견하고, 그리고 내가 가면 돼.”이강현은 패기차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정중천은 한참 멍해져서 이강현만 쳐다보며 아무 말도 못했다.작은 도련님이 친히 응전하려는 건가?만약에 작은 도련님한테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어쩌지?정중천은 이강현의 링에서 발생할 사고장면이 생각이 났는 지 이마에는 순식간에 콩알만한 땀방울이 맺혀졌다.“작은 도련님, 당신, 당신은 만금의 몸입니다. 링에 올라서다니요. 안됩니다.절대 안됩니다.”정중천은 딸랑이 흔들 듯 머리를 연속 저었다.“되고 안되고는 내가 결정해.이렇게 하는 걸로 준비해!”이강현은 강경하게 말했다.정중천은 이강현의 단호한 태도에 더 이상 견지를 하지 않고 묵묵히 고개를 끄떡였다.“알겠습니다.근데 꼭 조심하셔야 합니다. 부르시면 제가 언제든지 작은 도련님옆에 서 있을 겁니다. ”이순간 정중천은 자신의 체면을 모두 잃더라도 이강현을 꼭 지키리라 결심했다.만약 이강현이 무슨 사고가 나면 그야말로 백사불속인 것이다.“걱정하지마, 모두 보잘것 없는 놈들이야, 한 두주먹만으로 모두 넘어뜨릴 수 있어.오늘 저녁 맞지?그렇다면 지금 준비하고 출발해야 되는거 아냐? ”이강현이 물었다.“네, 10시반부터 시작합니다. 장소는 이종격투기 체육관입니다. 저쪽에 있는 코스는 다 프로급입니다."정중천이 대답했다.“가자, 가서 단단히 혼내주자꾸나.”이강현이 일어나 밖으로 향하자 정중천은 황급히 그 뒤를 따라나서며 길을 안내했다.가는 도중 정중천은 어딘가로 전화를 한다.“지금 출발하고 있어. 오늘밤 원욱이 첫 순서로 출전을 하니까 잘 준비하라고 일러줘. ”통화후 정중천은 뭐인가 더 이야기하려다가 이강현이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그만 멈췄다.얼마후 그들은 이종격투기 체육관에 도착을 했다.주차장에는 몇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서있었고 묵묵히 정중천의 차를 주시하고 있었다.“정중천씨, 우리 소나으리께서 내린 명령입니다. 당신은 두명의 선수만 데리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에 이강현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아주 담담하게 말한다. “도대체 누가 죽을 지는 나중에 알게 될거야.”“푸하, 하하하.”건장한 사내는 크게 웃기 시작했다.“참 웃기는 놈이군, 네가 이길수 있다고 생각해? 링에 오를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니 놈은 내랑 붙어도 짝수가 안돼.그냥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니까. 알아 둬.”정중천은 이강현이 한바탕 붙기라도 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일단 먼저 들어 가시죠.”정중천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강현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끄떡이고는 정중천과 원욱을 따라 격투기 운동관으로 향해 걸어갔다.“퉤!”건장한 사내는 더럽다는 식으로 침을 뱉고는 두손을 허리에 두른채 그들 뒤를 따라가며 중얼거린다.“잠시후 네가 어떻게 맞아 죽는지 함 두고 볼거야.흥”이강현이 경기장에 들어서자 경기장의 활동 전조등이 즉시 이들 셋을 향해 비췄다.강한 불빛으로 세사람은 일제히 팔로 눈을 가리며 실눈을 하고 있었다.“어허, 정중천 네가 감히 응전할줄이야, 나는 네가 놀라서 바지에 오줌 싼 줄 알았어.”남문빈은 담배를 입에 꼬나물고 다리를 틀어 소파에 앉아 있었다.그리고는 하찮은 눈빛으로 정중천을 쳐다보며 말한다.“자, 내가 소개해줄게. 이쪽의 대머리는 마 어르신이고, 저쪽에 팔자수염은 황 어르신이야. 우리 셋은 모두 너의 지반이 마음에 들어한다고.눈치가 빠르면 이만 조용히 이 판에서 꺼져.그렇게 되면 우린 너의 개 목숨 하나는 남겨줄 수 있어.”정중천은 속이 바질바질 타기 시작했다.만약 이강현이 없었다면 그는 바로 무릎을 끓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이를 악물고 끝까지 버틸수 밖에 없다.“남 어르신, 마 어르신, 황 어르신, 내 정중천은 이 판에 몸을 담근후로는 좋은 결말이 있을거라 생각지 않았습니다.그니까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들과 한번 붙어 볼겁니다.”정중천이 말했다.대머리를 한 마 어르신은 호두 한쌍을 손안에 쥐고 요리조리 돌리고 있었다.그리고는 조중천의 뒤에 서 있는 이강현과 원욱을
“작은 도련님님, 아니면……올라가지 맙시다.”정중천은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모두 다 허수아비 들이야. 요 정도에 놀래 버렸어?”이강현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그렇다.정중천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 못박힌듯 서있기만 했다. “정씨, 자네 그리고 그 옆의 놈. 잘 보고 있어.내가 한 방에 이 놈을 서방극락 세계로 보내 줄거란 말이야.하하하.”왕태리는 트집을 잡듯이 정중천과 이강현을 바라보며 지껄인다.그는 이강현이를 안중에 두지도 않고 있다.이에 원욱은 분노로 가득찼으며 두 눈은 벌겋게 달아올라져 있었다.그는 노호하며 왕태리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왕태리는 흉물스럽게 웃더니만 온몸에 힘을 한껏 주었다.그러자 근육덩어리가 불룩불룩 튀여나오더니 몸 전체가 한 바퀴 더 커졌다.“그래 니한테 두대 정도는 양보할 게. 아니면 니 놈이 너무 빨리 쓸어지면 재미가 없잖아.”왕태리는 그 자리에 선채 마음대로 한번 때려보라는 식으로 꿈쩍 않고 있었다.원욱의 눈은 이글이글거렸고 그는 두 손을 잽싸게 휘두르며, 왕태리의 명치와 목을 향해 연거퍼 펀치를 날렸다.펑펑펑.연속적이고 빠른 타격 소리가 들려왔다.근데 왕태리는 바위마냥 꿈쩍도 않고 그자리에 그대로 서있었다.한바탕 연타후 원욱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쳐다보았다.왕태리의 하찮은 표정에서 그는 아뿔싸! 안좋은 기분이 들었다.자기 자신이 왕태리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느꼈다.물러나자!뒤로 후퇴하려는 찰나 왕태리의 팔이 원욱의 배를 세차게 올리쳤다.“헤헤, 죽어!”그 순간 원욱의 몸은 고공으로 날아 올라갔고 링위를 넘어서 정중천과 이강현의 앞에 떨어졌다.정중천을 본 원욱은 뭐라고 입을 열려고 하였지만 찰나에 한 줄기 선혈이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원욱의 눈빛은 점점 빛을 잃어갔고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하하하, 정씨 이놈, 그리고 그 옆의 꼬맹이, 무서워 죽겟지? 빨리 와서 우리 셋 앞에 무릎 꿇어 봐. 우리가 선심을 쓰면 너희 목숨 한
상대방의 머리를 쳐서 혈장뇌장 박살내는 것이 왕태리의 지독한 성질이다.평범한 체격에 평범한 걸음걸이,거기에 전투력이0이라고 생각한 왕태리는 한시가 급했다. 신속하게 이 판 결속짓고 싶었다.근데 어딘가로 부터 휴대폰 벨소리가 갑작스레 울러퍼진다.워낙 무서움이 덮힌 경기장인데 난데없는 벨소리로 현장은 더욱더 긴장되였다.이때 이강현이가 경기를 하다 말고 휴대전화를 꺼내든다.격투장에 핸드폰을 갖고 오다니.그것도 경기중에 전화를 받아?나를 무시하는거야 뭐야!왕태리는 더없는 분노로 눈에서 불덩이 튀여나올 기세였다.남문빈은 한참 멍해져 있다가 그제야 차갑게 입을 연다.“이 녀석은 정말 죽는 줄도 모르고 링위에서 전화를 받아? 일단 그 자리에 서면 격투가 시작됐다는 걸 모르나.”“하하하, 문빈선생, 너는 이 촌놈들을 너무 높이 평가하고 있어. 이놈은 그냥 짝수를 맞출라고 올라간 거야.전화를 받든 말든 상관없어.”마 나으리는 피투성으로 볼꼴 없이 일그러질 이강현의 몰골을 상상하며 웃긴다는듯이 말한다.“정말 재수없군, 근데 이 녀석이 어딘가 낯이 익지 않나.”남문빈은 한마디 중얼거리더니만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난 듯 핸드폰을 찾아들었다. 그는 조카가 보내온 사진을 찾아 확인하고는 다시 이강현을 쳐다보았다.“정말로 그 놈이네.오늘 완전 일석이조구만.”남문빈은 웃으며 즉시 조카에게 문자를 보냈다.지금 이강현의 목을 딸거니까 빨리 와서 구경오라는 내용이다.메시지를 확인한 남 도련님은 즉시 하빈을 데리고 격투운동관으로 달려왔다. 고흥윤은 그냥 구실을 만들어 돌려 보냈다.전화를 받은 이강현의 얼굴은 환한 웃음으로 피여져 있었다.“부인님,내가 보고싶어서 전화했나요.”“보고싶긴 누가 보고싶어.갑자기 야식생각이 나서 전화 했어.나중에 집에 들어올때 잊지 말고 사오세요.오리 모가지도 괞찮아요.”“그래 알았어, 나중에 사갈게요.”이강현의 닭살 돗는 대화 내용에 왕태리는 모욕을 당한 느낌이였다.뭐 마느라한테 야식까지 사간다고.내 상대로 여기 올라와 놓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