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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작가: 금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오이연은 그를 쳐다보다가 다시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아직 이른데요, 저 늦지 않았어요.”

"회사에서 실험실의 모든 직원에게 즉시 실험실로 집합하라고 공지했는데, 당신은 어디에 있었어요?" 노형원은 이를 악물며 얼굴이 새파랗게 돼서 물었다.

"집에서 잤죠." 오이연은 더 당당하게 대답했다. "무슨 공지요? 저는 못 봤어요! 더군다나 근무시간이 아니면 업무 관련된 메시지를 안 봐요."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요? 지금 다들 회사를 위해 목숨 걸고 일하고 있는데, 당신 꼴을 좀 봐요? 당신이 원로라고 내가 어떻게 못할거라고 착각하지 말아요. 내가 보니까 예전에 한소은이 당신을 이렇게…" 그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회사에서 한소은은 그야말로 금기시되는 이름이 되었다.

"됐어요. 당신은 지금 실험실에 가서 그 안에 있는 오일이 예전과 차이가 있는지, 어디에 차이가 있는지 봐요. 잘하면 지각을 문제 삼지 않을테니까요."

노형원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한소은 외에 답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오이연 뿐이다.

그녀는 줄곧 한소은의 조수로 따라다녔고 제조, 레시피, 그리고 다른 절차도, 여기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녀 뿐이다. 다만 지금 오이연의 마음도 한소은을 따라 떠나려고 하니, 아마 신생으로 이직할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그녀가 한소은과 다른 점은, 그녀의 고용계약서가 아직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수리하지 않으면 그녀를 한동안 더 붙잡아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오일요? 대표님이 모든 레시피를 가지고 있지 않으세요? 문제 생길 일이 뭐가 있겠어요!" 그녀는 천천히 가방을 내려놓고 웃으면서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강시유가 고개를 돌려 쳐다보자 말을 걸었다. "게다가 우리 대단한 총감독님이 여기 계시잖아요. 여기서 중심을 꽉 잡고 있는데 제가 할 일이 있겠어요?"

그녀의 비아냥거림에 강시유는 체면을 잃고 화를 냈다. "오이연! 이상한 소리 하지마요! 지금 회사에서 당신들을 평가하고 있는데, 당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인가요? 당신이 누군 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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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형원은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 "그것도 괜찮겠네!"한소은에게 전화를 할려면 휴대폰을 빌려서 해야 통화 가능하다. 그녀는 두 사람을 차단시켰다.전화를 받았을 때 한소은은 마침 실험실에서 나오는 길이었고 모든 연구 분석 데이터도 나왔고, 자세한 기록도 다 작성했으니 이제 바로 조현아에게 전달하면 된다. 그녀는 또 앞당겨서 완성했다.이 정도 작업은 그녀에게 정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쨌든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지난 몇 년 동안 거의 매일 실험실에서 지내왔으며 이제 매우 익숙해졌다.작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실험 기지에는 샤워실이 마련되어 있어 한소은은 시원하게 샤워를 끝내고 옷을 입고 머리를 닦고 있을 때 벨소리가 울렸다."여보세요?" 한소은은 머리를 닦으면서 스피커폰으로 물었다.“한소은, 나에요.” 노형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누구요?" 한소은은 머리에 큰 수건을 감싸고 있어서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았고 머리카락 하나도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해야 했다. 김서진이 자신의 몸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노형원: "…."그녀는 일부러! 일부러 그런 것이 틀림없다! 이제 얼마 안 됐는데, 벌써 그를 모른 척하고 싶은걸까?그는 휴대폰을 꽉 잡고 쉽게 화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한소은, 노형원이에요. 당신과 할 얘기가 있는데 만날 수 있어요?"노형원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 그제서야 한소은은 휴대전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까 모르는 번호였는데 아마 번호를 바꿔서 걸어온 것 같았다."아니요." 한소은은 매우 단호하게 거절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잠깐만요!" 노형원은 뭔가를 눈치채고 성급하게 말했다. "당신과 만나자고 한 것은 단지 당신과 얘기를 잘 나누고 싶을 뿐이에요. 우리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 설마 다 죽어야 속 시원하겠어요? 그래도 한 때 친구였는데 오해가 있으면 같이 풀어나가는게 좋지 않을까요?”"친구요?" 한소은은 일어서자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노대표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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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맙습니다." 그녀는 겸손한 인사 대신 예의 바르게 감사를 표했다.그녀의 업무는 확실히 훌륭하게 완성하였으니 일부러 겸손할 필요가 없으며 그녀도 자신에 대해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한소은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조현아는 오기만만한 얼굴에 끝내 웃음을 지으며 옆에 있는 캐비닛에 기대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처음부터 당신이 표절자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한소은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아무말 하지 않았다.사실 조현아가 솔직하게 말하지 않아도 한소은은 그녀가 처음부터 자신에 대해 불신하고 경멸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의 눈빛은 아주 명백하게 쓰여 있었다. 당신은 표절자! 도둑이다!그녀가 변명하지 않는 이유는 근거없는 변명은 언제나 무기력하고 실력과 시간으로만 자신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녀가 말을 이어가지 않자 조현아는 계속 말했다. "어쨌든 강시유는 이 업계에서 꽤 유명한 편이에요. 지난 2년 동안 나타난 다크호스이고 크고 작은 상도 많이 받았잖아요. 그리고 시원웨이브가 이 업계에서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도 그녀가 상 받은 몇가지 상품들과도 큰 관련이 있어요. 당신 같은 무명인을 믿기에는 ㅎㅎ......"그녀는 가볍게 웃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그녀의 웃음소리에 비웃음도, 경멸도 없었고, 다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가벼웠다."이대로 저를 믿어주시는 건가요? 만약 제가 진짜 표절했다면요?" 한소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현아를 바라보면서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러나 조현아는 오히려 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당신은 정말 먼지가 쌓인 보석이고, 잘못된 길로 들어선거네요! 당신의 재능과 실력으로 스스로 잘 해내면 반드시 성과가 있을 텐데, 굳이 남의 것을 베낄 필요가 있겠어요. 그리고 이젠 나는 당신이 표절하지 않았다고 믿어요!"그녀의 이런 확신하고 믿음직한 눈빛은 한소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다."감사합니다.” 이 말은 진심이었다.조현아는 사실 한소은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해서 처음에는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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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소은이 말없이 웃기만 하는 걸 본 조현아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됐어요. 은근 비밀이 많은 스타일이라니까. 그럼 난 먼저 가볼게요. 조심해서 들어가요.”그렇게 조현아와 한소은은 회사 건물 앞에서 헤어졌다.잠시 후, 주차장에서 차를 운전하고 나오던 조현아는 회사 건물을 힐끗 바라보았다.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는 한소은을 향해 말을 걸려던 찰나, 한소은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르더니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조현아는 일부러 차 속도를 늦추었다. 하지만 선팅이 너무 짙게 된 탓에 운전석에 탄 사람의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다.“어휴, 이 죽일 놈의 호기심.”헛웃음과 함께 고개를 저으며 다시 속도를 높이려던 그때, 한소은이 탄 차량이 조현하의 차량을 앞질렀다.“뭐? 마이바흐?!”“오늘은 냄새 괜찮죠?”한소은의 덜 마른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던 김서진이 싱긋 미소 지었다.“씻었어요?”“네.”한소은도 자연스럽게 김서진의 어깨에 기댔다.“머리만 세 번 감았다니까요.”한소은이 더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자세를 고친 김서진은 그녀의 머리카락에 코를 묻고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그래요? 냄새 좋네요!”“아, 그리고 나 테스트 통과했어요. 이제 정식 사원이라고요.”엄격한 조현아의 인정을 받았다는 생각에 한소은 얼굴에 걸린 미소가 점점 더 짙어졌다. 노형원의 회사에서 일할 때는 항상 그의 뒤에서 내조를 하는데 힘쓰느라 다른 사람은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고 최근에는 소송이네 표절이네 나쁜 뉴스로만 얼굴을 알린 터라 심신이 잔뜩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런 그녀에게 조현아의 인정은 가뭄이 든 땅에 내린 빗줄기처럼 달콤했다.물론 그녀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김서진 덕분이긴 했지만.하지만 한소은의 말을 들은 김서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정식 사원이요? 입사 절차는 진작 끝마친 거 아니었어요? 차 대표가 이제야 결제해 준 겁니까?”“그게 아니라요! 직속 상사의 인정을 받았다고나 할까요?”조현아의 인정을 받았으니 회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82화

    갑작스러운 키스에 한소은의 눈이 커다래졌다.뭐야, 좀 신호라도 주든가...한편, 짧은 키스로 끝내려던 김서진이었지만 그녀와 입술이 닿은 순간 또다시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고 말았다.그렇게 한참 동안 서로를 탐하고 한소은은 넓은 김서진의 어깨에 기대 가쁜 숨을 쉬웠다.그 모습에 김서진이 푸흡 웃음을 터트리더니 그녀의 등을 두드려주었다.“아직도 어색한가 봐요? 이렇게 오랫동안 키스하는 거.”그녀의 어색한 혀놀림과 키스가 끝난 뒤 숨을 헐떡이는 모습 모두 김서진의 마음을 간질거리게 만들었다.노형원과 오랫동안 사귄 걸로 아는데 스킨십을 할 때마다 쑥스러워하고 어색한 그녀의 모습은 누가 봐도 연애 초짜였다.바보 같은 자식.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를...한편, 김서진이 장난스러운 말투에 한소은이 발끈했다.“숨 쉴 틈을 줘요 쉴 거 아니에요!”말을 마친 한소은은 아직도 콩닥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아, 그러고 보니까 내 실수였네요. 그럼... 우리 한 번 더 할까요?”말을 끝나기 바쁘게 김서진의 얼굴이 바로 다가오고 한소은은 본능적으로 뒤로 얼굴을 뺐다.“아, 아니에요. 얼른 집에 가야죠.”이 상태에서 또 키스를 했다간 정말 심장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농담을 날릴 때마다 확실한 리액션을 보여주는 한소은의 모습에 김서진은 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지만 일부러 굳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설마 벌써 내가 질린 거예요?”완벽한 이목구비에 우울한 표정이 실리고 시무룩한 모습까지 보여주니 한소은은 오히려 자기가 잘못한 건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아니, 그게 아니라... 난 그냥...”“쪽.”그리고 다음 순간, 다시 다가온 김서진의 입술이 아주 가볍게 한소은의 입술과 맞닿았다. 한소은의 가슴은 또다시 콩닥거리기 시작했고 분명 빨갛게 달아올랐을 게 분명한 얼굴을 손으로 애써 가려보았다.이 남자, 왜 이렇게 섹시한 걸까?차 안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그때, 한소은의 휴대폰이 다시 한번 울렸다.하지만 액정에 뜬 전화번호를 확인한 한소은은 차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83화

    한소은이 전화를 끊은 뒤에야 김서진이 입을 열었다.“같이 가줄까요?”“아니요.”한소은이 고개를 저었다.“걱정하지 마요. 이제 이 정도는 내가 알아서 대응할 수 있거든요. 아, 그리고 서진 씨 사람 한 명만 빌릴게요.”“누구요?”노형원과 한소은이 만나기로 한 가로수길의 커피숍.일찍 도착한 노형원과 강시유가 초조한 표정으로 입구 쪽을 뚫어져라 바라보기 시작했다. 커피숍을 들어서는 한소은을 발견한 노형원이 무의식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강시유가 노형원의 팔을 잡아당기지 않았다면 정말 그대로 한소은을 에스코트하러 갔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강시유의 손길에 정신이 번쩍 든 노형원은 비록 오늘은 한시유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지만 그에게도 증거는 많으니 괜히 비굴하게 나올 필요가 없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옷매무새를 정리했다.그리고 한소은의 뒤를 따라 들어온 남자가 노형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깔끔한 정장 차림에 타이까지 단정하게 맨 데다 금테 안경까지, 누가 봐도 완벽한 직장인의 모습이었지만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노형원은 묘한 얼굴로 낯선 남자를 훑어보기 시작했다.곧 한소은이 테이블로 다가오고 그제야 노형원은 시선을 거두었다.“왔어?”“할 말 있으면 바로 해.”자리에 털썩 앉은 한소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내가 요즘 좀 많이 바빠서 말이야.”거만한 한소은의 태도에 강시유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지만 곧 미소를 지었다.“소은아, 며칠 못 본 사이에 많이 이뻐졌다?”이에 한소은이 눈썹을 씰룩거렸다.“그래? 이제야 안목이 제대로 돌아왔나 본데? 난 항상 이렇게 이뻤는데 말이야.”한방 먹은 강시유는 한소은 곁에 앉은 남자를 공략하기로 결정했다.“아, 이쪽은 누구신지...”한편 날카로운 시선으로 남자를 노려보는 노형원도 갑자기 달라진 한소은의 모습에 의아할 따름이었다. 신생에 바로 입사한 것도 그렇고 그에게 단호하게 결별을 선언한 것도 그렇고...도대체 뭘까? 뭘 믿고 저렇게 당당한 걸까? 설마 이 남자...?“이쪽은 나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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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변호사라고 소개하는 한소은의 말에 노형원이 미간을 찌푸렸다.“소은아,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그냥 대화만 하려는 거라니까...”노형원은 한소은과 눈을 맞추기 위해 허리를 앞으로 숙였다. 하지만 여전히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한소은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내가 뭐? 결국 약속 장소에 나오기까지 했잖아? 왜? 내가 너무한 것 같아? 그럼 너희 두 사람이 한 일은? 게다가 소송도 먼저 그쪽에서 건 거 아닌가? 소송에 문제가 생기면 너희 두 사람한테도 좋을 게 없을 텐데. 법률 대리인 한 명 정도는 자리에 있어야 너희 마음도 편하지 않겠어?”“말했잖아. 소송 철회하겠다고. 우리 한때는 연인이자 친구였잖아. 꼭 이렇게까지 끝을 봐야겠어?”노형원의 애원 섞인 설득에도 한소은의 시선은 여전히 휴대폰을 향해 있었다.한참을 침묵하던 강시유가 입술을 깨물었다.“소은아, 형원이랑 나 때문에 화 많이 난 거 알아. 하지만 사랑은 변하는 거잖아? 네가 실험실에만 있는 동안 형원이도 많이 외로웠어. 그냥 외로운 형원이 위로해 주다가...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된 거야. 우리 두 사람을 미워하는 건 이해하지만 그 화를 시원 웨이브에 풀면 되겠어? 시원 웨이브는 네 피와 땀도 담긴 회사잖아. 우리 공사 구분은 그대로 하자. 응? 너 하나 때문에 지금 회사가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 알아? 형원이 요즘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 신생이 너한테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업계 생각보다 좁은 건 알지? 이제 다른 회사에서 일한다 해도 오며 가며 부딪힐 텐데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겠어?”강시유의 설득 아닌 설득에 한소은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나현우를 쳐다보던 그녀가 말했다.“변호사님, 저 사람들이 하는 말 다 기록하셨죠? 필요하면 법정에서 증거로 제출해 주시기 바랄게요.”“걱정하지 마세요. 전부 기록해 두었습니다.”나 변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덤덤한 표정으로 일관하며 두 사람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오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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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놔!”한소은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똑바로 말하기 전엔 못 놔!”하지만 아직 머릿속이 의문투성이인 노형원이 그렇게 쉽게 그녀의 손을 놓아줄 리가 없었다.“노형원 씨, 지금 이 행동 성추행으로 간주할 수도 있습니다...”나 변호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노형원이 버럭 소리쳤다.“넌 빠져!”그리고 고개를 돌려 날카로운 눈빛으로 한소은을 노려보았다.“똑바로 말해. 제조법에 네가 장난친 거 맞지? 설마... 제조법 자체가 가짜인 건 아니지?”최악의 경우를 묻는 노형원의 목덜미에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하지만 한소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에게 잡힌 손목을 내려다볼 뿐이었다.“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이 손 놔! 안 그럼 저번처럼 개망신 당할 수도 있으니까!”저번이라...노형원의 머릿속에 저번 골목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놀랍도록 빨랐던 한소은의 주먹...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벌렁거렸다.한소은의 말이 통했을까 노형원은 슬그머니 손목의 힘을 풀었다.한소은은 욱신거리는 손목을 돌리다 병균이라도 닿은 듯 물티슈를 꺼내 노형원의 손이 닿은 곳을 벅벅 닦아냈다.“노형원, 경고하는데 다시 내 몸에 손 대지 마. 다음엔 경고 없이 바로 기술 들어갈 테니까!”말을 마친 한소은은 물티슈를 휴지통에 버린 뒤 멋지게 돌아섰다.한소은과 나 변호사가 자리를 뜬 뒤에도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던 강시유가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저렇게 그냥 보내면 어떡해! 아직 제대로 말도 안 했잖아! 그냥 이렇게 보내면 어떡하냐고! 놓으란다고 그렇게 바보같이 놓는 게 어딨어! 지금 회사가 어떤 상황인지 몰라서 그래! 저 계집애가 제조법에 뭔가 장난을 친 게 분명하다고!”바락바락 소리를 치는 강시유의 모습에도 노형원은 여전히 넋을 잃은 듯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지금 내 말 듣고 있긴 해? 노형원, 너 설마 이제 와서 미련이라도 느끼는 거야? 아까 말한 저번은 또 뭔데? 두 사람 나 몰래 만난 거야? 왜 나한테는 아무 말도 안 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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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은은 고개를 들어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어요.”“무슨 일이에요?” 임남을 달래던 임상언이 무심히 되물었다.“로사 왕자는 감금된 것이 아니라 그날 Y국으로 송환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왜 그동안 로사 왕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걸까요?” 소은의 말에 임상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겠죠. 신호가 나쁘거나 핸드폰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로사 왕자가 저희 연락을 거부하고 있을 수도...”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쳤다. 말은 없었지만, 둘 다 이미 답을 얻은 듯했다. 로사 왕자가 그토록 연락을 피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건가?...3일 후. 소은은 마지막 침을 놓고 손을 거두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여왕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시술로 폐하의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실 겁니다. 하지만 일어서는 건 천천히 시도하셔야 합니다. 너무 서두르시면 안 돼요.”소은은 말을 마치고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무엇 때문에 웃는 거지?” 여왕은 여전히 자신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이미 이틀 전부터 약간의 감각이 돌아왔음을 느낀 터라, 소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사실 R10 실험을 고집하신다면 결국 폐하께서는 이 몸을 떠나게 되실 텐데, 제가 이 몸에 애쓰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여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한 거지?”“어쩌면, 폐하께서 마음을 바꾸실 지도 모르니까요.” 소은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어쩌면 자신의 몸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우리 모두 이 세상에 올 때 두 손은 비어있지만, 이 몸만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것이죠. 몸마저 버리신다면, 그 영혼은 여전히 진짜 자신일 수 있을까요?”“그렇구나.” 여왕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1화

    소은은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여왕을 쳐다보았다. “물론이죠.” 소은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 대답에는 원망이나 비난의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렇다면... 조금 아쉽네.” 여왕은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균형을 맞추려 하죠. R10이 폐하께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면, 저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요. 다만, 그때가 되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저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테니 부디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소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릭은 여전히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녀와 여왕의 대화가 거의 다 들렸던 듯, 둘의 시선이 잠시 교차했다. 소은이 그를 지나쳐 나가자, 릭은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여왕 폐하.” 릭은 여왕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다리에 꽂힌 은침을 보자 릭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건...”“괜찮아. 곧 소은이가 와서 침을 빼줄 거야.” 여왕은 무심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릭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폐하께서 너무 방심하시는 것 아닙니까? 만약 한소은이 폐하께...”“그럴 리 없다.” 여왕은 단호히 그의 말을 잘랐다.릭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설마 그 여자를 믿으시는 겁니까?”여왕은 대답 대신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도 릭의 질문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소은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누구도 쉽게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녀는 소은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은침에 독이 묻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제가 가서 잡아오도록 하죠.”여왕이 생각에 잠기자 릭은 바로 뒤돌아섰다.“거기 서!”여왕은 결연히 말했다. “난 믿어.”릭은 한참을 침묵하며 여왕의 결정을 받아들였다....임상언은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아들을 구하려는 결심을 굳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0화

    소은은 허리춤에서 허리띠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풀어내며, 그 안에 숨겨진 가느다란 은침을 꺼냈다.“이건...” 여왕은 깜짝 놀라며 소은을 쳐다봤다. 소은이가 은침을 항상 가지고 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말해봐, 네 요구가 뭐지?” 여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너무 무리한 요구라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여왕은 절대 소은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소은은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여기서 나올 수 있었던 건 로사 왕자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왕자님을 책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그게 다야?” 여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이 여기까지 와서 자신과 조건을 따지는데, 결국 요구한 게 단지 로사를 처벌하지 말라는 거라니.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로사는 내 아들이다. 내가 정말 내 아들에게 손을 댈 리는 없지. 괜히 기회를 헛되게 쓴 건 아닌가?” 여왕은 고개를 저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전 폐하께서 정말 로사 왕자님께 처벌을 내리시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자 폐하께서 저를 구해준 건 사실이기에 저도 왕자 폐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소은은 조용히 말했다. “게다가 지금 왕자 폐하를 감금하시고 자유를 제한하고 계시지 않나요?”여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야. 난 단지 로사를 Y국으로 돌려보냈을 뿐이야.”“로사가 여기서 내 일을 여러모로 방해하긴 했지만, 우리 모자 사이가 더 악화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로사가 필요하니 Y국으로 돌려보낸 것뿐이다.” 여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왜 왕자 폐하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죠?” 소은은 잠시 멈칫했다. 단지 귀국했다면 국제전화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여왕이 로사를 가둬놓았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여왕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군. 그날 내가 화가 났던 건 사실이지만, 곧바로 Y국으로 돌아가도록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9화

    “삼일이면 됩니다.” 소은은 여왕을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삼일? 고작 삼일?” 여왕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서렸다. 그녀는 적어도 몇 달, 아니 최소한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러나 고작 삼일이라니,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 한 시간이었다.삼일쯤이야. 십 수년을 이렇게 버텨왔는데, 삼일쯤 더 기다린다고 달라질 게 뭐 있겠는가?“삼일 안에 정말 나아질 수 있는 건가? 내가 정말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건가?” 여왕은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힘껏 눌렀지만 여전히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소은의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다리가 감각을 잃은지 너무 오래되어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왕은 여러 나라의 명의를 찾아 다녔지만, 그들은 단지 병의 악화를 늦출 수 있을 뿐 다리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소은은 그녀 앞에 서서 확신에 찬 얼굴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믿고 싶어졌다.“이전처럼 완벽하게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많이 위축됐거든요. 하지만 서서히 일어나서 조금씩 회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소은은 진지한 어조로 답했다.여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정도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젊었을 때처럼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휠체어와 지팡이 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그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었다.“좋아. 삼일, 기다리겠네. 필요한 게 있나?” 여왕은 기분이 좋아져 말을 한층 부드럽게 했다.“임남...” 소은이 말을 꺼내자마자 여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건 안 돼. 그런 요구는 하지 마라.”“제가 말한 건 임남을 바로 풀어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 아이가 괜찮은지 알고 싶고, 가능하다면 아버지와 한 번 만날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8화

    “이 실험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저와 프레드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아니면 주효정을 믿으실 건가요?”“나는... 아무도 믿지 않아.” 여왕은 얼굴을 차갑게 굳히며 휠체어를 돌렸다.“여왕 폐하께서 이 실험에 집착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가요?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거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신가요? 수십 년간 왕좌에 오르셨지만, 정말로 아직도 그 삶이 좋으신가요? 언제나 긴장하며 위태로운 자리를 견디는 고단한 나날, 정말 아직도 벗어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소은은 여왕의 등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여왕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녀는 시선을 다리로 내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을 둘러본다? 나는... 걷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잊어버렸어.”여왕은 오랜 세월 동안 다리를 쓰지 않았고,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일어설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악화되었고 이제는 아예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휠체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소은이 ‘세상을 둘러보라’는 말을 꺼내자 가슴이 아팠다.“만약... 폐하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요? 제가 다시 걷게 해드린다면요?” 소은은 조용히 여왕의 뒤에 서서 말했다.여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휠체어를 돌려 소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이냐?” 여왕의 눈에는 억누를 수 없는 희망과 깊은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소은은 대답 대신 그녀의 시선을 천천히 여왕의 다리로 내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여왕의 무릎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여왕은 살짝 몸을 떨었다. 사실, 그녀의 다리는 거의 완전히 감각을 잃은 상태라서 소은의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아마도 너무나 간절히 다시 일어서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소은은 아무 말 없이 여왕의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7화

    “맞아요, 임남 때문이기도 하지만, 폐하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은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제가 정말로 떠나버렸다면, 가장 초조해지는 사람은 사실 여왕 폐하 아닐까요?”여왕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초조해질 이유가 뭐지? 어차피 내 손엔 네 약점이 있잖아. 너를 다시 잡아오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고.”“약점이요? 임남 말씀이신가요?” 소은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마세요, 임남이는 제 아들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제 친자식이 셋이나 있어요. 만약 제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남을 포기해 제 아이들을 지키려 한다면, 그 약점이 과연 제게 약점이 맞을까요?”여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은은 다시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아이에겐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하려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만약 임상언이 폐하께 끝까지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폐하께서야 높은 자리에 있으니 이런 평범한 상인을 하찮게 여기실 수 있지만, 임상언 씨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임상언 씨의 사업은 세계 곳곳에 뻗어 있어요. 임상언 씨가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겠죠. 혹시라도 바깥에 소문이 퍼져 폐하와 Y국의 명망이 손상된다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너...” 여왕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말이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여왕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소은은 한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화내지 마세요. 제가 돌아온 건 폐하를 자극하려는 게 아닙니다. 함께 최선의 방향을 찾고자 돌아온 거예요. 사실 폐하께서 H국에 오신 일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H국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정말로 H국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여왕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폐하의 체면을 살려드린 겁니다. 그러나 폐하께서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시며 혹여 무리수를 두신다면, 얼마나 더 체류하실 수 있을까요? Y국도 계속해서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6화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여왕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리며 담담히 말했다. “소은을 데려와. 어디 한번 무슨 변명을 할지 들어보자. 또 어떤 이야기를 꾸며낼지 궁금하네.” 여왕은 휠체어를 살짝 돌려 더 이상 모니터를 보지 않았다.“여왕 폐하?” 릭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한소은이 거짓말을 할 걸 아시면서도 굳이 왜...” 그러나 여왕은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듣고 싶어!” 이 한마디에 릭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곧장 소은이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소은이 정말로 잠이 들려고 하던 순간,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릭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왕께서 한소은 씨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소은은 차분한 표정으로 릭을 쳐다보았다. 마치 모든 상황을 예견한 듯 고요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임상언은 소은보다 먼저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문에 도착하자마자 릭이 손을 들어 그의 앞을 막았다. “그쪽은 남아 계시죠.” “뭐? 우리 둘은 같이 온 거야!” 임상언은 소은을 돌아보며 그녀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릭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왕 폐하께서 그쪽을 부르지 않았으니 여기 남으시죠.” 릭은 더 이상 임상언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소은은 임상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절 기다리고 있어요.” 임상언은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다스리며 그녀가 릭과 함께 방을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심해요.” 임상언은 소은을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은 미소를 지어 그에게 답했고, 릭을 따라 여왕의 방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는 그녀는 곧 여왕의 방에 도착했다. 릭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여왕 폐하, 데려왔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5화

    소은이 임상언을 데리고 대사관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한 사람이 서둘러 소식을 알리러 가더니, 이내 주변 구석구석에서 누군가가 몰래 그들을 엿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곧이어, 소은이 잘 알고 있는 여왕의 측근 몇 명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소은과 임상언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위험 물품을 소지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철저한 검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경계가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왕을 만나지 못했고, 한적하고 깊숙한 방에 대기하도록 배정받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곳은 소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익숙한 것은 이 장소였지만, 낯선 것은 지금의 마음가짐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싫고 불쾌하기만 했으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장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무와 사명을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의 목표는 단순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일을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가는 것이었다.반면, 임상언은 눈에 띄게 불안해 보였다. 그는 두 손을 맞잡고 무릎 위에 놓은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리를 가볍게 떨고 있었다. 소은은 그의 초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남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불안하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왔으니 임남을 반드시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긴장 좀 풀어요.” 소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임상언은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발을 땅에 꾹 눌러 다리를 멈췄다. 겉으로는 조금 안정된 듯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긴장감이 가득했고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이 그의 불안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소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왕을 만나러 오라는 사람은커녕 상황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다. 긴장했던 임상언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의도인 거죠? 왜 아직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4화

    “제발 부탁이에요. 안에서는 소은 씨 말만 따를게요. 소은 씨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절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임상언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소은에게 간청했다. 자존심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아들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소은이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순간, 임상언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면 의심을 받거나 제지를 당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임상언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임남이 그 안에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잖아요. 제가 아들을 만나고 구하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제 목숨을 바치는 것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니 제가 가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에요.” 긴 침묵 끝에, 소은이 입을 열었다. “임상언 씨 말이 맞아요. 전 동의합니다.” 소은은 말을 마치고 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서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원청현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지.” 잠시 침묵하던 진정기 역시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원철수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고 손을 펼쳤다. “모두 동의했는데 내가 뭐라고 반대하겠어. 나도 찬성이야.” 사실 원철수의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임상언에게 지지를 표현하는 의미였다. 임상언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고마워요.” “이게 뭔 감사할 일이라고.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절대 신중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네 입으로 한 말 반드시 지켜!” 원철수는 그의 결심을 칭찬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철수는 속으로 임상언의 결단에 감탄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는 분명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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