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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여유로운 눈빛으로 노형원을 힐끗 바라보던 한소은은 다시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소은이 일부러 두 사람을 도발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노형원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화를 내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사실 나랑 시유도 생각을 좀 해봤는데... 이건 우리 세 사람 사이의 갈등이잖아. 사적인 일로 회사에까지 피해를 주는 건 아닌 것 같아서. 그리고 창업 초기부터 네가 회사를 위해 많은 걸 한 것도 사실이고. 누구 잘못이 더 크든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소송 철회하고 앞으로 네가 어느 회사에서 일하든 신경 안 쓸 테니까 너도 이제 그만해. 어떻게 생각해?”

“변호사님 생각은 어떠세요?”

한소은은 노형원의 말에 바로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나 변호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지금까지 아무 말 없이 세 사람의 대화를 기록하던 변호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당연히 안 됩니다.”

“이건 우리 세 사람 사이의 일이야. 당신이 뭔데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지금까지 침착함을 유지하던 노형원도 드디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한소은, 어디서 이딴 짝퉁 변호사 같은 자식을 데리고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잘 생각해. 저 남자가 정말 진심으로 널 위해 저런 말을 하는 것 같아? 지금 이 상황에서 법정에 서면 네가 승소할 가능성은 전혀 없어! 이렇게 합의를 보는 게 너한테는 최선이라고!”

“그래? 뭐, 내가 고맙다고 절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인 건가?”

차가운 미소를 짓던 한소은이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분은 신생의 법률 고문이셔. 네가 뭔데 짝퉁이네 뭐네 함부로 말하는 건데? 그러는 넌? 내가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성과를 모두 훔쳐 간 넌 도둑놈인가?”

“너...”

한소은의 도발에 노형원의 표정이 추악하게 일그러졌다.

“한소은, 너 말 조심해!”

“내가 왜 조심해야 해? 내가 시원 웨이브에 했던 실수는 묻어두겠다고? 하, 내가 무슨 실수를 했는데? 지금까지 내가 왜 실험실에 처박혀 있었는데? 시원 웨이브가 누구 덕분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는지 정말 몰라서 그래? 정말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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