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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창가에 앉아 아래층을 바라보는 오이연은 마음이 막막했다.

잠시 서한이 부재중이었기에 그녀는 내려가서 생필품을 사러 갔다. 그녀는 이제야 여기 잠시 앉아 있을 수 있었다. 만약 그가 있었다면 분명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며칠 동안 서한은 계속 그녀와 함께 했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그녀가 무엇을 사러 가든지, 아니면 나가서 음식을 먹을 때도 그는 항상 그녀를 따라다녔고 그의 말은 많지 않았지만 어디서든 그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었고, 오히려 익숙해졌다.

그가 좋은 마음이라는 건 알지만 그녀는 헛된 짓을 할 생각은 없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것은 정말 슬프고 괴로웠고 그녀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산 사람은 계속 살아야 한다.

아직까지 그 화재는 사고로 결정되었고 정부의 보상과 보조금은 모두 지급되었다. 하지만 얼마를 줘도 엄마의 목숨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녀는 심지어 자신을 미워했다. 만약 애초에 이곳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곳으로 옮겼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이 세상에 후회를 되돌릴 수 있는 약은 없었고 한소은도 그녀에게 미래를 봐야 한다고 했다. 그녀도 미래를 보려고 노력했지만 아마 시간이 걸릴 것이다.

긴 한숨을 내쉬었다. 휴가를 취소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미 한동안 의기소침해있는 상태였다. 조현아가 말하기를 한소은은 요즘 너무 바쁘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전화를 걸어 재촉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한소은은 그녀에게 푹 쉬고 몸조리 잘하라고 해주었다.

그녀 자신도 돌아가 한소은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초인종 소리가 나서 오이연이 고개를 돌려 문쪽을 쳐다봤다. 서한이 열쇠를 안가지고 나갔나?

일어나 문쪽으로 향하는데 초인종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누가 이렇게 급하게 성질을 부리는 거지?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걸음을 빨리 재촉해 문을 열었다.

“당신은?” 잠시 멍하니 문밖에 있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오이연은 약간의 의혹을 품었다. 그녀가 모르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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