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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어르신은 항상 고집불통이고, 나이가 들면서 병을 피하고 의사를 꺼리시는 분인데, 특히 차 씨 집안 어르신처럼 무술을 연마하고 몸이 항상 건장하신 분들은 진찰에 더욱 저항할 것이 뻔했다.

하지만 친 외손녀가 그를 위해 만든 향기라면, 그는 아무래도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쓰실지 잘 모르겠어요. 어찌 됐든 시도는 해보려고요.”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다시 이어갔다.

“사실, 모든 디퓨저나 향수는 조향사마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잖아요.”

"방금 라벤더 향과 샌달우드를 예로 들어볼게요. 안에 들어가는 재료와 분량에 따라 효과가 다를 뿐만 아니라 조향사마다 최종 제품의 효과도 달라요. 이건 내 마음이 들어간 거니 밖에서 사는 것과는 달라요.”

한소은이 차 씨 집안을 떠난 지 여러 해가 지났는데, 집에 대한 미안함도 적지 않고 지금 외할아버지가 이렇게 병이 드신 걸 보니 마음도 불편해져서 뭐라도 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녀의 생각을 알아차린 김서진은 더 이상 말릴 수 없었고, 그저 이 말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어찌 됐든 자신의 몸도 잘 보살펴야죠, 너무 무리하면 안 돼요! 이렇게 합시다……”

그가 손목을 들어 시간을 보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10시 30분, 매일 늦어도 10시 30분까지는 마무리를 하고 방에 가서 씻고 자야 해요. 이 조건을 승낙하면 계속 만들게 해 줄게요. 싫다면……사람을 시켜서 작업실에 있는 모든 물건을 다 없애버릴 거예요.”

"……"

한소은은 10시 반이 너무 이르다고 반박하려 했으나, 그의 뒷마디를 듣고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그럼 그렇게 해요!”

"그래야 착하지!"

그녀의 코를 꼬집으며 그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 폭군!”

코를 찡그리며 그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뭐라고요?”

김서진은 일부러 못 들은 척하며 앞으로 귀를 바짝 좁히고는 말을 길게 늘어뜨리며 물었고, 일부러 그러는 그의 모습에 한소은은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제 하러 갈 테니까 당신은 얌전히 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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