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은은 회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았고, 또한 다른 회사와 결탁하여 시원웨이브를 배신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제명되었어요." 노형원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그녀에게 봉투 하나를 던졌다. "당신은 오랫동안 시원웨이브에서 일해왔고 당신의 실적은 회사에서도 다 알고 있어요. 잘해보세요. 앞날이 창창합니다!"이연이는 불룩한 봉투를 내려보았다.“열어봐요.” 노형원은 턱으로 가리키면서 득의양양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사실 열어볼 필요도 없이 그가 책상 위에 던질 때 봉투가 열려서 안에 있는 핑크색 현금이 보였으며 두께가 두꺼워서 적은 금액은 아니었다."대표님, 저를 매수하려고요?" 그녀는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돈은 받지 않았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노형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것은 회사가 당신에게 주는 인센티브에요. 당신이 잘하기만 하면, 그리고 회사 말을 잘 들으면 분명 이득이 많을거에요.""그렇다면 회사에 고맙죠."그녀는 봉투를 집어 주머니에 넣으면서 돈하고 원수 질 일이 있겠냐고 생각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준다는 인센티브라는데 안 받을 리가 있나요.오이연이 고분고분 돈을 받는 것을 보고 노형원은 은근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가 돈을 받았으니 그들 편에 서겠다는 뜻이라고 생각했다."이연씨, 최근 회사에서 진행한 연구 개발과 제품에 대해 지금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 앞으로 강시유씨의 조수로 일해요."이제서야 강시유는 천천히 일어나서 오이연 앞으로 다가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살펴보았다. "당신은 한소은과 함께 오랫동안 일하면서 뭐 비법 같은거 배운게 없어요? 밖으로 돌리지 않은 그런거."이연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저는 자질이 부족해서 그저 옆에서 도와주기만 했어요. 모든 레시피와 아이디어는 소은언니가 직접 연구 개발한거에요.""닥쳐요!" 강시유는 짜증내면서 "소은 언니? 내 앞에서 언니 동생하면서 수작을 부리지 마요. 누가 당신에게 월급을 주는지, 당신이 받는 돈은 누구의 돈인지 똑똑히 알아야 해요! 한소은은 회사를 배신하
그러나 그의 협박은 별 소용이 없었고, 오이연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돌아서서 그의 화나서 어쩔바 모르는 모습을 보고 웃었다. "노대표님, 맘대로 하세요! 하지만 오늘부터 제가 출근할지 안 할지, 언제 할지는 모두 제 기분이에요. 결근, 무단결근, 지각, 조퇴는 당신이 알아서 하세요!”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방문을 열고 곧장 밖으로 나갔다."그냥 이대로 보내는거에요?!"강시유는 못 믿어워 텅 빈 문앞을 바라보며 고개를 돌려 노형원을 바라보았다."아니면요?!" 노형원은 새파랗게 질려 화를 냈다. "여기는 회사에요! 밖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오이연이 내 사무실로 들어오는 걸 봤는데 내가 가둬둘 수 있나요?!""그럼 이제 어떡해요?" 아랫입술을 깨물며 강시유는 초조했다.지금 밖에서는 그녀를 의심하는 소리도 많고, 그녀가 어렵게 얻은 이 작은 명성도 이제 모두 망가졌다는 생각을 하니 한소은이 찢어버릴 정도로 원망스러웠다.이 여자가 도대체 뭐 때문에 몇 년 동안 잠잠하다가 갑자기 마음이 변한 걸까?노형원은 두 손을 책상 위에 올리고 고개를 숙인 채 주먹을 불끈 쥐었다.너무 힘을 줘서 손가락 마디에 핏줄이 보이면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이제 와서 먼저 손을 쓸 수밖에…한번 해보는거지!” 그는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다시 고개를 들자 단단한 마음을 먹은 눈빛이 보였다. "당장 변호사를 불러요. 소송 서류를 작성할 거에요. 그리고 당신은 대학 동창 몇 명한테 연락해봐요.""네?" 순간 그의 뜻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강시유는 눈을 깜박이며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의심했다. "아니, 이 결정적인 타이밍에 당신은 무슨 대학 동창에게 연락하라고! 설마 무슨 동창회라도 열려고요?""동창들을 통해 한소은을 설득하려고요? 꿈도 꾸지 말아요. 그럴 리가 없어요! 한소은 걔는 학교 다닐 때부터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는데 몇 년 동안 연락하지 않은 동창들의 말을 들을 것 같아요?"그녀는 노형원이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노형원은 다
"좋았어요.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동료, 회사 이름처럼…신생."한소은은 새 회사에서 겪은 곤란했던 일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만사가 다 순조로울 수는 없다. 살다보면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면 안 어울리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조팀장도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다. 그녀는 유명하지도 않고 스펙도 없으며, 심지어 복잡한 소송까지 대비해야 한다. 웬만한 회사와 팀은 그녀를 원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그녀는 확실히 “관씨(关系)”로 들어왔으며,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더 많은 노력으로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탄복할 수 있도록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그럼 됐어요." 김서진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얼굴에 가볍게 입술을 대며 부드럽게 말했다.사실, 회사에서 일어난 일을 그가 모를 수 없다. 하지만 그녀가 말하고 싶지 않다면 굳이 드러낼 필요가 없으며, 그도 그녀가 이렇게 집요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공개하려 하지 않고 혼자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지켜보고 싶기도 했다.그는 그녀가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입술과 뺨의 가벼운 스킨십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서 그는 고개를 조금 더 숙여 그녀의 입술을 정확하게 찾아냈다.그녀의 반짝이는 눈, 붉은 입술, 김서진의 눈빛은 갑자기 어두워졌고, 마치 한순간에 사나운 파도를 일으킨 것 같았다.그가 손을 꽉 잡지 않았다면 한소은은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다행히 어깨를 단단히 잡고 있었다. 하지만 도발할 엄두도 못 냈다. 결국 화가 난 남자는 좀 무서웠다.마침 이때 그녀의 휴대전화가 울려 벨소리가 다급해서 김서진이 듣기에는 거슬렸다."전화 좀 받고 올게요."한소은은 그를 둘러싸고 있던 팔을 풀려고 했지만 그는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고, 귀찮은 눈빛으로 휴대폰을 힐끗 쳐다보았다. "신경 쓰지 마요!""그럼 일단 누군지만 볼게요.”그의 모습을 보고 한소은은 웃고 싶었다. 뜻밖에도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유치해지니 매우 귀여웠다.김서진은 비록 입을 열지 않았지만, 손의
"……" 노형원이 이렇게 절박하게 자신을 찾는 이유가 집 문제였다는 것은 뜻밖이었다.흥미롭게도, 그는 이제서야 그녀가 이미 그곳에 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까? 그러니까 그는 며칠 동안 한 번도 집에 가 본 적도 없고, 그녀를 찾은 적도 없었다.김서진을 한 번 쳐다본 후, 그녀는 입가에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휴대폰을 들고 느릿느릿 말했다. "내가 살지 않을텐데 당연히 퇴실하죠. 퇴실 같은 건 집주인에게 말하면 되는데, 왜 노대표님에게 보고해야 합니까?”"잊지 마라. 집세는 내가 다 내줬거든. 너…"하고 투덜거리려고 했지만, 그는 억지로 참고 몇 번 심호흡을 한 다음 물었다. "그럼 지금 어디로 이사 간거야? 설마 신생이 먹고 자게 해주나?"노형원은 그녀가 신생에게 세뇌당했다고 굳게 믿었고, 게다가 그와 강시유의 일은 정말 어쩔 수 없이 한소은에게 들켰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항상 얌전하고 온순하던 여자가 어떻게 갑자기 변할 수가 있지?그의 말에 한소은은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고, 특히 바로 맞은편 몇 걸음 떨어진 곳에 그녀의 남자가 서 있었다.김서진의 눈을 바라보며 그녀는 띄엄띄엄 말했다. "네, 먹고 재워주니 노대표님께서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그건 그렇고, 노형원 대표님이 저를 고소하지 않으셨나요? 왜? 변호사 비용이 너무 비싼가요? 마침 집세 보증금이 아직 집주인에게 있으니 그걸로 변호사 비용을 내시면 되겠네요."그녀의 비아냥거림은 노형원을 화나게 만들었고, 그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 "당신은 손에 그 녹취록을 쥐고 있다고 내가 당신을 두려워할 것 같아?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채택되더라도 편집되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되더라도 나는 너가 악의적으로 유도한 말이라고, 나는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주장할건데.""노대표님이 두렵지 않으시니 저는 기다리고만 있겠습니다."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바로 끊기 버튼을 눌렀다.그리고 귀찮아서 아예 그의 번호와 위챗, 모든 연락처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아.
한소은은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 "나는 그 사람이 나를 고소하는 것이 두려운게 아니라 고소 안할까봐 두려워요.”"네?" 김서진은 생각을 했다가 물었다. "그럼 그 자료들, 모두 백업해 두었어요?"조향사로서 1년에 수 차례나 데이터를 작성해야 하고, 또 중간 과정에서 조율 등등. 자료를 기록해야 할 뿐만 아니라 습관적으로 백업하는 것이 정상이며,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누락이나 오류가 발생할 경우 찾기도 편리하다."백업이 있긴한데 그것도 다 가져갔어요."예전에 그녀는 노형원에 대해 전혀 무방비 상태였다. 그 사람을 그토록 믿으니까 당연히 자료를 옮기거나 숨길 생각을 못했을 거다. 모든 자료들이 실험실에 있었는데, 그날 다른 사람 시켜서 다 가져갔다.그녀의 말을 듣고 김서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훑어보면서 얘기했다. "그럼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데 한 치의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도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에요?"원래 한소은은 말할 생각이 없었지만 그가 물어보니까 그에 대해서는 숨길 것이 없다."사실 별거 아니에요. 전에 내가 노형원을 경계하지 않아서 자료와 모든 데이터, 샘플은 모두 실험실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그가 며칠 전에 사람을 보내 모두 가져갔어요. 오이연이 그때 그렇게 막았는데도 막지 못했어요.”그날의 상황을 생각하면 노형원은 속셈이 의뭉했고 더욱 몰인정했다.직접 모든 증거를 가져가 피해자인 그가 지목할 수 없게, 그리고 '도둑'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쓰게 했다.사랑은커녕 동창의 정조차 전혀 생각해주지 않았다.그녀가 멈추자, 김서진은 그녀의 말을 끊지 않고 계속 말하기를 기다렸다.“나의 작은 습관 하나에 고마워해야죠.”"작은 습관이라니?" 이것은 의외로 김서진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한소은은 신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내가 필기를 할 때 나만의 습관이 있는데, 너무 많은 자료가 기록되면 헷갈리니까 실험 수기마다 시간을 기록하지만 하루 마무리할 때에 날짜도 적고 내 이름 약자도 같이 적어요. 노형원은
이팀장은 그녀를 보자마자 곧장 사무실로 불러들였고, 그 모습은 마치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같았다.“우선 블라인드를 내리세요.”그는 책상 옆으로 가서 그는 맞은편 블라인드를 가리켰다.한소은은 돌아서서 블라인드를 내리면서 밖에서 구경을 하려는 직원들의 눈빛을 보았다.이것은…블라인드를 내리고 돌아오자 이선재는 이미 봉투 하나를 꺼내 그녀 앞에 내팽개쳤다. “이거 봐요.”한소은은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봉투를 뜯어보니까 그 안에 변호사내용증명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노형원이 정말 그녀를 고소한 것이다.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면서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충 보고는 다시 접으며 전혀 대수롭지 않았다.그녀의 반응을 지켜보던 이팀장은 너무 담담한 모습에 참지 못해 물었다. "상대방이 이미 회사에 변호사내용증명을 보냈으니 소은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회사에 작은 폐를 끼치게 돼서 죄송합니다. 이 일은 제가 잘 처리하겠습니다."그녀는 편지를 거두면서 말했다. "걱정 마세요. 절대 제 업무에 지장이 없을 겁니다.""……" 이선재도 몹시 난처했다.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는 사실 한소은 같은 사람을 채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날 조현아는 조금 흥분되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한소은은 스펙도 없고 유명하지도 않고, 귀찮은 일까지 안고 있으니, 회사 입장에서는 정말 이런 사람을 채용해서는 안 된다.하지만, 어쨌든 왕사장님께서 지시하신 것이니 위에서 시키는대로 해야할 뿐만 아니라 잘 챙겨야 한다. 회사에서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으로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지금은 상대방이 당신에게 변호사내용증명만 보냈겠지만, 나중에 우리 회사까지 고소할지 몰라요. 물론 신생에서는 이런 것들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우리 회사에 법무팀도 있고요. 다만 이런 일은 빨리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결국 회사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에요. 알고 있죠?"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회사에 폐를 끼쳐서 정말 죄송합니다."그녀를 보며 이선재는 한숨을 돌렸다.
“왜 굳이 손으로 베껴야 해? 그냥 프린트하면 되잖아. 정 안 되면 알바라도 쓰든가!”강시유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삐죽 내밀더니 노형원의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렸다.“나 요즘 진짜 너무 피곤하단 말이야. 한소은 그 계집애 때문에 스트레스 폭발이라고!”애교 섞인 목소리에 똘망똘망한 표정의 강시유를 보는 순간 노형원의 마음은 사르륵 녹아내렸다.노형원은 바로 강시유를 품에 와락 끌어안더니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알잖아. 데이터 분석은 컴퓨터로 한다고 해도 기본 데이터는 아직 손으로 베끼는 경우가 많아. 그리고 혹시 알바한테 맡겼다가 필적 감정이라도 진행하면 어쩌려고 그래. 나도 우리 시유 고생하는 모습 보면 마음이 아파. 그래도 어쩌겠어. 이번 소송은 무조건 이겨야 해. 소송에서 지는 순간 우리 시원 웨이브는 끝이라고.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내자. 응?”말을 마친 노형원은 강시유의 이마에 쪽 뽀뽀를 날렸다.그럼에도 강시유는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씩씩거렸다.“이게 다 한소은 그 계집애 때문이잖아. 기자회견에서 쓸데없는 소리만 안 했어도 대회에서 우승도 했을 테고 투자도 제대로 받을 수 있었을 텐데...!”말을 마친 강시유가 노트를 책상에 홱 던져버렸다.노형원도 화가 나긴 마찬가지였지만 지금은 불평이나 하고 있을 대가 아니었다. 한소은이 이렇게 나온다는 건 아주 오래전부터 배신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뜻, 사태를 수습하고 승소하는 게 더 중요했다. 한소은 뒷담화는 그 뒤에 실컷 해도 충분하니까.그 뒤로 노형원은 한참 동안 강시유의 마음을 달래주었고 그제야 강시유는 노트를 베끼기 시작했다.드디어 고분고분해진 강시유의 모습을 바라보던 노형원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시유한테 맡겼어. 원고 확인했는데 문제는 없더라. 그래,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하고.”통화를 마치고 커다란 창문으로 화려한 야경을 바라보는 노형원의 눈앞에 과거의 기억들이 떠올랐다.36층에 자리 잡은 사무실,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 위해 온갖 발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만남도 갖지 못할 거라 생각지 못한 한소은은 어안이 벙벙했다.비서는 조현아 팀장이 회의 중이라며 그녀의 앞을 막아섰고 아직 신생의 정식 직원이 아닌 한소은은 들어갈 명분조차 없었다.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뭔가 결심한 듯 한소은은 사무실 문을 벌컥 열었다.갑작스레 일어난 상황에 비서가 부랴부랴 그녀의 뒤를 따랐다.“그렇게 막 들어가시면 안 됩...”“누가 들어오라고 했죠?”고개를 힐끗 든 조현아가 입을 열었다.“지금 회의 중인 거 안 보여요? 외부인은 나가주시죠!”“정식 입사 절차도 밟았고 기획팀으로 발령까지 받았습니다. 오늘부터 기획팀 팀원이니 외부인이라고 할 수 없죠.”말을 마친 한소은은 빈자리에 털썩 앉았다.하, 이것 봐라?생각보다 세게 나오는 상대의 모습에 조현아는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한소은을 노려보았다.“글쎄요. 아직 난 한소은 씨를 기획팀 팀원으로 인정할 생각이 없는데요?”두 여자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다른 팀원들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기 시작했다.팀장의 반대에도 대표가 굳이 한소은의 입사를 허락했다는 소식은 이미 신생 기획팀에 쫙 퍼진 상태였다.표절 사건으로 논란이 있는 인물, 게다가 리스크를 떠안을 정도로 학력이나 커리어가 뛰어난 여자도 아니다. 그런데 차기 부장 후보라고 인정받을 정도로 엘리트인 조현아 팀장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억지로 한소은을 입사시켰다는 건 아마... 두 사람의 관계가 회사 대표와 사원 그 이상이라는 말이겠지.능력은 둘째치더라도 남자 후리는 수단은 뛰어난 게 분명했다. 차도남 대표님의 마음을 이 정도로 구워삶을 수 있다니.“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절 팀원으로 인정해 주실 거죠? 테스트는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한소은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이선재 말대로 조현아는 까칠하고 직설적인 성격이었다. 하지만 능력도 뛰어나고 친해지면 누구보다 든든한 아군이라고 하니 신생에서 일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최대한 빨리 그녀의 오해를 푸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