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은의 납치 사건은 크게 기사화되지 않았다. 국내 언론에는 전해지지 않았고 프랑스에서만 작게 다뤄졌다.하지만 적어도 이 업계 내에서, 특히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알고 있을 것이다.리사는 너무 늦은 건 아닌지 걱정했다. 그의 아버지가 그녀를 못 가게 했지만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지 한소은을 보러 가야 했다.지금 가장 어리둥절한 사람은 인경이었다.납치 사건의 당사자인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의사가 진찰을 마친 뒤에야 전후 사정을 대충 들을 수 있었다.나중에 뉴스를 보고도 다시 한소은에게 되물었다. “뉴스에 나오는 거 진짜예요? 저... 아니 저희 납치됐었어요?”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후 그녀의 입은 사과 한 개가 다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벌려진 채 오랫동안 닫히지 않았다.“난 왜 하나도 모르겠지!”“마취약에 취해서 계속 혼수상태였으니 모르는 게 정상이에요.” 한소은은 그녀가 충격받을까 봐 잠시 쉰 뒤 말을 이었다. “마취약이 정말 많이 투입됐어요.”“마취약이 이미 차에 있었고 그 향수 쪽에 있었다고요?” 인경이 생각한 뒤 물었다.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인 뒤 대답했다. “사실 나를 납치하려고 한 건데 인경 씨가 함께 오는 바람에 인경 씨까지 엮이게 된 거예요. 미안해요. 힘들게 해서.”그녀는 인경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었다. 어찌 됐든 자기 때문에 괜한 사람까지 엮이게 되었다.“그게 문제가 아니라 왜 소은 씨는 괜찮아요?” 인경은 자신이 무엇 때문에 납치되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궁금한 것을 물어봤다. 그녀는 모든 일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랑은 연관이 없는 듯했고 단지 한숨 푹 잔 듯한 느낌만 들 뿐이었다.“전...”이 질문은 어제 김서진이 이미 물었다. 그녀는 헛기침을 두 번 한 뒤 말했다. “알다시피 전 조향사잖아요. 향에 좀 민감해서 이상한 냄새를 눈치채고 코를 막았어요. 물론 저도 살짝 중독되었지만 평소에 익숙한 탓인지 면역력이 있어서 일찍 깼어요. 너무 고민하지 마
“......”한소은은 마지못해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늘은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한소은은 곧 결승전 대회장에 도착한다. 그녀는 오늘 아주 잘 어울리는 정장을 입었다. 이렇게 입으면 활동하기 더 편하다.사실 그녀는 마지막 라운드라고 해서 긴장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납치 사건이 그녀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주의를 돌렸는지도 모른다. 사실 그녀는 이번 결승보다 자신의 몸을 더 의심하고 있었다.요즘 마음이 향수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노형원이 시원 웨이브를 떠난 뒤 자신의 어떤 잠재력이 깨어난 것인지 몸이 점점 이상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납치당했을 때는 몸 안에서 어떠한 힘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차 씨 집안에서 자랐고 약간의 기술은 배웠지만 차 씨 집안 내에서는 재능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건달들을 상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 세 명의 국제지명수배자들을 상대로도 여유를 느꼈고 이러한 느낌은 보통 무술을 익힌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의심했지만 당분간은 답을 찾을 시간도, 힘도 없었다.납치 사건 때문인지 결승전 현장에 들어서자마자 한소은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인경은 보조로써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었기에 밖에서 대기해야 했다. 한소은은 허리를 세우고 자신의 자리 앞에 앉아 대충 둘러보았다.솔직히 말해서 결승전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실력이 있었지만 그녀와 강시유 외에 한국인은 한 명도 없었다.어떻게 보면 로젠이나 다른 해외 조향사들도 한국인을 싫어하는 이유가 있었다.오랫동안 한국은 유명한 조향사가 몇 없었고 어느 정도 수준 있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국제무대에 오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그나마 눈에 띄는 사람들도 이민을 가거나 다른 나라 연구소로 들어가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되었다.이것은 그녀의 마음을 매우 불편하게 했다.그녀가 얼마나 깊은 애국심을 가지고 있는지는 말할 수 없지만 외국으로 나갔을 때 한국인의 신분으로 외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그녀는 눈앞에 있는 경찰들을 바라보며 매우 당황했다.한소은이 납치되었다는 사실은 당연히 그녀도 들었지만 경찰은 납치범이 누군지 밝히지 않았다. 모든 뉴스를 반복해서 살펴봤고 세 명의 국제지명수배자들이 한소은을 납치했다는 사실을 보도했을 뿐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그녀는 단지 조금 아쉬웠다. 이미 납치했는데 왜 티켓을 빼앗지 않은 거지? 티켓을 빼앗지 못했어도 늦게 구출되었다면 적어도 결승전은 참가하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한소은은 운도 좋아서 구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조금도 다치지 않았고 아무 일도 없었다. 이것이 그녀가 화가 나는 이유이다!게다가 지금까지 로젠과 연락이 닿지 않자 그녀는 더욱 불안해졌고 이 일이 그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지만 확실한 소식이 없었다.하지만 관련이 있다 해도 상관없었다. 그녀는 최근 들어 더욱 로젠이라는 사람이 이용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예전에는 그에게 의지하면 국제적으로 유명한 조향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프랑스에 와서야 로젠이 악명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몸 하나 건사할 수 없었기에 다른 나라로 가서 사기를 쳤다. 이런 그가 어찌 그녀를 돌봐줄 수 있겠는가?이 모든 것을 생각한 뒤 그녀는 로젠을 떨어트린 다음 새로운 상대를 찾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그녀가 보기에 윌 선생이 적합했다. 나이도 많고 지위도 높았으며 세계 최고의 조향사였다. 그에게 접근하기만 한다면 그녀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결승전에 나가기 전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비록 결승전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윌 선생의 주의를 끈다면 그녀가 승리한 것이다.하지만 외출도 하지 않았는데 경찰에게 잡힌 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강시유 씨 맞나요?” 경찰이 공무원증을 제시하며 물었다. “지금 납치 사건과 관련되어 몇 가지 조사하려고 합니다. 모두 대답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이 말 한 모든 것은 증언이 될 것입니다.강시유는 멍해지며 헛
강시유는 말을 더 하고 싶었지만 경찰 앞에서는 거절할 기회가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결승을 앞두고 끌려갔다. ——결승전이 시작되었지만 주제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회의장 한쪽에서 많은 행사 도우미들이 들어왔고 모든 사람들은 손에 쟁반을 든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다들 이게 뭐 하는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을 때 도우미들이 쟁반을 자신의 앞에 놓았다.쟁반의 뚜껑은 거의 동시에 열렸고 안에는 포장지가 똑같은 향수 두 병이 들어있었다. 향수 병에는 서로 다른 라벨이 붙어 있었다.사회자가 입을 열었다. “먼저 대회 마지막 라운드까지 오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기까지 온 사람들 모두 최고의 조향사들이십니다. 하지만 조향사의 요람인 프랑스의 최고의 조향사가 되기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습니다. 오늘 결승전이고 마지막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그는 말을 이었다. “여러분 앞에 향수가 두 병 있습니다. 주제는 모두 동일합니다. 이 향수 두 병중 한 병은 중급 조향사가 만든 것이고 한 병은 윌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여러분 앞에 종이와 펜이 있을 것입니다. 이 두 병의 성분을 모두 적어주세요. 또, 어떠한 장단점이 있는지도 적어주세요. 가장 많이 맞힌 사람이 우승입니다.“만약 동일한 조건일 경우 가장 빨리 맞힌 사람이 우승입니다.”그는 이어 타이머를 들고 외쳤다. “시작!”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향수 두 병을 집어 들었지만 급하게 열어 냄새를 맡지는 않았다.어찌 됐든 모두 전문적인 수준이었다. 먼저 색을 본 뒤 거리를 두고 냄새를 맡았다. 그다음 뚜껑을 열고 향기가 코로 들어가도록 하고 옅은 냄새부터 짙은 냄새까지 모두 맡은 뒤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목에 조금 뿌려 증발된 뒤 나는 향수의 냄새를 맡았다.모두들 움직이기 시작했고 한소은도 병을 들고 먼저 위의 라벨을 보았다.다른 사람 병에도 같은 라벨이 붙어 있는 것을 보았지만 분명 라벨에 누가 만들었는지 모두 적혀있었다. 누구의 아이디어
소요 시간은 길지 않아 약 30분 정도 걸렸고, 이미 몇몇 사람들은 속속 답안지를 제출하기 시작했으며 대회장 안의 사람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었지만 한소은은 여전히 써 내려가지 않고 있었다.성분은 사실 구별하기 쉽고 빠르게 쓸 수 있었지만 이 두 향수는 향이 매우 유사했고, 색상뿐만 아니라 탑 노트와 미들 노트의 향까지 매우 비슷했다. 장단점을 말하라고 하면 대체로 비슷했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음미할 만했다. 다른 사람들이 빠르게 답지를 내는 것을 보면서 몇 명은 망설였지만, 조금 생각을 한 뒤 다시 문제를 풀었고 결국은 몇 명 남지 않게 되었다."마지막 10분 남았습니다, 답지를 제출하지 않으면 실격 처리됩니다.”시험관이 시간을 본 뒤 말했다. 이렇게 말하자, 마지막에 머뭇거리던 몇몇 사람들도 모두 펜을 놓았고, 한소은은 마지막으로 다시 잔향을 맡자 입꼬리를 약간 씰룩거린 뒤 곧 마지막 몇 자를 적어내렸다. 답지를 내고 문을 나서자 그전에 다 낸 사람들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큰 방에 일괄 배치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고, 그 자리에서 결과가 나오는 듯했다. 결승전을 다 치렀기 때문에 다들 느긋한 상태인데다 며칠 전에 같이 경기를 치렀기에 서로 친해져서 말을 걸기 시작했다. "저는 윌 선생님의 향수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그의 실력은 역시 우리 같은 보통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죠. 저는 이 향수가 올해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될 것 같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말을 꺼냈고, 주변 몇몇 사람은 그의 말에 찬성했지만 반대 의견을 내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전혀요! 정말 그게 윌 선생님이 조제한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향수병에 적혀 있는 대로 믿는다고요? 그건 당신 같은 아첨꾼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에요!” "당신 설마 그 향수에서 문제점을 맡지 못한 겁니까? 당신 같은 사람도 조향사라니, 집에 가서 아이나 돌보쇼!” 조롱당한 여자는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분개했다. "제가 어떻게 윌 선생님
"당신 얼굴에는 안 써져 있는데, 눈에는 그렇게 써져 있네요. 당신 눈은 매우 지혜로워요.”그는 한국어로 그녀와 말을 했고, 매우 유창했다. "당신 한국어를 매우 잘하는군요.”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한소은은 엉뚱한 칭찬을 했다.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남자는 기꺼이 그녀의 칭찬을 받아들였고, 또 스스럼없이 자기소개를 했다.“제 이름은 정하진입니다.” 그는 말을 하며 웃는 얼굴로 그녀를 향해 한 손을 내밀었고, 한소은은 그와 악수하는 것을 껄끄러워하며 몸을 일으켰다.“곧 경기가 종료돼요.” 주최 측의 사람들이 이미 나와서 그들을 다시 대회장으로 돌아오게 했고, 떠들썩한 소리도 많이 가라앉았다. 자기 자리로 돌아가자 그제야 그녀는 그 남자가 자기 비스듬히 뒤쪽에 있는 것을 보았고 어쩐지 전혀 인상에 남아 있지 않는다 했다. 그녀가 자신을 보는 것을 보고 남자는 기뻐하며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고 한소은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 무표정하게 시선을 거두며 앞을 바라보았다.친하지도 않은데 왜 저렇게 열정적인 거야! "여러분의 답안지를 검토했고, 여러 가지 고려 사항으로 최종 결과를 지금 발표하기로 결정했지만 발표 전에 윌 선생님께서 여러분께 전할 말씀이 있습니다.” "윌 씨를 모시겠습니다."대회장에서는 열렬한 박수가 터져 나왔고, 언제 보나 빈틈없는 위엄을 지닌 노인이 들어왔다. 곧게 다려진 양복을 입은 그는 차분하고 힘찬 걸음으로 걸어와 자리 앞으로 왔고, 먼저 대회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앉았다.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소은은 그가 자신을 바라볼 때 눈빛이 멈추는 것 같았다. 설마 리사라서 그런 건 아니겠지, 윌 선생은 좀 밉살스럽긴 하지만 연고 관계 따위는 경멸할 거야.“여러분들을 뵐 수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이곳까지 오신 분들은 모두 최근 2년 동안은 이 업계에서 최고의 실력을 가진 분들이겠죠.”윌은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고, 사람들이 기뻐하기도 전에 그는 표정이 굳어지며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저는 여러분들이 반갑지 않기도
하지만 윌은 대답하지 않고 그를 쳐다보았다.“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그 사람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게 무슨 질문이란 말인가, 그가 그렇게 생각을 해서 생각대로 말을 했는데 다시 그런 질문을 하다니. “그래서 당신은 그렇다고 확신을 하십니까? 아니면 그냥 추측한 겁니까?”윌은 계속해서 질문했고, 그의 이 말은 많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으며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히 당신들의 답안지를 보면 상당수가 이 선생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그는 계속 물었고, 사람들은 대답이 없었지만 답안지를 보지 않더라도 방금 그들이 다툰 것을 보면 확실히 공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그럼 다른 사람들은요?"마지막으로 대회장을 둘러보더니 이내 말했다.“그럼 결과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옆에 있던 시험관이 공손히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나아가 결과를 발표했는데, 모두 10명을 선발하여 10등부터 차례로 호명했고, 한소은을 놀라게 한 것은 정하진이라는 사람이 2등이었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한 번 보았다. 마침 정하진도 그녀를 보고 있었고, 그는 한소은을 향해 고개를 약간 숙이고 가볍게 웃어 보였다. “......”모든 이름이 호명되었지만 마지막 1등은 아직 공석이었고,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현장은 조금 들떠있었고, 결국은 한자리밖에 남지 않았으며 1등 아니면 실패였다. 그 누구라도 1등을 거머쥐고 명예롭게 돌아가고 싶어 할 것이다.그랬기에 시험관이 “한소은”이라는 이름을 부를 때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뭐라고?! 그 한국인? 말도 안 돼!” 현장은 소란스러워졌고, 많은 사람들의 탐탁지 않아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국인이 어떻게 우리보다 대단할 수 있단 말이야, 이건 흑막이 있는 게 분명해!” "이렇게 여러 해 동안 품평 대회를 열었는데, 한 번도 흑막이 있었던 적은 없었는데 말이에요!” "저 사람은 윌 선생님 딸의 친구가 아닙니까? 어쩐지!” "윌 선생님이
많은 사람들의 질문에도 한소은의 얼굴빛은 변하지 않았고, 그녀는 여전히 담담한 모습이었으며 마치 이 사람들이 토론하고 있는 일이 그녀와 무관한 것처럼 조금도 개의치 않아 했다. 시험관은 윌을 한 번 쳐다보고 나서 입을 열었다.“여러분 우선 조용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왜 한소은 씨가 이번 대회에서 1등을 했는지 묻고 싶은 거죠? 그렇다면 결승전 마지막 문제로 돌아가야겠군요. 여러분은 자신의 답이 맞는다고 확신하십니까?” “혹시 그 두 병 다 윌 선생님의 작품인 건가요?”누군가 문득 소리쳤다. 만약 방금 그 사람의 말에 윌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의 말이 틀렸다는 것이고, 두 병 모두 그의 작품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그 두 병은 윌의 작품이 맞는다는 것이 된다. 시험관은 미소를 지으며 종이 한 묶음을 집어 들었고, 그들이 방금 작성한 답안지였다. "여기, 바로 방금 여러분의 답안지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재료와 성분을 분석하고 상세한 설명을 쓴 후, 자신의 판단을 가장 마지막에 썼습니다. 두 병 모두 윌 선생님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당연히 같은 작품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다만, 한소은 씨의 답변에는 이 항목이 추가되지 않았습니다."사람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분석하지 않았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우리는 자신의 판단을 가했기에 옳고 그름을 떠나 잘못됐다는 겁니까?” “차라리 한소은 씨께서 직접 설명을 해주시죠.”옆으로 자리를 양보하며 앞으로 나오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참고로 한소은 씨의 성분 분석은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한 자도 틀리지 않다고 할 수 있으니, 만약 여러분들이 불복한다면 나중에 직접 와서 보시죠.”한소은은 마음이 조금 답답하고 괴로웠다. 그녀는 원래 시험이 끝나면 곧 끝나서 결과가 나오면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일이 또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조금 귀찮기도 했다. 할 수 없이 몸을 일으켜 마이크 앞에 선 채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