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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그렇게 도로를 한참 달리고 미행으로 의심되는 차량을 따돌렸을 무렵, 한소은이 입을 열었다.

“노형원 그 자식... 내가 신생과 컨택하는 건 아닌지 확인하려고 사람을 붙인 게 틀림없어요.”

“왜요? 노형원한테는 신생으로 안 갈 거라고 말했어요?”

김서진이 눈썹을 씰룩거렸다.

“아니요. 전 아무 말도 안 했어요. 뭐, 노형원은 날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한소은이 노형원에게 약속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뭐 노형원은 그의 달콤한 말에 그녀가 또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말이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쉽다고 하지 않는가? 한 번 속인 이상 두 번이라고 못 속일까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하지만 노형원이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과거의 한소은은 노형원에게 모든 사랑과 신뢰를 주었지만 상사로서의 배신과 애인으로서의 바람을 목격한 순간, 공들여 쌓았던 신뢰와 사랑의 탑은 와르르 무너져버렸음을 말이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요?”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존중하겠지만 괜히 궁금해진 김서진이 물었다.

솔직히 말하면 한소은에게 상처를 준 노형원 그 자식에게 주먹이라도 날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제 김서진은 안다. 한소은은 그의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나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한소은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노형원 그 인간이 기자회견을 열겠대요. 그리고 나더러 모든 책임을 다 짊어지라네요?”

“그래요?”

아무렇지 않은 척 되물었지만 김서진의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언제 열기로 했는데요?”

“뭐 딱히 말은 안 했지만 빠르면 오늘 밤, 늦어도 내일쯤이지 않겠어요?”

“왜요?”

“하루라도 빨리 해결하고 싶을 테니까요.”

한소은은 고개를 돌려 말을 이어갔다.

“어젯밤 일로 노형원은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죠. 서원 웨이브의 명성에까지 영향을 미쳤으니 한시라도 빨리 해결하고 싶을 거예요.”

“그래서요? 인정할 생각이에요?”

“내가 미쳤어요?”

한소은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내 몫이었던 걸 전부 다 되돌려 받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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