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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정말 괜찮아. 언니 말대로 해. 그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잖아. 이참에 푹 쉬어. 앞으로는 쉬고 싶어도 못 쉴 테니까.”

한소은이 농담조로 말했다.

고집을 굽히지 않는 한소은의 모습에 오이연도 포기했는지 한층 누그러든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래도 혹시 내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 알지?”

“그래. 잘 갔다 와.”

전화를 끊은 한소은은 그녀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김서진과 시선이 마주쳤다.

“왜 그래요?”

“오이연 씨가 이 사건에 휘말리는 게 싫어서 잠깐 떠나라고 한 거예요?”

단박에 그녀의 속셈을 눈치챈 김서진이었다.

한소은은 흠칫하다 싱긋 미소 지었다.

“뭐... 그런 이유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한소은은 말을 이어갔다.

“이연이는 내 조수로 일했던 아이예요. 제가 이룬 모든 것들 이연이와 함께 이뤄낸 거나 마찬가지라고요. 노형원 그 인간이 나한테 모든 걸 뒤집어 씌우려고 한 이상, 증거를 잡기 위해 이연이한테도 자료를 요구할 거예요. 만약 계속 서원 웨이브에 묶여있다면 이연이 입장이 더 난처해지겠죠. 그러니까... 일단 잠깐 피해 있는 게 이연이한테도 저한테도 더 좋은 선택이에요.”

말을 마친 한소은은 다시 젓가락을 들었다. 역시 비싼 요리라 그런지 정갈한 플레이팅부터 맛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이렇게 마음 편히 식사를 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게다가 워낙 배고팠던지라 김서진 앞임에도 이미지고 뭐고 허겁지겁 식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한편 김서진은 한소은이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른 느낌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계획은 이미 다 세웠나 봐요?”

방금 전까지 불안함이 조금 남아있었지만 방금 전 그녀의 설명을 들어보니 일시적인 충동이 아닌 아주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해 온 복수였음을 알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마음이 놓였다.

한참 수저를 움직이던 한소은이 김서진을 바라보았다.

“아, 서진 씨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뭔데요?”

김서진은 벌써 다 먹었는지 젓가락을 내려놓고 냅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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