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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꿀꺽.

구릿빛 피부와 탄탄한 근육... 한소은은 마지막 남은 한 가닥의 이성으로 손을 뻗어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겨우 눌렀지만 결국 침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한소은. 한소은. 듣고 있어?”

한참을 떠들어대던 노형원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 한소은의 모습에 다급하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점점 다가오는 잘생긴 김서진의 얼굴을 바라보는 한소은은 노형원의 부름 따위에 대답할 여력 따위 남아있지 않았다.

뭐야? 지금 키스라도 하려는 건가?

한소은은 저도 모르게 두 눈을 꼭 감았다.

그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다가오던 김서진은 가까이 고개를 돌리더니 그녀의 귓가에 뽀뽀를 해준 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옷방으로 들어갔다.

쿠당탕!

순간 손에 힘이 풀린 한소은은 휴대폰을 놓치고 말았다.

카펫을 깔았으니 망정이지 그냥 바닥이었다면 액정이 박살 나고 말았을 것이다.

갑자기 들려온 굉음에 노형원이 짜증스레 소리쳤다.

“한소은,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내 말 듣고 있는 거 맞아?”

허리를 숙여 휴대폰을 주운 한소은은 액정이 깨지진 않았는지 자세히 살펴본 뒤에야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말 돌리지 말고 그냥 해.”

“너...!”

화를 내려던 노형원은 아직 입을 꾹 다물었다. 표절 사건을 해결하기 전까진 어떻게든 한소은의 기분을 달래줘야 했다.

“기자회견 시간 오늘 저녁으로 잡았어. 그러니까 회사로 와. 얼굴을 봐야 말을 맞추든 말든 할 거 아니야. 최대한 빨리 수습해야지. 정말 회사 이미지가 바닥까지 떨어지길 바라?”

끝까지 이기적인 자식.

“그럼 내 이미지는?”

“...”

한참을 망설이던 노형원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소은아, 이번 사건 때문에 회사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지 알아? 시원 웨이브는 우리 두 사람이 청춘을 바쳐 일궈낸 회사잖아. 정말 이대로 무너지길 바라? 이번 고비만 넘기면... 회사도 자리 잡을 수 있을 거야. 그럼... 그때 우리 결혼하자, 응?”

결혼... 또 이 핑계다.

창업에 성공하면 결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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