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은은 그녀를 바라보며 입가에 희미한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내가 정말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말하기를 바라는 건가요?”매우 평온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강시유는 당황했다.한소은은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고, 자신이 움츠러드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강시유는 이를 악물고 빳빳하게 머리를 들며 말했다. "허황된 말은 하지 마시죠, 저는 항상 행실을 바르게 해 왔습니다. 이 업계에서는 제가 재능이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저는 확실히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회사에서 제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모두가 보았어요, 당신처럼 입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시유야......"옆에 있던 노형원은 그녀의 팔뚝을 살짝 건드렸고, 다시 고개를 돌려 한소은을 바라보며 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주로 신예 대회 조직 위원회와 저희를 걱정하는 각계각층의 친구들과 소비자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자리이고 싶었지만, 아마 저희가 충분히 모든 것을 고려하지 않았고, 또 한소은 씨에게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희는......”"증거가 필요한 거죠?”노형원을 말을 끊고 한소은이 내밷은 말은 곧 모든 주의력을 그녀에게로 끌어당겼다.한소은은 침착하게 옆에 놓인 자신의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여러분들께서 모두 증거를 논하시니, 이게 가장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증거를 내보이겠습니다.”"한소은 씨, 당신이 말한 증거는 어떤 겁니까?"곧이어 기자가 질문을 해왔다.상황이 매우 흥미진진했고, 누구도 양보하려 하지 않는 모습에 지금 기자들은 어느 쪽이 진짜인지, 어느 쪽이 가짜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어느 쪽이든 모두 연기를 잘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증거는…....”한소은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강시유가 참지 못하고 일어나 말했다."증거는 시원 웨이브의 모든 직원들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누가 시원 웨이브의 조향사
"한소은 씨, 정말 증거가 있습니까, 아니면 거짓말을 한 겁니까? 만약 이 일을 실제로 법원에서 다투게 된다면 그 결과를 생각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지자, 한소은은 차분하게 현장을 한 번 둘러보았고 그녀의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에 현장은 곧 조용해졌다. 그녀는 붉은 입술이 살짝 열리며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한 번 고소해 보세요!” 한소은은 자리를 뜨는 게 쉽지 않을 줄은 알았지만, 노형원이 작은 통로에서 그녀를 막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는 강시유를 쫓아간 게 아니었나? 가지 않은 건가? 노형원은 어두운 얼굴로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 빛이 닿지 않는 곳에 있어 더욱 음침해 보였다.한소은은 발걸음을 멈추며 그를 별로 의식하지 않고 돌아서서 다른 방향으로 가려고 했지만, 뜻밖에도 누군가가 뒷길을 가로막았다.어쩐지 그가 떠나기 전에 사람들에게 몇 마디 귓속말을 하더라니, 알고 보니 이 일을 시킨 것이었구나?이거 정말, 그녀에게 한 방 먹인 셈이군. 앞뒤가 다 막혀있자 한소은은 아예 그를 향해 걸어갔다. "노형원 대표님, 이건 협박인가요 아니면 납치인가요?”노형원은 몸을 일으켜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그는 겉으로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온몸에는 이미 분노가 솟구쳤고, 구두는 바닥에서 낭랑한 소리를 내며 가슴을 두드리는 듯했다.무의식적으로 재빨리 주변을 훑어보자 이곳은 CCTV도 없었고, 그가 만반의 준비를 다 해놨으니 밖에 있는 사람들도 눈치채지 못할까 두려웠다. 그는 장소를 정말 잘 골랐다. “한소은.”노형원은 그녀의 이름을 조용히 불렀고, 목소리는 매우 무거웠다.“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내가 뭘 하려는지 노 대표는 모르는 거야?"그녀는 쌀쌀맞게 말했다."이전에 말을 다 끝낸 거 아니야?"어쩌면 그가 참을성 있게 그녀를 설득하려는 마지막 시도였을 지도 모르는 말을 했다. "방금 그런 말을 한 게 무슨 의미지? 꼭 나랑, 회사랑 정면 승부라도 하겠다는 거야?”"신생
"뭐라고?”노형원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너에게 기회를 줄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지금 와서도 너는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해. 노형원, 네가 보기에는 내가 그렇게 멍청해 보이니?”그녀의 말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입가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노형원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는 문득 앞에 있는 이 여자가 너무 낯설게 느껴졌고, 그가 몇 년 동안 알고 지내던 그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너무 날카롭고, 종잡을 수 없으며 통제하기 힘들어졌다."소은아, 그게 무슨 뜻이야? 날 못 믿는 거니?”"나는 너를 너무 믿어서 내가 어떻게 팔렸는지도 모를 뻔했어."한소은은 그에게 많은 말을 하기 싫어졌다. "지금까지 내가 너한테 가장 고마운 건 나랑 정식 계약을 맺지 않은 거 하나야. 온르 부터 너의 시원 웨이브는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그녀는 시원 웨이브 앞에 ‘너의’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말을 마친 뒤 떠나려 했다.하지만 노형원은 그녀의 팔목을 잡아당겼고, 비록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았지만 그녀를 이대로 보내면 안 될 거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아직도 내가 정식 계약을 하지 않은 걸 탓하는 거야?”그녀를 떠보며 물었다.“소은아, 그렇게 유치하게 굴지 마, 응? 계약을 체결하든 말든 그게 정말 그렇게 큰 문제야? 네가 신경 쓰는 게 이거면 진작 나한테 얘기하면 되지, 이렇게 많은 일을 벌여놔서 뭐해.”"시원 웨이브는 내 건데, 설마 네 게, 우리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야? 네가 지금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걸 넌 알기나 해?!”그는 그녀의 팔목을 더욱 꽉 쥐었고, 그녀는 팔목이 아려왔다.한소은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이거 놔!”"오늘 말을 똑바로 하지 않으면 놓지 않을 거야."잠시 뒤, 노형원은 자신의 말투가 너무 딱딱하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마음을 누그러뜨렸다.그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 한번 생각한 뒤 한소은을 흘겨보며 말했다.“소은아, 설마 지금 질투하는 거니?”사실 노형원은 자신과 강시유의 관
지금 그는 많은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고, 사태가 급해 먼저 한소은을 진정시키는 게 급선무였다.한소은은 조금 우스웠다, 여러 해 동안 그렇게 바랬던 말을 지금 듣다니, 정말 모순적이지 않을 수 없다. 혼인신고? 결혼? 꿈도 야무지지!그녀는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거두며 숨을 한 번 고른 뒤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네가 증명을 해 보이고 싶다면 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가 없지. "그녀의 표정을 본 노형원은 그녀가 자신에게 설득당했다고 생각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녀에게 한 발자국 다가갔다. “그래, 우리에겐 신뢰라는 게 있잖아? 넌 매번 나를 도와 난관을 헤쳐 나갔어, 이번에도 그럴 수 있고, 안 그래?”"그럼.”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사실 나한테 너와 강시유의 결백함을 증명하고 회사가 지금 직면한 상황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해.”"무슨 방법?"노형원이 다소 격앙된 표정으로 물었다.그럴 수만 있다면, 당연 최고의 상황이었다.요 며칠 그는 이 일에 전력을 다하며 수많은 공공업무를 했지만, 여론의 입김은 여전히 매우 셌고, 시원 웨이브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았으며 이 점은 이틀간의 판매량에서 알 수 있었다. 특히 이들처럼 성장하고 있는 기업은 평판이 매우 중요했다.적어도 한 가지 그가 옳은 말을 했다면, 그가 예전부터 매번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그녀가 그를 도와 함께 극복했다는 것이다. 신제품 출시와 아이디어 제의 등 그녀는 모두 최선을 다했고, 두 사람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 혼수를 만들고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방법은 간단해.”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침착하게 말했다."지금 다시 기자 회견장으로 돌아가서 마지막으로 해명하는 거야. 언론과 기자들에게 과거 시원 웨이브의 모든 향수는 나의 작품이고, 과거에 받은 모든 상도 내가 받아야 했다고 말해. 너, 갈 거야?”노형원은 눈을 부릅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분명 거리가 남아 있었지만 그는 그녀가 거의 자신의 눈앞에 와있다는
노형원은 걱정 어린 얼굴을 점차 내려놓고 음흉해진 눈빛으로 눈앞의 한소은을 노려보며 음침하게 말했다. “너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나는 내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것만 원할 뿐이야.”그녀의 요구는 매우 간단했다.그녀는 욕심을 부리지 않지만, 그녀의 것이어야 할 것은 더 이상 남에게 양보하지 않았다."하하......”노형원은 목에 두른 넥타이를 잡아당겼고, 답답했는지 단추를 하나 더 풀었으며 두 손을 허리에 꽂고 그녀를 흘겨보았다.“네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게 뭔데? 요 몇 년 동안 네가 먹고 쓰고 살았던 것 중에 내 돈을 쓰지 않은 게 뭐가 있어? 네 방세조차도 내가 낸 거야! 그런데 마땅히 받아야 할 것?"한소은은 눈앞의 낯선 얼굴을 보자 갑자기 우스워졌다.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억지를 부릴 수 있다니, 심지어 이렇게 당당하다니, 정말 기가 찼다. 그녀가 화가 난 것은 노형원이 아니라 자신이었다.몇 년 동안 도대체 눈이 어디까지 멀어서 왜 이런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에게 전념했던 건지. 왜 애초부터 그의 진면목을 간파하지 못했을까?노형원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가 스스로 잘못을 깨달은 줄 알고 계속 말을 꺼냈다. "향수 몇 개 만들었다고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마. 향료는 누가 제공해? 또 실험실은 누가 빌렸고? 내가 이런 것들을 지원해 주지 않았으면 넌 뭘 할 수 있는데?”한소은은 천천히 눈을 들어 입술을 움직였다."그러니까, 시원 웨이브의 이전의 향수 대부분을 내가 개발했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그렇다면 뭐! 회사의 운영과 투자 시장, 홍보가 없는데 그렇게 쉽게 팔릴 줄 아는 거야?”그가 거드름을 피우며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언뜻 듣고 있으면, 그의 말이 정말 일리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한소은은 그의 말속 여러 가지 허점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않고 담담히 웃기만했다."인정하면 됐어.”"말이 여기까지 나왔는데 우리가 뭘 더 논쟁을 하겠어, 의미 없는 싸움 그만하자.”
노형원은 한 손에 담배를 끼고 머리를 옆으로 기울이며 새끼손가락으로 두피를 긁적거리며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왔다.“하지만......”"좋은 말도 다 했고 이해관계도 분명히 밝혔는데, 너는 여전히 이렇게 고집불통이고말을 듣지 않으니까 난 너를 먼저 진정시키고, 네가 확실히 이해하게 되면 다시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네!”말을 마치자 그는 턱을 치켜올리며 그 몇 사람을 향해 눈짓을 보내고는 뒤돌아섰다.이렇게 간단한 일은 그가 직접 할 필요가 전혀 없다.뒤에서 윙윙거리는 바람소 리와 함께 주먹과 발이 오가는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노형원은 얼굴을 찡그렸고, 막 돌아서서 그들에게 주의를 주려 했다. 경호원 두 명이 여자 하나를 가지고 이렇게 큰 소동을 부릴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몸이 반쯤 기울어졌을 때, 그는 이미 제자리에서 굳어졌다. 매서운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으며 거의 동시에 날카로운 비수가 이미 그의 목 앞으로 다가왔다. 그 비수의 칼날은 서늘한 빛을 띠고 있었으며 그는 그 서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고, 이것이 결코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식은땀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노형원은 입술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뭐......뭐 하는 거야?""내가 먼저 너한테 뭐 하는 거냐고 물어봐야 되지 않겠어?”한소은이 차갑게 말했다. 지금 그녀는 조금도 유약하지 않았고 매우 냉혹했다."네가 어떻게…...”노형원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요 며칠 동안 그는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고, 이는 생전 가장 큰 악몽이라고 느꼈다.그가 알고 지낸 지 5년, 연애한 지 3년이 된 여자가 점점 낯선 사람처럼 변해갔고, 심지어 눈앞의 여자가 그가 알고 있는 그 한소은이 맞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동명이인이거나, 아예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건 아닐까?“내가 어떻게 주먹질을 할 수 있냐고?”한소은은 그의 마음속 깊은 곳의 의혹을 대놓고 말한 뒤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다 네 덕분이지.”노형원은 그녀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목
"어떻게 오셨어요?"이런 순간에 그를 마주치니 한소은은 매우 기뻤다.김서진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자상하게 뒷자리의 에어컨 바람을 줄여주며 겉옷을 그녀의 어깨에 걸치며 말했다.“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가요?”시간상으로는 그녀가 진작 이 길을 나왔어야 했는데, 조금만 더 있었으면 그는 차에서 내려 직접 가서 볼 뻔했다.“별일 아니에요.”그녀는 손가락 사이를 벌리며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주려 했지만, 손을 들 때 무의식적으로 “앗” 하는 소리를 내고 말았다.그녀가 숨을 헐떡이는 소리에 김서진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손을 잡아당겼다.그의 얼굴빛은 차갑고 목소리는 더욱 차가웠다. 그의 얼굴에 있는 모든 선들은 그가 지금 불쾌하다는 걸 표현하고 있었다. 그러자 한소은은 황급히 설명했다."아뇨, 오랫동안 몸을 움직이지 않아서 좀 시큰거리는 것뿐이에요.”그가 믿지 못할까 봐 그에게로 몸을 돌리며 다시 말했다."못 믿겠으면 한 번 보세요, 자, 어딜 다쳤나요?”김서진은 그녀를 응시하다가 갑자기 손을 내밀어 엄지손가락과 검지로 그녀의 뺨 양쪽을 가볍게 쥐었다.그러고는 그녀의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상하좌우를 꼼꼼히 체크했고, 그의 시선은 그녀의 목, 쇄골, 팔뚝까지 이어졌다......한소은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그녀는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지만, 그는 정말 꼼꼼하게 그녀가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섭섭함이 많이 풀렸다. 솔직히 섭섭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노형원을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그녀가 알던 그는 점잖고 매너 있는 남자였지만, 최근 잇달아 일어난 일이 그녀의 인식을 바꿔버렸다. 그는 양다리뿐만 아니라 그녀에게 매우 계산적이었고, 그의 본모습을 완전히 드러낸뒤로는 그녀에게 무력을 쓰기까지 하니......비록 이 남자에 대해 완전히 단념했다고 하지만, 5년 동안의 감정인데 그녀가 이렇게 자유자재로 감정을 조절할 수는 없었다.그에 대한 분노 말고도 슬프고 실망스러운 감정 또한 있기 마련이다. "한 가지
그가 요 며칠 그녀를 위해 한 일은 몇 년 동안 노형원도 불가능했던 일이었다."왜냐하면......당신은 제 아내니까요."수줍어하면서도 피하지 않는 그녀의 반응은 김서진에게 용기를 불어 넣었다. 그는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에게 키스했다.——노형원이 완전히 풀이 죽은 얼굴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그는 언젠가 누군가가 목에 칼을 대고 위협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한소은이라니! 그녀의 권법은 어떻게 그렇게 좋을 수 있단 말이지?그녀가 언제 그렇게 연습했는지 왜 자신은 모를까? 그녀는 도대체 그가 모르는 일이 얼마나 많은 걸까?“쨍그랑.”발밑에 조각들이 흩어지며 소리를 냈다. 이 난장판 속에서 강시유는 거실 가운데 소파에 앉아 품에 쿠션을 안고 있다가 그가 오는 것을 보자마자 그에게 말했다. "용케도 돌아왔네!”그녀가 던진 쿠션이 그의 등 뒤에 있던 문을 박은 뒤 바닥에 떨어졌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허리를 굽힌 뒤 조각들을 피해 그녀에게 다가와 옆에 앉았다.예상은 했지만 이런 광경을 실제로 보니 마음이 착잡해졌다. "뭐 하는 거냐고?"강시유는 똑바로 앉아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이제 어떡할 거야? 한소은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들을 너도 다 들었잖아, 난 걔가 분명 믿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넌 내 말을 듣지도 않고! 이제 됐어, 걘 이제 물고 늘어져서 놓지도 않을 거야. 내가 지금 무서워서 sns도 못 들어가고 있는 걸 알기나 해?”"왜 못 들어가?"노형원이 말했다."넌 켕기는 것도 없고 당당한데 말이야.”"됐어. 이런 말은 기자들 앞에서나 하면 그만이지. 지금 너한테 방법을 찾으라는 거지 날 얼렁뚱땅 달래라는 게 아니야!"그녀는 노형원의 팔을 잡아당기며 애교를 부렸고, 그녀가 발표회에서 홀연히 자리를 뜨게 된 것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소은이 그렇게 소란을 피우면 계속 자신에게 불리해지니 차라리 화를 내며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이제 와서 나한테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