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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8화

통제하는 것이 실험의 목적이라면, 보통 다른 사람을 조종하기 위한 실험일 것이었다. 누가 자기를 조종하려 하겠는가? 만약 조종하려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조종한단 말인가?

“내, 그런 뜻은 아니에요.”

원철수가 잠깐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

“주효영의 몸에 있는 독은 전에 제가 가지고 있던 것과 더 비슷하지만 또 좀 달라.”

김서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임상언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얼음물을 양손에 쥐고 찬 수건을 목에 걸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진정될 것처럼 말이다.

모두가 김서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하게 말해면 주효영 몸속의 독은 세포 분열과 성장을 촉진하고 몸 안의 세포들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촉진제라는 거죠.”

“그러니까...”

잔뜩 잠긴 목소리로 임상언이 천천히 말했다.

“그러니까 원철수 씨가 그랬던 것처럼 몸이 빨리 부풀어 오르고 막 갈라지기까지 할 거라는 거죠?”

“크흠...”

원철수는 가볍게 기침을 했다. 독에 중독돼 정신이 혼미했을 때도 많았다. 나중에 둘째 할아버지 집 CCTV를 봤는데 그 시절은 그에게는 시달림이었을 뿐만 아니라 치욕이었다.

자꾸 웃통을 벗고 마당을 뛰어다니질 않나, 2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리질 않나... 생각만 해도 너무 창피해서 지금 당장 달려가 위층에서 확 뛰어내리고 싶었다.

원철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나서 말을 이어 나갔다.

“비슷해요. 하지만 여자와 남자는 몸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약이라고 해도 효과가 다를 수 있어요. 다른 약을 썼을 가능성도 있고요.”

“내가 지금 궁금한 게 이거예요. 도대체 무슨 실험이길래 본인의 몸으로 실험을 하는 건지.”

한 손으로 턱을 괸 채로 김서진은 생각에 잠겼다.

이것이 바로 김서진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었다. 사람이라면 어떤 일을 하든 그 목적이 있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주효영의 목적은 무엇일까?

이 여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의 생사도 신경을 쓰지 않았으며 무언가를 한다고 해도 별 이유가 없는 것만 같았다.

말하자면 주효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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