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선생은 더 의문스러웠다.솔직히 잘 알아듣지 못했다.“그 뜻은…… 그대로 방치하고 변이하게 놔둔다는 말씀인 가요?”모 선생이 고민하다 물었다.한소은이 고개를 흔들었다.“제 말은 우리 한약의 역할은 인체가 침해당한 오장육부를 조절하고 자신의 면역 기능을 동원하여 기를 보양하고 공격을 방어하는 뜻이예요. 모든 사람의 몸은 스스로에 대해 보호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통 감기는 약을 먹지 않아도 며칠 지나면 나아요. 그게 인체의 자기 보호와 방어이고요.”“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이 방어기제를 파괴했고, 제가 지금 연구하고 있는 약의 역할은 사람의 방어기제를 복구해 신체가 능동적으로 대항하고 박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한소은 진지한 설명에 모 선생도 멍하니 듣기만 하였다.몇 초가 지난 후, 그는 입술이 움직였다.“그게 가능해요?”그가 듣기에 이것은 그야말로 헛소리 같았다!‘인체 방어 메커니즘이 복구되고 스스로 대항할 수 있으면 의사가 왜 필요해?’‘약물 개발, 그거 표적 바이러스를 공격하기 위한 거 아닌가?’‘역시 한의사는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하고!’그는 여기에 머무르는 것조차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고 일어섰다.“저 일단 다른 부서로 가볼게요, 일 보시면 필요한 거 있으면 호출하세요.”“네.”한소은은 그의 경멸을 이해했고 따로 해석하지도 않았다.설명이 필요한 게 아니다. 아는 사람은 자연히 알고 믿지 않는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니 설명해도 의미가 없다.관찰 데이터를 기록한 후 그녀는 실험실에서 나와 일련의 소독을 마치고 일반 작업실로 돌아갔다. 그리고 고 주임을 보았다.“소은 씨, 밤새운지 며칠 재예요?”“얼마 안 됐어요.”눈을 비비며 그녀는 걷잡을 수 없이 하품을 했다.“얼마 안 됐다니! 지금 눈에 붉은기가 가득한데.”고 주임은 정색하고 엄숙하게 말했다.“이러면 안 돼요! 임무가 급하긴 하지만 사람도 쉬어야 하니까, 이러다가 약은커녕 소은 씨가 먼저 쓰러질 수도 있어요!”“알아요.”
‘이해는 한다만…… 서진 씨는 어떻하지?’거기에 돌봐주는 사람도 있고 경씨도, 의료진도 있지만 그래도 바이러스니까 밖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모르고 하여 걱정이 되었다.다행히 핸드폰은 여전히 사용 가능하니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 명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알겠습니다. 여기에 남을 게요.”고 주임이 한숨을 내쉬었다.“소은 씨, 그리고 모두에게 어려운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상황이 이러니 이해해주었으면 해요. 나도 여기에 같이 남을 거예요.”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막 떠나려던 참에 다시 몸을 돌렸다.“혹시 잠복기는 어느 정도되나요?”“현재로선 7일 정도인데, 아시잖아요, 우리 데이터 부족한 거, 국내 케이스도 제한되어 있어 7일 이상인 거는 장담할 수 없어요.”그 말은 적어도 7일 동안은 이곳을 떠날 수 없다는 얘기다.한소은은 그녀를 위해 마련해 준 휴게실로 돌아왔다. 크지는 않지만 정말 고 주임이 말씀하신 것처럼 물건은 준비되어 있고 안에 샤워 가능한 작은 화장실도 있어 그래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한소은은 손으로 허리를 짚고 앉았다. 뒷허리가 뻐근한 것 같았다. 이때 비로소 피곤함을 느꼈다. 아마도 긴장감이 풀려서 그런지 좀 졸리기도 하였다.원래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어 김서진에게 상황을 물어보려고 했는데 번호가 뜨기도 전에 위아래 눈꺼풀이 달라붙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잠이 들었다.얼마나 오래 잤는지 모르겠지만, 손의 진동이 그녀를 깨웠고 갑자기 놀라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뇌는 이미 다운된 상태였다.몇 초가 지나서야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반응을 하고 핸드폰을 보았다. 진가연의 전화였다.그녀는 약간 부풀어 오른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몸을 일으켜 전화를 눌렀다.“여보세요?”“언니, 요즘 집에 안 갔어요?”진가연이 직설적으로 물었다.“응, 밖에 좀 볼일 있어서 요즘 돌아갈 수 없을 거 같아.”“그럼…….”머뭇거리다가 진가연은 말을 잇지 못하고 약간 망설였다. 한소은이 생각하고
진가연은 지금 마음이 매우 혼란스러웠다. 아버지가 왜 다른 사람처럼 변했는지 모르지만 아버지의 변화는 사촌 언니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들어보니 단순히 변화 것만 아닌 것 같았다.녀는 갈 곳도 없고 털어놓을 사람도 없으니 한소은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한소은은 미간을 찌푸렸다.진가연이 처음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당시 그녀의 모든 마음은 김서진한테 있었고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 “지금 어느 위치야?”“저…….”진가연이 주위를 둘러본 뒤 말했다.“오동거리 도로변에 있는 밀크티 가게 앞에 있어요. 언니 나 정말 어디에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만약 다시 집에 돌아간다면 아버지가 또 날 가둬놓을 거예요. 나…….”“움직이지 말고 거기에서 기다려, 내가 사람 보낼 게.”한소은이 조용히 말했다.“걱정마, 일단 자리부터 잡고 천천히 얘기하자.”“네!”진가연이 얌전히 대답했다.“고마워요…….”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소은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이런 인사치레의 고마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여자 혼자서 한밤중에 밖에서 이러고 있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그녀도 지금 밖에 나갈 수 없다. 그런데 그대로 진가연을 내버려둘 수도 없었다.전화를 걸어 부하들에게 차를 보내 진가연을 데려오라고 분부하고 진가연을 자신의 명의로 된 아파트로 보내라고 지시했다.호텔은 진정기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자기 집도 그렇게 마땅한 곳은 아니다. 이 모든 것이 준비되고 나서야 그녀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한숨을 쉬었다.정말 너무 힘들다.에너지 소모가 많아 한소은은 흐리멍덩하게 또 잠이 들었다.잠이 든 후, 그녀는 아주 긴 꿈을 꾸었다. 한소은은 이 기지에서 떠나는 꿈을 꾸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진가연이 막 진정기에게 잡혀가고 있었다. 꿈속이라 진정기 얼굴이 흐릿하게 보였지만 표정은 흉악했다. 그리고 한창 다투고 있을 때 김서진도 돌아왔다.김서진은 건강을 회복한 것처럼 보였다. 한소은이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며 마중 나
한소은은 물을 한 잔 가득 붓고 단숨에 반쯤 들이켜고 나서야 조금 진정되었다.한소은은 심호흡을 했다. 꿈속의 장면은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이 바이러스가 사람을 괴물로 만들지는 않더라도 모든 사람의 머리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될 수 있다. 그쪽 정부에서도 남아시아의 현재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염 현상이 매우 심각하고 전염을 확대하지 않기 위해 각 지역을 봉쇄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염 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었다.심지어 때로는 왜 그런지 알 수 없이 퍼지기도 하였다.국내는 지금 일찍 발견했고 통제도 일찍 했지만 상황이 또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모른다. ‘계속하면 더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이 바이러스는 사람마다 반응이 달라서 정말 다루기 힘들어.’한소은은 또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아직도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옷을 다시 입고 휴게실을 나선 그녀는 그 환자가 사는 구역에 이르렀다.여전히 그 칸막이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작은 방이다. 한소은은 들어가지 않고 문 밖에 서서 잠시 바라보았다.어린 여자 아이는 잠들지 않았다. 침대 위에 앉아 두 손으로 바비 인형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모 선생의 말로 그 인형은 그녀의 엄마가 그녀에게 남겨준 것이라고 하였다.지금 그녀의 작은 얼굴에는 즐거운 웃음이 가득했다. 구부러진 눈매도 보기에 매우 예쁘고 사랑스러웠다.밖에서 보고 있는 한소은도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굽혀 그녀의 웃음과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갑자기 어린 소녀가 고개를 들었다. 문 밖에 서 있는 한소은을 보고 어리둥절해하다가 입을 벌리고 크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그녀의 이런 모습을 본 한소은도 손을 흔들며 응했고 이어서 문을 밀고 들어갔다.“언니…….”“아줌마야.”한소은이 그녀의 호칭을 바로잡았다.“예쁘잖아요, 그럼 언니예요, 아줌마가 아니고.”소녀는 입도 달콤하고 웃음도 더 달콤했다. 한소은은 마음속까지 달았다.하지만 다음 순간, 소녀는 얼굴을 찡그리며 기침을
간단하지만 소희에게는 너무 어려운 문제이다.“난 엄마 밖에 없어요.”작고 가벼운 목소리가 한소은의 가슴을 쥐어뜯었다.하소은은 심호흡 하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웃으려고 노력했다. “왜 엄마밖에 없어, 언니도 있잖아, 그리고 삼촌이랑 이모도 있고, 여기 의사 선생과 간호사 언니도 소희를 많이 좋아하고 아끼고 있어.”이 말을 듣고 소녀의 미소는 마침내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코에서 붉은 액체가 흘러나와 천천히 콧구멍에서 입술로 미끄러졌다. 한소은은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옆에서 휴지를 꺼내 닦았다. 소녀는 불편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멍하니 눈을 크게 뜨고 그녀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소희야, 너 코피 흘렸어!”한소은은 한 손으로는 어린 소녀의 이마를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는 휴지로 코피를 닦았다.그러나 그 피는 곧 휴지로 스며들었고 그녀는 다시 새 종이를 잡아당기고 다시 막았다. 그렇게 몇 번 반복했다.한소은은 비상벨을 눌렀고 그 소리에 곧 사람이 들어왔다. 들어온 사람들도 이 상황에 놀라며 급히 기구, 소독솜, 거즈를 챙겨왔다.가까스로 피를 멈추었지만 소녀는 혼수상태에 빠졌다.지금 상황으로 한소은이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이미 소희의 맥을 봤고, 맥은 매우 불안정하고 허부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건 기허혈손의 증상이다. 그녀는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의사들의 지금 최신 의료 기기로 그녀의 몸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호흡이 한결 진정되고 나서야 한소은은 몇 걸음 물러서서 방을 나갔다. 이마에는 땀투성이고 이마의 땀으로 머리카락까지 젖었다.가슴이 마치 큰 바위가 눌린 듯 숨이 막혔다.아직 어린 아이인데 미친 바이러스의 고통을 겪어야 하니 정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 누구도 이 바이러스의 공격에서 피할 수 없다.조금 더 속도를 내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그렇고, 소희가 먼저 버틸 수 없게 될 지도 모른다.애가 어리지만 철도 들고 또…… 불쌍하기도 하였다. 한소은은 그 아이가 자기 눈앞에서 그렇게 다시 고통스러
옆에서 침묵하던 모 선생이 입을 열었다.“백신 기지는 이미 건설되고 있었어요. 지금쯤 사용하기 시작했을 거고 입찰도 얼마 전에 완료되었다고 들었어요. 곧 관련 전문가들도 도착할 것이고 바이러스 예방 방면에 어느 정도 작용이 있을 거예요.”이건 확실히 좋은 소식이다.한소은의 조급했던 마음도 조금 가라앉았다. 그러고는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백신은 이미 개발된 건가요? 효과는 믿을만한가요? 임상 실험을 통과했는지 인체에 어떤 부작용과 위해를 가져다주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누적되었나요?”고 주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백신은 우리와 같은 부서가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선 우리도 잘 알지 못해요. 하지만 백신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분명히 충분한 임상 실험과 여러 단계의 검증을 마쳤을 거예요. 이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요. 당신에게 이걸 말해주는 건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는걸 알려주고 싶어서 에요.”“한소은 씨가 조급해하는 거 이해해요. 하지만 너무 초조해하지는 말아요.”“모든 일은 한발 한발 천천히 가야 하는 거예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 바이러스를 없애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조금 전까지도 초조했던 한소은의 마음은 고 주임의 말을 듣고 한결 마음이 놓였다.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제가 생각이 짧았어요.”모 선생이 앞으로 한발 다가가며 한소은에게 기록부를 전해주었다.“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3호와 11호 실험용 생쥐가 건강을 되찾았어요. 별다른 후유증도 없고 상태도 호전되고 있어요. 당신이 만든 약이 정말 효과가 있을지도 몰라요.”모 선생은 말을 대놓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실을 알려주긴 했다. 그는 사실 마음속으로 한의학과 한소은을 경멸하고 있었다.한소은은 기록부를 받아 두어 번 쓱 훑어보더니 기록부를 닫았다.이 수치들은 한소은이 예상한 결과가 맞는 것인지를 증명해 줄 수치들이다. 그 결과, 한소은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 기록부의 수치들은 그녀가 예상했던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큰 문제는 아닐 겁니다.”고 주임은 한소은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럴 리가요! 지금 우리가 조심스럽게 바이러스를 통제하고 있지만, 이 바이러스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게 많아요. 게다가 변이 확률이 높아서 잘 통제하지 않으면 퍼질 가능성이 높아요. 그때는…….”“이 환자는 조금 특이해요. 우리가 그를 발견했을 때 그는 이미 전문가가 방역 조치를 했어요. 게다가…… 그와 밀접한 사람들도 모두 방역 조처를 했을 거예요. 하지만 안전을 위해 우리가 그들을 센터로 데려가 격리하여 관찰할 거예요.”“전문가라니요??”예민하게 이 몇 글자를 붙잡은 한소은은 눈썹을 찡그렸다.“이 환자의 곁에 의사가 있었다는 말인가요?”고 주임의 굳게 다물었던 입이 다시 열렸다.“그렇게 이해해도 되요!”그는 피곤한 듯 말을 끝내고 머리를 뒤로 기댄 채 눈을 감았다.한소은은 원래 몇 마디 더 묻고 싶었지만, 그가 그렇게 피곤한 모습을 보이자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소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큰 의심이 있었다.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이 점점 더 강렬해졌다.차가 멈추고, 문이 열렸다.한소은이 차에서 내리자 도착한 위치가 지하 주차장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이곳은 낯이 익었다.“고 주임님?”한소은은 차에서 내리고 있는 고 주임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그는 담담한 눈빛으로 손을 들었다.“위층으로 올라갑시다!”스태프들과 한소은은 고 주임을 따라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그들을 태운 엘리베이터는 곧장 위층으로 향했다.마음속의 불안감이 커지자, 한소은은 다시 고개를 돌려 고 주임을 바라보았다.“고 주임님…….”“땡!”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문이 열리자, 밖에서 경호원이 그들을 막았다.“당신들 뭡니까! 여기는 개인 병실이니 출입 금지입니다!”“우린 58번 환자를 데리러 왔어요. 이건 우리의 신분을 증명해 줄 서류에요!”그들 중 스태프 한 명이 경호원에게 서류를 보여주었다.하지만 경호원들은 조금도 비켜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당신들이 누구든 출입
“난 이해 못 하겠어요. 만약 서진 씨를 데려가려는 거면 왜 내게 말하지 않았나요? 58번 환자는 뭐고 새로운 환자는 또 뭔가요? 지금 이게 무슨 뜻인지 설명 좀 해봐요!”한소은이 고 주임에게 따져 물었다.이번에 한소은은 정말 화가 났다.만약 정말 김서진을 데려가려 하는 거라면, 그들이 김서진을 발견해 그런 거라면 그녀는 이해할 수 있다.하지만 기지에서 여기까지 오는 내내 자기에게 아무 말도 꺼내지 않은 건 이해할 수 없었다.고 주임은 한소은을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내가 허락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 거죠? 내가 반대할까 봐, 내가 서진 씨를 다른 곳으로 옮길까 봐 말하지 않은 거죠?”고 주임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한소은이 제멋대로 추측했다.“한소은 씨, 그렇게 많은 생각할 필요 없어요. 당신도 기지에 한동안 머물렀고, 이 병이 얼마나 특수한지,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겠죠. 미리 알려주지 않은 것도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서…….”“만일이라니요!”한소은은 매우 화가 나서 말했다.“이건 명백히 나를 믿지 않는 거예요! 당신들이 나에 대한 신뢰가 이렇게 없는데 왜 나를 받아준 거예요? 당신들이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더 이상 기지에 남을 필요가 없어요. 안 그런가요?”“한소은 씨를 못 믿는 게 아니라, 그냥…….”“서진 씨를 데려갈 수 없어요!”한소은이 한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고 주임의 말을 끊었다.“당신이 말했듯이, 서진 씨의 곁에는 가장 전문적인 의료진이 있고, 가장 전문적인 의사가 있어요. 여기서 절대로 병을 퍼지지 않을 거예요.”“또한 방역 조치도 철저하게 할 거예요. 그를 기지로 옮기는 건 없던 일로 해요. 고 주임의 호의는 마음만 받을게요. 그만 돌아가세요!”한소은의 말이 끝나자, 경호원들이 다시 그들을 겹겹이 에워쌌다.순간에 서로 대치하는 상황이 되었고 금방이라도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아 보였다.고 주임은 이런 결과를 예상한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한소은 씨, 너무 흥분하지도 말고 감정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