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말에 김승엽은 갑자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렇다, 무술을 겨루는 데에는 승패가 갈리기 마련이다. 그러는 도중 상처를 입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 게다가 우해영은 확실히 연약하지 않았다. 방금 그런 말을 하면서 김승엽은 조금 찔리긴 했다.처음부터 김서진과 따지기엔 부족한 이유였기에 김서진이 이렇게 말하자 더욱 말문이 막혔다.이때 여유롭게 꽃차를 마시며 드라마를 보고 있던 김지영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서진아,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 무술을 겨루어 보았다는 것도 네 의견일 뿐이잖아. 우해영이 왜 갑자기 너와 무술을 겨룬 거지? 게다가 언제부터 네가 무술을 그렇게 잘하게 되었는지 고모인 나도, 할머니도 모르는 일인데."이 말에 정신이 번쩍 든 김승엽이 빠르게 말을 가로챘다."그래, 맞아! 네가 언제 무술을 배웠는지 왜 우리는 몰랐지? 뭘 하려고 무술을 배운 거야?"“할아버지께서 나보고 무술을 배우라고 했어요. 당신들은 몰랐다지만 일부러 숨기지도 않았죠. 그저 당신들이 내가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았던 거뿐이에요. 내가 왜 무술을 배웠는지는...”김서진이 김승엽을 한번 쓱 보더니 이어서 말했다. 그의 눈빛은 마치 칼날처럼 날카로웠다.“작은아버지. 우리 아버지의 형제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우리 김씨 가문의 자식이 왜 이렇게 적은지 당신이 누구보다 잘 아실 텐데요.”김서진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니 당황한 김승엽은 입을 떡 벌리고 더듬거렸다."내, 내가 어떻게 알아! 내, 내가 왜 그런 걸 알아야 하지?"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김승엽이 펄쩍 뛰며 따져 물었다.“너 지금 무슨 뜻이야? 둘째 형과 셋째 형이 죽었을 때 내가 얼마나 컸다고! 설마 내가 그들을 해쳤다는 말이야? 그리고, 네가 무술을 배운 게 나하고 무슨 상관인데! 지금 내가 묻는 건 네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무술을 배웠느냐 말이야! 이렇게 험악한 무술을 배우다니!”김승엽은 말을 돌릴 구실을 찾은 듯 흥분하며 이어서 말했다.“맞아!
"그만 해요!"김서진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흐느끼던 그의 할머니가 깜짝 놀라 갑자기 울음을 멈추었다.멍하니 김서진을 바라보며 그가 왜 화내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김서진은 일 처리에 있어서 항상 냉철했다. 하지만 김씨 가문의 사람들에 있어서 결국의 자기의 웃어른이었기에 할아버지를 생각해서라도 그들과 맞서려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점점 더 주제를 모르고 나대기 시작했다.최근 몇 년간 뒤에서 꼼수를 쓰는 몇몇 사람들을 소리 없이 회사에서 쫓아내 버렸다. 사실 김승엽이 회사에 조용히 있기만 하다면 그까지 내쫓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김승엽 그 사람은 사업하는 머리는 없으면서 계속 개인의 이익을 탐하려고 했고 회사의 분위기를 흐려놓았다. 그렇기 때문에 김서진은 하는 수 없이 그를 회사에서 내보내고 시시한 일을 맡기면서 배당금을 나누어 받을 수 있게 했다.그러나 그들은 그걸로 만족하지 않고 웃어른이라는 신분으로 자기에게 가르치려 드니 더 이상 참아 줄 수 없었다."난 김씨 가문의 후손이고 당신들은 내 웃어른들이에요. 하지만 김씨 가문의 권력은 내 손에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우리 김씨 가문의 가훈, 모두 잊었나요?"그는 분노에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노부인을 쏘아보며 말했다."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도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대드셨나요? 할아버지가 김씨 가문의 권력을 쥐고 계셨을 때도 이런 식으로 자기 말을 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나요? 증조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께서 웃어른이라는 신분으로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요구한 적이 있나요?"김서진의 할머니는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다.그녀는 많은 것을 잊어버릴 만큼 나이가 많았고 시어머니로부터 가혹한 비판을 받은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김씨 가문에서 항상 순조롭게 지냈다.하지만...김서진의 아버지는 그녀의 마음에 들지 않는 며느리를 아내로 맞이했다.그 여자는 평범한 가문 출신이었고 김씨 가문에 하나도 어울리지 않았다. 그저 얼굴이 반반한 것 외에는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김서
김서진의 카리스마가 너무 압도적이었는지 남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그가 떠난 지 한참이 지나서야 노부인이 정신을 차리더니 “억”하며 울부짖었다.“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손자에게 이런 대접까지 받아야 하는 거야!”“어머니, 울지 마세요. 그 자식은 은혜조차 알지 못하는 놈이에요. 어머니도 그 자식이 그런 사람이라는 거 잘 아시잖아요. 그 자식은 정말 김씨 집안 사람들과 닮은 곳이 하나도 없어요! 우리와 사이가 좋지도 않고. 내가 진작에 김씨 가문을 그런 자식 손에 들어가게 하면 안 된다고 아버지에게 말했었는데 아버지는 듣지도 않으셨죠. 지금 봐요. 이젠 어머니를 안중에 두지도 않잖아요!”김승엽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노부인의 가슴에 박힌 가시가 되어 버렸다.노부인은 김서진이 죽을 만큼 싫었지만 그를 어떻게 할 수가 없다.김서진의 할아버지가 살아있을 때 노부인과 가업을 이을 후계자를 두고 여러 번 싸웠었다. 노부인은 자기의 아들인 김승엽에게 가업을 물려받길 바랐다. 아들이 살아있는데 아들을 뛰어넘고 그런 손주에게 가업을 물려준다는 게 못마땅했다. 하지만 김서진의 할아버지의 고집을 아무도 꺾을 수 없었다. 김씨 가문의 가주는 김서진의 할아버지였기에 그가 한 말이 곧 가문의 법이고 가문의 규율이었다. 그렇다 보니 노부인은 가업이 모두 김서진의 손에 들어가는 걸 눈 뜨고 볼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자 친할머니라는 신분으로 김서진을 어떻게 해 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김서진은 노부인의 말을 조금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신경 쓰지 않는 김서진은 오직 할아버지의 얘기를 꺼낼 때만 노부인을 조금 존중해 주었다.그러나 지금은 할아버지 얘기를 꺼내도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방금 그가 무슨 말을 했었던가! 한 번만 더 그의 뜻을 거스르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뭘 어떻게 하겠단 말인가? 설마 김씨 가문의 어르신인 자기를 내쫓기라도 할 속셈인가?이렇게 생각하면서 노부인은 분노에 몸을 부르르 떨
“어머니, 혹시 김서진 그 자식, 우리 김씨 집안의 핏줄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김지영의 말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김승엽은 어쩌면 이 의심이 맞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노부인은 그의 손을 '탁' 치며 호통을 쳤다.“혈통 문제는 네가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어머니가 자기의 손을 쳐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정말 화가 난 게 아니라는 걸 잘 알았다.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이어서 말했다.“잘못 말한 것도 아니에요. 그 여자는 큰형이 밖에서 데려온 거잖아요. 결혼식도 밖에서 치른 거고, 그 여자를 집으로 데려왔을 때 이미 임신한 상태였어요. 큰형의 아이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큰형이 마음이 약해서 자기애가 아닌 걸 알고도 받아 준 것일 수도 있죠. 게다가 지금은 확인할 방법도 없잖아요!”김승엽의 말이 끝나자, 아무도 대답할 수 없었다. 노부인과 김지영 모두 침묵을 지키며 마음속으로는 의심하였다.“그러면... DNA검사를 해보는 건 어때요?”김승엽이 방법을 한가지 제시했다.“네 형이 죽은 지가 벌써 십 년도 넘었는데 어떻게 DNA 검사를 해. 그 여자도 이미...”노부인이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지금, 이 상황이 피곤하기만 했다.“엄마, 지금은 부모와 자식 간의 친자 검사 외에도 조부모님과 손주 사이의 친자 검사도 할 수 있어요. 혹시…. 그러니까 만약에 서진이가 정말 우리 김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라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에게 우리 가문의 가업을 손에 쥐고 흔들게 할 순 없잖아요. 아버지가 살아 계셨어도 이런 일은 모른 체 하지 않으셨을 거예요!”아까까지만 해도 망설였던 노부인은 김지영의 말을 듣고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그래. 만약 이 모든 게 그 여자의 계략일 뿐이었다면, 서진이 그 애가 정말 김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라면 그 애를 김씨 가문에서 쫓아내고 승엽이가 가주의 자리를 가지게 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야.’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사람이
위시루는 당연히 시청예가 자신을 도와주기를 바라지 않았고, 지금 그녀가 더 염려하는 것은 시야오가 어디서 그의 최고의 무술을 배웠고, 그가 어떤 최고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였다. 오랜 세월을 배워온 그녀는 갑자기 자신이 접하지도 배우지도 못한 심오하고 강력한 무술을 피부로만 접한 것 같았고, 생각만 해도 억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순간, 그녀는 부상을 입었지만 전혀 기다릴 수 없었고 즉시 누군가에게 시야오가 어렸을 때 시 사부를 따랐던 곳을 찾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최근 기간 동안 회사 업무는 보류되었고 그녀의 모든 관심은 비밀 책에 집중되었습니다. 이제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회사를 돌보는 비서가 있지만 가끔씩 개인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일어나려는 찰나, 가슴에 둔탁한 통증이 느껴지면서 몇 번 기침을 했다. 시야오가 얼마나 많은 힘을 사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내부 호흡을 과도하게 사용했기 때문에 더 깊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전에 쑤윈과 싸웠을 때, 비록 그녀가 어떤 이점도 얻지 못했지만, 그녀는 자신이 훨씬 더 강하다고 느끼지 못했고, 그때는 쑤윈이 전혀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임신이 그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원래는 안되면 그냥 공개적으로 나오면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공개적으로 나오기가 매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시야오의 무시무시한 상대는 말할 것도 없고 소윤조차도 상대하기 어려웠다. 이마에 주름을 잡으며 그녀는 회사 업무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고 전혀 움직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화가 그녀를 재촉했고, 그녀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이 작은 문제도 처리하지 못하면 내가 너희를 키운 거야?"라고 전화기를 향해 소리쳤다. 그리고는 단숨에 전화기를 바닥에 내려쳐서 화면을 깨뜨렸습니다. 화를 낸 후 그 사람도 많이 진정되었고, 비서가 도움이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부 문서에 서명을해야 괜찮고 비밀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씨 가문으로 돌아가라고 했던 언니가 이번에는 자기더러 회사로 출근하라고 하다니, 우해민은 언니의 마음이 너무 빠르게 변한다고 생각했다.“아니면 다행이고. 이거 하나만 잘 기억해. 넌 내가 키우는 내 그림자야. 내가 뭘 하라고 하면 넌 말없이 내 명령만 들으면 되는 그림자라고. 알겠어?”우해영은 몇 번이고 ‘그림자’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그녀는 이런 말로 우해민이 자기가 존재하는 가치를 잊지 못하게 만들었다.자기가 존재하는 가치를 잊지 말고 주제넘게 자기 멋대로 무엇을 할 생각도 하지 말아.“응, 잘 기억했어. 난 언니의 그림자야. 난 언니를 위해서 존재하는 거야.”우해민은 다시 한번 이 말을 반복했다. 그 모습은 마치 명령을 입력해 둔 로봇 같았다.자기의 말을 잘 듣는 우해민을 보자, 우해민은 조금 화가 사그라들었다. 그녀의 말에 만족해하며 말했다.“회사에 처리해야 하는 서류가 좀 있어. 리수가 어떤 서류에 사인하면 되는지 알려줄 거야. 회사에 가서 말은 삼가고 서류에 사인만 하고 돌아오면 돼. 한두 번 가본 것도 아니니까 잘 알지?”“응! 알지.”우해민이 고개를 끄덕이자, 우해영이 이제 가보라며 손을 저었다. 우해민이 나가는 걸 확인하고서 다시 소파에 누웠다.우해영은 며칠 동안 다친 것을 회복하는 데만 신경 쓸 예정이다. 자기가 보낸 사람은 아마 곧 소식을 전해올 것이다. 분명 무술 비적은 자기가 가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만약 자기가 그 무술 비적을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자기의 재능과 몇 년 무술을 배운 기초가 있기에 최상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건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고대 무술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무술을 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무술이 무엇인지 알려줄 것이다.우해민은 차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지금 그녀의 스타일은 완전히 우해영과 똑같았다. 차를 운전하는 기사도 그녀가 우해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사실 그녀들과 친밀한 사람 몇몇 외에는 두 사람
우해민의 부모님은 무술에 재능이 없었지만, 사업에는 어느 정도 재능이 있었다. 사업을 크게 하진 않았지만 지금 하는 사업을 잘 유지해 나갔다. 대대로부터 축적해 둔 재부가 있었기에 각 분야에서 산업을 보유하고 있었다.제성쪽의 자회사도 최근 몇 년에 걸쳐 확장한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제성에서 뿌리를 박을 생각이었기에 점차 사업 중심을 제성쪽으로 옮겨오고 있었다. 우해영이 사업하는 걸 싫어하면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업무를 처리하는 원인도 이것 때문이었다.어떻게 보면 우해민은 우해영보다 사업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 가끔 우해영을 대신해 회사로 나가 사인을 하는 것이지만 매번 형식적으로 사인만 하는 게 아니었다. 우해민은 항상 서류의 데이터를 꼼꼼하게 살폈고 심지어는 오류나 실수도 지적하곤 했다.하지만 중요한 회의에는 항상 우해영이 참석했다. 회사 주주들이 눈치채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차에서 내린 우해민은 차가운 눈빛을 하고 얼굴의 웃음기를 싹 감추었다. 그녀에게서 우해영과 같은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그녀는 빠르게 회사로 걸어 들어갔다. 지나가는 곳마다 회사직원들이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다.“우 대표님.”우해민은 그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말없이 사무실로 들어갔다. 우해영의 비서 리수가 서류를 한 아름 안고 그녀를 따라 들어갔다.“우 대표님, 이 서류들은 지금 바로 사인하셔야 할 서류입니다. 그리고 이건 대표님 확인이 필요합니다. 저번에 이 대표님이 말했던 새 프로젝트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이 대표님이 오늘 답변을 해달라고 하셨습니다.”그녀는 말하면서 서류들을 우해민 앞으로 가져다주었다.우해민은 자리에 앉아 미간을 찌푸리며 서류들을 한번 보다가 리수를 한번 흘겨보았다.우해영의 비서인 리수도 자기가 우해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다. 리수는 정장을 입고 있었다. 자기의 몸에 딱 맞게 수선한 정장은 그녀가 세련되고 섹시하게 만들어 주었다.비서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데 자기는 평생 우
그녀는 언니가 필요할 때만 밖에 나와서 바람을 쐴 수 있다.그래서 가끔은 우해영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게 좋았다.지금처럼 그녀에게 주어진 한가한 시간은 정말 드물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녀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어쩌면 미래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뚜--"인터폰이 울리자, 리수의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대표님, 김씨 성을 가진 남자가 약속 없이 찾아왔습니다,”‘김씨 성을 가진 남자?’이 말을 들은 우해민의 가슴이 순간 뛰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김승엽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이내 머리를 저으며 부정했다. 저번에도 김승엽인 줄 알았는데 찾아온 사람은 김서진이었다. 이 세상에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김승엽 하나뿐만이 아니다.찾아온 사람이 누가되었든 우해민은 만날 권리가 없었다.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려던 순간 문이 열렸다.정확히는 문이 강제적으로 열리며 밖에 있던 사람이 쳐들어온 것이다. 김승엽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고 옆에 따라 들어온 리수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붙잡고 있었다.“대표님께서 아직 들어오라 허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이 사람이 억지로...”“넌 내가 어떤 신분인지 모르지! 난 앞으로 너희 대표님 남편이 될 사람이야. 이런 내가 예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김승엽은 우쭐하며 말했다.말로는 이렇게 했지만, 눈으로는 우해민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사실 그는 그녀를 조금 두려워하고 있었다.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팔이 조금 아팠다. 아픈 팔은 이 여자가 변덕스럽고 다시는 그녀의 성질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김씨 가문을 가지려면 그녀의 도움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다른 건 몰라도 지금 그가 와 있는 이 회사가 김씨 가문의 회사만큼 크고 역세권에 자리하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 대기업이었다. 게다가 이 회사는 제성에 자리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로운 자회사이니 자기가 이 회사를 관리하게 된다면 김서진과 싸울 자본이 없는 것도 아니다.그래서 두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