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우의 스킨에어, 옷장 속의 옷까지 모두 임구택이 산것이었다.올때도 맨몸으로 왔고 갈때도 가져 갈만한 것이 없었다.떠나면서 그녀는 거의 1년동안 생활한 이곳을 돌아 보았다. 임구택과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였고 지금에 와서 헤어진 것을 생각하니 모든것이 마치 긴 꿈처럼 느껴졌다.그녀는 임구택이 그녀에게 준 차를 몰지 않고 혼자 강성대학교로 가는 버스 정류장에 서서 눈앞의 차가 오고 가는것을 바라 보았다. 그녀는 갑자기 자기가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몰랐다.주머니 속의 전화가 울리고 그녀는 전화를 꺼내 보고는 귀에 가져다 대였다.“서인아!”“오늘 응급실에서 널 좋아 한다고 말한건 임유림에게 대처하기 위해서인데 구택씨가 들을 줄은 생각 못했어. 너희들 지금 괜찮니?”소희는 숨을 깊이 들이 쉬고 먼곳을 바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우리 헤어졌어.”서인은 잠시 침묵했다.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다투고 헤어 질거라고는 생각지 못했기때문이었다.그는 조심히 물었다.“내 그 말때문에?”그리고는 긴 숨을 내쉬며 말했다.“내가 지금 그를 찾아가서 다 설명할게.”“그럴 필요 없어. 그때문만은 아니야.”소희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서인이 말했다.“구택씨가 일전에 임유림을 찾아 왔을 때 뜬금없는 말을 한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어.”소희는 한숨을 내쉬는데 목구멍이 꽉 메는것 같았다.“이미전부터 예감이 들었는데 그게 오늘 폭발한것 뿐이야.”서인이 물었다.“너 지금 어디야? 내가 그리로 갈게!”“괜찮아, 나 지금 혼자 있고 싶어.”“소희야, 슬퍼하지 마.”“응!”소희는 혼자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지금껏 몇년동안 살아온 도시가 아직도 매우 낯설었다.나중에 그녀는 풍림로에 있는 자기의 집으로 향했다.풍림로에 있는 집은 한채의 작은 별장인데 그녀가 강성에 처음 왔을 때 할아버지가 마련해준 집이였다.하지만 그녀는 거기에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 처음에는 소씨저택에서 살다가 청원별장으로 갔고 그 이후에는 어정에서 살았
장시원은 불을 켜고 탁자 쪽으로 다가갔다. 서너개의 빈 술병이 보였는데 모두 독한것이였다.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손을 뻗어 임구택의 손에 있는 술잔을 빼앗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무슨 일이 있었어?”임구택의 눈동자는 이미 취해 있었지만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술잔을 빼앗기자 그는 다른 잔에 술을 따랐다.장시원은 그의 맞은편에 앉으며 물었다.“대체 뭐하는 짓이야? 지난번엔 소희씨와 싸우고 술을 마시더니 이번엔 또 왜 그래? 소희씨는?”임구택은 고개를 숙이고 술을 계속 따랐다.“쓸데 없는 소리 그만 하고 같이 술이나 마시든가 아니면 돌아가.”장시원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이 꼴을 하고 있는게 소희씨와 관련이 있는것은 아니겠지? 소희씨와 또 싸웠어?”그는 웃으며 계속 말했다.“싸웠으면 가서 달래야지 술이나 마셔 가지고 문제가 해결돼? 소희씨는 억지 부리기 좋아하는 사람도 아닌데.”임구택은 반잔나마 되는 술을 입에 쏟아 부으며 거센 목소리로 말했다.“헤어졌어!”장시원은 멍하게 있다가 믿을수 없겠다는 표정으로 임구택을 바라 보았다.“네가 소희씨랑 헤어져? 믿기 어려운데! 소희씨가 널 걷어 찼니?”임구택은 눈을 내리 깔고 말을 하지 않았다.이때 전세방의 문이 열리고 구은서와 장명원이 함께 들어 왔다.임구택앞에 술병이 한 무더기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구은서는 눈을 찌푸렸다.“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셔?”장명원도 놀라서 물었다.“이게 다 구택형 혼자 마신거예요?”“그래!”장시원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도착하니 이 모습을 하고 있더구나.”“무슨 일이 생겼어?”구은서가 물었다.장시원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누군가 실연당했어.”구은서는 멍해져서 고개를 돌려 장명원과 눈을 마무쳤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억제할수 없는 광희를 느꼈다.지금껏 신경 써온것이 결국 헛되지 않았고 임구택은 결국에 소희화 헤어졌다. 비록 이미 예상했고 눈으로 직접 목격했지만 그녀는 아직도 마음속의 흥분을 억제할수가 없었다.장명원도
구은서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가겠어. 임아주머니는 허씨집에 연회가 있어서 갔어, 요 며칠간 집에 없을거야. 내가 가면 구택이를 더 잘 돌볼수 있어. 하인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장시원이 다시금 막으려고 하는데 장명원이 끼여 들며 말했다.“형, 은서누나가 형보다 더 잘 챙길테니 걱정 안해도 될거야.”구은서는 이미 차문을 닫고 기사에게 떠나자고 말했다.장시원은 멀리 사라져 가는 차를 보며 은근히 눈살을 찌푸렸다.차에서 구은서는 의자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잠든 남자를 보면서 마음이 부드러워 졌다. 그녀는 그렇게 많은 신경을 써서 마침내 자신에게 속하는 물건을 되찾았다고 생각 되였다.그녀는 다시는 누구에게도 임구택을 빼앗기지 않을 생각이였다.구은서는 몸을 내밀어 임구택의 어깨를 가볍게 부축했다. 눈에는 온통 부드러운 정이 가득했다.“구택아, 내 어깨에 기대, 그럼 좀 편안할거야.”임구택은 눈을 감고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구은서는 곁눈으로 임구택의 얼굴을 보는데 그의 체취를 느끼며 가슴이 달아 오르는것을 느꼈다.임씨집에 도착하자 구은서는 기사와 함께 임구택을 부축하여 위층으로 올라 갔다.“기사님은 내려가세요. 구택이는 내가 돌볼게요.”오늘 운전한 기사는 명우가 아니였다. 그는 공손히 알았다고 대답을 하고는 물러 났다.구은서는 임구택을 침대에 눕히고 나서 그의 신을 벗기였다. 그러고 난후 일어나 욕실에 가서 뜨거운 수건을 가져다 그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그녀는 침대 옆에 앉아 계속 남자를 바라 보았다. 손에 든 수건은 서서히 그의 눈썹, 콧날, 얇은 입술을 스쳐 지나 줄곳 아래로 내려 갔고 그녀의 가슴박동도 같이 빨라졌다.밤은 이미 깊었고 임씨저택은 주위의 나무가 울창하여 번화가의 소란스러움을 격리시켰기 때문에 유난히 조용했다.특히 방에는 벽등 하나만 켜져 있었다. 어두컴컴한 빛 아래 남자의 이목구비는 더욱 그쯘하고 아름다웠다. 구은서는 넉을 잃고 그의 얼굴을 계속 바라 보았다.그녀는 손가락으로 남자의 턱선을 조금씩 어루
그녀는 말할 수 없이 격동돼여 손가락으로 줄곧 아래를 더듬으며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 남자의 입술에 키스했다.“똑똑똑!”고요하던 깊은 밤에 갑자기 다급한 노크 소리가 들려오자 구은서는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문밖을 바라 보았다.“누구세요?”“은서아줌마 저예요!”구은서는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 임유민!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자신의 옷을 정리한 다읍 이불을 잡아당겨 임구택에게 덮어주고서야 일어나 문을 열었다.임유민은 문밖에 서서 손에 차를 들고 예의바르게 소리쳤다.“은서아줌마!”구은서는 온화하게 웃었다.“유민아, 이렇게 늦었는데 아직 안 자고 있었어?”“집사아저씨가 둘째 삼촌이 돌아 왔다고 알려줬어요. 근데 많이 취했다고 해서 해장차를 끓여서 가져왔어요.”임유민이 설명했다.구은서는 더욱 친절하게 웃었다.“유민이가 많이 컸네! 둘째 삼촌이 널 귀여워 하는 이유가 다 있었어.”“소선생님이 날더러 둘째 삼촌을 잘 돌보라고 했어요.”임유민이 구은서를 바라보며 말했다.구은서의 웃음이 사라지고 그녀는 손을 뻗어 유민의 손에 든 차를 받으려고 했다.“내가 좀 있다 먹일게, 둘째 삼촌은 지금 차를 마실 형편이 못 돼.”“아니요!”임유민은 그녀의 손길을 피하며 차를 들고 침실에 들어 섰다.“내가 할께요. 안 그럼 있다가 둘째 삼촌이 일어나서 손님을 대접할줄 모른다고 날 탓할거예요.”구은서의 웃음이 계속 굳어지고 입술을 오므리며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 갔다.임유민은 레저홀을 지나 안방으로 걸어갔는데 임구택이 깊이 자는것을 보고 앞으로 나가서 말했다.“둘째 삼촌, 둘째 삼촌!”임구택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그냥 내가 할께”구은서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정말 괜찮아요.”임유택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너무 늦었는데 은서아줌마도 돌아가세요, 안 그럼 구할머니쪽에서 걱정할 거예요. 둘째삼촌은 내가 돌보면 되요.”구은서는 어색하게 웃었다. 이 어린 아이한테 모든것을 들킨것만 같았다.그녀는 달갑지 않았지만 어쩌
“어쩌다 헤여진거지?”남자의 검은 눈동자는 차갑고 고요하며 얇은 입술은 가볍게 떨렸다.“그저 그렇게 됐어, 누가 잘하고 누가 잘못한게 없어.”장시원이 떠보며 물었다.“헤어지기 싫었지?”임구택은 망설이다가 하고 말했다.“응!”장시원은 비웃으며 말했다.“이전에 넌 그녀를 따라다니는게 마치도 목숨이라도 내줄것 같더니만 지금에 와선 그렇게 한마디로 헤어져?”임구택은 장시원의 말을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네 주제에 남을 흉보긴, 여자와 헤어지는걸 밥먹듯 하는게 누군데.”장시원은 탄식했다.“우린 다르거든, 난 지금껏 누구에게도 마음이 흔들린적이 없단 말이야.”임구택의 눈밑에 그윽한 빛이 흘러지나 갔다.“마음이 흔들렸어도 다시 만회할수는 있어.”“그래, 그 말 한마디면 돼!”장시원이 웃으며 말했다.“어제 네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걱정했다구, 기왕 이렇게 된거 더 다른 생각 하지 말아. 그저 소희씨나 불쌍하지.”임구택은 냉소하며 말했다.“소희는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녀자신도 자기 마음이 누구에게 가있는지 모르는걸.”“무슨 뜻이야?”장시원은 그 말의 의미를 한순간에 이해할수 없었다.“아무것도 아니야.”임구택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이만 끊어!”전화를 끊은 다음 임구택은 머리속이 텅 비는것 같앗다.어제 그는 분노하고 실망했으며 또 헤어지고 그녀에게 보복한다는 통쾌함도 맛보았다. 그러나 그 많은 정서가 가라 앉자 마음에 공백이 생겼다.마치도 가슴에 구멍이 뚤리고 가장 귀중한것을 파낸 기분이였다.그는 머리를 돌려 침대 머리맡의 서랍을 열고 안을 뒤적거리다가 오래 전에 안에 놓았던 답배를 찾았다.한대 꺼내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들이마시고는 심하게 기침을 했다.확실히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이제는 이맛에 적응하기도 힘들었다.그래도 그는 계속 입에 물고 한 모금 빨았는데 연기가 목구멍을 심하게 막아서 삼킬수 없었다.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는 고개를 들어 말했다.“들어와!”임유민이 들어오
제작진의 작업은 이미 끝났고 소희와 작업실은 한동안 휴가를 받게 되여 그녀는 하루 종일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그녀는 직접 성연희에게 웨딩드레스 한 벌을 설계해 주고 싶었다.그래서 모든 시간과 정력을 설계에 쏟아부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잠시도 여유가 없었다.가끔 그녀는 디자인 원고를 그리다가 갑자기 멈추고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기도 하였다.또한 임구택의 꿈을 자주 껐다. 꿈에서 추석때 그녀가 운성으로 돌아갔을 때 그가 한밤중에 그녀를 찾아와 차가 오고 가는 길에서 포옹하던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성연희는 두 사람이 헤어진 것을 알고 노발대발하며 임구택을 찾아가 결판을 내려고 했다.소희는 단호하게 그녀를 막았다.헤어진 후 계속 매달리는것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바꿀 수 없고 자신을 더욱 비굴하게 만들 뿐이다.그녀는 장시원의 여자친구들에게서 이미 너무 많은것을 보았었다.어느날 성연희가 술을 가지고 별장에 왔다. 두 여인은 초저녁부터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소희는 취하지 않았는데 성연희는 곤드레만드레 취해 임구택을 욕했다.“제가 뭐라고? 헤어질테면 헤어져, 누가 희한하대?”“그는 그저 거북이 자식이야, 언젠가는 후회할 날이 있을 거야!”“소희야, 그가 후회하면서 아무리 빌어도 우리는 용서하지 말자!”......소희는 그녀를 침대위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 주었다.성연희는 갑자기 다시 일어나 소희를 안고 통곡했다.“소희야, 너는 왜 울지 않니? 너는 마음이 매우 슬프겠지? 나는 네가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 마음속으로 좋아한단걸!”“소희야, 내가 뭘 해줄까?”“네가 이러니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소희는 어깨를 다독거리며 말했다.“잘 자고 결혼식 준비나 잘 해!”“소희야!”성연희는 계속 울었다.소희는 소매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며 눈썹을 찌푸리고 강제로 그녀를 밀어 침대에 눕혔다.“빨리 자. 안 그럼 지금 노명생에게 전화를 걸어 너를 데려가게 하겠어.”성연희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목까지
소희가 담담하게 말했다.“난 그를 잊고 싶지 않아!”그를 왜 잊어? 잊지 말아야 그의 단호한 결정을 기억하고 앞으로 정신을 차릴 수 있다!성연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거니?”소희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더 이상 반대하지도 않고 디자이너가 모든걸 발휘하도록 내버려 두었다.마지막으로 디자이너가 소희에게 골라준 것은 검은색의 허리까지 오는 폴로 셔츠였다. 하체는 검은색 미니스커트였다. 그녀의 피부는 원래 하얀데다가 지금은 더욱 전체가 빛을 발산하는 것처럼 아름다왔다.메이크업 아티스트는 그녀에게 너무 진한 화장을 하지 않고 옅은 화장에 복숭아색 립스틱을 더해 주었는데 일종의 순수한 섹시함이 보였다.성연희는 비명을 질렀다.“난 정말 임구택에게 너의 지금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그에게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려주고 싶어.”소희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너는 임구택 옆에 예쁜 여자가 모자랄것 같니?”성연희는 눈썹을 치켜세웠다.“세계미인선발대회 우승자가 옆에 있다 해도 소희 네가 더 예쁠걸.”소희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낯설어 외출할 때 검은색 캡을 머리에 눌러 썼다.성연희는 차를 몰고 소희를 데리고 강성에서 가장 핫한 나이트클럽에 갔다.소희는 검은색, 쿨함에 섹시함이 보였고 성연희는 빨간색 타이트한 치마를 입고 있는것이 뜨겁고 요염하였다.두 사람은 술집에 들어서자마자 대부분의 눈길을 끌었다.두 사람은 바 앞에 앉았고 성연희는 바텐더에게 웃으며 말했다.“오빠, 우리에게 가장 독한 술 두 잔 주세요!”술집 안의 불빛이 반짝이고 어두운 빛 아래 도처에 각양각색의 눈빛이 가득 차 있었다.알록달록한 칵테일, 격앙된 헤비메탈 음악, 춤추는 몸들이 순식간에 그 속에 가라앉았다.여기서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속의 흥분이나 고통을 마음껏 풀수 있다. 아무도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풀기 바쁘기 때문이다.성연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옆에 파란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다가와 바텐더를
소희는 눈빛이 차가웠다.“당신들의 형님이라면?”“바로 저쪽입니다!”남자는 몸을 옆으로 기울이며 손을 들었다.성연희는 남자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VIP구역에 10여명의 남자가 앉아 있는것이 보였다. 중간의 남자는 30살 안팎으로 회백색의 머리를 염색하고 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들이 바라 보는것을 발1057412견하고는 또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 왔다.성연희가 웃으며 말했다.“그가 우리를 청하면 우리는 가야 하는가요? 그는 자신이 누구라고 생각합니까?”남자는 차가운 얼굴을 하고 다소 위협적인 말투로 말했다.“우리 형님은 쉽게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습니다. 마다하지 말기를 바랍니다.”하선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말을 좀 친절하게 하시지요. 두 아가씨가 가고 싶지 않다는데, 설마 당신들은 강제로라도 데려가려고 하는가요? 여기는 법제사회입니다!”문신남은 눈을 들어 하선생을 냉혹하게 바라보았다.“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마시오.”하선생은 일어서서 보호자세로 성연희와 소희앞을 감쌌다.“오늘 그 쓸데없는 일에 참견해야 할것 같은데요. 두 아가씨가 가고 싶지 않으면 누구도 그들을 난처하게 할 생각을 하지 않는게 좋을거요!”소희와 성연희는 눈을 마주치고 살짝 눈썹을 치켜떴다. 이 하선생은 약간 정의로운것 같다!성연희는 오히려 그녀에게 눈을 비집고 먼저 결론을 내리지 말고 이어서 계속 보라고 했다.문신남이 냉소하며 VIP쪽으로에게 손을 흔들자 대여섯 명의 남자가 일어나 이쪽으로 걸어왔다.어떤 사람은 머리카락이 매우 짧고 어떤 사람은 머리카락이 어깨를 지나치는것이 만만한 불량배로 보이지 않았다.문신남은 사납게 웃는 얼굴로 하선생을 가리켰다.“이분이 두 미녀를 대신해서 나섰는데 좀 데리고 가서 교훈을 줘야 할것 같애!”에워싸고 온 여섯 사람 중에 온 몬에 문신이 있는 두명이 앞으로 나서서 하선생을 잡아당기려 했다.하선생은 갑자기 안색이 변하여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당신들은 무엇을 하자는겁니까? 여기는 클럽입
오석준은 결국 해고되었고, 정휘현도 부하 직원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징계받았다. 그리고 안토니네 민박집은 철거되지 않기로 확정되었으며, 주변의 다른 민박들도 철거 대상에서 제외되었다.이 소식을 들은 박민란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활짝 웃었다. 모든 일이 해결되자, 서인은 마심호에게 먼저 강성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한 뒤, 직접 차를 몰아 안토니네 가족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토니의 부모와 박민란은 서인의 차에 타고, 토니는 다른 차를 탔다. 돌아가는 길에, 오직 박민란만이 계속 떠들었다.“윤석경 씨, 솔직히 작은 안주설 같은 여자는 절대 며느리로 받아들이면 안 돼요. 헤어진 게 잘된 일이죠. 저런 애는 속이 너무 안 좋아요!”“그 애가 저도 속이려고 했어요. 저는 처음부터 서인 씨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죠!”“이번 일은 정말 서인 씨 덕분이에요. 덕분에 우리 집도 철거되지 않게 됐고요. 그런데 서인 씨, 그 오석준이 왜 당신을 도련님이라고 부르던 거예요?”조수석에 앉아 있던 임유진이 뒤를 돌아보며 웃으며 말했다.“도련님은 말 그대로 뜻하는 거죠!”박민란은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아가씨, 나를 속이려는 거 아니죠? 난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야!”유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그러면 왜 물어보셨나요?”박민란은 순간 말문이 막히더니 멋쩍게 웃으며 말을 돌렸다. 그러면서도 서인의 정체를 어느 정도 짐작한 듯, 태도는 더욱 공손해졌다.“아가씨도 참 대단해요!”유진은 여전히 밝은 미소로 말했다.“칭찬은 됐고요. 제가 선생님네 난초를 꺾은 걸 용서해 주시기만 하면 돼요!”박민란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민망하게 웃었다. 토니네 집에 도착한 후, 가족들은 모두 서인에게 미안해했다.비록 주설이 가족은 아니지만, 그녀는 약혼자나 다름없었기에 그녀의 행동이 곧 가족의 잘못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서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어차피 주설이 사진 몇 장으로 나를 모함하려고 했을 때도, 여러분은 저를 의심하지 않았잖아요.
서인은 유진의 손을 잡고 사무실을 나섰다. 다른 사람들도 뒤따라 나가자, 방 안에는 오직 안토니 가족만이 남게 되었다....옆 사무실에서 이한우가 웃으며 서인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야, 너 진짜 구씨 집안 사람이었어?”서인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냥 서인이라고 부르는 게 편할 거예요.”이한우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나설 필요도 없었겠네?”서인은 쓴웃음을 지었다.“처음엔 이 호텔이 우리 가족 소유인 줄 몰랐어요. 형이 담당자를 찾아 해결할 수 있다고 하길래, 괜히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냥 맡긴 거예요.”“그런데 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줄은 몰랐죠.”그는 지난 일들을 떠올렸다.토요일에 이한우와 만났고, 일요일에 유진과 함께 흥성을 둘러보던 중 우연히 호텔을 지나쳤다. 그때야 호텔의 로고를 보고, 이곳이 구씨 그룹의 리조트 개발 프로젝트라는 걸 알았다.월요일에 오석준을 만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기에, 더 이상 문제를 만들지 않고 조용히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주설과 오석준이 손을 잡고 일을 꾸미고 있었던 것이다.서인과 한우는 과거 함께 훈련받고 임무를 수행했던 사이다. 목숨을 맡길 수 있는 사이는 되어도, 서로의 사적인 신분에 대해서는 깊이 묻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한우도 그런 서인의 태도를 이해하고, 그런 사실을 숨겼다고 해서 따지지는 않았다. 대신 웃으며 말했다.“어쨌든 해결됐으니 다행이지. 더 중요한 건, 이 일 덕분에 우리가 다시 만났다는 거야. 그리고 서로가 잘 지내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는 것도.”서인은 미소를 짓고 이한우와 손을 단단히 맞잡았다....한편, 토니는 끝내 주설을 용서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향해 분노를 터뜨렸고, 주설은 울면서 사무실을 뛰쳐나왔다. 하지만 억울한 마음을 이기지 못한 주설은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유진을 찾아가 따지기로 했다. 마침 사무실 맞은편 회의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주설은 안을 들여다보았다.그곳
오석준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제가 철거 담당자들에게 안토니 가족을 압박하라고 지시하고 있을 때, 도련님이 흥성에 오셨어요. 그러자 안주설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고요.”“어떻게든 도련님을 쫓아내지 않으면 계약이 성사되지도 않고, 집도 철거할 수 없을 거라고 했죠.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이한우 씨가 저를 찾아왔어요.”“그래서 저는 계략을 꾸몄습니다. 우선 도련님께 안토니네 민박을 철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그리고 식사 자리에서 일부러 차를 건네는 척하며 사진을 찍게 했죠.”“안주설과 저의 계획은 이랬어요. 도련님이 흥성을 떠나면, 즉시 안토니네 민박을 철거하는 것.”“하지만 도련님이 떠나지 않으면, 그 사진을 안주설에게 보내 안주설이 안토니 가족에게 보여주면서 도련님이 호텔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모함한다.”“그렇게 해서 안토니 가족이 도련님을 믿지 못하게 만들고, 결국 흥성을 떠나게 할 생각이었어요.”오석준의 말을 들은 토니의 가족은 모두 경악했다. 주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더니, 곧바로 오석준을 가리키며 소리쳤다.“당신 지금 헛소리하는 거잖아요! 난 그런 일 전혀 몰라요! 근데 왜 나를 모함하는 거죠? 혹시 서인 사장님이 시킨 거 아녜요? 당신들 한 패잖아요!”하지만 오석준은 싸늘한 시선으로 주설을 내려다보았다.“처음 나를 찾아온 건 당신이었어. 일이 끝나면 보상금의 10%를 주겠다고 했지.”“그리고 도련님께서 철거를 막으려고 하자, 당신이 더 급해져서 나와 철거 계약까지 따로 체결했잖아.”유진은 모든 게 이해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철거 담당자들이 더 이상 안토니 가족을 압박하지 않았던 거군. 이미 안주설이 가족을 사칭하고 계약했으니까.’그 순간, 박민란의 얼굴도 점점 변했고 마침내 작게 중얼거렸다.“사진, 그 사진은 안주설이 나한테 준 거예요. 서인이 호텔 측에서 돈을 받아서 자기 남자친구네는 철거하지 않을 거지만, 우리 집은 곧 철거될 거라고 했어요.”“그래서 다른 민박집 주인들과 함께 가서 소란을 피우
오석준의 시선이 흔들리며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머뭇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마심호가 단호하게 말했다.“이제 와서 숨길 게 뭐가 있나? 전부 말해요!”오석준은 난처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보상금 총액의 10%를 저에게 주기로 약속했어요.”“허!”정휘현이 비웃음을 터뜨렸다. 임유진과 서인은 눈을 마주친 뒤, 유진이 오석준을 향해 말했다.“일단 여기까지 듣죠. 나머지는 나중에 이야기하시죠.”그러고는 오석준의 비서를 바라보며 지시했다.“안토니네 가족이 맞은편 식당에 있다고 하더군요. 지금 당장 그 사람들을 데려오세요. 안주설도 포함해서 모두 오게 하세요.”마심호가 도착하기 전, 서인은 이미 이한우를 시켜 토니 가족을 시내로 데려오게 했다. 안토니 가족을 맞은편 식당에 대기시켜 두었는데, 진실을 밝히려면 관련된 모든 사람이 있어야 했다.비서가 오석준을 바라보자, 그는 깊게 찡그린 채 짧게 말했다.“가서 데려와요!”이에 비서는 즉시 밖으로 나갔다.몇 분 뒤, 토니네 가족이 도착했고, 옆집 민박집 주인 박민란도 따라왔다.박민란은 토니 가족이 불려 간다는 소식을 듣자, 철거 보상금 문제를 몰래 처리하는 게 아닌지 걱정돼서 어떻게든 따라오려 했다.운전기사가 말렸지만, 그녀가 완강하게 버티자 결국 데려오게 됐다. 사무실 문을 열기 전부터 박민란은 소리를 질렀다.“또 우리한테 강제로 철거 계약서에 서명하라고 하는 거예요? 저 서인이라는 사람, 당신 도대체 우리 돈 받아서 어디로 사라진 거예요?”하지만 사무실에 들어서고 난 후, 방 안을 가득 채운 정장 차림의 사람들을 보자마자,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토니는 서인을 보자 반갑게 외쳤다.“서인 형!”그러나 토니의 옆에 서 있던 주설은 냉소적인 태도로 말했다.“아직도 형이라고 부르네? 눈치 좀 챙겨. 형이 아니라 호텔 측 사람이야. 넌 진짜 바보야. 누가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도 모른다고!”토니는 눈살을 찌푸렸다.“서인 형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주설은 화를 내며 말
두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로비를 가로질러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 안에는 마심호뿐만 아니라 서인과 이한우도 있었다.오석준이 나타나자마자, 한우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성큼 다가가 오석준의 옷깃을 거칠게 잡아챘다.“오석준 사장님, 감히 날 가지고 놀아요?”오석준은 서인과 한우를 보자마자 상황을 눈치챘다. 하지만 정작 그가 두려워하는 사람은 둘이 아니라, 마심호였다.오석준은 재빨리 이한우의 손을 뿌리치고 옷깃을 정리하더니, 곧장 마심호에게 다가가 얼굴 가득 아부하는 미소를 지었다.“마심호 사장님, 저는 오석준이라고 해요. 호텔의 모든 건설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죠.”“이번에 몇몇 민박이 우리가 계획한 골프장 부지에 포함되어 있어서, 보상금을 주고 이주하도록 했죠.”“그런데 이 두 사람이 그중 한 가족을 대신해 저를 찾아와서 뇌물을 주려 했어요. 그 집을 철거하지 말아 달라고 하더군요.”“제가 거절했더니, 이렇게 와서 소란을 피우는 거예요!”그러자 한우가 격분하여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세요! 본인이 분명 동의해 놓고, 나중에 말을 바꿨잖아요! 이제 와서 우리한테 누명을 씌우겠다고요?”하지만 오석준은 오직 마심호만 바라보며 말했다.“마심호 사장님, 저는 오로지 우리 호텔을 위해 일했을 뿐이에요. 호텔과 그룹을 배신하는 행동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마심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오석준 사장, 누가 당신한테 뇌물을 줬다는 거죠?”그러자 오석준은 곧장 서인을 가리켰다.“바로 이 사람이요! 그날 저를 초대해 밥을 사더니, 돈을 주려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받지 않았죠. 제 비서가 그 증인이에요!”그 순간, 서인 옆에 앉아 있던 유진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고, 마심호의 얼굴에 복잡한 표정이 스쳤다.“당신 말은, 서인 씨가 당신에게 뇌물을 줬다고요?”오석준은 확신에 찬 듯 말했다.“네, 맞아요!”마심호가 다시 물었다.“그럼, 당신이 말하는 서인 씨가 누구인지 알고
사람들이 끌려가고, 바닥에는 피가 얼룩진 채 남아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도로가 깨끗이 정리되자, 두 사람은 차를 길가로 옮겨 도로를 비워주었다. 서인은 차를 출발시켜, 굉음을 내며 달려 나갔다.임유진의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서인은 그녀를 한 번 쳐다보더니, 몇 분 후 차를 길가에 세웠다. 서인은 휴지를 꺼내 몸을 기울여 유진의 옆얼굴과 머리카락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주며 담담하게 말했다.“놀랐어?”서인의 눈빛은 깊고 어두웠다.“이제야 깨달았겠지? 나 같은 사람은 좋아할 만한 가치가 없어. 멀리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야.”유진은 서인을 바라보며 천천히 그의 손을 잡았다.“예전에도 이렇게 살아왔어요?”서인의 손등 위로 유진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길이 닿았다. 그러자 서인 심장이 미묘하게 흔들렸지만, 얼굴은 여전히 냉담했다.“그래.”유진은 서인을 깊이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이제 사장님이 싸울 수 있는 걸 존경하지 않을래요. 대신, 네가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 평범하고 안전하게 살길 바랄 거예요.”오늘 유진은 분명 충격을 받았다. 저 칼은 진짜였고, 사람을 향해 휘두르면 살점이 찢기고 피가 튀었다. 저 무거운 곤봉이 내려치면 뼈가 부러질 정도의 위력이었다.서인은 강했다. 하지만 결국 서인도 피와 살로 이루어진 사람이었다. 만약, 혹시라도 다친다면...서인은 유진을 바라보았고, 두 사람의 시선이 가까이에서 맞닿았다.“어떤 일들은 피할 수 없어.”유진은 즉시 말했다.“그러면 앞으로 내가 항상 따라다닐 거예요. 사장님이 싸우면 나도 따라갈 거예요.”서인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안 무섭다고?”유진의 눈빛이 깊어졌다.“사장님이 보이지 않는 게 더 무서워요.”서인은 갑자기 손을 내리며 비웃듯 말했다.“구제 불능이군.”유진은 즉시 반박했다.“누가 그래요? 사장님은 내 치료약이예요.”서인은 유진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의 집요함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액셀을 밟아 차를 빠르게
두 사람이 앞으로 나아가자, 맞은편 무리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그의 얼굴에는 음침한 웃음이 서려 있었다.“지금 당장 흥성을 떠나. 그렇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죽게 될 거야. 네가 죽으면 네 여자친구는 더 비참한 꼴을 당할 거고. 선택해 봐!”곁에 있던 또 다른 남자가 느끼한 목소리로 거들었다.“고작 안토니 가족 일에 네 목숨을 걸겠다고? 이렇게 예쁜 여자를 두고? 어이 형씨, 다시 한번 생각해 봐.”한쪽 팔에 기린 문신이 새겨진 사내가 비웃으며 말했다.“주제도 모르고 까불긴.”남자의 조롱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그러나 서인은 검은 옷을 입은 채, 강렬한 햇빛 아래에서도서인의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안토니 가족 일, 내가 끝까지 책임질 거야.”“이 새끼가 죽고 싶나 보네!”기린 문신의 사내가 침을 뱉으며, 손에 들고 있던 긴 몽둥이를 휘둘러 서인을 향해 강하게 내리쳤다.그러나 서인은 남자가 몽둥이를 휘두르기도 전에 순식간에 몸을 날렸다. 단숨에 앞으로 돌진한 그는 강하게 발차기를 날려 그 사내의 얼굴을 정통으로 가격했다.퍽! 문신남은 피를 뿜으며 나가떨어졌다. 땅에 쓰러진 그의 입에서 부러진 이빨이 튀어나오자, 주변의 남자들은 순간 굳어버렸다.그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고, 산속을 스치는 바람마저도 싸늘하게 불어닥쳤다. 그러나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몇 초 후, 무리가 일제히 달려들었고, 길고 날카로운 칼과 몽둥이를 든 열 명이 넘는 사내들이 맹렬한 기세로 서인을 향해 돌진했다.유진은 본능적으로 숨을 멈췄지만,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사장님!”유진은 잔뜩 긴장했지만, 차마 서인을 혼자 두고 도망칠 수 없었다.서인은 냉정하게 움직였다. 달려오는 자의 가슴을 강하게 걷어차 쓰러뜨린 후, 그가 떨어뜨린 칼을 순식간에 집어 들었다.그러고는 재빠르게 몸을 틀어 왼쪽에서 달려드는 또 다른 적의 허벅지에 칼을 박아 넣었다.“윽!”피가 솟구쳤고, 그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러나 뒤쪽에서 또 다른 남자
윤석경은 눈가가 붉어졌지만,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너무 힘들어하지 마. 정말 안 되면 그냥 철거해도 괜찮아. 어차피 아들이 매달 돈을 보내주니 굶어 죽을 일은 없으니까.”서인은 잠시 윤석경을 바라보다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임유진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차가 산길로 접어들자, 유진은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씩씩댔다.“그 안주설, 정말 능청스럽게 변명하더라고요. 증거가 다 나왔는데도 저렇게 뻔뻔하게 나오다니!”“누가 들어도 우리가 철거를 막는 게 못마땅했던 게 분명한데, 뒤에서 조종한 거 아니에요?”서인은 앞을 주시하며 담담하게 말했다.“너도 거짓말을 했잖아. 그러니 사람들이 네 말을 전적으로 믿겠어?”“내가 언제 거짓말을 했다고 그래?”유진은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인을 바라보자, 서인은 유진을 힐끗 보며 말했다.“네가 월세로 산다고 했잖아. 그리고 나랑 결혼해도 계속 월세로 살 거라고?”유진은 순간 멍해졌다가, 이내 얼굴이 빨개졌다. 입술을 꼭 다문 채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만약 우리가 결혼한다면, 월세 살아도 괜찮아요.”서인은 코웃음을 쳤다.“너 좀 철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철없네.”유진은 억울한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올렸다.“왜요?”서인은 무심하게 말했다.“넌 돈이 없는 생활을 해 본 적 있어? 돈이 없을 때 어떤 기분인지 알아?”유진은 서인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는 조용히 말했다.“내 이름으로 된 집이 여러 채 있어요. 결혼하든 안 하든 그건 변하지 않고요. 사장님이 월세 살고 싶다면 나도 그렇게 할게요.”“사장님이 원치 않는다면, 그냥 내 집에서 살면 돼요.”서인은 순간 할 말을 잃었고, 유진은 기다렸다는 듯 다시 물었다.“그래서, 월세 살 거예요? 아니면 내 집에서 살 거예요?”서인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반문했다.“누가 너랑 결혼한대?”유진은 장난스럽게 피식 웃더니, 창밖을 바라보며 한껏 우쭐해했다.그때, 도로 한가운데 두
방 안이 삽시간에 조용해졌고, 서인도 고개를 들어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유진은 눈처럼 맑고 투명한 얼굴로 휴대전화를 꺼내 녹음 파일을 찾아 재생했다.녹음 속에서는 두 사람의 대화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처음에는 안주설의 목소리가 먼저 나왔다.“쥐구멍이 없어도 쥐는 나타나요. 쥐는 정말 어디든 들어올 수 있어요. 창문으로 기어들었을 수도 있고요.”“난 쥐가 제일 무서워요. 전에 내가 살던 원룸에도 한 번 쥐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어디서 들어온 건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강성에서 월세 살고 있나 봐요?”“음, 그렇죠!”...녹음이 계속 이어지다, 주설의 목소리가 확연히 낮아졌다.“유진 씨랑 서인 사장님, 토니네 일에서 손 떼면 안 될까요?”유진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뭐요?”“내가 400만 원 줄게요. 그러니까 서인 사장님 설득해서 여기서 떠나게 해 줘요.제발, 네?”“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묻지 말고, 그냥 네가 서 사장님을 설득해서 돌아가게 해 줘요. 우린 모두 토니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같잖아요. 그러니까 제발, 그냥 손 떼고 돌아가 줘요.”...유진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설마 주설 씨였어요?”“뭐가요?”“주설 씨, 이 민박집이 철거되길 바라고 있네요. 보상금 받아서 해성에 집 사려는 거죠?”“그게 유진 씨랑 무슨 상관이죠? 왜 우리 집 문제에 왜 당신이 끼어드는데요? 지나치게 참견하는 거 아닌가요?”“보상금 받아서 집 사면, 토니 씨 부모님은 어떻게 하라고요? 여기가 토니 씨 부모님들이 가진 전부예요.”“집이 무너지면, 부모님을 해성으로 모셔 갈 거예요?”“당신이 상관할 일 아니잖아요! 본인이 집 못 사니까 우리도 못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질투하는 거죠? 솔직히?”녹음은 거기서 끝났다. 유진은 녹음이 끝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충격에 빠진 주설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었다.“누가 이 집을 철거시키려 했는지, 누가 보상금을 노렸는지, 누가 우리를 여기서 쫓아내려 했는지 이제 다들 알겠죠?”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