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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구택은 앞을 보고 잔뜩 엄숙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소희, 우리 얘기 좀 해요!"

그는 그녀를 소희라고 불렀다.

소희는 멈칫하더니 예감이 든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두 사람은 어정으로 돌아갔으나 도중에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자 소희는 이미 모든 것을 깨닫고 구택에게 물었다.

"출장간 거 다 뻥이죠?”

구택은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희, 내가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는데, 도대체 나에게 얼마나 많은 일을 숨겼는지 말해요!"

"기회요?"

소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무슨 뜻이죠? 서인의 일은 내가 전에 설명한 적이 있는데. 나와 그는 정말 친구일 뿐, 어떤 남녀의 감정도 없다고요."

"그래요!"

구택은 말투가 차갑다.

"그럼 두 사람 어떻게 알았는지 말해줘요. 얼마나 알고 지냈죠?"

이런 구택은 소희에게 무척 낯설었다. 소희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나 심문하는 거예요?"

구택은 냉소했다.

"넌 두 사람 사이에 그런 감정이 없다고 말하지만, 난 방금 서인이 널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을 직접 들었어요!"

소희는 눈을 살짝 크게 떴다.

"말도 안 돼요!"

만약 서인이 그녀를 좋아한다면, 전부터 분명히 말했을 것이고, 게다가 서인도 그녀와 구택의 일을 알고 있었으니 어떻게 그녀를 좋아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형제이고, 가족이었으며 유독 연인일 리가 없다!

구택은 소파에 앉아 소희를 쳐다보며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내가 직접 들은 게 틀렸다고요?"

소희는 침묵했다. 그녀는 구택이 자신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서인이 왜 이렇게 말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구택은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소희, 너에게 나와 서인 중 누가 더 중요하죠?"

소희는 그의 눈을 응시하며 솔직하게 말했다.

"나에게 있어 두 사람은 모두 중요해요. 서인은 나에게 있어 가족이고, 당신은 나의 연인이죠."

"그럼 만약 내가 당신더러 우리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요? 나를 선택하면, 앞으로 서인을 다시 만나면 안 되고,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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