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은 멈칫하더니 무의식적으로 좌우를 보고는 고개를 숙였다."요 며칠 대표님은 소희를 데리러 오지 않았는데, 나는 그들이 싸운 줄 알았어요. 그러나 방금 소희가 전화하는 것을 들었는데, 잠시 후에 대표님이 그녀를 데리러 오는 것 같아요."은서의 손에 있는 립스틱은 입가에 멈추더니 눈 밑에 차가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소희를 증오하는 동시에 구택도 미웠다!분명히 소희가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심지어 유림까지 하마터면 연루될 뻔했는데, 그는 뜻밖에도 그녀를 놓아주지 못하다니!하지만 괜찮아, 그녀의 손에는 아직 비장의 카드가 있으니까!구택이 손을 놓으려 하지 않는 이상, 그녀는 다른 사람더러 그에게 손을 놓으라고 강요할 것이다!모임이 끝난 후, 구택의 차는 이미 넘버 나인 밖에 도착했는데 지난번 경력이 있어 이번에 많은 사람들은 소희가 구택의 차를 타고 떠난데 대해 이미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이현은 가로등의 어두운 그림자 아래 서서 두 눈은 그윽하게 반짝이며 실의에 빠져 남자의 차가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구택이 차를 운전했고, 소희는 조수석에 앉아 차창밖을 바라보았는데 차안은 줄곧 조용했다.알록달록한 네온사인이 차 앞 유리에 비치더니 빠르게 양쪽으로 미끄러졌다. 소희의 정교한 이목구비도 짙은 화장을 한 듯 사람들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 뒤, 순식간에 암담해졌다."밥은 입에 맞아요? 야식 좀 더 먹을래요?" 구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니요, 배불리 먹었어요!"소희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비록 달고 매운 것을 좋아하지만 일반적으로 음식을 가리지 않았기에 어떤 모임이든 잘 먹을 수 있었다.구택은 고개를 끄덕이며 앞을 보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차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전에도 두 사람은 조용히 함께 있던 적이 있었지만, 아무런 어색함도 없었고, 지금은…… 소희는 자꾸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어정으로 돌아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소희는 신발을 갈아신고 안으로 들어갔고 구택은 갑자기 뒤에서 그
유림의 일은 이미 지나갔고, 두 사람은 예전처럼 사이가 좋아졌으며, 그도 예전처럼 그녀에게 잘해주었다. 그러나 소희는 늘 어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있는 듯 없는 듯한 간격이 두 사람 사이를 막아 그녀를 실망시키고 또 영문 모르게 했다.바람이 한바탕 불어와 차가운 빗줄기가 목덜미에 닿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몸서리를 쳤다.창문을 닫고 소희는 방으로 돌아가 잠을 잤다.이튿날, 소희가 일어났을 때, 구택은 주방에서 아침밥을 짓고 있었다.남자는 베이지색 얇은 스웨터에 같은 색 긴 바지를 입고 앞치마를 두르고 우유를 데우고 있었다.소희는 마음이 움직이더니 앞으로 가서 남자의 허리를 껴안고 얼굴을 그의 등에 붙였다.구택은 컵을 든 손이 멈칫하더니 우유컵을 내려놓고 몸을 돌려 소희를 안았다. 잘생긴 얼굴에는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왜요? 하룻밤 같이 안 잤는데 내가 보고 싶은 거예요?"소희는 그를 부둥켜안고 조용히 말했다."유림의 일에 아직도 화가 나고 있는 거예요? 서인에게 화가 나든, 나에게 화가 나든, 나에게 말해줄래요? 문제 있으면 우리 함께 해결해요."구택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만졌고 마음이 약해지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아니에요, 나는 자기에게 화 나지 않았어요. 어젯밤에 내가 회의를 너무 늦게 끝내서 자기 깨울까 봐 돌아가지 않았어요."소희는 말을 하지 않았고, 그녀도 마음속의 이상한 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감정은 임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목표가 명확하고 상대방의 행방을 파악한 다음 계획을 세우면 만전을 기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감정의 일은 정반대였다!구택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머리에 키스했다."내가 뭘 잘못해서 자기 불편하게 했어요?""아니요!" 소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확실히 잘못한 게 없었다. 아마도 그녀가 너무 예민했기 때문일지도!"헛된 생각하지 마요!" 구택은 그녀의 하얀 얼굴을 어루만지며 주물렀다."씻으러 가요, 곧 아침 먹을 수 있어요."소희는 고개를 들어 웃었다."그래요.""얼른
하인은 당연히 소희를 알고 있었고, 자기 집 주인이 소희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감히 눈앞의 청년을 막지 못하고 줄곧 예의 바르게 미소를 지었다."그럼 먼저 거실에 가서 앉으세요. 제가 가서 어르신께 여쭈어 드리겠습니다."별장에 들어가 그 안의 우아하고 진귀한 인테리어를 보고 청년은 멈칫하더니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며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한 쌍의 눈도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따라오세요!" 하인이 말했다.청년은 눈빛에 탐욕을 품고 하인을 따라 거실로 걸어갔다.하인이 물었다. "커피 드릴까요, 아니면 주스 드릴까요?"청년은 소파에 앉아 사방을 둘러보며 입을 벌리고 말했다."커피 한 잔 가져와요!""네!"하인은 양식 주방에 갔다가 곧 커피를 들고 돌아왔는데, 청년이 탁자 위의 과일과 과자를 먹고 있는 것을 보았고, 입은 불룩해진 채, 과자는 부스러기가 여기저기 널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하인은 어안이 벙벙해지며 어딘가 틀렸다고 생각했다. 소희처럼 온화하고 예쁜 아가씨에게 어떻게 이런 동생이 있을 수 있겠는가?남자는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켜고는 이맛살을 찌푸리고 머리를 돌려 뱉었다.하인은 눈을 부릅뜨고 막을 겨를도 없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커피를 카펫 위에 토하지 마세요!"카펫 자체의 가치는 말할 것도 없고, 한 번 씻어도 가치가 만만치 않았다!그리고 바닥에 함부로 음식을 뱉다니!"너무 써서 마실 수가 없잖아요!" 청년은 커피잔을 탁자 위에 세게 놓더니 하인을 시켰다. "가서 주스 한 잔 따라와요. 좀 달게!""그래요, 잠깐만 기다려요." 하인은 더 이상 그를 모시고 싶지 않았지만 또 그가 정말 소희의 동생일까 봐 다른 말하지 않고 돌아서서 주스를 따랐다.청년은 고개를 들어 창밖의 잔디밭을 바라보았는데, 개 한 마리가 옆문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고, 지금 경계하며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그도 두려워하지 않고 신선하기만 해서 과일을 들고 먹이려 했다."개야, 이리 와!"하인이 마침 이것을 보고 즉시 막았다."죄
"날 찾는다고?" 어르신은 그의 맞은편에 앉아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맞아요, 우리 누나는 당신 아들 임구택, 즉 임 대표님의 여자 친구인데, 그들이 결혼하려는 이상, 내가 또 친정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예단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어요?" 구웅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어르신은 멈칫하더니 그제야 안색이 변했다."지금 뭐라고 했지?""그들이 결혼하는 거, 아직 모르는 것은 아니겠죠?" 구웅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입을 헤벌렸다. 그것은 어르신이 일부러 모르는 척한다는 뜻이다.어르신은 재차 물었다."소희가 구택의 여자친구라고 했는가?”"그래요, 그들은 오랫동안 함께 있었어요!" 구웅은 소파에 기대어 다리를 꼬고 있었다."우리 누나는 그녀가 임구택과 결혼하면, 당신들이 나에게 회사에 별장 한 채를 선물하고, 또 나에게 차랑 기사 한 명, 비서 두 명을 선물한다고 했는데, 언제 실현할 수 있는 거죠?"어르신은 웃지 않았고, 얼굴에도 아무런 정서가 보이지 않았으며 나지막이 물었다."이건 소희가 너에게 알려준 것인가?""맞아요, 우리 누나가 직접 나에게 말했어요,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았다고요!"구웅은 맹세했다.어르신의 눈빛은 엄숙했다."이 일은 알았으니 먼저 돌아가봐!""먼저 나에게 도대체 언제 회사와 별장을 주는지 알려줘야죠. 회사를 주지 않으면 먼저 비서 두 명을 줘도 돼요!"구웅은 또 비위를 맞추는 태로도 바꾸었다.어르신은 냉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결혼에 대해 나는 구택과 상의해야 하니까, 상의 끝나면 자연히 너에게 알려줄 거야!""그래도 이렇게 날 보낼 수는 없잖아요?" 구웅은 눈알을 돌렸다."내가 친정 집 사람으로 당신들 집안에 찾아왔으니, 답례를 좀 해야죠!"어르신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분노를 억누르고 뒤돌아서서 하인에게 분부하였다."집사한테 가서 현금 50만 들고 오라고 해.”하인은 자신의 주인이 정말 교양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조차 차마 참을 수가 없었다.그녀가 응답하며 가려고 하자, 구웅이
구택은 실눈을 떴다."무슨 돈 말씀이시죠?"어르신은 장부 하나를 그의 앞에 던져놓았다."너 혼자 좀 보아라. 짧디짧은 1년 사이에 네가 소희에게 얼마를 주었는지? 이게 가정교사가 마땅히 받아야 할 돈인가?"구택은 장부를 볼 필요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소희에게 얼마를 주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좋은 가정교사를 찾는데, 이 보수를 지불하는 것은 조금도 많지 않죠. 그러나 소희가 좋은 가정 교사인지 아닌지는, 유민의 성적을 보시면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나에게 이런 말 할 필요 없어!"어르신은 단호하게 말했다."오늘 소희의 남동생이 찾아와서 너희들이 결혼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와서 예단을 달라는구나, 난 아버지가 된 사람이 이것조차 모르고 있었다니. 너희들 곧 결혼할 거야?""동생이요?" 구택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래, 소희의 남동생, 그는 또 소희가 그에게 너희들이 결혼하면, 임가네가 그에게 회사에 별장 한 채를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는데, 이것도 네가 소희와 상의한 거야?"구택은 더욱 어리둥절했다. 소희에게 언제 동생이 있었지?그는 눈살을 찌푸렸다."소희 씨는 동생이 없어요. 아마도 돈을 뜯으려고 사칭한 것 같아요.""그는 자신이 소희와 다섯 살 때 헤어졌다고 말했고, 소희는 복지관에서 입양된 후 성을 소 씨로 바꾸었다고 했어. 그는 너와 소희의 일도 알고 있는데, 그게 거짓말이라고?"어르신이 물었다.구택은 멍해졌다.어르신은 그의 표정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설마 너도 몰랐던 거야?"그는 냉소하며 말했다."이거 정말 재미있군! 보아하니 이것은 소희와 그녀의 그 동생이 계획한 것 같은데! 그래서 너는 소희가 너와 함께 있는 것이 정말 너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니, 아니면 너의 돈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니?"구택은 안색이 어두웠다."소희 씨는 그런 여자가 아니에요!""그건 네가 그녀에게 눈이 멀어서 그래!"어르신은 엄하게 말했다."네가 아무리 소희를 좋아하더라도 즉
남성에서 어정까지 도착하자, 시간은 이미 오후 1시 다 되어 갔다.그는 어정 맞은 편에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려 들어가려던 참에 어정 문밖에 마이바흐 한 대가 세워져 있고 소희가 차에서 내린 것을 발견했다.구택은 거기에 멈춰서서 차가운 눈으로 맞은 편을 바라보았다.어정 문 앞에서 소희는 차에서 내려 진석과 작별인사를 했다.오늘 촬영팀은 일이 없었기에 그녀는 작업실에 갔는데, 마침 진석도 있었다.진석은 밀라노에 국제 패션쇼가 있다며 그녀를 초청했고, 두 사람은 함께 나가서 밥을 먹으면서 패션쇼에 대해 이야기했다.밥을 먹고 진석은 그녀를 어정으로 데려다 주었는데, 이때 막 도착했다.오늘 바람이 세서 진석은 자신이 차에 놓은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들고 차에서 내려 소희에게 걸친 다음 담담하게 말했다."다음에 외출할 때 옷 좀 많이 입어요!""난 추위 안 타요!"소희는 담담하게 웃었다."하지만 몸에 안 좋잖아요!" 진석은 냉소하며 그녀를 폭로했다.소희는 이번에는 할 말이 없어 어깨를 들썩였다."됐어요, 올라가요!" 진석은 그녀의 머리를 한 번 치더니 몸을 돌려 차에 올라 곧 떠났다.구택은 차에 앉아 두 사람의 "친밀한" 동작을 보면서 눈동자가 갈수록 차가워졌고 마치 찬바람이 지나간 것처럼 공기가 모두 얼어붙었다.이게 정상적인 상사와 부하 관계라는 걸 그보고 어떻게 믿으란 거지?은서의 말이 맞았다. 그는 언제까지 자신을 속이려 하는 것일까?*이쪽의 소희는 진석과 작별을 한 다음, 주택단지에 들어서자마자 뒤에서 어떤 사람이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누나!""연이 누나!"소희는 이 호칭을 듣고 본능적으로 몸을 팽팽하게 당기며 즉시 몸을 돌렸다.구웅이 달려와 감격스러워하며 말했다."누나, 나 구웅이잖아. 아직 기억하지?"소희는 멍하니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 남자아이의 모습이 어릴 때의 모습과 일치해지더니 그녀는 마음이 쿵"하고 가라앉았다."너, 구웅이니!""그래, 나 웅이야!" 구웅은 씩 웃었다."누나 아직 나 기억하고
그녀는 그때 너무 어려서 살고 싶은 욕망만 있어 정말 땅에 엎드렸는데 얼어서 입이 벌려지지 않았다.구웅은 밥을 땅에 던지고 눈과 흙을 섞은 다음 소꿉놀이하는 것처럼 개에게 먹이는 방식으로 그녀에게 먹였다.양모는 나무문에 기대어 해바라기씨를 까며 바라보다가 해바라기씨 껍질을 토하며 냉담하게 말했다."차라리 개를 키우는 것이 낫겠다!"우스운 것은, 그때 그녀는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을 몰랐고, 양모도 몰랐다. 이렇게 그녀를 대하는 것은 단지 아들을 중시하기 때문이었는데, 그녀가 앞으로 시집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구씨 집안의 밥을 거저 먹을 수밖에 없었다."난 정말 네 누나가 아니야!"소희는 무표정한 얼굴로 구웅을 바라보았다."네 친누나는 소씨네 집안에 있으니 거기 가서 찾아!”"누나,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이 누나를 학대한 거 알아. 나도 어렸을 때 철이 없었어. 그런데 우리는 결국 친남매잖아. 줄곧 같이 자랐고." 구웅은 그녀의 옷차림을 살펴보며 풀이 죽은 채 말했다."누나 지금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데, 난 밥 먹을 돈도 없단 말이야. 부모님도 죽었지, 누나가 더 이상 나를 상관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도 날 관심하지 않을 거야!"소희는 눈살을 찌푸렸다."내가 말했잖아, 네 친누나는 소씨네 집안에 있다고, 우리는 그때 잘못 안겨서 나는 구씨가 아니야!"구웅은 그녀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고 단지 그녀가 자신을 알아보고 싶지 않아서 마음대로 이유를 생각해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생각해서 계속 애원했다."누나, 날 불쌍하게 여기면 안 돼? 운성으로 돌아가는 돈 좀 줘도 돼!""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소희는 그와 치근덕거리고 싶지 않아 동네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구웅은 즉시 가로막으며 물었다."부모님이 전에 누나를 학대했어도, 4살까지 키웠는데, 그 4년간의 밥값은 돌려줘야 하지 않겠어!"소희는 그를 냉담하게 쳐다보았다."네가 나를 키웠니?""우리 부모님이 누나 키웠고, 그들의 돈이 바로 내 돈이지!"구웅은 당당하게
술자리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와서 그에게 술을 권했고, 구택은 오는 사람마다 거절하지 않고 눈 깜짝할 사이에 7~8잔 마셨다.주위에서 아첨하는 사람을 보고 그는 한순간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하며 구실을 찾아 정원에 가서 잠시 앉았다.호텔 연회장에 딸린 작은 화원은 초봄에 이미 울창하고 백화가 만발했다.꽃나무 아래에는 연회장에서 나온 많은 남녀들이 껴안고 함께 키스를 하고 있었고, 구택은 벤치를 찾아 앉아 가지고 있던 라이터를 꺼내 만지작거렸다.이것은 소희가 그에게 준 유일한 물건이었고, 특별히 사준 것조차 아니었다.그녀가 그에게 신경을 쓰지 않을수록 그는 더욱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에 몇 시간 동안 차를 몰고 운성에 가서 그녀를 찾은 것은 정말 미친 것 같다!그녀의 이런 수단은 모든 사람에게 쓰이지 않을까?진석, 서인, 참, 심명도 있었지!남자는 참지 못하고 자신을 비웃었다. 사실 소희에게 줄곧 많은 신비한 점이 있었다. 예를 들면 종래로 나타나지 않았던 그녀의 할아버지, 그녀의 예사롭지 않은 솜씨, 그리고 그녀는 무엇 때문에 줄곧 엄격하게 면접을 봐온 북극 작업실에 채용되었는지.......다만 전에 그는 그녀를 너무 믿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외면했다!"임 대표님!"뒤에서 낭랑한 소리가 들려오자 연분홍색 예복을 입은 소녀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구택은 뒤를 돌아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이현 씨군요!"이현은 조 감독을 따라왔는데, 영화 투자자를 몇 명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려 했지만 이곳에서 구택을 볼 줄은 몰랐다.이현은 정성껏 치장했는데, 느슨한 머리는 뒤로 넘겼고, 화장이 정교했으며 어깨가 드러나는 짧은 드레스는 더욱 눈에 띄는 그녀의 두 눈을 맑고 생기발랄하게 만들었으며 기질이 부드럽고 아름다웠다."대표님 혼자 오셨어요? 왜 소희를 데리고 오지 않았어요?" 이현은 좌우를 보더니 간드러지게 웃으며 물었다.구택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녀는 일이 있어서요!""영화 촬영도 끝나려고 하는데, 나와 소희는 앞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