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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술자리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와서 그에게 술을 권했고, 구택은 오는 사람마다 거절하지 않고 눈 깜짝할 사이에 7~8잔 마셨다.

주위에서 아첨하는 사람을 보고 그는 한순간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하며 구실을 찾아 정원에 가서 잠시 앉았다.

호텔 연회장에 딸린 작은 화원은 초봄에 이미 울창하고 백화가 만발했다.

꽃나무 아래에는 연회장에서 나온 많은 남녀들이 껴안고 함께 키스를 하고 있었고, 구택은 벤치를 찾아 앉아 가지고 있던 라이터를 꺼내 만지작거렸다.

이것은 소희가 그에게 준 유일한 물건이었고, 특별히 사준 것조차 아니었다.

그녀가 그에게 신경을 쓰지 않을수록 그는 더욱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에 몇 시간 동안 차를 몰고 운성에 가서 그녀를 찾은 것은 정말 미친 것 같다!

그녀의 이런 수단은 모든 사람에게 쓰이지 않을까?

진석, 서인, 참, 심명도 있었지!

남자는 참지 못하고 자신을 비웃었다. 사실 소희에게 줄곧 많은 신비한 점이 있었다. 예를 들면 종래로 나타나지 않았던 그녀의 할아버지, 그녀의 예사롭지 않은 솜씨, 그리고 그녀는 무엇 때문에 줄곧 엄격하게 면접을 봐온 북극 작업실에 채용되었는지.......

다만 전에 그는 그녀를 너무 믿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외면했다!

"임 대표님!"

뒤에서 낭랑한 소리가 들려오자 연분홍색 예복을 입은 소녀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구택은 뒤를 돌아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이현 씨군요!"

이현은 조 감독을 따라왔는데, 영화 투자자를 몇 명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려 했지만 이곳에서 구택을 볼 줄은 몰랐다.

이현은 정성껏 치장했는데, 느슨한 머리는 뒤로 넘겼고, 화장이 정교했으며 어깨가 드러나는 짧은 드레스는 더욱 눈에 띄는 그녀의 두 눈을 맑고 생기발랄하게 만들었으며 기질이 부드럽고 아름다웠다.

"대표님 혼자 오셨어요? 왜 소희를 데리고 오지 않았어요?"

이현은 좌우를 보더니 간드러지게 웃으며 물었다.

구택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는 일이 있어서요!"

"영화 촬영도 끝나려고 하는데, 나와 소희는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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