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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장시원은 이미 가고 없었다. 청아 한 사람만이 우두커니 제 자리에 서 있었다.

청아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의 맑은 두 눈동자에는 쓸쓸함이 어렸다. 순간, 그녀는 뭔가를 깨달았다. 사실은 그녀가 장시원한테 굳이 해명하지 않아도 장시원의 태도가 이미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상품어정에서의 그날, 두 사람은 이미 완전히 끝난 사이였다. 하지만 청아는 계속 장시원을 잊지 못하고 고민으로 뒤척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서 허연의 그림자를 찾을 수 있었다. 장시원과 만나다가 헤어진 여자들의 그림자 말이다.

장시원은 이미 옛 정은 잊고 새 애인을 만나 새출발을 하려는데 청아는 여전히 지난날을 되돌리는데에 급급했다.

청아는 항상 자신이 다른 여자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장시원의 눈에는 그저 우스갯소리일 뿐이었다.

그렇게 청아는 오랫동안 혼자 서서 차츰 모든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가슴은 갈기갈기 미어지는 것 같았고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재빠르게 화장실로 걸어가 세면대 앞에 서서 헛구역질을 했다. 그런 그녀의 입 안은 온통 시고 쓴 맛으로 가득 차 있었고, 뱃속은 여전히 울렁거리며 괴로웠다. 어찌나 고통스러웠는지 마치 심장을 토해낼 것만 같았다.

주르륵.

눈물이 두 볼을 타고 미끄러졌다. 그녀는 억지로 입술을 깨물며 울음을 참으려고 애썼다.

한편, 룸에서는 오진수를 포함한 몇 명의 사람들은 장시원과 백야에게 러브샷을 권하며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이런 장난에 익숙한 장시원은 술잔에 술을 따라 백야에게 건넸다. 그의 눈빛은 부드럽고 다정했다.

“한 잔만 마시면 돼요. 안 그러면 계속 난리를 피울 거예요.”

백야는 수줍은 얼굴로 한 손으로 장시원의 목덜미를 감싸고 가볍게 술을 마셨다.

장시원은 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의 머릿속에는 조금 전 복도에서 있었던 일이 문득 떠올랐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있는 청아를 보고 장시원은 통쾌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그런 통쾌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일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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