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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다음달에 약혼해요. 그러니까 아직은 약혼하지 않았다는 말이예요.”

소희가 차갑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 청아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녀는 원래 장시원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자고 마음먹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완전히 넋이 나가버리고 말았다.

소희는 그녀에게 따뜻한 물을 한잔 따라주었다.

“당황하지 마.”

청아는 소희의 손을 꽉 잡고 황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희야, 나한텐 이제 기회조차 없나 봐.”

소희는 고개를 돌려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결혼 날짜를 재촉받고 있는 장시원을 쳐다봤다. 이런 상황은 그녀도 미처 예측하지 못했었다.

장시원은 허연과 사귀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내에 또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는 걸 보면 그가 청아와 그녀의 아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들, 과연 그가 청아의 좋은 짝이 될 수 있을가?

한편, 구은서가 백야를 돌보고 있는 사이, 장시원은 담배를 피러 베란다로 발길을 옮겼다.

그때, 임구택이 다가와 담담하게 물었다.

“왜 갑자기 약혼하겠다는 거야? 비혼주의 아니였어?”

“너도 옛날엔 비혼주의였다가 소희를 만나서 생각이 바뀐 거잖아.”

장시원은 담배를 내뿜으며 말했다. 그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는 그저 입가에 옅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냥… 갑자기 다 재미없어졌어. 우리 엄마도 계속 내가 안정된 삶을 살기를 바랬으니까… 엄마만 행복하면 난 뭐, 괜찮아.”

“그럼 너는? 넌 행복해?”

임구택이 물었다.

“백야 씨를 좋아하긴 좋아하는 거냐고.”

“좋아하고 말고가 어디있어? 여자는 옷을 벗기면 다 똑같지 않아?”

장시원은 모든 것이 다 소용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임구택은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결혼은 아이들 장난이 아니야. 충고 하나 하는데 그래도 신중하게 고민하는 게 좋을 거야.”

장시원은 피식 웃었다.

“모든 사람이 다 진짜 사랑을 만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전부 사랑이 필요한 것도 아니야. 넌 그냥 소희랑 잘 지내면 돼. 나는…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어쨌든 요 몇 년동안 난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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