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택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정남은 벌떡 일어나서 손에 고구마를 들고, 긴장해서 말까지 더듬었다."임, 임 대표님, 고구마 드세요!""고맙지만 사양할게요!" 구택은 목소리가 담담했다."너희들 먹어요!""저는 다 먹었어요!" 정남은 싱긋 웃으며 고구마를 내려놓고 도망갔고 구택에게 자리를 양보했다.구택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까만 눈으로 눈웃음을 지으며 소희를 흘겨보았다."간식은 배불러서 이제 또 고구마 먹는 거예요?"소희는 맑은 눈에 웃음을 머금었다."스태프들이 산 거예요. 난 음식을 가리지 않으니까 그들이 뭐 사면 뭐 먹는 거죠.""아주 신이 났네요!" 구택은 손을 들어 그녀의 코를 쥐었다.소희는 고구마를 먹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안 바빠요? 자꾸 올 필요 없어요. 하인영 씨 같은 사람은 더는 않을 거예요. 지금 촬영팀 위아래가 모두 나한테 잘해 줘요!"구택은 눈썹을 찌푸렸다."왜요, 내가 싫어요?""자꾸 와서 다른 사람 눈에라도 띄면," 소희는 말을 멈추었다.남자의 얼굴은 또 몇 점 가라앉았다."눈에 띄면요? 내가 창피해요?""응," 소희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자의 매서운 눈빛을 보고 즉시 웃으며 말했다."우리 임 대표님이 너무 멋있어서 다른 사람이 질투하니까 촬영팀의 조화에 불리하잖아요."구택은 비웃으며 그녀의 입가에 묻은 검은 먼지를 닦아주었다."나랑 무슨 상관이에요? 촬영팀이 흩어지면 나는 자기를 안고 집에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데!"소희는 눈살을 찌푸렸다."구택 씨, 이 영화는 당신이 투자한 것이라는 거 잊지 마요!""그럼 내가 더 자주 와야 겠는데요? 정기적으로 검사할 겸!""뭘 검사해요?" 소희는 새까만 눈으로 물었다.“게으름을 피우며 구석에 숨어 군고구마를 굽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팔에 머리를 묻고 웃음을 참느라 배가 아팠다.그녀가 다 먹은 후, 구택은 물티슈를 가지고 그녀의 손을 깨끗이 닦아 주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난 아직 일이 좀 있어서 점심에
"그래도 먹을 수가 없잖아요, 내가 이따가 주문 취소할 테니까 그만 가요!" 그 사람은 우산을 쓰고 빠른 걸음으로 복도로 걸어갔다.청아는 한순간 멍하니 있다가 도시락을 든 손을 거두고 자신의 얼굴에 있는 빗물을 닦은 뒤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앞으로 걸어가다 바람이 불어오더니 머리가 어지러워져 몸을 비틀거리며 곧바로 땅에 쓰러졌다.바닥에 고인 물이 튀면서 배달 상자가 땅에 구르며 차가운 비 속에 흩어졌다.배달을 시킨 사람은 아직 복도 문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청아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바삐 달려가 경계하며 소리쳤다."이봐요, 배달 하나 가지고 날 이렇게까지 협박할 필요가 없잖아요?""이봐요!"그는 몇 번 불러도 청아가 깨어나지 않는 것을 보지 못하고 급히 핸드폰을 꺼내 구급차를 불렀다.청아는 깨어났을 때 이미 병원에 있었는데, 사방이 온통 새하얀 벽이었고, 백열등은 사람의 눈앞이 아찔해질 정도로 밝게 비추었다."깨어났어요?"간호사가 들어와서 그녀를 위해 링거를 바꿨다."어때요?"청아는 목소리가 쉬었다."괜찮아요, 감기에 걸렸나요?""아가씨는 왜 고생을 그렇게 하는 거예요? 비가 오는데도 배달하러 가다니, 하마터면 뱃속의 아이가 유산될 뻔한 거 알아요? 앞으로 이러면 안 돼요!" 간호사는 링거를 바꾸면서 당부했다.청아는 눈을 드리우고 듣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네? 뱃속의 아이라뇨?"간호사는 경악하여 그녀를 바라보았다."지금 자신이 임신한 거 몰라요?"청아는 제자리에 굳어지며 간호사를 바라보았는데 경악은 점차 당황과 공포로 변했다.간호사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정말 몰았어요? 설마 아직 미혼이에요?"청아는 어렴풋이 고개를 저었다.간호사는 곧 안색이 어두워졌다."젊은 아가씨들도 참! 결혼하지 않았는데도 피임을 하지 않다니! 지금 이러는 거 보니, 아가씨도 아가씨 남자친구도 이 아이를 키울 능력이 없는 것 같은데, 지금 장난하는 거예요?"청아는 당황하기만 할 뿐 도무지 말을 할 수
링거를 맞고 그녀는 돈을 내고 퇴원 수속을 했다.병원을 떠날 때, 마침 또 밤에 그녀를 돌보던 간호사를 만났다.간호사는 야근으로 퇴근해서 이제 집에 돌아가려는데. 청아가 혼자인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왜 혼자 가세요? 남자친구분은 안 왔어요?”청아는 얼굴이 초췌하고 창백하여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고개만 저었다.간호사는 한숨을 쉬었다. “이게 무슨 남자친구예요. 너무 무책임하잖아요. 내가 보기에는 아이도 가지지 마요. 안그럼 자신만 다쳐요!”말을 마치고 고개를 저으면 갔다.청아는 병원을 떠나 한동안 어디로 갈지 몰랐다.오늘은 토요일이어서 출근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그녀는 자신의 임대주택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순간 가족이 매우 그리웠다. 그녀는 고민하다 차를 타고 오빠에게로 갔다.도착한 후 집에는 사람도 없고 문도 잠겨서 청아는 허홍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잠시 울린 후에야 연결되었는데 우강남이 받았다. 전화가 매우 난잡하게 들리자,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 “청아야 무슨 일이야?"청녕은 문에 기대어 물었다. "오빠 엄마랑 어디 갔어. 왜 집에 없어?"우강남은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새집 이쪽에 있어. 엄마도 여기 있고. 이리로 와!" “엉 곧 갈게."청아는 전화를 끊고 또 우강남의 새집으로 달려갔다.멀지 않은 곳에 차를 타고 10여 분이면 도착했다. 청아는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문이 열려 있고 그 속에는 한창 수력발전 장식을 고치고 있었다.우강남은 청아를 보고 멍해졌다. “청아야 너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 얼굴색도 안 좋고.”청아는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만지며 일부러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요즘 다이어트 중이야!" "너 원래 말랐는데 무슨 다이어트를 해!” 우강남은 웃으며 화를 냈다.허홍연은 소리를 듣고 와서 청아를 보고 멍했다.허홍연은 웃으며 말했다. "청아야 네가 웬일이야?”청아가 말했다. "오늘 주말인데 엄마 보러 갔지. 근데 전화하니까 오빠가 여
청아는 황급한 마음에 물었다.“그럼,엄마 치료는 어떡하려고요? 엄마가 그 전문가가 곧 귀국한다고 얘기했잖아요? 지금 이 돈으로 집을 장식하면 엄마는 뭘가지고 병을 치료할 거냐고요?”허홍연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엄마는 괜찮아 시간 좀 지나서 치료해도 돼.” “안돼 벌써 이렇게 오래 기다렸는데!”청아는 몸을 돌려 우강남을 찼았다. “내가 가서 오빠한테 말할 거야.” “청아야 가지 마!”허홍연은 달려가 청아를 막으며 급히 소리쳤다. “청아야 말하지 마.” “인테리어는 기다릴 수 있어 근데 엄마 병은 기다릴 수 없다고 오빠가 알면 이 돈 절대로 안 쓸 거야.” “청아야!”허홍연은 필사적으로 청아를 막으며 급히 소리쳤다. “청아야 내가 다 솔직하게 얘기할 게 나 병 없어 내가 거짓말로 널 속였어”청아는 발걸음을 멈추고 제자리에 멍해졌다. “뭐라고? 엄마 거짓말이지? 엄마 내가 오빠한테 말 못하게하려고 일부러 나 속이는거지?”허홍연은 울었다. “청아야 내가 한 말 다 사실이야 그 검사보고서 가짜야 전에 그 개인병원에서도 허연이 의사를 매수해서 그냥 널 놀라게 하려고 거짓말한 거야.”청아는 바보같이 제자리에 서 있었다. “청아야 엄마가 너한테 미안해. 너의 오빠가 장설이랑 헤어진 후 계속 의기소침했잖아 그래서 너의 오빠한테 여자친구 하나 더 소개해 주고 싶었어. 근데 그 집안 사람들이 우리 집이 인테리어도 안 했다는 거 듣자마자 소개팅도 동의하지 않더라. 그래서 너의 외삼촌에게 돈을 빌리러 갔는데 허연이 자기 한 번만 도와주면 돈을 빌려줄 수 있데.”허홍연은 눈을 가리며 울었다. “어쩔수없었어 내가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허연의 말대로 같이 널 속였어.”청아는 두 눈이 빨갛게 달아올라 믿을 수 없이 자신의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만 내 엄마 맞아? 어릴 때부터 나를 그렇게 아꼈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청아야!”허홍연은 흐느끼며 울었다. “날 탓하지 마라. 너의 아버지가 빚 한 덩어리 지고
“청아야!”허홍연은 처량하고 슬프게 울기만 했다.청아는 몸을 돌아 밖으로 나가 문밖에 이르렀을 때 우강남이 걸어 나와 물었다. “청아야 가려고?”허홍연은 즉시 고개를 돌려 우강남이 눈치채지 못하게 눈물을 닦았다.청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말없이 문을 열어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우강남은 놀라게 문을 바라보며 허홍연을 쳐다보았다. “엄마 청아 왜 저래요? 쟤 울었어요?” “청아,”허홍연은 흐느끼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청아 그 아이 떠났다!”…………청아는 줄곧 아래층까지 내려와서야 눈물이 또다시 흘러내렸다.그는 아파트단지를 나와 무뚝뚝하게 길가에 서 있었다.가슴은 마치 큰 구멍이 뚫린 것처럼 텅 비었고 바람이 불어 들어가 혈육이 찢어진 것처럼 아팠다.한순간 그녀는 모든 것을 잃었다.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천천히 거리를 따라 걸어 나갔다.머릿속은 아프고 어지러웠다.그녀는 가족을 잃고 50만 원의 빚을 지고 배 속에 아이까지 하나 더 생겼다……그녀의 인생은 마치 궁지에 몰린 것 같았다.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그녀는 막막했다.이전의 견지, 노력, 기대가 이 한순간에 모두 와해하였다. 그녀는 자신이 왜 이렇게까지 필사적이고 고생했는지, 이 모든 게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몰랐다.그리고 배 속에 있는 이 아이는 어떡해야 할까?그녀는 어떡해야 할까!…………눈 깜짝할 사이에 12월 초순이 되었다. 주 감독의 영화 여주 인공 2는 이미 선발되었다. 갓 졸업한 신인인데 아주 청순하고 발랄하게 생겼다. 면접을 볼 때 주 감독에게 한눈에 찍어 제작진에 들어왔다.이전에 시간을 좀 지체했기 때문에 촬영의 진행이 빨라졌고 때로는 일을 서둘러서 한밤중까지 야근해야 했다.소희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점심 휴식 시간 때만 기회를 틈타 뒤뜰에 숨어 임유민과 잠시 게임을 했다.임유민은 이미 기말복습단계에 들어섰으며 기말에 전교 1등을 노리고 있었다.게임을 할 때 소희와 사담을 나누기도 했다. “우리 둘째 삼촌이 내가 전교
“내가 너 찾으러 갈게. 너의 오빠 집 주소를 나에게 보내줘.”청아는 조금 조급해했다. “아니야 오지 마. 나 오빠 집에 없어.” “집에 없다고? 너 오빠 집에서 너희 어머니 돌보고 있었잖아?”소희는 점점 더 이상하다고 느꼈다. “빨리 말해 안 그럼 너희 어머니한테 전화할 거야”청아는 망설이다가 주소를 소희에게 알려줬다.소희는 직접 차를 몰고 청아가 사는 곳으로 갔다.시내에서부터 그녀는 차를 몰고 거의 한 시간을 운전하여 교외의 허름한 동네에 가까이 왔다. 이전에 청아와 고장미가 세낸 그 동네보다 더 낡았다.좁고 지저분한 계단을 따라 올라가서 소희는 한참을 노크하고서야 청아가 와서 문을 열었다.소희는 청아를 보고 멍해졌다. 그녀는 예전과 비교해 많이 말랐다. 얼굴색이 노랗고 초췌하여 몰골이 아니었다. 소희를 보고 그녀는 무의식중에 눈을 돌렸다.방에 들어서자, 방은 10 여평 크기의 일인용 아파트인데 침실 한 칸 주방 한 칸밖에 없고 양지바른 창문이 없어 방안이 습하고 음행했다.소희는 청아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그녀를 부축하여 침대에 앉히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 어디 아파?”청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그녀는 병이 없었다. 다만 임신 중 반응일 뿐이다. 그녀는 이미 10여 일 동안 토했고 배달 아르바이트로 인한 피로까지 더해 더욱 허약해 보였다. “내가 물 좀 따라줄게.”소희는 몸을 돌려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를 열었다. 안에는 흰 밥 한 그릇, 김치 두 봉지, 찬장에도 라면밖에 없었다.소희는 뜨거운 물을 끓여 컵에 부어 청아에 주었다. “너 나한테는 혼자서 몸 잘 챙기라고 얘기하고 너는 맨날 이런 음식들만 먹는 거야? 청아야 너희 어머니 병이 아주 엄중해서 돈이 많이 필요한 거야?”그렇지 않으면 청아가 왜 이렇게 고생해야 해?겨우 한 달여 만에 그녀는 이렇게 변했다.청아의 얼굴은 무섭게 창백했다. 그녀는 컵을 들고 고개를 저었다. “우리 엄마의 병은 괜찮아. 우리 오빠가 실내장식
소희는 얼굴색이 차가워졌다. “정말 장시원 아이야? 장시원은 알고 있어? 장시원이 어떻게 널 속였길래?” “시원 오빠랑 상관없어!”청아는 급히 해석했다. “소희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그럼 어떻게 된 건데?”청아는 침대에 기대어 일어나 일의 모든 경과를 일일이 소희에게 알려주었다. 처음부터 허연은 그녀를 위협했다. 그녀가 장시원에게 약을 먹이고 자신을 임신시켰고 뒤에 가서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허연과 함께 그녀를 속인 것을 발견했다.자신이 임신한 지 보름이 넘었다는 것을 알고도 배 속 아이의 거취를 결정할 수 없었다.그녀는 두 번이나 아이를 유산 시키려고 마음먹고 병원 앞까지 갔지만 결국엔 움츠러들었다.그녀는 모질게 마음을 먹지 못했고 아이에게 손을 댈 수가 없었다.소희는 그의 이 두 달간의 경력을 들으면서 한동안 말이 없었다. 소희는 허홍연을 만난 적이 있었다. 아주 친절하고 자상한 한 어머니가 뜻밖에도 이렇게 자신의 딸을 속일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이렇게 말하면 장시원도 확실히 무고했다.소희는 물었다. “이제 너 어떡하려고?“ “모르겠어!”청아의 눈앞은 온통 막막할 뿐이였다.소희는 그녀의 처지를 마음 아파 하며 침울하게 말했다. “장시원에게 말해주자. 어디까지나 아이의 아빠잖아. 장시원도 이 아이의 존재를 알 권리가 있어.” “아니, 난 그에게 말하고 싶지 않아!”청아는 무의식적으로 피했다.소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청아야 너 장시원 좋아해?”청아는 멍하니 눈을 떨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스며들어 어쩔 수 없이 쓴웃음을 지었다. “소희야 나도 그 사람 좋아하고 싶지 않아. 근데 너무 어려워. 그를 안 좋아하는 게.”장사원이란 사람. 설령 바람기가 있고 찌질하다는 것을 알아도. 그가 그렇게 부드럽게 대해줄 때 아무도 그에게 마음을 안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항상 그녀가 가장 어려울 때 나타나서 그녀를 따뜻하게 해주고, 그녀에게 우산이
“이래야 맞지!”청아는 눈에 눈물을 머금고 소희를 바라봤다. “소희야 널 만난게 내 이 한평생 최대의 행운이야!”소희는 가볍게 웃었다. “친구는 서로인 거야.”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중 임구택은 또다시 전화를 걸어 소희가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청아는 입술을 오므리고 웃었다, “빨리 가봐. 둘째 삼촌 걱정하시겠다.”소희는 전화를 끊고 청아를 도와 간병인을 찾아 당부했다. “너 몸 아직 허약하니까 며칠은 더 입원해야 해. 몸 잘 챙기고. 내일 수업 마치고 다시 보러 올게.” “응. 걱정마.”청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소희는 몸을 일으켜 먼저 청아의 입원비용을 보충 납부하고서야 차를 몰고 떠났다.…………밤이다.장시원은 접대가 있어서 10시에 넘버나인에서 나와 화장실로 가면서 전화했다.그가 나올 때 허연은 복도에 서서 그를 기다렸다.허연은 베이지색 캐시미어 코트를 입고 옅은 화장을 했다. 평소보다 수수하고 초췌해 보였다. 그녀는 장시원을 지그시 바라보며 맞이했다. “시원 오빠”장시원은 냉혹하고 증오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잘 들어, 또 나한테 매달리면 사람 불러서 너를 바다에 던져 물고기를 먹이게 할 거야. ”말을 마치고 장시원은 몸을 돌려 갔다.허연은 쫓아왔다. “시원 오빠. 나 임신했어요!”장시원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허연은 손으로 배를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 "벌써 한 달이 넘었데요. 오늘 방금 검사했어요!"장시원의 마음속에는 강렬한 혐오감이 솟아났다. 그는 아주 잘 놀았으나 종래로 이런 실수를 한 적이 없었다. 그날은 유일한 날이었다. 다 우청아의 계산 때 문이였다.허연을 보니 그는 우청아를 떠올리게 되였다. 허연이 그의 아이를 배자 장시원은 우청아에 대한 원망은 더해갔다. "시원 오빠 저 진짜 아기 생겼어요!" 허연이 다가가 말했다. "오빠랑 같이 있고 난 뒤에 다른 남자만난 적 한 번도 없었어요. 이건 우리 둘의 아이라고요!"장시원은 냉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