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명은 웃으며 말했다."나 내일 돌아갈 테니까, 돌아가면 화풀이해줄게. 그녀의 뒤에 있는 남자가 누구든, 내가 너한테 사과하게 만들 거야!""응, 그럼 강성에 도착하면 나한테 전화해요!"인영은 심명에게 잠시 애교를 부렸고, 전화를 끊은 후 소희가 쇼핑 가방을 들고 나오는 것을 보고 코웃음치며 소희를 힐끗 보았다.‘내일 아주 본때를 보여줄 거야!”*소희가 어정으로 돌아왔을 때 구택이 금방 돌아왔는데, 그녀의 손에 물건을 보고 물었다."이게 뭐예요?”소희는 그에게 건네주었다."조백림 씨의 생일 선물요, 이따가 구택 씨가 전해줘요."구택은 라이터인 것을 보고 갑자기 좀 질투했다."나에게 선물을 준 적이 없는데, 특별히 그의 생일 선물을 사러 가다니."소희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당신의 생일은 언제죠?"구택은 더욱 화가 났다."자기는 자기 남자가 언제 생일인지도 모르는데, 뻔뻔스럽게 물어보다니?"소희는 웃었다."그럼 당신은 내 생일이 언제인지 알아요?""12월 29일." 구택은 즉시 말했다.소희는 눈이 휘둘그레졌다."어떻게 알았어요?"구택은 냉소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소희는 어깨를 으쓱거렸다."구택 씨 생일 때 나도 선물 사줄게요.""네 생일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요, 이거 나 줘요!" 구택은 라이터를 꺼내 손에 들었다."이거 마음에 들어요.""근데 담배 안 피우잖아요?""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난 라이터가 좋아요.""그럼 조백림 씨 생일 선물은 어떡하고요?"구택은 웃으며 말했다."다 준비했어요. 그는 마침 우화 광장 뒤의 땅을 원해서, 내가 그를 도와 구했어요. 그에게 준 생일 선물이라고 할 수 있죠.""아!" 소희는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생각이 짧았다."이건 자기가 사준 거예요!" 남자는 라이터를 주머니에 넣고 득의해하며 손을 뻗어 소희의 손을 잡았다. 마치 라이터가 금싸라기 땅보다 더 귀한 것 같았다.많은 사람들이 넘버 나인에서 백림에게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소희와 구택 두 사람이 도착
"설마!" 백림은 웃으며 말했다."사정 좀 봐주라!"구택은 가볍게 웃었다."그의 허튼소리를 듣지 마!""내가 왜 허튼소리를 했는데?" 시원은 두 사람의 관계가 거의 공개된 것을 알고 꺼리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추워도 안 돼, 더워도 안 돼. 정말 입에 물면 녹을까, 손에 들면 깨질까, 아주 잘났어!"진수 등도 따라서 맞장구를 쳤다."예전에 우리는 왜 구택이 사람을 이렇게 아낄 줄 아는 것을 몰랐을까!""그건 소희 씨를 못 만나서 그래!""정말 대박이야! 우리 모두 구택한테 좀 배워야 소희처럼 예쁜 여자친구를 찾을 수 있어!"......소희는 약간 난처했다.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 그녀는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백림은 확실히 대범하여 그녀에게 엄청 많은 케이크를 잘라 주었다.구택은 담담하게 웃었다."됐어, 오늘은 백림이 생일이니까 너무 그러지 마!"*소파 저쪽은 매우 시끌벅적했다. 구은서는 저쪽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은은하게 듣고 눈에 슬픔이 스치더니 술 한 잔을 들고 단숨에 다 마셨다.명원은 냉소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택이 형이 잘해 준다고 자랑하다니, 내가 보기에 소희는 일부러 애정을 과시하며 누나에게 시위하는 것 같아요!"은서는 눈을 드리우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녀는 원래 이긴 사람이니 시위는 당연한 게 아닌가?""흥, 잘난 체 하긴. 누가 마지막 승자가 될지 아직 모른다고요!" 명원은 화가 난 표정을 지었다.은서는 계속 술을 따르며 말투가 무거워졌다."그녀는 이미 구택을 내 곁에서 빼앗는 데 성공했어. 나도 패배를 인정했고. 그녀야말로 마지막 승자야! 봐, 그녀는 나에게 그녀의 전과를 자랑하고 있잖아."명원은 더욱 화가 났다."은서 누나, 낙담해서는 안 돼요. 지금 택이 형을 되찾아야 한다고요."은서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그렇게 하면 소희를 다치게 할 거야. 나는 구택을 잃을지언정 누군가가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소희가 이러는대도 누나는 아직도 그녀가 다치지 않을까
미연과 청아는 모두 오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들이 데려온 여자들은 모두 구은서를 에워쌌고 이쪽에는 소희 자신밖에 없었다.그녀는 철제 난간에 엎드려 바깥의 야경을 보며 천천히 케이크를 먹었다.백림이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내가 청아 씨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그녀는 저녁에 일이 있어 올수 없다고 했어요. 무슨 일인데 그렇게 바쁜 거예요?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이렇게 고생하다니.""청아는 방금 회사에 다니기 시작해서 아주 열심히 하고 있죠." 소희는 가볍게 웃었다."그래도 몸 조심해야죠, 너무 고생하지 말고!"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청아 만나면 백림 씨 대신해서 전달해 줄게요."백림은 그녀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다른 여자들이 모두 은서를 에워싸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눈치가 빨랐으니 또 어떻게 이 사람들이 고의로 소희를 냉대하는 것을 모를 수 있겠는가. 그는 인차 말했다."내가 수정더러 소희 씨와 같이 이야기하라고 할게요."수정은 백림이 새로 사귄 여자친구이다."아니에요." 소희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백림은 소희의 성격이 담담해서, 친하지 않은 수정과 같이 있으면 오히려 더 어색하다는 것을 알고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필요하면 구택에게 말해요. 모두 친구니까 절대 사양하지 말고요.""괜찮아요." 소희는 부드럽게 웃었다.백림이 떠난 후, 구택이 인차 와서 자신의 양복 외투를 벗고 그녀의 몸에 걸쳤는데, 그녀가 접시에 있는 케이크를 태반이나 먹은 것을 보고 입술을 구부리고 웃으며 눈빛에는 총애를 띠었다."단음식이 그렇게 좋아요?»소희는 어깨를 으쓱거렸다."사람은 어쨌든 취미가 있어야죠!"그녀는 손에 든 케이크를 들고 구택에게 주었다."먹어봐요, 구택 씨도 좋아할 거예요!"구택은 고개를 숙이고 케이크를 옆에 놓고는 휴지를 뽑아 그녀의 손에 묻은 크림을 닦아 주었는데, 그녀의 입가에도 조금 있는 것을 보고, 손을 뻗어 손가락으로 닦은 다음 자신의 입에 넣고 빨며 고개를 끄덕였다."딱 좋네요."말을 마치고 몸을
구은서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시선은 자기도 모르게 베란다를 향했다. 그녀는 구택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소희에게 키스하는 것을 보았고, 또 그가 총애하는 눈빛으로 그녀의 머리를 만지는 것을 보았다. 그의 얼굴의 표정은 자신이 종래로 본적이 없는 부드러움이었다......이 순간, 그녀는 갑자기 주위의 모든 것이 따분하고 무미건조해졌다고 느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앙을 받으면 어떻고, 소희는 소외되면 또 어떻단 말인가? 그 사람이 소희의 곁에 서기만 하면, 그 한 사람만으로도 이미 모든 것을 이겼다.백림의 여자친구 진수정과 함께 온 여자는 술 한잔을 들고 시원을 향해 걸어갔다."시원 오빠!" 여자는 몸에 딱 붙는 스커트를 입고 있었고 화장도 화려했으니 가는 허리와 통통한 엉덩이는 무척 섹시했다.그녀와 시원은 낯선 사이가 아니었다. 두 사람은 전에 한 술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시원의 곁에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그날 밤 한 걸음 더 나아갔을 것이다.아마 오늘 밤이 좋은 기회일지도.시원의 얼굴색은 오히려 좀 냉담했다."안녕!"여자는 몸을 기울여 담배를 가지러 갔고 일부러 몸을 숙여 시원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에게 담배를 건네줄 때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모임 끝나면 어디 가서 한 잔 할까요?"시원은 담배를 받지 않았고 잘생긴 얼굴에는 혐오감이 나타났다."됐어, 오늘은 별로 흥이 없어.""그럼 우리 따로 시간 약속해요." 여자는 쉽게 포기하지 않고 표정이 점점 부드러워졌다.시원은 뒤로 등을 기대어 싸늘하게 말했다."왜, 백림은 오늘 돈을 쓰기 아까워, 청한 호스티스가 부족해서, 내가 당신하고 마시게?"여자의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시원 오빠, 싫으면 거절하면 되지 왜 하필 사람을 공격하는 거예요?""난 이미 거절했고, 네가 모른 척한 거야!"시원은 안색이 옅어졌다."나는 눈치 없는 여자가 가장 싫으니까, 꺼져!"여자는 화가 난 얼굴로 분
그는 다시는 예전처럼 그녀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그날부터 그들은 이미 남이었다.소녀는 여전히 사정하고 있었지만, 그 여자는 조금도 봐주려 하지 않았다. 옆에는 떠들썩한 사람들이 에워싸고 있었는데, 이 사건의 경과를 들은 후 모두 여자더러 케이크를 받으라고 사정했다.여자는 마침내 승낙했지만 청아에게 어려운 문제를 남겨주었다."지각한 것은 그쪽 문제고, 케이크는 이미 신선하지 않으니까, 배상해도 되. 절반만 줘!"청아는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럴 돈이 없어요."이 케이크는 100만 원이었고, 절반만 해도 50만 원이었다."돈을 배상하든지 케이크를 가져가든지, 알아서 해!" 여자는 가슴을 안고 고개를 돌려 청아를 아랑곳하지 않았다.주위의 사람들이 두 사람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는데, 아마도 이미 소파 위의 여자가 사실 처음부터 청아에게 돈을 배상하라고 하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시원은 무관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우청아가 이렇게 낭패를 보는 것을 보고 통쾌함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미워했다!고작 1억을 위해 자신을 배신한 것이 미웠고, 그녀가 돈에 눈이 멀어 생각이 짧아서 미웠다!그는 갑자기 우청아가 정말 돈을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러 개의 알바를 하면서 또 돈을 절약하기 위해 연속 3일간 라면을 먹을 수 있다니. 그들이 알게 되였을 때부터 그는 그녀가 새 옷을 산 것을 본 적이 없었다.그러나 지금, 케이크 하나를 위해, 그녀는 곧 그 여자에게 무릎을 꿇을 지경이었다!그들은 결코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청아야!"소희는 위층에서 내려와 물었다."무슨 일이야?"청아는 소희를 보고 다소 놀랐지만 즉시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배달하러 왔어.""괜찮긴, 빨리 선택해, 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여자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좋아요, 절반의 돈을 배상할게요!"청아는 갑자기 결정을 내리고 휴대전화를 꺼냈다."내가 지금 당장 입금해 줄게요!"여자는 갑자기 득의양양한 기색을 드러내며 휴대전화를
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팔려고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즉시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의론이 더욱 분분해졌다."일부러 배달원 돈을 삥뜯으려는 거구나, 어떻게 이런 사람이 다 있대?""어린 아가씨가 배달하는 것을 보니 만만해서 그런 가 보지, 내가 보기에 그녀의 품행은 배달하는 사람보다 훨씬 못 해!""100만 원으로 고의로 남을 괴롭히다니, 정말 징그럽다! 소녀가 돈을 버는 게 쉽다고 생각하는 거야?""맞아, 이렇게 비싼 케이크를 살 수 없으면 먹지 말든가!"......여자는 주위 사람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당신들과 무슨 상관인데? 저리 비켜!"방금 청아를 대신해서 불평을 하다 오히려 여자에게 반박 당한 남자는 냉소했다."누군가가 사면 팔겠다고 하지 않았어? 지금 그 아가씨가 사려고 하는데, 빨리 케이크 팔아!"여자는 난처해지더니 울며 겨자 먹기로 소희의 돈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화가 나서 갔다.청아는 주위에서 그녀를 에워싸고 대신 사정해주던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했고, 구경꾼들은 그제야 서서히 흩어졌다.소희는 케이크를 받고 청아에게 말했다."모두 위층에 있는데, 올라가서 좀 앉을래?"청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아직 다른 주문이 몇 개 더 있어서, 이미 오래 지체됐어. 조금 있다가 내가 케이크 돈 줄게, 내가 조백림 씨한테 준걸로 해.""아니야!"소희는 말하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왜 또 배달하는 건데?"어쩐지 조백림이 전화했지만 시간이 없더라니."놀면 뭐 해!" 청아는 밝게 웃었다."배달하러 갈게. 시간 있으면 같이 놀자.""그래, 조심하고!""응!" 청아는 손을 흔들며 헬멧을 머리에 쓰고 빠른 걸음으로 갔다.2층 울타리 뒤에서 시원은 소녀의 뒷모습을 보고 눈동자가 서늘했다.그는 몸을 돌려 위층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서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의 조수에게 전화를 걸었다."우청아의 집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봐.»그녀는 허연에게서 1억을 받았는데, 왜 배달하러 나왔지?돈이 필요한가?설마
그래서 매 번 선물을 뜯는 시간이 되면 사람들은 매우 흥분했다.선물에는 번호가 있었는데, 백림은 9라고 적힌 작은 상자를 들고 물었다."이건 누구거야?"영미라는 호스티스는 즉시 손을 들어 감격해하며 말했다."내 거예요, 얼마든지 맞혀봐요. 맞히면 내가 지는 걸로!"백림은 흔들더니 안의 소리를 듣고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넥타이핀.""빨리 뜯어봐, 빨리!"많은 사람들이 재촉하자 백림은 상자를 열었는데 안에는 아니나 다를까 디올의 넥타이핀이 들어 있었다.다른 사람들은 한바탕 탄식했다. 백림은 또 12번 상자를 골랐고, 은서는 웃으며 말했다."이건 내가 준 선물!"은서의 선물이라니, 모두들 점점 더 기대하기 시작했다. 백림은 흔들었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아 눈살을 찌푸렸다."이건 정말 좀 어려운데. 시계인가?"은서는 웃으며 말했다."열어봐!"백림은 상자를 열었는데 역시나 손목시계였다. 다이아몬드 손목시계, 그것도 한정판, 적어도 2억 원 이상이었다.백림은 구은서를 쳐다보았다."고마워, 잘 받을게!"은서는 온화하게 웃었다."좋아하면 돼!"이어서 또 하나의 상자를 선택했는데 한 호스티스가 선물한 순금으로 만든 커프스 버튼이었다. 백림은 알아맞히지 못하고 그녀더러 마음대로 조건을 제기하라고 했다.그녀는 보석도 가방도 달라고 하지 않고 백림에게 대중 앞에서 자신과 키스하라고 했다.이 호스티스는 백림과 사이가 괜찮았는데, 보아하니 그가 방금 사귄 여자 친구를 일부러 화나게 하려는 것 같았다.수정도 대범했다."마음대로 뽀뽀해요, 어차피 돌아가서 씻어야 하니까!"사람들은 한바탕 웃었다.호스티스는 수정의 조롱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파에 앉아 백림이 그녀에게 뽀뽀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백림도 꾸물대지 않고 호스티스의 얼굴을 들고 대중 앞에서 그녀와 키스를 했다.많은 사람들이 환호를 지르자 모임의 분위기도 최고조에 달했다.소희는 백림의 여자친구가 고개를 살짝 돌리는 것을 보았는데, 그녀의 눈에는 난해한 빛이 번쩍였지
원래 떠들썩하던 분위기가 잠시 굳어졌다. 백림은 소희를 대신해서 수습하려고 소희가 그에게 선물을 주었다고 말하려 했지만, 구택이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소희 씨는 당연히 백림에게 선물을 준비했지!”정아는 즉시 말했다."어느 건데요, 빨리 가리켜 봐요!""맞힐 필요 없어, 소희 씨의 선물은 상자에 담지 않았으니까." 구택은 냉담하게 정아를 바라보다가 백림에게 말했다."우화 광장 옆에 있는 그 땅에 관한 인수 계약서야. 내일 사람 시켜 너의 회사에 보낼게. 나와 소희 씨가 너한테 주는 생일 선물이야."백림은 깜짝 놀랐다."택아, 너 어떻게 내가 그 땅을 원한다는 것을 알았니? 게다가 내가 오랫동안 시도 했지만 상대방은 줄곧 주려 하지 않았는데, 네가 나를 도와 해결했다니?"구택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27번 째 생일 축하한다!"백림은 감격스러워했다."고마워, 구택아, 그리고 소희 씨. 이 땅을 수상 공원으로 만들고 싶은데. 소희 씨가 준 것인 이상 내가 소희의 이름으로 이름을 지을게요. 구택 넌 의견 없지?""이건 좀 아니죠!" 소희는 의외였다.그러나 백림의 생각은 구택의 마음에 꼭 들어맞았다. 그는 소희의 손을 잡고 옅게 웃었다."나는 아주 재미있다고 생각하는데!”"그럼 이렇게 결정하자!"조백림은 통쾌하게 말했다.다른 여자들은 부러움을 참지 못하고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정말 임가네에 시집가려는 건 가봐. 평소에 구택의 성격이 냉랭했지만 뜻밖에도 여자를 이렇게 총애하다니, 그야말로 스위트 가이였다!구은서는 다 이상 표정을 통제할 수 없었고, 마음이 차갑고 음울하여,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즉시 입을 열었다."시원아!"시원이 다가와서 말했다."뭐가 이렇게 떠들썩해?"명원은 웃으며 말했다."백림이 형 선물 맞히고 있어요!"많은 사람들은 시원에게 자리를 양보했고, 그는 자리에 앉자 옆에 소희가 들고온 케이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문득 숨이 막혔고 얼굴색은 선명하게 가라앉았다.조백림이 말했
방 안이 삽시간에 조용해졌고, 서인도 고개를 들어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유진은 눈처럼 맑고 투명한 얼굴로 휴대전화를 꺼내 녹음 파일을 찾아 재생했다.녹음 속에서는 두 사람의 대화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처음에는 안주설의 목소리가 먼저 나왔다.“쥐구멍이 없어도 쥐는 나타나요. 쥐는 정말 어디든 들어올 수 있어요. 창문으로 기어들었을 수도 있고요.”“난 쥐가 제일 무서워요. 전에 내가 살던 원룸에도 한 번 쥐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어디서 들어온 건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강성에서 월세 살고 있나 봐요?”“음, 그렇죠!”...녹음이 계속 이어지다, 주설의 목소리가 확연히 낮아졌다.“유진 씨랑 서인 사장님, 토니네 일에서 손 떼면 안 될까요?”유진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뭐요?”“내가 400만 원 줄게요. 그러니까 서인 사장님 설득해서 여기서 떠나게 해 줘요.제발, 네?”“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묻지 말고, 그냥 네가 서 사장님을 설득해서 돌아가게 해 줘요. 우린 모두 토니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같잖아요. 그러니까 제발, 그냥 손 떼고 돌아가 줘요.”...유진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설마 주설 씨였어요?”“뭐가요?”“주설 씨, 이 민박집이 철거되길 바라고 있네요. 보상금 받아서 해성에 집 사려는 거죠?”“그게 유진 씨랑 무슨 상관이죠? 왜 우리 집 문제에 왜 당신이 끼어드는데요? 지나치게 참견하는 거 아닌가요?”“보상금 받아서 집 사면, 토니 씨 부모님은 어떻게 하라고요? 여기가 토니 씨 부모님들이 가진 전부예요.”“집이 무너지면, 부모님을 해성으로 모셔 갈 거예요?”“당신이 상관할 일 아니잖아요! 본인이 집 못 사니까 우리도 못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질투하는 거죠? 솔직히?”녹음은 거기서 끝났다. 유진은 녹음이 끝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충격에 빠진 주설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었다.“누가 이 집을 철거시키려 했는지, 누가 보상금을 노렸는지, 누가 우리를 여기서 쫓아내려 했는지 이제 다들 알겠죠?”모든
윤석경은 손에 청경채를 들고 뛰어나오며 소리쳤다.“박민란 씨! 또 무슨 일이죠?”박민란은 서인과 임유진을 발견하자 더욱 흥분한 얼굴로 외쳤다.“당신들 가족 전부 나오라고 해요! 안토니도 불러요! 오늘은 꼭 이 비열한 배신자를 색출해야겠어요!”그 말에 윤석경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배신자라니, 무슨 소리예요?”곧 가족들이 모두 1층 거실에 모였다. 그리고 박민란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자, 직접 보세요!”유진의 시선이 사진에 닿자마자 눈이 커졌다. 사진 속에는 서인과 유진이 있었다. 일요일, 호텔에서 네 사람이 함께 식사할 때 찍힌 사진이었다. 사진 속에서 오석준이 서인에게 차 한 상자를 건네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이에 박민란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자, 똑똑히 보세요! 다들 잘 보라고요!”본래도 목소리가 컸던 그녀는, 화까지 난 상태라 더욱 격렬하게 소리를 질렀다. 거기다 입을 열 때마다 침까지 튀었다. “이 두 사람이 호텔 측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당신네 집을 팔아넘겼어요! 그런데도 당신들은 이들을 손님처럼 대접하고 있다니, 제정신이에요?”토니 가족은 사진을 보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토니도 호텔에서 공사 담당자를 찾아갔던 적이 있었기에, 사진 속 인물을 바로 알아보았다.유진은 억울하고 화가 치밀었고, 바로 박민란을 향해 따져 물었다.“이 사진 어디서 난 거죠? 누가 보낸 거예요?”박민란은 비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랑 상관없어요! 아무튼 당신들 얼른 떠나요! 우리 일에 끼어들지 말고요!”토니 가족들은 사진을 들고 자세히 들여다보았고, 유진은 단호하게 설명했다.“사장님이 친구를 통해 호텔 공사 담당자를 만났고, 그 사람이 여기를 철거하지 않기로 약속했어요.”“그날 저녁에 그 사람과 식사한 것도 그 자리에서 설명해 드렸잖아요? 그리고 저 가방 안에는 차가 들어 있어요.”“지금도 차 안에 있으니까 가져와서 보여드릴게요!”토니는 사진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자, 임유진은 주변을 살피며 혹시라도 쥐구멍이 있는지 찾기 시작했고, 안주설은 창가에 기대어 웃으며 말했다.“쥐구멍이 없어도 쥐는 나타날 거예요. 쥐는 정말 어디든 들어올 수 있거든요. 창문을 통해서 들어왔을 수도 있어요.”그러자 유진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난 쥐가 제일 무서워요. 전에 내가 살던 원룸에도 한 번 쥐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어디서 들어온 건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주설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강성에서 월세로 살고 있나 봐요?”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음, 그렇죠!”주설은 조심스레 떠보듯 물었다.“그러면 나중에 사장님이랑 결혼하면 집을 살 테니까 더 이상 월세 살 일은 없겠네요? 사장님은 꽤 돈이 많아 보이던데요.”유진은 한숨을 쉬었다.“사장님이요? 무슨 돈이 많아요? 차 한 대 그나마 좀 값나가는 거지, 그거 팔아도 강성에서 집 사긴 어림도 없어요. 강성 집값 엄청 비싸요.”주설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전 집 없이는 절대 결혼 안 할 거예요. 자기 집이 있어야 마음 편하잖아요.”“저도 그렇게 생각해요!”유진은 적극적으로 동의하며 물었다.“두 사람은 언제 결혼할 거예요?”그러자 주설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연말쯤이요. 우리 둘 다 직장도 안정적이고, 하반기부터 결혼 준비를 시작하려고 해요.”“그럼 집은 샀어요?”유진은 궁금한 눈빛으로 묻자 주설은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거의 다 됐어요. 지금 집을 알아보는 중이에요.”“좋겠네요! 해성 집값도 강성이랑 비슷하게 비싸던데, 정말 대단하네요. 나랑 사장님은 언제쯤 자기 집을 가질 수 있으려나?”유진이 부러워하는 듯한 말투를 쓰자, 주설의 얼굴에는 은근한 우월감이 스쳤다.“열심히 일하면 언젠간 생길 거예요!”유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툴툴거렸다.“월급 모아서 집 사려면 늙어야 가능할걸요? 하늘에서 갑자기 돈 보따리라도 떨어지면 좋겠네요!”주설은 그녀의 말을 듣고 눈빛이 스치듯 어두워졌고 살짝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유진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안토니의 부모님은 점심을 준비하러 갔고, 안주설은 안토니를 방으로 끌고 가서 상처에 약을 발라주었다.임유진은 서인을 향해 눈짓을 보냈다.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당에 나서자, 유진이 생각에 잠긴 듯 말을 꺼냈다.“내 생각엔, 토니 가족 중에 뭔가 이상한 사람이 있어요.”서인은 눈을 살짝 들며 유진을 바라보았다.“무슨 뜻이지?”유진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어제 우리가 떠날 때, 토니가 우리한테 언제 돌아가냐고 물었잖아요? 그때 사장님이 바로 강성으로 간다고 했죠.”그러나 돌아가는 과정에 산길에 교통사고가 발생해 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한 시간 정도 지체되었고 시내에 도착했을 땐 이미 밤이 되어 떠나지 못했다.“하지만 토니 가족은 우리가 이미 떠난 줄 알았겠죠.”서인은 눈을 가늘게 뜨며 중얼거렸다.“우리가 떠난 줄 알고 철거팀이 몰래 들이닥친 거라는 거군.”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너무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미심쩍잖아요.”서인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토니일 리는 없어.”며칠간 함께 지내며 그를 지켜본 결과, 토니는 형과 마찬가지로 솔직하고 올곧은 성격이었다.무엇보다 부모님께 극진한 효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겉으로만 도와주는 척하면서 뒤로는 배신하는 짓을 할 리가 없었다.유진은 눈을 반짝이며 장난스럽게 물었다.“오늘 우리 여기서 자는 거죠?”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야 할 것 같아.”지금 상황으로 보면, 철거팀은 무슨 짓이든 할 가능성이 컸다. 만약 토니 가족 중 누군가가 정보를 흘린 거라면, 오늘 밤 서인과 유진이 없는 틈을 타 다시 올지도 모른다.그러자 유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럼 난 2층에 올라가서 전에 묵었던 방에 아직도 쥐가 있는지 봐야겠어요.”서인은 눈썹을 살짝 올렸고, 유진은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다.2층으로 올라가려던 찰나에, 유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화면을 보니 임구택이었다. 유진은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오
안토니의 다급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서인 형! 호텔 철거팀이 또 왔어요! 이번엔 포크레인까지 끌고 와서 우리 집을 당장 부수겠다고 해요!][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죠? 분명 철거하지 않기로 합의한 거 아니었어요? 우린 어떤 계약서에도 서명한 적 없고, 동의한 적도 없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나오는 거죠?]서인의 얼굴이 굳어졌고, 눈빛은 차갑게 변했다.“지금 바로 갈 테니까 철거 인부들을 최대한 막아봐. 하지만 네 안전이 최우선이야. 가족들도 꼭 보호해야 해!”[네!]토니는 급히 대답했다.[일단 어떻게든 붙잡아 볼게요!]“반드시 조심해!”전화를 끊고 나서야 임유진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서인은 간략하게 상황을 설명하자, 유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어제 확실히 협의 끝난 거 아니었어요? 혹시 아래 직원들이 전달을 못 받은 거 아닐까요?”서인은 차 시동을 걸면서 오석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그러나 신호가 길게 가더니 결국 연결되지 않았다.이에 곧바로 이한우에게 전화하자, 한우도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바로 형님한테 전화해 볼게. 안 받으면 직접 찾아갈게!]전화를 끊자마자 서인은 급히 차를 몰아 토니의 집으로 향했다. 차의 속도를 올려 빠르게 도착했을 때, 그곳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포크레인 한 대가 집 앞에 서 있었고, 토니의 아버지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그를 억지로 일으키려 하고 있었고, 토니와 다른 두 사람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윤석경은 철거 인부들에게 울며 애원했지만, 한 명이 그녀를 밀쳐버렸고, 이내 윤석경은 중심을 잃고 벽에 부딪칠 뻔했다.그 순간, 서인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앞으로 나섰다. 토니의 아버지를 붙잡고 있던 사람 중 하나를 단숨에 발로 걷어찼다. 그리고 막 아버지를 부축하려던 순간, 유진이 소리쳤다.“조심해요!”서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재빠르게 몸을 틀어 뒤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상대의 손목을 잡아 꺾었다.
유진은 한눈에 서인의 잠든 모습을 훑어보았다. 거칠고 자유분방한 그의 잠든 모습조차도 심장을 뛰게 했다. 정말 사랑에 빠지면 상대가 제일 멋있어 보인다는 말이 딱 맞는 순간이었다.유진은 침대로 올라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리고 옆에 있는 자신의 최고 미남을 바라보며 말했다.“사장님, 나 이야기 듣고 싶어요!”서인은 살짝 눈꺼풀을 들어 유진을 곁눈질하며 말했다.“내 229명의 여자친구 이야기라도 들려줄까?”그 말에 유진은 눈을 부릅떴다.“말할 용기가 있으면, 난 들을 용기도 있어요!”“좋아.”서인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으며 회상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첫 번째 여자는 나랑.”그러자 유진은 휙 하고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머리까지 덮어버렸다. 서인은 마치 타조처럼 몸을 숨기는 그녀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이내 서인은 손을 들어 조용히 불을 껐다.다음 날, 서인은 유진과 함께 흥성 주변의 명소를 둘러보았다. 유진은 하루 종일 신나게 놀았고,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다.월요일전과 같은 찻집에서 서인은 한우와 오전 10시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두 사람은 미리 10분 전에 도착해 기다렸다.서인은 유진에게 말차 케이크를 하나 주문해 주었고, 그녀는 속으로 조금 설렜다.‘지난번에 내가 이걸 좋아한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구나.’정확히 10시가 되자, 한우와 그가 부른 사람이 도착했다. 한우는 두 사람에게 소개를 건넸다.호텔 프로젝트의 공사 책임자는 오석준, 마흔이 갓 넘은 나이에 머리 위가 약간 벗겨졌고, 몸집이 풍채가 있었다. 늘어지는 듯한 눈꺼풀 사이로 날카롭고 계산적인 눈빛이 스쳤다.일행이 자리를 잡고 앉자, 한우가 오늘 만남의 목적을 간단히 설명했고, 서인도 안토니 가족의 상황을 차분히 이야기했다.한우는 이야기를 들은 뒤, 바로 전화를 걸어 토니 가족의 집이 있는 정확한 위치를 확인했다.그 후,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원래 안토니 씨 댁은 철거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어요.”“하지만 서인 사장님이 직접 나를 찾아왔
유진은 맑은 눈으로 서인을 바라보다가, 이내 애잔한 눈빛으로 변하며 말했다.“내가 멍청하고, 잘 몰라서 이렇게 남아서 당신과 함께 세상을 보고 배우려는 거잖아요. 내가 함부로 아무거나 따거나 건드리지 않을게요.”“약속할게요, 그래도 안 될까요?”서인은 유진의 애처로운 표정을 보며 결국 마음이 약해졌다.“그럼 네 일은 어떻게 할 건데?”“휴가 내야죠. 마침 프로젝트 하나 끝낸 참인데, 여진구 선배가 며칠 쉬라고 했어요.”유진은 덧붙였다.“걱정 안 해도 돼요. 저 그런 무책임한 사람 아니에요. 일에 지장 주지 않을 거예요.”서인은 잠시 고민했는데, 유진을 혼자 차 타고 돌아가게 하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그러면 이틀 동안 나랑 같이 다니되, 혼자 돌아다니지는 마.”이에 유진은 환하게 웃었다.“걱정하지 마세요. 하루 24시간 내내 사장님이랑 붙어 있고 싶을 정도니까요.”서인은 할 말을 잃었고, 순간 유진이 일부러 자신을 흔드는 게 아닐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사랑스러운 말이 너무 자연스럽게 튀어나온다.그러나 유진의 맑은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어쩌면 자신이 너무 깊이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두 사람은 마당에서 바람을 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유진은 의자에 편하게 몸을 묻고 앉아 서인에게 물었다.“이한우 씨한테서 연락이 왔어요?”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호텔 공사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어. 월요일에 만나서 이야기할 거야.”유진은 손으로 턱을 괴며 말했다. “그 사람이 안토니 씨 집을 허물지 않겠다고 동의하면 문제는 해결된 거네요.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것 같아요.”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길 바랄 뿐이지.”유진은 미소를 지었다.“동의하지 않을 거면 굳이 만나려 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걱정하지 마세요.”서인은 문득 유진에게 물었다.“회사에서는 무슨 일 해?”그러자 유진의 눈빛이 반짝였다.“드디어 내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네요?”서인은 입을 꾹 다물고 약간 어색한 기색을 보이며 시선을 피했다.“그
그 말에 서인은 코웃음을 치며 믿지 않는다는 듯이 옷장을 열어 옷을 꺼냈다. 그러면서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나가 있어.”임유진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일어났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문을 열었다.“내가 훔쳐볼 것도 아니잖아요. 그 정도로 경솔하지 않아요. 보면 당당하게 보죠!”유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문을 밀어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서인은 유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임유진,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서인은 서둘러 샤워를 끝내고, 나와서 밖을 내다보았으나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이내 서인의 표정이 굳어졌고, 그는 곧장 발걸음을 옮기며 유진을 불렀다.“임유진!”그러나 대답이 없었다. 수영장 주변은 조용했고, 희미한 조명 아래로 물결만이 은은하게 일렁이고 있었다.검은색 철제 울타리 너머로 다른 객실의 정원이 보였지만, 어디에도 유진은 없었다. 서인의 목소리가 낮아졌고, 이번에는 조금 더 강한 어조로 유진의 이름을 불렀다.“임유진!”그때, 화악 물살을 가르며, 유진이 수면 위로 튀어나왔다. 촉촉한 얼굴에는 물방울이 반짝였고, 커다란 눈동자가 더욱 맑게 빛났다. 유진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눈앞에 있는 서인을 바라보았다.잔물결이 유진의 주변에서 별빛처럼 흩어졌다. 그녀는 마치 물에서 갓 피어난 연꽃처럼 수면 위에 떠 있었다.서인은 순간적으로 말이 막혔고, 유진은 그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수영하며 천천히 다가왔다.그리곤 눈앞에서 손가락을 살랑살랑 흔들며 말했다.“왜 그래요? 놀랐어요?”서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렸다. 유진은 웃으며 수영장에서 나와 그를 따라가려 했지만, 나오자마자 재채기했다.그러자 서인은 한숨을 쉬고, 방으로 들어가 수건을 꺼내고는, 곧장 유진에게 다가가 수건을 둘러주며 나지막이 말했다.“옷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가? 유진, 너 혹시 뇌를 물에 빠뜨린 거 아니야?”유진은 수건을 감싸 안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내가 옷을 안 입고
유진은 고개를 돌려 안주설과 안토니를 힐끗 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사장님, 힘들지 않아요? 내려줄까요?”서인은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두 시간은 거뜬해.”그 말에 유진은 깔깔 웃었다. 그녀는 그의 어깨에 몸을 더욱 기대고, 탄탄한 팔뚝을 베개 삼아 살짝 눈을 감았다.따뜻한 햇살과 산속의 상쾌한 공기, 그리고 서인이 주는 안정감. 이 순간만큼은 그 어떤 불안도 없었다.유진의 몸은 가볍고 부드러웠고, 땀방울이 살짝 맺힌 피부는 촉촉하고 서늘했다. 그리고 은은한 향이 서인의 코끝을 간질였다. 서인은 잠시 숨을 멈추었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걸음을 뗐다.그러나 그때, 유진이 몸을 조금 더 밀착시키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사장님, 정말 나를 좋아하지 않아요?”갑작스러운 말에 서인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다. 유진의 숨결이 서인의 목을 스쳤고, 목소리는 부드럽고도 깊었다.그러나 서인은 단호하게 말했다.“안 좋아해.”유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그녀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래도 좋아요. 사장님이 나 말고 다른 사람도 안 좋아하면, 난 그걸로 괜찮아요.”유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인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빛은 어두웠고,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일렁이고 있었다.“그만 말해.”유진은 입술을 꼭 다물었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서인은 다시 묵묵히 걸었다.마침내 정상에 도착했을 때, 유진과 서인은 산 정상의 너른 바위 위에 앉아 경치를 바라보았다.잠시 후, 토니와 주설도 간신히 정상에 도착했다. 둘은 이미 땀범벅이었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반면, 서인과 유진은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 토니는 헉헉대며 엄지를 치켜세웠다.“서인 형, 진짜 대단해요!”주설은 다소 무안한 표정으로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산할 때는 토니와 주설이 더욱 느리게 걸었고, 결국 민박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저물어 있었다.토니의 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