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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청아는 즉시 고개를 돌려 보았다.

강남이 먼저 나왔는데, 그는 손에 트렁크 하나를 들고 힘껏 아래로 던졌다.

장설은 훌쩍거리며 끊임없이 강남에게 매달리면서 심지어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려 했다.

강남은 단호하여 트렁크를 던진 다음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

보아하니 강남은 그녀를 때리지도, 마음이 약하지도 않아 청아는 안심했다.

장설은 땅에 엎드려 가슴이 찢어지도록 울면서 위층의 많은 사람들이 창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게 했다.

그녀는 한참 울다가 강남이 정말 마음을 굳게 먹은 것을 보고서야 트렁크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울면서 걸었고 나무 밑에 세워진 롤스로이스를 눈치채지 못하고 곧 동네를 나와 택시를 탔다.

시원이 물었다.

"올라가서 청아 씨 오빠 살펴볼래요?"

청아는 한 번 생각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우리 오빠는 지금 혼자 있고 싶어할 거예요.”

시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가 집으로 데려다줄게요!"

도중에 두 사람은 말을 별로 하지 않았다. 장설이 쫓겨난 것을 보고 청아는 속이 매우 후련했지만 여전히 오빠가 불쌍했다.

시원의 핸드폰은 끊임없이 전화가 왔는데, 그는 받지도 않고 바로 끊었다.

청아가 말했다.

"길가에 내려줘요, 나 혼자 택시 타고 돌아가면 되니까요. 얼른 가서 일봐요!"

시원은 개의치 않고 말했다.

"괜찮아요, 이럴 때는 별로 중요한 일이 없어요!"

30분 후, 차가 청아 집 아래에 멈추자 시원은 고개를 돌려 온아하게 입을 열었다.

"돌아간 후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요. 오늘은 매듭짓는 거니까 앞으로 모든 일이 좋아질 거예요!"

청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시원 씨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 말은 오해하기 쉬웠고 그녀는 그에게 그렇게 많은 신세를 졌으니 말로 표현해도 너무 성의가 없을 거 같았다.

그녀는 진지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입술을 오므리고 웃으며 보조개 두 개를 드러냈다.

"우리 집에 있어 이것 또한 행운이죠. 시원 오빠 말처럼 다 좋아질 거예요!"

"응!"

시원은 옅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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