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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소희가 거의 도착했을 때, 소정인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의 목소리는 예전과 다름없이 온후하고, 마치 자상한 아버지 같았다.

"소희야, 오늘 명절이니까 집에 돌아오렴. 오후에 같이 본가에 가자!"

소희가 말했다.

"저 운성에 돌아왔어요!"

"운성에?"

소정인은 약간 놀랐다.

"할아버지 보러 간 거야?"

"네!"

소정인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 대신해서 어르신께 인사드리고. 너 돈은 충분하니? 내가 지금 돈을 입금해 줄 테니까 어르신께 명절 선물 좀 사줘."

"아니에요, 다 샀어요!"

소정인은 소희의 목소리가 차가운 것을 보고 한동안 할 말이 없었다.

"그럼 조심히 다녀와!"

"아빠!"

소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소정인은 멈칫하다 인차 말했다.

"그래!"

"앞으로 더 이상 임구택 씨 찾아가지 마세요!"

소정인은 난감한 듯 뻘쭘한 듯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가 구택을 찾아간 것도 부득이한 일이었다. 사업은 갈수록 잘되지 않아 그는 임가네라는 세력에 의지하여 실력을 좀 쌓으려 했다. 게다가 전에 임가네에서 과외한다는 말을 듣고 그는 소희와 구택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생각하며 찾아간 것이었다. 물론 구택의 태도는 여전히 싸늘해서, 그는 거절당한 후에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알았어."

소정인은 겸연쩍게 말했다.

"네!"

소정인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은 뒤, 얼굴은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소희는 그의 딸이었으니 이런 질문을 받자 그는 아버지로서의 체면이 없어졌다.

진원은 들어오자마자 소정인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물었다.

"누구한테 전화했어요?"

소정인은 담담하게 말했다.

"소희."

진원은 즉시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에게 왜 전화를 하는 거예요?"

소정인은 힘없이 말했다.

"명절이니 집에 와서 추석 쇠라고.”

진원은 무심코 물었다.

"그녀는 뭐래요?"

"운성에 돌아갔데."

"운성에요?"

진원은 더 큰 반응을 보이며 냉소했다.

"그녀는 아직도 그 산속의 할아버지를 생각하고 있군요? 내가 그랬죠. 그녀는 아예 우리를 부모로 생각하지 않았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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