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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시원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아니에요, 먼저 나가요!"

그가 말을 마치자 밖에 있는 사람은 떠난 것 같았다.

그는 화장실에서 나갈 때에야 장설이 전혀 떠나지 않고 안방의 소파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가 나오는 것을 보고 장설은 즉시 일어나 부드럽게 그를 바라보았다.

"시원 오빠, 내가 특별히 오빠에게 준비한 요구르트요!"

시원은 안색이 냉담했다.

"청아 씨가 말 안 했어요?"

장설은 멈칫했다.

"네?"

"별일 없으면 안방과 서재에 들어오지 말고, 당장 꺼져!"

시원은 낮은 소리로 천천히 말했지만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포악한 기운을 띠고 있었다.

그는 이런 여자를 너무나도 많이 보았고, 청아를 봐서 화를 내지 않았지만, 그도 줄곧 자신을 구역질 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정이 많은 남자더라도 여자를 가리지 않을 정도는 아니었다!

장설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줄곧 시원의 성격이 좋다고 느꼈다. 웃음을 머금은 두 눈은 다정하고도 부드러워서 지금처럼 어두운 표정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손이 떨리더니 하마터면 요구르트를 쏟을 뻔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난감함과 분노를 참으며 억울하게 울먹였다.

"난 단지 오빠에게 요구르트를 전해주러 왔을 뿐, 다른 뜻은 없었어요!"

말이 끝나자 그녀는 울먹이더니 요구르트를 들고 문을 나섰다.

시원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베란다로 가서 창문을 열었고 여자의 몸에서 나는 역겨운 향수 냄새를 환기시킨 다음 담배를 꺼내 피웠다.

담배 한 대를 다 피운 후에야 시원은 나갔다.

모두들 배불리 먹었고, 장설은 식탁을 치우고 있었는데, 시원이 나오는 것을 보고 힐끗 쳐다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

시원은 소희도 가서 도와주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

"그냥 놔둬요. 이따가 호텔 사람들이 와서 치울 거예요!"

장설은 접시를 내려놓고 주방으로 돌아가 손을 씻은 뒤 작은방으로 들어갔고 더는 나오지 않았다.

청아 등 사람들은 모두 영문을 몰랐다. 그들은 장설이 왜 갑자기 짜증을 내는지 몰랐고 시원만이 그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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