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설은 시원의 답장을 받지 못하자 분노와 억울함이 밀려오더니 휴대전화를 내던졌다.청아는 밖에서 그 소리를 듣고 다시 와서 문을 두드렸다."새언니, 왜 그러세요?""문 좀 열어봐요!"몇 초 뒤, 문이 열렸고, 방 안에는 장설이 눈물투성이가 된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청아는 깜짝 놀랐다. "새언니, 왜 그래요?"장설은 울기만 했고, 마치 큰 억울함을 당한 것 같았다.청아는 좀 당황했다."울지 마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내가 우리 오빠한테 전화해서 지금 오라고 할게요!""하지 마!" 장설은 청아를 가로막았다."네 오빠와 상관없는 일이야!""그럼 대체 무슨 일인데요?" 청아는 영문을 몰랐다.장설은 거실로 가서 쓰레기통에 있는 그 술병을 주웠다."이것 좀 봐!"청아는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게 왜요?"장설은 술병을 탁자 위에 세게 올려놓으며 화가 나서 말했다."내가 어제 너에게 국 끓여 분다고 이 술 반 병을 썼는데, 너한테 말한다는 거 깜박했지 뭐야. 근데 오늘 장시원 씨가 글쎄 남은 이 반 병의 술을 버린 거야! 그 사람 지금 무슨 뜻이냐고?"청아는 멈칫하다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몰래 시원 오빠 술을 썼어요? 만약 이 술이 엄청 비싸다면 어쩌려고요!"장설은 눈물을 훔치며 멍하니 있다가 한참 뒤 싸늘하게 웃었다."내가 이 술이 그의 술인지 어떻게 알고? 나 지금 특별히 휴가를 내서 고생스럽게 널 돌보고 있는데, 이 반 병의 술보다 못하다는 이거야? 그래, 그는 부자라서 우리 같은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내가 그의 술을 마실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 너조차도 그의 편에 서서 나한테 화를 내다니, 그럼 내가 여기에 있을 이유가 더 있겠어? 나 지금 바로 집에 갈래!"말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물건도 치우지 않고 일어나서 화가 난 채로 문밖으로 뛰어나갔다.청아는 즉시 그녀를 막았다."새언니, 난 그런 뜻이 아니에요! 만약 이 술이 내 거라면, 새언니는 아무 말도 할 필요 없이 직접 가져가도 되
시원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청아 씨 새언니가 뭐라고 했어요?"청아는 눈을 떨구고 말을 하지 않았다.시원은 잠시 침묵하다 기사더러 어정으로 돌아가라고 분부한 뒤 즉시 청아에게 말했다." 10분 뒤에 아래층에 도착할 테니까, 혼자 내려와요. 우리 마주 보고 말해요.”말을 마치고 그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청아는 핸드폰을 보며 문득 후회했다. 그녀는 너무 충동적이어서 일을 점점 더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니겠지?몇 분 후, 그녀는 문을 열고 나가며 장설을 깨우지 않고 혼자 조용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녀는 아래층에서 1분 정도 기다리다 시원의 차가 눈앞에 세워지며 시원은 뒤에 앉아 차 창을 내리며 청아를 바라보았다."타요!"청아는 다른 쪽으로 돌아서 문을 열고 올라갔다.시원은 안색이 담담했다."장설 씨가 무슨 말을 했죠?"청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우리가 잘못했어요. 시원 오빠 동의 없이 그 술을 마셨으니까요!"시원은 싸늘하게 웃었다."그녀 혹시 내가 그녀를 무시한다고, 당신들이 싫어서 그 술을 버렸다고 했나요?"청아는 좀 난처했다."아무튼 이 일은 우리가 잘못했으니 내가 배상할게요.”시원은 표정이 어두워졌다."청아 씨, 우리도 알고 지낸지 꽤 됐죠. 근데 아직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거예요? 내가 술 한 병에 신경 쓸 거 같아요?"청아는 인차 말했다."아니에요, 내가 너무 미안해서 그래요!"시원도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카카오톡을 열어 장설이 그에게 보낸 문자를 청아에게 보여주었다."그저께, 어제, 그녀는 줄곧 나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한 번 봐요!"청아는 휴대전화를 들고 천천히 채팅 기록을 뒤져보았고 안색이 조금씩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심지어 장설이 그런 말을 했다는 자체를 믿지 못했다.정말 뻔뻔스러웠다!시원이 말했다."사실 난 장설 씨를 불러서 청아 씨가 직접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볼 수 있게 할 수 있지만 그게 정말 역겹거든요. 난 나 자신을 역겹게 하고 싶지 않고 또 청아 씨를 그런
청아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잘 생각해 봤는데요, 내일 출근하러 갈 테니까 새언니도 이제 여기서 날 돌볼 필요 없어요. 그만 우리 오빠한테 돌아가요!"장설은 멈칫하더니 겸연쩍게 웃었다."저녁에 밥 먹을 때 말했잖아, 이틀 더 쉬어서 손의 상처가 완전히 나아진 다음 회사에 가기로!"그녀는 눈알을 굴리려 얼른 말했다."방금의 일에 대해 나도 잘 생각해 봤는데, 확실히 내 잘못도 있어. 앞으로 집안의 물건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을 게. 이러면 되지!""나 정말 출근해야 하니까 새언니의 일도 지체하지 않을 테니, 내일 아침 일찍 돌아가라요"청아는 끝까지 버텼다.장설은 눈썹을 찡그리고 계속해서 말했다."참, 청아야, 내가 너한테 말하는 거 깜박했네. 오늘 오후에 네 오빠한테서 전화 왔는데, 우리가 세낸 그 집 집주인이 또 임대료를 올린다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세내지 않기로 결정했어. 근데 새로 산 집은 아직 인테리어가 되지 않았으니 네 오빠와 상의한 결과, 강남 씨는 회사의 숙소에 가서 지내고 나는 너랑 같이 여기서 지낼게. 어차피 이 집은 큰 데다 또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되니까 이렇게 하면 우리도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고, 가능한 한 빨리 인테리어 할 돈을 모을 수 있지 않겠어!"청아는 장설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사람이 다 있을까!그녀는 바로 차가운 얼굴로 거절했다."안 돼요! 며칠 후에 나도 집을 찾아 이사할 거라서 계속 시원 오빠의 이득을 볼 수는 없어요."장설은 청아의 차갑고 딱딱한 말투에 표정이 어두워졌다."우청아, 너 일부러 이러는 거지! 너 지금 출근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나를 쫓아내고 싶은 거지? 그래야 혼자 이렇게 큰 집을 차지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너 장시원 씨가 나를 좋아해서 너를 버릴까 봐 두려워하는 거 맞지?""찰싹!"청아는 손을 들어 여자의 뺨을 내리쳤고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다."장설 씨, 난 당신의 체면을 세워주려고 굳이 사실을 말하지 않은 거뿐이에요. 만약 당신이
방에 돌아왔을 때, 청아는 여전히 창피함을 느꼈고 심지어 자신이 허연의 시중을 들 때보다 더 창피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배달을 할 때 손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학우들에게 보일 때도 창피하지 않았지만 오늘 시원의 면전에서 그녀는 자신의 모든 자존심이 다른 사람에게 밟혀 힘껏 깔렸다고 느꼈다.창피함 외에도 슬픔이 들어 있었고, 그것은 가난으로 인한 슬픔이었다!이 순간 그녀는 자신과 시원의 신분의 현격한 차이를 더욱 깊이 깨달았다.그녀는 한참을 울다가 휴대전화를 꺼내 집을 찾기 시작했다.그녀는 오늘 장설을 속이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시원의 집에서 계속 살 면목이 없었기에 가능한 한 빨리 이사해서 앞으로 다신 그와 만나지 않으려고 했다!......다음날 아침, 장설은 아침도 먹지 않고 떠났다.청아는 출근하지 않았고, 가능한 한 빨리 집을 구한 뒤, 이사를 마친 후에 다시 회사에 갈 계획이었다.그녀가 집을 구하는 일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고, 심지어 소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집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회사에서 가까운 곳은 집세가 너무 비싸서 합세해도 감당할 수 없었고 멀리 있는 집은 또 너무 외딴곳에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정말 끌고 싶지 않아 외딴곳에 있지만 임대료가 싼 집을 골랐고, 심지어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야 했다. 다행히 함께 세낸 사람도 여자였다.집을 예약하고 집세를 지불하고서야 청아는 소희에게 이사 간다고 알려주었다.소희는 무척 놀라며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청아는 그녀에게 맛있는 거 가득 만들어 주며 웃었다."랍스터, 새우볶음, 모두 네가 좋아하는 거야. 먼저 가서 손 씻어. 아직 마지막 요리가 남았어!”소희는 청아의 손에서 접시를 받으며 그녀가 방수 장갑을 두 개나 낀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끌고 식탁으로 돌아왔다."하지 마, 이미 충분해!"청아는 깨끗한 미소를 지었다."하나 더 만들게 해줘, 너 앞으로 다시 내가 만든 요리 먹고 싶어도 기회 없어!"소희는 그녀의 장갑을 벗었는데, 다행히 상처에 물이
저녁에 소희는 청아가 이사 가려는 일을 구택에게 알려준 다음 생각했다."청아가 갑자기 이사하는 이유가 그 장설하고 관계가 있는 거 같아요.”구택은 핸드폰에서 정보를 찾다가 이 말을 듣고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그런 거 같은 게 아니에요!"소희는 눈을 돌렸다."구택 씨도 청아의 새언니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구택은 고개를 끄덕였다."너무 티 나잖아요! 시원은 더욱 모를 리가 없고요. 틀림없이 그가 청아 씨와 무슨 말을 했기에 그녀가 기어코 이사를 가려고 하는 것일 거예요!"소희는 쿠션을 안고 소파에 누워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우리 시원 오빠한테 말해야 할까요?"구택은 잠시 생각했다."그래야죠. 청아 씨는 지금 그의 집에 살고 있고 그도 줄곧 그녀를 여동생으로 삼고 있었으니까요."소희는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구택 씨가 말해요!"구택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은 뒤 소희를 자신의 다리에 베게 하고는 손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주물렀다."많이 아파요?"소희는 눈을 뜨고 찔린 듯 그의 팔을 안았다."다행히 그렇게 아프지 않아요!"그녀의 생리는 이번 달 하루 앞당겨서 확실히 심하게 아팠지만, 그녀는 참을지언정 사실을 말하려 하지 않았다.구택은 싸늘하게 웃었다."아파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는데도 발뺌하는 거예요! 아파도 싸요, 내가 곁에 없었다고 자포자기했으니 제대로 아파봐야죠!"소희는 그가 이런 말 할 줄 알았다. 그녀는 남자의 손바닥에 얼굴을 묻으며 몸을 돌려 아랫배를 누른 채 씩씩거리며 말했다."그만해요, 정말 아파요!"구택은 눈살을 찌푸리고 그녀를 품에 안고는 손을 안에 넣어 그녀의 배를 주물러 주었다."앞으로 내 말 좀 들어요.”소희는 그의 어깨에 엎드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나한테 화내지 마요!"구택은 갑자기 마음이 약해졌다."음, 앞으로 무슨 일 있어도 우리 솔직하게 말하고 화내지 마요."소희는 그의 어깨를 꼭 껴안으며 갑자기 가슴이 찔렸다.10여 분 후,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자 구택
끓는 물의 온도가 정점에 도달했을 때, 사람들의 마음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구택은 힘껏 그녀를 키스했고 미간, 눈가에서 볼 그리고 입가까지 끝없이 그녀에게 키스했다.소희는 그의 키스에 정신이 오락가락했고 한참 뒤, 냄비 뚜껑이 떨어질 것 같을 때에야 그는 손을 내밀고 불을 껐다…....30분 뒤, 소희는 식탁 앞에 앉아 구택이 끓인 오렌지 설탕물을 천천히 마시고 있었고 구택은 주방에서 치우고 있었다.그는 남은 설탕물을 그릇에 부어 냉장고에 넣은 다음 뒤돌아서 그녀에게 당부했다."내일 점심에 꺼내서 솥에 넣고 데운 다음 마셔요. 저녁에 내가 돌아와서 다시 끓여 줄게요."소희는 숟가락을 입에 물고 중얼거렸다."내일 점심은 아마도 청아네 새 집 부근에서 먹을 거예요."구택은 냉장고를 짚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소희 씨 이런 상태로 어떻게 이사를 도와줄 수 있겠어요?"소희는 개의치 않고 말했다."이 처방은 아주 효과가 있는걸요. 마시니까 많이 좋아졌어요!""그래도 안 돼요!" 구택은 그녀를 흘겨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내일 명우를 부를 테니까 소희 씨는 청아 씨 따라가서 한 번 보고, 돌아올 때 명우랑 같이 돌아와요!"소희는 인차 말했다."명우 씨 귀찮게 할 필요 없어요!""그럼 내가 직접 갈까요?" 구택은 미간을 찌푸렸다.소희는 헛웃음을 지었다."그럼 명우 씨한테 부탁할게요!"구택은 다가와서 한 손으로 의자를 등을 받치더니 몸을 굽혀 그녀를 바라보았다."내가 보고 싶지 않나봐요?"소희는 침착하게 고개를 저었다."회사 일 때문에 바쁠 거 같아서요!"구택은 다른 말 하지 않고 그릇에 있는 설탕물을 한 번 보았다."맛있어요?"소희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엄청 맛있어요."그녀는 한 숟가락 떠서 남자의 입가에 놓았다."먹어봐요!"구택은 입을 벌려 마시고는 너무 달다고 말하려 했지만 이 탕의 효능을 떠올리더니 안색이 어두워진 채로 설탕물을 삼킨 뒤, 애써 태연하게 말했다."괜찮네요. 좀 더 마셔요.”소희는 고개를 살
청아는 마음속의 슬픔을 삼키고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마주쳤다."시원 오빠 말이 맞았어요. 우리는 같은 차원의 사람이 아니라서 사실 친구가 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에요."시원은 미간에 어두운 기운이 많아졌다."왜요, 친구도 하기 싫은 거예요?""나는 단지 시원 오빠를 나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난 그런 오빠를 감사하고 존경할 거고, 만약 나의 도움이 필요한다면 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도와줄 수 있어요!" 청아는 눈빛이 깨끗하고 부드러웠다."가게 해줘요. 그렇지 않으면 여기에서 지내도 난 안심할 수 없을 거예요."시원은 잠시 침묵하다 천천히 물었다."꼭 이사 가야 하는 건가요?"청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시원은 그녀를 보며 갑자기 마음이 답답해졌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청아는 텅 빈 문 앞을 바라보며 갑자기 말로 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 그녀는 묵묵히 문을 닫고서야 몸을 돌려 문에 기대고 눈을 가린 채 소리 없이 울었다.그녀는 자신이 왜 이렇게 괴로운지 몰랐지만, 그저 마음이 텅 빈 것 같았고 아무리 해도 채울 수 없었다.그녀는 애써 평온을 되찾은 뒤, 침실로 돌아가 계속 정리를 했다. 그녀는 물건이 별로 없었다. 일부 책, 평소에 입었던 옷, 그리고 전에 낡은 집에서 가져온 사진첩과 레고로 만든 성이었다.그녀는 그 성을 보면서 전에 시원이 깨진 성을 다시 맞춘 것을 떠올렸고 참지 못하고 또 눈물을 흘리고 싶었다.그녀는 즉시 고개를 들어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 집은 그녀의 것이 아니었고 시원이라는 친구도 그녀의 생활에 나타나서는 안 되었다. 그녀가 떠나는 것도 단지 그녀의 원래 생활대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었다.‘슬퍼할 거 없어!’그녀는 세수를 하고 아침을 데운 뒤, 소희에게 전화를 걸어 아침 먹으러 내려오라고 했다.밥을 먹을 때 청아는 소희에게 시원이 왔었다고 알려주었고 그녀도 이미 말을 분명하게 했다고 말했다.소희가 말했다."내가 시원 오빠한테
청아는 트렁크를 끌고 작은방으로 갈 때,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고 어색함에 얼굴이 빨개지더니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남자는 청아의 몸을 힐끗 훑어보더니 건들건들 안방으로 들어갔다.소희는 다가와서 담담하게 고장미에게 물었다."청아가 돈 낼 때, 집주인은 분명 당신 혼자만 산다고 했는데.”고장미는 개의치 않고 웃었다. "내 남자 친군데, 자주 오지 않아."말이 끝나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방으로 들어갔다.청아도 마음이 좀 불편했다. 그러나 이미 3개월의 집세를 낸 데다 집주인은 환불할 수 없다고 했으니 그녀도 잠시 이렇게 지낼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작은방에 들어가자마자 다시 한번 멍해졌다.작은방에는 침대 하나, 책상 하나, 나무 옷장 하나밖에 없었고 이때 침대 위에는 시트가 깔려 있었는데 시트는 한데 뭉쳐 있었고 바닥에는 쓰던 콘돔과 휴지가 가득 널려 있었다. 딱 봐도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다.소희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돌려 고장미를 찾아가려 했지만 청아가 그녀를 막았다."됐어, 그들이 이 방을 썼다고 해도 내가 이사 오기 전의 일이야. 내가 깨끗이 치우면 돼!"소희는 타당하지 않다고 느꼈다."난 여기가 그다지 안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다른 집으로 바꾸자!"청아는 웃으며 말했다."우리 대학 동창들도 다른 사람들과 합세하는 경우가 많은데, 별의별 상황을 다 겪어서 사실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야. 집을 바꾼다 해도 어떤 사람을 만날지 아무도 몰라. 그리고 난 이미 3개월의 집세를 냈으니 먼저 여기서 지내다가 그때 가서 다시 보자."그녀는 소매를 걷어올렸다."넌 깨끗한 곳에 앉아서 좀 쉬어. 내가 방 치울게."소희는 빗자루를 가지러 갔다. "같이 치우자!"옆방의 남자는 웃통을 벗고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게임을 하고 있었고 고장미는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빗고 있었다. 그녀는 무심한 듯 남자에게 말했다."새로 온 두 여자 꽤 예쁜걸!"남자는 담배를 물고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그럭저럭이야!""개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