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을 떠난 후 시원은 구택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디야, 케이슬 갈래?"구택이 말했다."오늘은 됐어. 집에서 우리 아버지 모셔야 해서."시원은 의외를 느꼈다."너 집에 갔어? 웬일이래!"구택은 그의 야유를 아랑곳하지 않았다."끊어!"핸드폰을 내려놓고 구택은 서재로 돌아가서 계속 자신의 아버지와 바둑을 두었다.어르신은 매일 일찍 잠자리에 들었기에 9시에 구택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베란다에 서서 담배를 피우려 했지만 담배를 꺼내자 또 피우기 싫어졌다.담배를 손에 쥐며 한 바퀴 돌린 후, 그는 핸드폰을 꺼내 천천히 타자했다. [할아버지는 좀 어때요?]소희는 뜨거운 물을 받아와서 서인더러 얼굴을 닦으라고 하고 있었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핸드폰이 울릴 때, 그녀는 유민이 게임하자고 부른 줄 알고 서인이 얼굴을 닦은 뒤 그 물을 붓고 돌아와서야 문자를 확인했다. 뜻밖에도 구택이었다.[많이 좋아졌어요.][언제 돌아와요?][이틀 더 기다려야 할 거 같아요.][네, 돌아올 때 미리 알려줘요.][그럴게요.]두 사람은 문자를 거의 하지 않았기에 몇 마디 인사 나눈 후, 두 사람은 모두 핸드폰을 쳐다보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핸드폰 화면이 자동으로 꺼져서야 구택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재떨이에 놓은 뒤 어둠 속 어딘가를 바라보며 눈빛은 깊고 부드러웠다.시원은 케이슬에 가서야 소희가 휴가를 내고 운성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어쩐지.다음날.청아의 어머니 허홍연은 낯선 전화 하나를 받았다."안녕하세요, 우청아 씨의 어머니시죠?"홍연은 얼른 대답했다."맞아요, 누구시죠?""저는 청아의 친구예요. 청아가 전에 저를 너무 많이 도와줘서 감사를 표시하고 싶은데 청아가 받아들이려 하지 않아서요. 그래서 어머님을 찾은 거고요. 제가 그 돈을 청아 어머니께 드려서 어머님께서 청아에게 전해줬으면 해서요."홍연은 상냥하게 말했다."그렇군요. 우리 청아는 원래 마음씨가 따뜻해서
청아는 고개를 들어 억지로 웃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나이도 어린데 자꾸 인상 쓰지 마요!"미연이 말했다.청아는 웃었다."점장님도 그냥 나보다 세 살 위일 뿐이에요!"미연은 담담하게 웃었다."생사와 같은 큰일이 아니라면 힘내요!"청아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일자리를 잃었을 뿐, 알바는 얼마든지 다시 찾을 수 있었으니 초조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미연 언니 고마워요!" 청아는 헤헤 웃으며 보조개 두 개를 드러냈다."천만에!"미연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일어섰다.청아가 일하러 가려고 할 때, 앞치마의 주머니에 있는 전화가 울렸다. 그녀의 어머니인 것을 보자 그녀는 휴게실 쪽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엄마, 무슨 일 있어요?""청아야, 너 출근하고 있는 거야?" 홍연은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네.""그게 말이다, 그 사람들이 집 파는 돈을 입금해 줬는데, 내가 전에 너한테 일부 주겠다고 했잖아. 2000만 원, 내가 지금 입금해 줄게."청아는 멈칫했다. 그녀도 홍연이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돈을 줄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 같았다."2000만 원이나 주면, 오빠 집 살 돈은 있어요?" 청아가 물었다."어차피 선불금 내는 거뿐이니까 충분해!"홍연은 가슴이 좀 찔렸다. 원래 홍연은 청아에게 100만 원 정도 주려고 했지만 지금 남의 돈을 받아서 그녀에게 주는 것이었으니 홍연은 집 파는 돈을 한 푼도 청아에게 주지 않은 셈이었다."그럼 엄마는요? 오빠한테 집 사줬으니 엄마한테 무슨 돈이 있다고?" 청아는 근심해하며 물었다.홍연은 청아가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보고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엄마도 돈 좀 있어. 그리고 나도 일자리 하나 구했는데 평소에 먹고 자는 거 다 포함하니까 돈 쓸 일이 없어. 넌 여자아이가 밖에서 혼자 사니까 돈 쓰는 곳이 많잖아. 그리고 또 곧 개학할 예정이니 학비까지 내야 하고."청아는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홍연은 떠보며 물었다."청아야, 너 남자친구 사귀었어?""
구택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됐어, 난 그래도 익숙한 사람이 편해."시원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백림이 와서 구택과 시원더러 같이 카드 게임하자고 불렀다. 구택이 말했다."너희들끼리 놀아. 난 앉아 있다 바로 갈 거라서."시원은 비웃었다."뭐야, 소희 씨도 없는데, 우리랑 같이 못 놀겠다 이거야?"구택은 태연했다."내가 너희들 보고 싶어서 매일 여기로 오는 줄 아니?"많은 사람들이 한바탕 떠들고 웃을 때, 시원은 일부러 상심한 척했다."20년 친구인 내가 들어도 너무 슬퍼서 가슴에 산산조각 날 거 같아."구택은 코웃음쳤다."주워서 테이프로 좀 붙여. 계속해서 여자 꼬셔도 되는걸!"시원은 웃었다."난 그 누구도 꼬신 적 없어. 나 모함하지 마!"몇 마디 나눈 뒤, 시원은 진지하게 물었다."소희 씨는 언제 돌아온데?""2, 3일 정도 더 있어야 할 거 같아!"구택은 고개를 숙이고 손에 든 라이터를 만지작거렸다. 잘생기고 완벽한 얼굴은 남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할 부드러운 기색을 드러냈다.......이때, 병실에 또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진 남자가 들어왔다. 그를 간호하는 여자는 오자마자 바로 남은 침대 하나를 차지했고 소희는 그녀와 다투기 귀찮아서 저녁에 그냥 의자에 기대어 잠을 잤다.한밤중에 서인은 의자에 웅크려서 자고 있는 소희를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간호사를 불렀다."임시로 침대 하나 추가해 줄 순 없어요?"간호사가 말했다."죄송해요. 요즘 입원한 환자들이 많아서 침대가 많이 부족하네요."서인은 얼굴이 차가워졌다."그럼 담요 좀 가져올 순 없을까요?"간호사는 그의 안색을 보고 겁에 질렸다."네, 곧 가지러 갈게요."간호사가 담요를 가져오자 서인은 침대 옆으로 움직이며 말했다."올라와, 침대에서 자."소희는 담요를 가지러 오며 안색은 담담했다."아니야!"그녀가 담요를 들고 가려고 하자, 서인은 그녀를 붙잡고 놓으려 하지 않았다."침대는 충분히 크고, 넌 또 원숭이처럼 말랐으니,
소희는 눈살을 찌푸리고 곧장 다가가서 차가운 목소리로 여자에게 질문했다."누구랑 누가 안고 잤다는 거죠?"여자는 깜짝 놀라 인차 고개를 돌렸다. 소희의 눈빛이 날카롭고 차가운 것을 보고 그녀는 급히 헛웃음을 지었다."농담이에요, 농담."말이 끝나자 그녀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소희가 죽을 들고 병실로 돌아왔을 때, 여자는 마침 물을 마시고 있었다. 소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찔린 듯 몸을 돌아섰다.소희는 밥을 탁자 위에 놓고 서인에게 밥을 먹였다.밥을 먹은 뒤, 마침 의사가 회진하러 왔고 소희는 물병을 들고 뜨거운 물을 받으러 나갔다.......백림은 마침 부상당한 친구를 보러 왔고 복도에서 앞의 여자애가 좀 익숙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걸으면서 소희와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그녀가 물병을 들고 병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백림은 눈빛을 돌려 간호사를 찾아가서 물었다."19호 병실에 어떤 환자가 있는 거죠?"간호사는 그의 고귀한 옷차림에 기질이 비범하다는 것을 보고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19호 병실에 환자 두 명이 있는데, 어느 환자를 물어보시는 거예요?"백림은 눈알을 굴리며 웃으며 말했다. "젊은 사람이요.""아, 그 환자는 다리 근이 부러져서 금방 수술했어요."간호사가 말했다."그럼 그를 돌보는 사람은 누구죠?"어린 간호사가 말했다. "여동생이요."옆에 있던 간호사가 웃으며 말했다."여동생은 무슨, 한 침대에서 자는 거 보면 틀림없이 커플이죠!"백림과 말하던 어린 간호사는 콧방귀를 뀌었다."환자분이 여동생이라고 했으니 그냥 여동생이라고요!"옆의 간호사가 말했다."넌 왜 화를 내는데? 설마 그 사람한테 반한 거야!"백림은 두 사람이 농담하는 것을 듣고 안색이 좀 차가워졌다. 그는 19호 병실을 한 번 보더니 생각에 잠겼다.그는 병원에서 나와 차에 앉으며 생각을 하다가 구택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백림은 농담하며 말했다."구택, 소희 씨가 강성으로 돌아온 거 같은데. 우
구택은 옥상에 서서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으며 뒷모습은 무척 차가웠다. 멀리 우뚝 솟은 건물은 어두컴컴한 하늘 속에서 무척 쓸쓸하고 썰렁했다.음침한 날씨와 어두운 광선에 남자의 안색은 희미했다.그는 따라오는 소녀를 힐끗 쳐다보며 비꼬았다."병실에 있는 그 사람이 소희 씨 할아버지예요?"소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눈을 드리우며 말했다."미안해요, 내가 구택 씨를 속였어요. 나는 운성으로 돌아가지 않았어요.""그는 누구죠?" 구택이 물었다."친구예요."구택은 코웃음쳤다."한 침대에서 잘 수 있는 친구?"소희는 멈칫하더니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지만 해명하지 않았다.구택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더욱 화가 났다. 그녀가 떠난 그날 밤, 그는 안절부절못했고 그녀가 한밤중에 나쁜 사람을 만날까 봐 두려웠으며 그녀가 말한 그 사촌 오빠가 그녀를 데리러 가지 않았을까 봐 두려웠고 또 그녀의 집에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봐 두려웠다. 그는 그때 하마터면 차를 몰고 바로 운성으로 가서 그녀를 찾을 뻔했다.그러나 그녀의 거짓말은 그의 모든 걱정을 웃음거리로 만들었고, 그의 열정도 그녀의 침묵에 의해 모두 사라졌다.그는 자신을 비웃으며 말을 가리지 않았다."소희 씨가 어디로 가든, 어떤 사람과 함께 있든, 사실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죠! 우리는 애인도 아닌 그냥 밤에 같이 자는 사이일 뿐, 언제든지 갈라질 수 있죠!"소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문득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구택은 빛을 등지고 서있었다. 어슴푸레한 날씨는 그의 얼굴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덮어주며 그의 이목구비의 윤곽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다."소희 씨 자신이 우리의 관계를 잘못 알고 자신의 주제를 잘못 파악했기 때문에 나를 속일 생각을 한 거예요! 사실 난 전혀 상관이 없거든요!"날씨는 더욱 흐려졌고 바람 한 점 조차 없어 공기가 무더웠으며 사람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소희는 안색이 하늘처럼 창백하고 처량해졌다. 그녀는 손을 천천히 꽉 쥐며 마치 맞은편 건물이
두 시간 전, 그들은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구택은 전화 한 통을 받고 떠나며 이따 돌아올 테니 우행더러 회의를 계속 진행하라고 했지만 결국 회의가 끝나도 구택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Kally가 말했다."돌아오셨어요. 한 시간 전에요. 근데 대표님 안색이 어찌나 보기 흉한지, 화가 엄청 나신 것 같아요."구택은 화를 거의 내지 않았다. Kally는 지난번에 그가 기분이 좋지 않아 며칠 동안 화를 냈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더 심한 것 같았다."왜요?"우행은 영문 몰라 하며 물었다. 분명 회의 때는 괜찮았는데.Kally는 고개를 저었다."몰라요, 아무튼 돌아오실 때 이미 화가 나신 상태였어요."우행은 눈살을 찌푸리고 돌아섰다.오후까지 구택은 사무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설아는 서류를 들고 와서 Kally에게 물었다."대표님 점심 식사하셨어요?"Kally가 대답했다."아니요. 점심때 대표님께 음식을 주문하고 싶었는데, 대표님께서 필요 없다고 하셨어요."설아는 시선을 돌려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요!" 남자의 목소리는 차갑고 무거웠다.설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문을 밀고 들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이 몇 부의 서류에 사인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오후 2시에 해외 부문과의 영상회의가 있으시고요. 저는 이미 모든 자료를 준비했습니다.""진 팀장 보내요!" 남자는 테이블에 앉아 서류를 보며 표정은 싸늘했다.설아는 잠시 멈칫하다 얼른 말했다."네, 그리고 스탤 그룹의 오 대표님과 4시에 만나기로 약속되어 있습니다.""미뤄요." 남자는 바로 말했다.설아는 잠시 멈추다 목소리는 더욱 나지막해졌다."대표님, Kally가 대표님께서 점심 식사를 하지 않으셨다고 했는데, 제가 주문해 드릴까요?"구택은 고개를 들어 눈빛은 어두웠다."또 다른 일 있어요?"설아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나가요!"설아는 남자의 차갑고 매서운 잘생긴 얼굴을 보며 가슴이 떨리더니 즉시 대답하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구택은
잠자리에 들 때 이미 새벽 1시였다. 이불 속에는 여전히 남자의 기운이 남아 있었다. 소희는 이불을 품에 안고 참지 못하고 핸드폰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문자를 보냈다. [속여서 미안해요. 하지만 그는 나의 친구일 뿐이에요.]그녀는 남자가 이미 잠든 줄 알았지만 곧 답장이 왔다.그녀는 즉시 핸드폰을 들고 확인했고 안색은 점점 하얗게 질렸다.[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요. 우리의 관계로 말하자면 더욱 설명할 필요가 없고요.]그날 병원에서 소희는 그의 말에 상처를 받았지만 어정으로 돌아오니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정경이 눈앞에 떠올랐다. 그녀는 그가 아마도 홧김에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용기를 내어 먼저 다가갔지만 남자의 답장은 한 글자마다 그녀의 마음을 짓밟는 것 같았다.그의 말이 맞았다. 그녀가 두 사람의 관계를 잘못 파악했고 자신의 주제를 몰라서 이 감정을 사랑으로 착각했던 것이다.......이튿날, 소희는 하루 종일 방에 있었다. 전에 다른 사람을 도와 고친다는 논문도 미처 다 고치지 못했다. 그녀는 정신을 가다듬고 재빨리 완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틈만 나면 멍을 때렸고 오후가 돼도 논문에는 아무런 진도가 없었다.저녁에 그녀는 케이슬로 가서 출근했다.시원은 복도에서 소희를 보고 웃으며 그녀를 불렀다."소희 씨, 언제 돌아왔어요?"소희는 고개를 돌려 부드럽게 웃었다."오늘 금방 돌아와서 출근하는 거예요.""집안일은 해결됐어요? 방금 돌아왔으면 며칠 더 쉬지 그래요."시원이 걱정해하며 말했다."괜찮아요, 시원 오빠 오늘 무슨 술 마실래요? 이따가 내가 갖다 줄게요." 소희가 말했다.시원은 그녀와 몇 마디 말을 한 뒤, 룸에 돌아오자마자 구택에게 전화를 걸었다."소희 씨가 돌아왔는데, 너 오늘 저녁 올 거야 안 올 거야?""안 가!"구택은 목소리가 차가웠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시원은 끊긴 전화를 보고 어리둥절해졌다. 왜 이러는 거지?전에 구택의 태도를 생각해 보면 그는 그제야 깨달았다. 구택은 지금 화를 내
남자는 소희를 몇 번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나가봐!"소희는 쟁반을 들고 미선의 뒤를 따라갔다. 사람이 적은 곳에 이르러서야 미선이 당부했다."이 룸에 있는 손님은 성이 성 씨라고 넌 그를 성 대표님이라고 부르면 돼. 너 앞으로 이 룸을 책임져야 하니까 몇 가지 잘 기억해둬. 성 대표님은 매번 올 때마다 고정된 호스티스를 찾아서 함부로 그에게 다른 호스티스 불러주면 안 돼. 그가 주문한 술은 꼭 그의 앞에서 열어야 하고. 그리고 그가 부르지 않는 한, 절대 들어가지 마."소희는 일일이 대답했다."알겠어요!""응, 너 그냥 6616호만 책임지면 돼. 다른 건 상관하지 마. 수미 언니도 나보고 너 좀 챙기라고 했고. 무슨 일 있으면 얼마든지 나한테 말해." 미선은 웃으며 말했다.소희는 가볍게 웃었다."고마워요, 미선 언니."며칠 뒤, 구택이 케이슬에 오자 수미는 얼른 가서 인사를 했다."소희는 6층에서 주혜정을 대신해서 주문받고 있습니다. 제가 즉시 불러오겠습니다."구택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잘생긴 얼굴은 담담했다."아니에요, 술만 가져다주는 거니까 누구든 상관없어요!"수미는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영문을 몰라 하며 시원을 바라보았다.시원은 웃으며 말했다."소희 씨가 바쁜 이상 다른 사람 보내요.""네!" 수미는 대답하고는 이유비더러 8809호를 책임지라고 했다.두 사람만 남았을 때 시원은 그제야 물었다."도대체 왜 그래? 소희 씨가 뭘 했는데 이렇게 화가 났어?"구택은 연기를 내뿜었고 연기는 피어올라 그의 표정을 가렸다."앞으로 내 앞에서 그녀 언급하지 마!"시원은 눈살을 찌푸렸다."헤어졌어?"구택은 코웃음치며 말했다."나와 그녀의 관계는 헤어진다고 말할 수 없지!"시원은 웃었다."그래, 여자일 뿐. 싫으면 헤어지는 거지 뭐. 그게 별일이라고. 하지만 너 차인 것처럼 화난 표정 좀 짓지 말아 줄래?"구택은 담배를 힘껏 빨아들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녀와 상관없어!"시원이 말했다."그럼 소희 씨가